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패션 하우스의 수장으로 보낸 그간의 시간을 아르마니 사일로스라는 거대한 상자 안에 모아놓았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된 전시 공간이다. 1950년대 지어져 곡물 저장고로 사용되던 건물을 4년 전 레노베이션하여 ‘아르마니 사일로’로 탈바꿈시켰다.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직접 건축의 설계와 감독을 도맡았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곡식의 저장고를 뜻하는 사일로라고 이름 지은 이유는 이곳이 실제 음식을 저장하는 창고로 쓰였기 때문이죠. 음식은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거잖아요. 저는 음식만큼이나 옷 또한 우리 삶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설명했다. 단순하면서도 기하학적인 형태가 돋보이는 이 건축은 본래 건물이 갖고 있는 특이한 벌집 형태는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장식은 최대한 배제해 극강의 단순미를 강조한다. 건물의 유일한 장식이라고는 왕관처럼 두른 리본 형태의 창문뿐이다. 1360평(평방미터) 규모의 건물 내부는 높은 천고로 이루어진 4개 층으로 구성되며 회색의 시멘트 바닥과 철제 구조물, 블랙 컬러를 사용해 모던한 느낌을 자아낸다. 또한 수직 형태로 지은 중앙 계단은 전시를 감상하며 계단을 오르내리는 방문객들로 하여금 건물의 규모를 감탄하게 한다. 아르마니 사일로는 전시 공간뿐 아니라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스케치, 테크니컬 드로잉, 소재 등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브와 기프트숍, 카페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아카이브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작업과 스타일에 대해 연구하는 이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