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EXPLO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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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시간을 그대로 간직한 채 현대적 미감을 더해 아름다움을 증폭시기는 벨기에 아트 크리에이터 악셀 베르보르트. 그는 자신이 느낀 아름다움을 끊임없이 세상과 공유하고자 한다.  
악셀 베르보르트200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건물 내부 기둥 사이로 커다란 원형 콘크리트가 작품처럼 놓여 있다.
  악셀 베르보르트 Axel Vervoordt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미술품 수집가, 큐레이터, 악셀 베르보르트 컴퍼니를 설립한 사업가다. 그는 5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예술품이 지닌 품질과 아름다움, 조화와 타협하지 않는 방식으로 그만의 고유성을 내세우며 예술에 접근했다. 그의 첫 번째 프로젝트 ‘블라이켄스앙 Vlaeykensgang’은 중세시대의 유서 깊은 역사와 시간의 흐름은 존중하면서도 건축물의 활성화를 도운 것으로, 그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현재 악셀 베르보르트 컴퍼니의 회사이자 갤러리인 카날 Kanaal의 설립과 그와 가족이 살고 있는 자택 흐라벤베젤 Gravenwezel 성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그는 현재 벨기에식 미니멀리즘의 선두주자로 많은 예술인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의 클라이언트 또한 화려하다. 캘빈 클라인, 로버트 드 니로, 카니예 웨스트 등 유명 인사들의 집 인테리어를 도맡기도 했다. 카날은 고대 이집트와 로마 골동품, 동서양의 현대 작품까지 아우르며 예술가들의 성지로 불린다. 자신을 예술 혁명가이기보다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진화론자라고 말하는 그와 서면 인터뷰를 나눴다. 예술에 입문하게 된 계기부터 그가 설립한 카날의 방향성 그리고 그의 취향까지 들을 수 있었다.  
악셀 베르보르트노출 콘크리트를 그대로 살린 겔러리 내부에는 작가의 그림과 영상 작업이 무심한듯 툭 놓여 있다.
 
악셀 베르보르트라운드 형태의 도서관 ‘서큘러 라이브러리 Circular Library’. 벽을 가득 메운 붙박이 책장에 창문이 있는 자리만 뚫어 빛이 들어오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INTERVIEW

악셀 베르보르트올해로 일흔이 넘은 악셀 베르보르트는 중후한 멋이 느껴진다. ⒸAxel Vervoordt Company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아트 컬렉터,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예술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0대 초반, 방학 동안 벨기에 앤트워프의 한 작은 골동품 가게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 가게 주인은 나에게 이집트 예술에 대한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고, 그곳에서 일을 하며 적은 돈으로 내가 원하는 예술 작품을 사기 시작했다. 그 당시 나는 14살에 불과했다. 또 영국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내 직감에 따라 여러 점의 작품을 구입했고, 벨기에로 돌아와 부모님의 친구들에게 그 작품들을 판매했다. 많은 이들이 나에게 더 많은 작품을 요구했고, 이것이 수집가 겸 판매자로서의 첫 번째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이후로도 시간이 날 때마다 영국을 방문했고, 내 여행 가방은 늘 작품으로 가득 찼다.

당신이 수집한 작품을 보면 동서양의 스타일이 혼재돼 독특한 인상을 남긴다. 이는 여행을 통해 얻은 것인가? 그렇다면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가장 중요하게 살펴보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작품을 수집한다. 수집에 있어 지역의 제한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나 친숙하면서도 한 시대에만 국한되지 않는 타임리스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건축학적이거나 명상적인 작품에 큰 매력을 느끼며, 그런 작품들에서 긍정적인 기운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한국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한국의 거칠고 자연스러운 전통 가옥이 마음에 들었다. 함께 동행한 사진가의 안내로 경주에 갔는데, 현재까지도 보존되어 있는 왕의 묘에 감동했다. 또 전통 가옥으로 가득한 양동에서 양반들의 자손을 만나기도 했다. 제주의 돌 공원을 둘러보고 돌 문화에 대해서도 공부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감명을 받은 곳은 가야산맥 깊숙한 곳에 있는 해인사였다. 해인사가 <고려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장소라는 사실을 알았고, 그곳의 아름다움에 큰 감동을 받았다.

 
카날악셀 베르보르트의 컴퍼니이자 갤러리로 사용되는 카날의 외관.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채 예술가들의 성지로 재탄생했다.
 
키누코 나이토우드와 베이지 톤으로 통일한 공간. 낙서하듯 그린 일본 작가 키누코 나이토 Kinuko Naito의 작품이 공간과 조화를 이룬다. ⒸJan-Liegeois
 

악셀 베르보르트 컴퍼니의 사무실이자 갤러리로 사용되고 있는 카날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달라. 카날은 1860년, 현지에서 생산되는 진의 일종인 ‘제너버 Jenerver’의 증류소로 지어졌다. 1950년대 맥아 양조장으로 바뀌었고, 1980년대까지 하이네켄의 딸이 운영하는 회사에 속해 있었다. 그 당시 서유럽에서 가장 큰 맥아 단지 중 하나였다. 그 후 1990년 주인 없는 폐허가 되었고 1998년 이곳을 구입해 점차 지금 카날의 모습으로 완성했다.

그렇다면 어떤 점을 보강해서 재건축했으며, 어떻게 사용되고 있나? 우리는 가능한 한 기존의 구조를 남기고자 노력했으며, 옛 시대의 건축적 레이어를 보존했다. 기존의 건물과 차별화를 두기 위함이었다. 벨기에 건축가 스테파너 베일 Stéphane Beel과 카우세이&호리스 Coussée&Goris, 보흐단&판 브룩 Bogdan&Van Broeck 그리고 나의 일본 친구와 함께 현대적이면서도 18세기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재탄생시켰다. 카날은 우리가 사는 마을이자 사무실이며 예술가의 스튜디오 혹은 아틀리에로 사용되고 있다. 더 많은 전시와 프로젝트를 위한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이다.

 
악셀 베르보르트의 가족사진. 그의 아내 메이와 양 옆으로 아들 보리스와 딕이 있다. ⒸAxel Vervoordt Company
 

악셀 베르보르트 컴퍼니는 가족 경영으로 이루어진다. 각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아내와 두 아들이 있어 한 가족으로 일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나의 아내 메이는 텍스타일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장남 보리스는 미술 사업을 이끌고 있다. 둘째아들 딕은 부동산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가족이 모두 긴밀히 협력할 수 있어 매우 기쁘며, 메이와 나는 재능 넘치는 두 아들이 있다는 것에 매우 감사하다.

이번에 전시를 열게 된 레나토 Renato와 유코 Yuko와는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나? 벨기에 아티스트 레나토는 우리의 베니스 전시회에서 몇 차례 소개한 바 있다. 이번이 그의 앤트워프에서의 두 번째 전시이며 베르보르트 홍콩 갤러리에서도 전시를 진행했다. 유코는 나와 10년 이상 알고 지낸 친구이며, 카날에서의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음악 관련 작업도 한다고 들었다.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무엇인가? 클래식과 오페라, 바로크 음악과 현대 클래식까지 즐겨 듣는다. 주변에 음악가와 가수, 지휘자 등이 많아서일까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다. 카날에는 매월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음악 조직 ‘인스피라텀 Inspiratum’이 있다.

당신에게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영원한 것과 조화를 찾는 것, 건축 기술과 비율의 순수성을 존중하는 것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탐구와 발견이다.

지금까지 당신이 해온 업적에 만족하는가? 매우 만족한다. 이미 8가지의 삶을 산 것처럼 느껴진다. 나의 업적이 오랫동안 유지되고 유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카날카날 건물의 가장 꼭대기 층에 자리한 공간. 일본의 아티스트 그룹 구타이 Gutai의 컬렉션으로 채웠다. 모던한 미니멀리즘이 느껴진다. ⒸJan-Liegeois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독일 아티스트 귄터 위커 Gunther Uecker의 작품을 걸어놓았다. 간결한 형태의 테이블, 의자와 작품이 어우러져 마치 오브제 같다 ⒸLaziz-Hamani
 

18세기 양조 공장이었던 건물을 그대로 간직한 내부. 어둡지만 구조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벨기에 아티스트 레나토 니콜로디 Renato Nicolodi의 전. 레나토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자신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증조할아버지의 부재와 할아버지가 겪은 전쟁과 저항의 역사가 그의 많은 작품에 암묵적으로 등장한다. 전시장 1층에는 현장에서 제작된 예술 작품 ‘Memento Mori III’ 속으로 입장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시대를 초월한 듯한 조형물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게 한다.
 

일본 아티스트 그룹 구타이의 2세대 여성 미술가 중 가장 저명한 작가이기도 한 유코 나사카 Yuko Nasaka의 작품. 유코는 광택이 나는 검은 벽에 메탈릭한 페인트로 원을 그려 빛과 어둠의 대비에서 오는 반사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19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후반까지의 작품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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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김홍성(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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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된 아파트의 변신

20년 된 아파트의 변신

20년 된 아파트의 변신
20년이 다 되어가는 아파트를 레노베이션해 첫 보금자리를 꾸민 신혼부부의 집. 아직은 서툴지만 더욱 멋진 집을 만들기 위한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인테리어 중문중문을 중심으로 안쪽 공간에 자리한 침실과 드레스룸의 문을 없애 답답함을 덜어냈다. 딱딱한 직사각형이 아닌 아치형으로 시공해 어딘가 러블리함이 느껴진다.
  신혼부부라면 대개 신축 건물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난 4월 결혼식을 올린 신현웅, 이수림 부부는 새것보다는 추억과 의미가 담긴 오래된 집을 선택했다. “사실 남편은 이 집에서 어릴 적부터 살았어요. 현재 저희는 사내 부부로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출퇴근을 하기에도 거리가 적절해서 이곳에 터를 잡았어요. 남편의 추억이 담겨 있어서 그런지 평수나 연식은 전혀 고려할 만한 요소가 아니었어요.”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이수림씨는 인테리어 스튜디오 디자인플로우와 함께 꿈에 그리던 집을 완성했다. “혼자 49평의 공간을 채우려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하지만 머릿속에 구상해둔 콘셉트가 있었고, 제가 원하는 바를 이뤄줄 인테리어 업체를 알아보던 중 디자인플로우를 만났어요. 그들이 제안하는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 공사를 의뢰하게 되었죠. 무엇보다 3D 렌더링을 미리 보여준 것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처음 레노베이션을 하는 거라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이처럼 아내가 구상해둔 이미지는 확실했다.  
거실 인테리어새로운 가구 배치를 즐긴다는 아내는 자칫 한계에 부딪칠 수 있는 고정 조명을 설치하지 않았다.
 

“ TV없는 거실에 만족감을 많이 느껴요.
소파에 마주 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취미 생활을 공유하곤 해요. ”

 
아치형 중문나무 소재에 금속 손잡이로 시공한 아치형 중문.
 
주방 인테리어아내가 원한 모자이크 타일과 상부장 대신 나무 선반을 설치한 주방.
  결혼한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부부는 아직은 아이 계획이 없어 각자의 취미 활동과 휴식을 위한 방이 필요했고, 살림이 많지 않아 싱크대 하부장만 설치했지만 확고하게 원하는 모자이크 타일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가장 안쪽에 자리하는 침실과 드레스룸을 가로막은 문을 없애는 대신 입구에 중문을 달아주길 원했다. “집 구조에 대한 아내분의 생각이 워낙 확고했어요. 내추럴한 분위기의 나무와 화이트를 적절히 섞어 제안했고, 자칫 심심할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중문에서부터 시작해 침실 안쪽까지 이어지는 벽을 아치형으로 시공했어요. 욕실만큼은 시원한 블루 타일로 마무리해 시각적으로 지루함을 덜어냈어요.” 디자인플로우의 이아라 디자이너가 설명했다. 부부는 자신들처럼 이제 막 집 꾸미기에 대한 재미를 알아가는 이들에게 생활의 편리함을 도와주는 제품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신혼 때는 한정된 예산에서 지출할 것이 많겠지만, 식기세척기나 건조기 등 쉽게 바꿀 수 없는 가전에 먼저 투자한 다음 그때그때 바꿀 수 있는 소품에 변화를 주며 분위기를 전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비교적 여유 있는 평수라서 가구 등으로 자주 변화를 주고 싶다는 이들 부부의 집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달라질지 궁금했다.  
침실 인테리어깔끔하게 군더더기 없는 부부의 침실.
 
드레스룸한쪽 벽에는 붙박이장을 설치하고 다른 쪽 벽에는 벤치를 만든 드레스룸.
 
파우더룸침실 안쪽에 마련된 아내의 파우더룸. 테라조 타일로 상판을 제작했다.
 
욕실 타일파우더룸과 연결된 침실 화장실. 밝은 타일로 시공해 컬러감을 부여했다.
 

서재 겸 홈 카페로 활용하는 아내의 방. 그간 눈여겨봐왔던 시스템 장과 빈티지 조명을 달아 취향이 담긴 방으로 완성했다.
 
화장실 인테리어침실 화장실과는 또 다른 톤의 블루 컬러 타일로 시공한 거실 화장실.
 

ABOUT HOUSE

면적 161㎡
주거 형태 아파트
구성원 부부
인테리어 및 시공 디자인플로우 blog.naver.com/flow1125
추천 아이템 나무 소재의 중문, 식물과 꽃, 빈티지 시스템 장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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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que House for MAMA

Antique House for MAMA

Antique House for MAMA
한복 디자이너 김영석이 어머니를 위해 지은 집에서는 앤티크를 주제로 한 그만의 독창적인 믹스&매치를 엿볼 수 있었다.  
르 샤또 드 마메르집으로 들어가는 정원의 풍경. 어머니를 위해 지은 집이기에 ‘르 샤또 드 마메르’라 이름 붙였다.
  자연스럽게 자라난 허브와 투명한 조각상, 유럽식 분수로 장식된 정원을 거닐고 있자니 이곳이 제주인 것을 까먹고 말았다. 앤티크 가구로 가득한 거실에 앉아 있을 때는 지금이 어느 시대인지도 헷갈렸다. 한복 디자이너 김영석이 제주 하도리에 집을 지었다. 그것도 제대로 말이다. 평창동 본가와 공주, 부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이은 네 번째 집이다. “집의 이름은 르 샤또 드 마메르예요. 어머니와의 추억을 담은 집이란 뜻이죠.” 집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어머니를 위한 집을 짓고자 했고 제주 하도리의 땅을 매입해 5년 전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작년 여름 마침내 그 결과물을 보게 되었다. “원래는 1층만 지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1층을 짓고 나니 2층이 짓고 싶었고, 2층을 짓고 나니 정원을 만들고 싶더라고요.” 김영석 씨가 말했다. 공사에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집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많다. 지금은 근사한 유럽식 저택으로 탈바꿈했지만 본래 이곳은 무밭이었다. 이 때문에 그와 어머니는 제주에 올 때마다 잡초를 뽑으며 밭을 정리해야 했다. 언젠가는 제주에 태풍이 와서 정원의 나무가 날아갈 뻔한 적도 있었다. “그때 제가 혼자 집에 있었는데 그 비바람에 돌을 날라 나무를 지켰다니까요.”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껄껄 웃었다. 그렇게 완성된 집은 외국과 이태원 등지에서 구한 영국, 프랑스 스타일의 앤티크 소품과 소장하고 있던 각종 물건으로 하나씩 채워나갔다. 그는 얼마 전까지도 제주에 올 때마다 잡초를 뽑았다며 이제는 공사도 마무리되었으니 편히 즐기고 싶다고 했다.  
주택 정원정원에서는 각종 허브뿐 아니라 분수대와 석고상 등 유럽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오브제를 만나볼 수 있다.
 
르 샤또 드 마메르실제 유럽을 통째로 옮겨다놓은 듯한 풍경이지만, 원래 이곳은 무밭이었다. 집에서는 지미봉이 내려다보인다.
 
주택 정원정원에서는 집에 놀러 온 지인들과 함께 티파티를 즐기기도 한다.
  그의 안내를 받아 집을 구경했다. 1층에 위치한 핑크 톤의 어머니 방 앞에는 블루와 블랙 컬러로 치장한 김영석 씨의 방이 있었다. 앤티크한 가구로 빼곡한 방 가운데 한국의 자개장을 놓았다던가, 꾸준히 모아놓은 드로잉으로 벽을 채우는 등 그의 취향이 확연히 드러났다. 맞은편에 위치한 게스트룸 역시 한국식 십자수로 멋을 낸 침구를 놓아두는 식으로 김영석만의 믹스&매치를 감상할 수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니 1층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2층 입구에는 ‘르 꺄비네 드 수브니르’라고 적혀있었는데, 그가 아끼는 물건을 모아둔 곳이라고 했다. “르 꺄비네 드 수브니르는 해석하자면 ‘기억의 방’을 뜻해요. 제가 시골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가족과의 추억이 담긴 물건을 모아서 옛 기억을 회상할 수 있는 곳을 만들었어요.” 2층은 1층과 달리 구획을 나누지 않고 물건을 놓아두어 마치 갤러리나 전시장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그곳에는 바우하우스, 노르딕 스타일의 가구뿐 아니라 한국의 전통 소반과 중국 청나라 시대의 도자기, 심지어 실제 호랑이 가죽까지 있었다. 다양한 시대와 다채로운 컨셉트의 물건이 있었지만, 그만의 스타일로 조화롭게 놓아 둔 것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거실 인테리어노르딕과 바우하우스, 동양의 스타일이 혼재되어 있는 2층. 그리운 외가에 대한 추억을 담아 가족의 사랑을 모티프로 스타일링한 공간이다. 공사만 6년이 걸릴 정도로 집을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최근에는 어머니의 81번째 생일을 기념해 파티를 하기도 했다.
 
거실 인테리어1층에 위치한 응접실 풍경. 창밖으로 전형적인 제주의 돌담을 마주한다.
 
김영석 디자이너두 개의 싱글 침대를 놓아 장식한 김영석 씨의 방. 책상 위에는 서양 여자들의 초상화를 걸고, 그 옆에는 한국식 자개장을 놓았다.
 
앤티크 인테리어옅은 핑크빛으로 도색한 어머니의 방은 수많은 여자들이 꿈꾸는 앤티크 하우스의 전형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그의 집은 부분적으로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할 예정이며 또 스몰 웨딩을 위한 대관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스몰 웨딩에 필요한 식사부터 숙박, 투어뿐 아니라 한복 디자이너라는 직업적인 특성을 살려 코스튬 대여 서비스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뿐만 아니라 기념일에도 공간을 대관할 수 있다고 하니, 이국적인 풍경의 제주에서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보다 좋은 공간은 없을 듯하다. 제주를 떠나 서울로 오는 비행기에서 몇 시간 동안 경험했던 제주 속 유럽의 아름다운 풍광을 자꾸만 떠올리곤 했다.  
다이닝룸아르데코풍 샹들리에와 프랑스, 영국 스타일의 앤티크 소품으로 멋을 낸 다이닝룸. 모두 외국이나 한국의 앤티크 숍에서 구한 역사 있는 것들이다.
 
소반소반 같은 한국적인 오브제는 그가 스타일링에 자주 사용하는 소재다.
 
게스트룸2층에 위치한 게스트룸. 다락방을 연상시키는 공간 구조가 아늑한 느낌을 준다.
 
다락방 인테리어선종훈 작가가 그려준 어머니의 초상화가 중심을 잡는 2층의 공간. 앞쪽에 놓인 것은 실제 호랑이 가죽이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박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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