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열리는 디자인 박람회는 수없이 많지만 메종&오브제는 여전히 남다르다. 파리 노르드 빌뱅트 전시장에서 4박5일 동안 열린 메종&오브제의 하이라이트를 모았다.
맛있는 데코
공간의 디스플레이도 맛으로 표현한 스타일리스트 프랑수아 베르나르 François Bernard가 연출한 What’s New 관은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Salty, Sweet, Tart, Spicy, Bitter의 5가지 테마로 나눠 각각 맛있는 식탁 풍경을 연출한 공간은 자신도 모르게 휴대폰 카메라 셔터를 누를 만큼 이색적이었다. 공간을 디스플레이하면서 그의 눈에 잡힌 새로운 트렌드는 ‘번트 우드 Burnt Wood’의 인기, 패션의 세계에서 넘어온 ‘빨간색’, 오뷔송 Aubusson(벽걸이 융단)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데다 Dedar의 벽지도 예외는 아니다.
필립 스탁의 위트
웅크리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오브제의 정체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필립 스탁이 알레시 Alessi를 위해 만든 ‘데데 Dedê’라는 이름의 도어 스토퍼다. 배가 나온 토실토실한 아저씨 형상은 필립 스탁 자신을 재미있게 표현한 듯해 더욱 흥미롭다.
FRENCH TECH
마이라이파이 ‘마이라이파이 MyLiFi’는 전형적인 책상 조명처럼 보이지만 사실 라이파이를 내장하고 있다. 라이파이는 2005년 개발된 프랑스 기술로 조명을 사용해 정보를 나르고 인터넷에 접속한다. 수신기가 있어 USB 포트에 꽂힌 동글이나 조명 광선 아래 있는 어떠한 장치도 인터넷에 접속시킬 수 있다. 올레드컴 Oledcomm이 집을 위해 개발한 첫 번째 제품으로 엘리움 스튜디오의 피에르 가르네가 디자인했다. 마이라이파이는 해로운 전자 광선 없이 인터넷에 빠르게 접속할 수 있고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발산하기 때문에 더욱 안전하다.
키커 유기적인 형태의 로봇 키커 Keecker는 스마트 HD 비디오 프로젝터와 강력한 음향 시스템을 모두 갖추고 있다. 또한 360도 카메라가 달려 있어 집에 사람이 없을 때 빈 집을 지켜볼 수 있다. 이 로봇은 스스로 돌아다닐 수 있으며 음성 명령이나 스마트폰으로 이동시킬 수 있고 충전을 위해 자동으로 홈으로 되돌아간다.
벽에 만든 미니 바
우리 삶을 보다 실용적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프랑스의 에노 스튜디오 Eno Studio 부스에서는 벽에 만든 작은 바 Bar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작년에 선보인 아치형 선반 ‘아르칼 Archal’은 선반을 바로 혹은 뒤집어 설치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제품으로, 물건을 자유롭게 수납할 수 있다. 여기에 올해 신제품으로 선보인 술 장식이 아름다운 ‘갈롱 월 램프 Galon Wall Lamp’를 주변에 설치하니 섹시한 미니 바가 완성됐다.
아티스틱 욕실
올해 메종&오브제에서 만난 부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을 꼽으라면 이탈리아 욕실 브랜드 안토니오루피 Antoniolupi다. 신제품으로 선보인 레진 소재로 만든 ‘리플렉스 Reflex’ 욕 조는 욕실을 환상적인 빛깔로 채울 수 있는 제품이었다. 명품 가구를 비롯한 아트 작품을 배치한 안토니오루피의 부스 연출이 눈길을 끌었는데, 우리의 생활에 스며든 아트가 이제 욕실까지 점령할 날도 머지않았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시적인 세라믹
메종&오브제에 참여한 한국 브랜드 남세라믹웍스는 영화 <러브레터>를 오마주한 접시를 선보였다. 눈을 밟으며 지나가는 여자 주인공의 발자국에서 모티프를 얻어 새하얀 접시 위에 발자국을 표현한 서정적인 작품으로, 전 세계 관람객들의 마음을 훔쳤다.
콜로니얼풍 패브릭
메종&오브제가 열리는 동안 세계적인 패브릭 브랜드의 쇼룸이 밀집해 있는 생제르망 데프레 지역에서는 신제품을 소개하는 축제, 데코오프 Deco-off가 열린다. 올해 로로피아나가 제시한 주제는 콜로니얼 스타일로, 자연 소재의 원단 트렌드를 읽을 수 있었다. 트레사지 컬렉션이 대표적인 예로, 고대 바구니를 직조하는 기술에서 착안해 자연적이면서도 러스틱한 느낌이 묻어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크리스털 조명 활용법
크고 화려한 샹들리에가 아닌 가벼워진 크리스털 조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이라면. 생루이가 선보인 신제품 라인에 주목하자. 파리의 건축 설계사이자 디자이너 노아 뒤쇼푸 로렌스 Noé Duchaufour-Lawrance는 숲에서 영감을 받은 생루이 크리스털의 ‘폴리아 Folia’ 컬렉션을 샹들리에, 스콘, 천장 조명 그리고 이동이 가능한 다양한 조명으로 선보였다. 구조적인 오가닉 커팅이 돋보이는 조명은 상상 이상의 아름다운 빛으로 공간을 채웠다.
CHINESE DESIGN
메종&오브제는 신진 디자이너들을 위한 ‘라이징 탤런트 어워즈’을 매 시즌 개최하는데 이번에는 현대미술의 대표주자인 중국에 주목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네리&후, 톰 딕슨, 루카 니케토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선정한 6명의 디자이너 중 눈길을 사로잡은 사람은 홍지 양 Hongji Yang.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과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공부하고 네덜란드에 스튜디오를 오픈해 유럽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자연의 거친 아름다움을 표현한 ‘The Synthesis Monolith’ 시리즈의 거울과 티 테이블은 예술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이 단연 돋보였다.
맥도날드×파올라 나보네
파올라 나보네가 디자인한 맥도날드라니! 초대장을 받고 오프닝 세레모니에 참석하기 위해 들른 맥도날드는 정확히 이탈리아 디자인계 대모의 색깔로 옷을 갈아입어 마치 동화 속 공간 같았 다. 스머프의 마을처럼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가구와 컬러가 뒤섞여 있는 공간에 앉아 있으니,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파리에 들를 일이 있다면 한 번쯤 가봐도 좋을 디자인 명소다. add 2. Boulevard de l’Hôpital-paris 5é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