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르리슈와 니콜라 아드네가 소유한 프로방스 별장은 진부함과는 거리가 멀다. 블랙&화이트로 꾸민 거실은 심플한 우아함을 뽐내고, 침실에서는 놀라운 색채의 향연이 펼쳐진다.
정성껏 가꾼 정원에는 돌 연못을 만들었다. 연못에는 관상용 잉어가 노닌다. 돌 분수와 철로 된 19세기의 기괴한 안면상 마스카롱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그것은 운명과도 같았다. 프로방스 드롬 Drome의 작은 마을에 자리한 이 19세기 별장은 마크와 니콜라가 소유할 수밖에 없었다. 건축 사무소 MHNA를 운영하고 있는 이들은 수년전부터 시골에 별장을 마련하고 싶다는 꿈을 꾸었지만, 시간을 내지 못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에요. 이 집은 우리가 가장 처음 방문한 곳이었어요!”라며 니콜라가 놀라워하며 말했다. 이웃과 떨어져 있어 조용하면서도 마을과 너무 멀지 않고, 작은 건물이 딸려 있어 원하는 대로 고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도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방투 Ventoux 산이 보이는 멋진 전망까지 갖춘 이 집을 보는 순간 그들은 한눈에 반했다. “우리가 산타클로스한테 바랐던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집이에요!” 하지만 이 집의 아우라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고쳐야만 했다. 단, 과거를 증언하는 두 가지 요소인 건물 전면을 장식한 마스카롱 Mascaron(기괴한 안면상)과 계단 난간만은 남겨두었다. 이 두 부분은 원래 상태로 세심하게 매만져 보존했다.
마크 에르리슈와 니콜라 아드네의 모습. 19세기 말 중국 앤티크 책장과 베르나르 퀘스니오의 그림 작품, 아스티에 드 빌라트 콘솔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들은 이 부르주아 컨트리 하우스를 휴식의 장소 또는 친구들과의 모임 장소로 만들고 싶었다. 다채로운 색을 즐겨 사용하는 이들은 1층을 전부 블랙과 화이트로 마감해 심플하면서도 정제된 느낌을 살려 바깥 풍경이 돋보이게 했다. 반면 위층의 침실에는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바이올렛 컬러를, 3개의 게스트룸에는 각기 다른 색을 사용해 색채 감각을 맘껏 발휘했다. 야외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일찌감치 마당을 매만지고 돌로 된 연못을 만들었다. 녹지를 정말 좋아하는 그들은 집 주변에 정원을 가꾸었는데, 이곳은 조만간 과수원과 대나무 밭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 말을 넣어두던 한 칸 정도의 방을 야외 부엌으로 고치고, 창고에 만든 큰 거실을 옮겨 그 자리에 다이닝룸을 만들 계획이다. 그리하여 ‘둘만이 아니라 열 명까지 살 수 있는’ 그들의 드림 하우스를 점차 실현해 나갈 것이다.
스튜디오 MHNA가 디자인한 책장에는 문이 숨어 있는데, 그 뒤로 욕실이 이어진다. 선반의 가장 아래칸 오른쪽에는 베르나르 퀘스니오 Bernard Quesniaux의 콜라주와 실크스크린 작품, 조셉 하슬러 Joseph Hassler의 목탄화, 오세아니아의 금색 티키 상이 놓여 있다. 그 위칸에는 우테 에벨트 Ute Ewelt의 세라믹 코뿔소, 힐튼 매코니코 Hilton McConnico가 랑방 Lanvin을 위해 디자인한 잔, 멕시코의 테라코타 상이 놓여 있다. 맨 위칸에는 아스티에 드 빌라트 Astier de Villatte의 세라믹 꽃병, 모로코에서 가져온 촛대,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빨간색 유리 볼, 조각이 새겨진 장식용 19세기 중국 앤티크 나무 접시가 있다. 욕실에 있는 세면대는 포르셀라노사 Porcelanosa. 루이 15세 거울, 1960년대 펜던트 조명, 1940년대 벽 조명은 벼룩시장에서 구입했다.
마크와 니콜라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핑크색 침실로 친구들을 초대한다. 선반은 아지아티드 Asiatides. 라쿠 Raku 코뿔소, 다양한 앤티크 도자기, 중국 현대 도자기, 파피에마셰 Papier-mache 가면을 쓴 새는 레 파르플뤼 파르라데 Les Farfelus Farfadets 제품. 중국 황동 유골 단지 등 신기한 물건이 가득하다. 선반장 위에 있는 법랑 꽃병은 파비엔 주뱅 Fabienne Jouvin 작품. 책장 양쪽에 있는 앤티크 석고 마스카롱 선반에는 파스칼 리베롤 Pascale Riberolles의 나뭇가지 촛대가 있다. 은 잎으로 장식한 루이 16세 의자는 벼룩시장에서 구입해 검은색 면 벨벳으로 커버링했다.
마크와 니콜라의 침실에 있는 드레스룸은 묵직한 떡갈나무로 만들어 검은색으로 칠했다. 모로코 면으로 짠 태피스트리는 벼룩시장에서 구입. 유리와 메탈로 된 인더스트리얼 펜던트 조명은 생투앙 Saint-Ouen 벼룩시장에서 구입. 느릅나무 의자는 피에르 샤포 Pierre Chapo. 천장 아래 선반에 있는 동정녀 석고상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완전히 대조를 이루는 부엌. 중앙의 아일랜드와 펜던트 조명은 스튜디오 MHNA 디자인. 그림은 숀 데이 Shaun Day의 작품. 그릇은 이 지역의 세라미스트에게서 구입했다.
침대는 작은 거실 겸 서재의 카나페 역할을 한다. 이는 친구가 오면 침대로 사용된다. 카나페와 쿠션을 커버링한 노란색 천은 모두 엘리티스 Elitis 제품. 벽에는 카틀린 나운도르프 Cathleen Naundorf의 작품이 걸려 있다. 벽 조명은 갈르리 데 랑프 Galerie des Lampes. 카나페 앞 테이블은 스튜디오 MHNA 디자인. 테이블 위에 있는 메탈과 접은 종이로 된 오브제는 소피&장-레지 마사르 Sohpie&Jean-Regis Massart의 작품. 나무 선반 위에 있는 도자 촛대는 리차드 에스테반 Richard Esteban 작품으로 라 포트리 대귀-비브 La Poterie d’Aigues-Vives에서 구입.
햇빛으로 물든 노란색 침실에는 태국에서 가져온 새 조각과 고대 사원의 나뭇조각 상이 있어 이국적이다. 침대보는 코트디부아르의 아비장 Abidjan에서 구입. 침구와 담요는 코트디부아르의 갤러리에서 찾아냈다. 쿠션은 데다르 Dedar. 타부레 ‘비숍 Bishop’은 인디아 마다비 India Mahdavi 제품. 펜던트 조명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석판화는 베르나르 퀘스니오 작품으로 에릭 리나르 갤러리에서 구입. 오른쪽 벽에는 앤티크 부조 시리즈가 걸려 있다.
대리석으로 마감한 욕실에는 두 가지 색을 사용했다. 세면대와 거울은 스튜디오 MHNA 디자인. 수전 ‘미리아드 Myriad’는 스튜디오 MHNA가 오뤼 Horus를 위해 디자인한 제품. 벽 조명은 바울만 로이튼 Baulmann Leuchten. 벽에는 숀 데이의 작품이 걸려 있다. 왼쪽 안쪽에는 검은색으로 칠한 코모드, 색을 칠한 고아 Goa의 동정녀 석고상, 조각이 새겨진 나무 프레임, 유리와 메탈로 된 성유물함이 있다. 그 위에는 시릴 스키나지 Cyril Skinazy의 그림이 걸려 있다.
CREDIT
포토그래퍼
디디에 들마 Didier Delmas
stylist
비르지니 뤼시-뒤보스크 Virginie Lucy-Dubosc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