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좀 더 내려가면 동네 주민이 함께 일구는 밭도 있어요.
토마토, 블루베리, 오이 등을 길러요.
매일 밭일을 해야 할 만큼 일이 많지만 그 과정이 너무 행복해요.”
INTERVIEW
박물관의 본질은 지키되 지역 주민과의 화합과 건강한 빛 문화를 위한 교육,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조명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생동감 있는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조명박물관 구안나 관장과 나눈 인터뷰.조명박물관을 세운 회사 필룩스가 궁금하다. 필룩스는 1975년 보암전기전자재료연구소로 시작해 2000년에 필룩스로 사명을 변경했고 현재는 부품, 조명, 전장, 신소재 사업 등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 더 잘 알려진 제품 회사로 45개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국내에 알려진 계기가 있다. 1990년대 국내 기업에서 유럽의 백화점에 설치된 조명을 수입하려고 보니 그 조명이 한국의 필룩스 조명이었고, 이후 계열 백화점 전 지점에 필룩스 조명이 설치됐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필룩스는 느낌 feel과 빛을 의미하는 라틴어 lux가 결합된 것으로 자연의 빛을 전달하는 감성적인 조명을 뜻한다.
많은 분야 중에서도 조명박물관을 짓게 된 계기가 있다면? 2000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조명 문화에 있어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해외에는 조명 기업 전시관이 꽤 있었고, 해외 전시에서도 제품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조명 문화를 선보였다. 우리보다 역사가 짧은 나라들도 고유한 조명 문화가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우리의 현실에 대한 아쉬움이 컸고, 조명 유물을 수집하면서 2004년에 조명박물관을 설립하게 됐다.
특별전으로 진행되고 있는 <Reflex Bauhaus>전은 어떤 전시인가? 바우하우스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로 빈티지 컬렉터이자 아티스트인 사보의 바우하우스 컬렉션과 조명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바우하우스 조명으로 이뤄져 있다. 사보가 전시를 기획했고 1919년부터 1970년대까지의 다양한 조명과 가구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다. 당대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도리아 Doria, 코사크 Cosack, 템데 Temde 등과 같은 회사의 조명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전시를 통해 1919년에 독일에서 시작된 바우하우스 운동이 1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생활과 문화에 얼마나 큰 영향과 변화를 주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바우하우스 시대의 조명은 어떤 특징이 있나? 바우하우스 조명은 실생활과 근접한 실용성에 바탕을 둔 아름다움이 있다. 산업화 시대의 공산품으로 등장했지만 디자이너의 철학과 시대성, 대중의 취향을 더해 독특한 작품화를 이루었다. 그리고 지금도 사용할 수 있는 조명으로 현재성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유물로서의 고유한 존재성과 가치가 있다. 최소한의 디자인을 적용한 아름답고 기능적인 조명이다.
인류가 처음 불을 사용했을 때 빛은 ‘생존’이었다. 현대인들에게 조명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현대인에게 조명은 기구가 아니라 문화라고 생각한다. 공연장의 조명은 공연을 즐길 수 있기 위해서, 사무실의 조명은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카페의 조명은 분위기를 위해서 등 이제 조명은 공간의 스타일을 만들고 사람들의 느낌에 영향을 준다. 조명에 따라 다른 공간으로 변하기도 하고 다른 시간이 되기도 한다. 현대사회에서 조명은 밝기를 위한 1차원적인 조명이 아니라 생활 스타일을 구현하고 삶의 질과 행복을 도모하기 위한 중요한 가치 요소로 변화했다. 그런 의미에서 조명은 문화가 아닐까.
조명박물관의 하반기 기획 중 기대되는 이벤트가 있다면? 조명박물관은 2006년부터 매년 하반기에 크리스마스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조명박물관 캐릭터들이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스토리를 담은 겨울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특별전은 대개 11월 중순에 개최해 다음해 1월 말까지 진행되며, 공연과 체험도 함께 선보인다. 문의가 벌써부터 들어오고 있어서 기대가 된다.
조명박물관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 조명은 과학적 원리와 속성, 신화적이고 문학적인 감흥, 예술과의 연계성, 우리 일상생활과의 밀접함 등에서 매우 독특하고 다채로운 모습을 지니고 있다. 조명박물관은 이러한 조명의 다양성을 끊임없이 찾아내 조명이 인류 생활에 어떤 존재였는지, 어떤 관계를 갖는지 생각하고자 한다. 조명을 통해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보고 상상하면서 조명 문화를 보다 아름답고 건강하게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명박물관
add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광적로 235-48
tel 070-7780-8911
“ 식물을 돌보다 보니 그 과정에서 오히려 제가
치유가 되더라고요. 잘 보살필수록 잘 자라는 것이
눈으로 보여요. 물을 주면 파릇파릇한 새싹이
자라나고, 시들시들해 보여 자리를 옮겨주면
다시 건강해지고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