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프랭크 게리는 파리 시민들이 사랑하는 휴식처인 불로뉴 숲에 루이 비통 파운데이션을 설계했다. 거대한 돛단배 형태의 이 건축물은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의 품안에서 문화예술적인 콘텐츠를 소개한다.
5년간의 긴 여정을 거쳐 2014년 파리 불로뉴 숲에 있는 아클리마티시옹 공원에 모습을 드러낸 루이 비통 파운데이션. 프랑스 정부와 파리 시, LVMH그룹이 함께 뜻을 모아 건립한 미술관이자 문화센터로 건축은 최근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을 설계한 프랭크 게리가 맡았다. 우거진 나무 사이에 자리 잡은 거대한 12개의 돛을 단 선박 형태의 건축물은 바다가 아닌 곳에 배가 떠 있는 듯한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준다. 강인하지만 시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프랭크 게리의 개성이다. 빌바오 구겐하임 박물관, 베를린의 DZ 은행 건물, LA의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등의 건축물을 선보인 그는 누구든 숲길을 걷다가 자연스럽게 건물을 마주하게 되는 그림을 그렸다. 그래서 루이 비통 파운데이션은 분명 이질적이지만 거부감이 없다. 내부에는 총 11개의 전시 공간과 350석 규모의 모듈식 오디토리움을 갖추고 있으며, 전체 건물의 모습을 쉽게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고 비정형적인 구조를 지녔다. 굵은 철제 뼈대와 3000개가 넘는 유리 프레임으로 감싼 이 건물의 하이라이트는 테라스인데, 해가 질 무렵 이곳에 서면 파리의 모습과 라데팡스 빌딩 그리고 불로뉴 숲까지 두루 눈 안에 담을 수 있다. 다양한 장르의 전시가 특별전으로 진행되며, 올해 2월 24일까지는 샤를로트 페리앙의 서거 2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가 진행된다. 55년간 장기 임대 계약으로 공원 부지에 건립된 루이 비통 파운데이션은 기업의 사회문화적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