전 세계에서 열리는 디자인 박람회는 수없이 많지만 메종&오브제는 여전히 남다르다. 파리 노르드 빌뱅트 전시장에서 4박5일 동안 열린 메종&오브제의 하이라이트를 모았다.
트렌드 관측소가 예측한 올해의 테마, EXCUSE MY FRENCH!
메종&오브제는 매년 트렌드를 선정하는데, 올해의 테마는 ‘Excuse My French!’ ‘말을 함부로 해서 미안해’라고 해석되는 이 테마의 의미는 뭘까? 이 주제를 만들고 인스피레이션 관을 디자인한 프랑스의 트렌드 정보 회사 넬리 로디 Nelly Rodi의 뱅상 그레고아 Vincent Grégoire에게서 그 궁금증을 풀었다.
‘Excuse My French!’라는 테마는 어떤 의미인가? 세계화로 인해 인내심을 잃어버린 우리는 스스로 자신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더 이상 자신의 아이덴티티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자신들이 여전히 놀랍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테마를 통해 이러한 긍정의 힘을 분석하고 자신을 다른 사람과 다르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한다.
예전의 프랑스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프랑스를 럭셔리와 전통적인 노하우와 연관 짓는다. 하지만 오늘날 외국인이 떠올리는 전형적인 파리지앵의 이미지는 ‘정의하기 어렵다, 프렌치 패러독스, 자연스러운 시크함’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인테리어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되나? 그간의 고정관념을 비틀어보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관점을 융합하여 새롭게 표현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때 각 지역만의 독창성에서 영양분을 얻기도 한다. 일례로 시장 Bazaar 느낌의 문화에 기반을 두기도 하는데, 이는 공유와 융합의 정신을 뜻하기도 한다.
앞으로 ‘프렌치 시크’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 부르주아적인 면에서 벗어날 것이다. 때로는 ‘고전을 비틀기 Classic with a Twist’가 한물간 것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도 있다. 마치 시몬, 브리지트, 콜레트 같은 옛날 이름이 패셔너블하게 다가오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구입 가능한 명품과 앤티크, 모던 등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럭셔리’와 유머, 글래머러스함이 섞인 ‘글루머 Glumour’가 새롭게 다가올 수도 있다. 지금은 뻔하게 느껴지는 시트로엥 2CV(과거 프랑스 국민차였다)와 브리지트 바르도 역시 기존의 질서에 도전했다는 점에서는 한때 위험천만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처럼 기존 질서를 위반하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
MINIMAL BRUTALIST
현대적인 기술이 바탕이 되었더라도 기술이 배제된 것처럼 보이는 원시적인 스타일의 오브제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스타일리스트 엘리자베스 르리시 Elizabeth Leriche가 연출한 What’s New 관에서는 이런 제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손으로 울퉁불통하게 빚은 것 같지만 사실 3D 프린터로 제작한 제품부터 새것이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한 것처럼 손때가 묻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템이 대부분이었다. 기술과 원초적인 아름다움이 결합된 제품이 앞으로 유행할 전망이다.
90살 미키마우스
90년 동안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디즈니의 미키마우스를 축하하기 위해 보사 Bosa가 나섰다. 진정한 오리지널을 축하하기 위해 착안된 이번 프로젝트는 ‘Micky Forever Young’이라는 주제로 디자이너 엘레나 살미스트라로의 창의력이 더해져 새로운 미키마우스를 만들었다. 이 제품은 전 세계 디즈니 쇼룸에서 만날 수 있다.
개성 있는 벽
스페인의 도자기 브랜드 야드로 Lladró에서는 야생동물 마스크 ‘피얼스 Firece’ 시리즈를 선보였다. 호랑이, 부엉이, 개코 원숭이를 조각한 이 장식품은 하나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겨 눈길을 사로잡았다.
태움의 미학
태워야 비로소 완성되는 작품 같은 캔들. 영국 로얄 컬리지 출신의 듀오 디자이너가 만든 54˚ 셀시우스의 제품이다. ‘파이로 펫 Pyro Pet’이라는 이름의 이 캔들은 초가 다 타고 나면 뼈대가 드러나는 재미있는 디자인이다. 뻔해 보이지만 펀 Fun함으로 승부를 건 디자이너의 위트에 박수를.
작은 유리 정원, 테라리움
식물 인테리어의 유행에 힘입어 올해는 테라리움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테라리움 오브제가 파리의 카페와 레스토랑을 점령할 만큼 인기다. 메종&오브제에서 만난 네덜란드의 가드닝 용품 브랜드 에스허르트 디자인 Esschert Design에서는 테라리움 전용 화기와 안테나처럼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앙증맞은 사이즈의 농기구를 세트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바카라 라 메종 론칭
250년의 역사를 가진 크리스털 명품 브랜드 바카라에서 이탈리아의 럭셔리 리빙 그룹과 손잡고 라 메종 라인을 론칭했다. 라 메종 라인은 메종&오브제 전시장과 파리 시내 바카라 본사에 전시되었는데 헤리티지와 모더니티의 만남을 키워드로 제작되었다. 고급스러운 우아함이 매력인 바카라 라 메종은 조만간 국내에도 소개될 예정이다. 바카라 라 메종의 론칭을 기념해 바카라 본사에서는 가면 파티를 열었다. 이날 파티에 참석한 수많은 셀럽과 디자이너, VIP 고객들은 개성 있는 가면 코스프레를 즐겼고 파티 참석자들을 위해 준비한 2천여 개의 바카라 크리스털 잔에 샴페인을 마셔보는 즐거움도 누렸다.
내추럴 하이퍼리즘
자연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것처럼 더욱 세밀 해진 극사실주의 제품이 대세였다. 코끼리나 호랑이 등의 동물을 그대로 박제한 듯한 태피스트리나 곤충 오브제 그리고 바다의 해파리를 모티프로 한 제품이 많았다. 과거에 비해 더욱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이유는 그만큼 한발 더 자연에 가까이 다가서고 싶어하는 인간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
즐거운 초현실
현실을 비틀고 왜곡하는 풍자와 장난스러운 이미지는 즐거움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준다. 이런 초현실적인 테마는 신체 부위를 통해 표현되기도 한다. 기존의 인테리어 규칙에서 완벽하게 벗어나는 새로운 차원의 제품을 선보이는 셀레티 Selletti의 괴짜 디자이너 마르칸토니오는 사람의 눈, 코, 귀, 입, 심장, 남성의 성기를 모티프로 오브제를 만들었으며 HK리빙에서는 사람의 얼굴로 만든 테라코타 벽 장식 오브제와 얼굴을 선으로 드로잉한 조명 갓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