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남산 뷰를 아우르는 330㎡의 이 펜트하우스는 아띠끄 디자인의 홍민영 대표가 직접 건물을 짓고 인테리어를 완성하기까지 1년여의 시간이 소요된 결과물이다. 사면이 창으로 이뤄져 시간과 계절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이 집은 무한대의 매력을 지녔다.
언젠가부터 한남오거리에 들어선 높은 빌딩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독특한 외관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이곳은 수입 가구 판매와 인테리어 시공을 겸하는 아띠끄 디자인의 사옥이다. 1층부터 5층까지는 아띠끄 디자인의 쇼룸으로, 6층부터 9층은 임대를 주고 꼭대기 층인 10층과 11층은 홍민영 대표와 가족이 살고 있는 펜트하우스다. 부지를 구입한 뒤 건축사와 구조 진단을 하고 준공을 시작하는 동시에 홍민영 대표가 직접 실내 인테리어를 담당했다. 총 1년 4개월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린 대형 프로젝트였다. 그간 다수의 아파트 리모델링을 진행하며 연륜을 쌓은 그녀에게도 이번 프로젝트는 도전적이자 새로운 시도였다. “공사 기간 동안 정말 아침 6시부터 저녁 5시까지 현장으로 출근했어요. 기존 아파트를 허물고 다시 리모델링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죠. 아무것도 없는 땅에 건축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었어요. 저와 가족의 로망이었던 펜트하우스 라이프를 꿈꾸며 가족 구성원의 취향과 바람을 담기 위해 노력했어요. 일일이 센치까지 제가면서 밑그림을 그려보고 현장에서 잘못된 점을 즉시 수정하면서 만들었죠.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이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요. 워낙 힘든 작업이었기 때문에 자신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홍민영 대표가 설명했다.
그간 선보여왔던 그녀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은 이 집에서도 여실이 묻어났다. “저희 집은 베이스는 모던하게 도색하되 쿠션과 오브제 같은 소품에 컬러를 부여했어요. 식탁 의자라든지 가구의 일부분에 색감을 즐겨 쓰는 편인데, 여러 가지를 반복해 사용하지 않고 나름의 규칙을 만들었죠. 주가 되는 색에서 벗어나지 않고 톤을 달리해 어우러지도록 했어요. 요새 모던한 가구를 많이 쓰는 것 같은데, 그 속에서도 포인트가 되는 색감을 정하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해요. 화장은 했는데 립스틱을 바르지 않은 것처럼 밋밋해 보일 수 있거든요.” 홍민영 대표가 컬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전경이다. 이 집의 묘미라고도 할 수 있는데, 남향을 바라보는 거실에는 한강 뷰가 펼쳐지고 그 옆으로는 남산 타워가 선명하게 보인다. 또 아일랜드 식탁에서 거실 쪽을 바라보면 그리스 산토리니를 연상시키는 전경이 펼쳐진다. “사실 뷰를 생각하고 부지를 구입한 건 아니에요. 건물 외관을 디자인할 때 창을 많이 넣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안방 침대에 누어 창을 바라보면 남산 타워가 또렷하게 보여요. 아침에 일어날 때 누워 있는 채로 사진을 찍기도 해요(웃음). 밤이 되고 어둑해질 즈음 가로등의 불빛이 하나 둘씩 켜지면 그때도 나름의 묘미가 있죠. 사면이 열려 있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가 들어와요.” 그녀는 그간 잦은 해외 출장과 자녀들의 유학 생활로인해 해외 호텔에 머문 적이 많았다. 그때마다 압도적인 뷰를 지닌 호텔 같은 분위기를 꿈꿨고, 이를 적극 반영했다. 10층과 11층 그리고 11층에서 테라스를 잇는 계단은 평범한 일자가 아닌 나선형 계단으로 시공해 공간 확보는 물론 멋스러움까지 더했으며, 서까래 형태의 천장은 금속으로 발색했다. 컬러뿐 아니라 나선형 계단과 천장 서까래, TV 선반 등 실내에서 큼지막한 부분을 금속으로 통일해 균형을 이룬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또 집 안 곳곳에서 창을 통해 바라보이는 뷰도 좋지만, 50평 규모의 옥상 테라스는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홍민영 대표는 지금이야말로 직접 자갈을 깔고 꽃도 심으며 애정을 쏟은 테라스를 즐길 수 있는 계절이 왔다며 기대감을 한껏 내비쳤다. 자고로 집이란 카페나 호텔처럼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편안하고 안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족 모두의 취향을 함께 공유하며 살아갈 앞으로의 펜트하우스 라이프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