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공원에 문을 연 메종 사우스케이프는 자연과 건축, 그 절묘한 경계선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덕택에 남해에서만 경험할 수 있던 사우스케이프의 라이프스타일을 서울에서도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굽이진 유리창은 파도에 닿아 파열하는 빛처럼 눈이 부시다. 단정하게 꾸며진 정원의 조경은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오래 붙든다. 지난달 문을 연 메종 사우스케이프 도산점은 핫 플레이스로 요즘 가장 떠들썩한 곳이다. 남해에 위치한 사우스케이프는 ㈜한섬 창업주인 정재봉 회장이 진두지휘하여 만든 곳으로 2020년 미국 골프 다이제스트 ‘2020~21 세계 100대 골프 코스’에서 세계 9위, 아시아 1위로 랭킹된 골프 코스를 갖춘 라이프스타일 골프 리조트다. 건축 작품 같은 클럽 하우스와 세계문화유산급 오디오를 갖춘 뮤직 라이브러리 등의 하이엔드 라이프 스타일도 경험할 수 있다. 그간 머나먼 남해에 위치해 물리적인 거리가 있었지만,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골프&리조트 웨어뿐 아니라 사우스케이프 특유의 감각까지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메종 사우스케이프는 총 4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1층은 골프&리조트 웨어 매장, 2층은 카페&레스토랑, 지하 1층은 스튜디오형 갤러리, 야외 테라스와 연결되는 지하 2층은 스크린 골프 스튜디오가 자리한다. 2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는 남해 리조트의 인기 메뉴뿐 아니라 시투테이블 Sea to Table 컨셉트의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GC 쿼드가 설치된 3개의 골프 스튜디오로 이루어진 지하 에서는 예약을 통해 수준 높은 프라이빗 레슨도 받을 수 있다.
인테리어는 업계 최고들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일단, 곡선을 중심으로 한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조병수건축연구소에서 맡았다. 1층 전면은 바다를 형상화한 스페인산 곡면 유리를 적용했는데, 이는 국내 최초로 시도된 것이라고 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그간 곡선으로 된 유리를 본 기억이 없다. “수공예로 제작한 유리는 총 12개의 모듈로 이루어져 있어요. 세계적으로도 이런 곡면 유리는 극히 드물다고 해요. 제작의 어려움은 물론 운송부터 설치까지 무엇하나 쉬운 것이 없었죠.” 강윤희 실장이 덧붙였고 건축가 조병수 소장이 설명을 이었다. “건축가마다 다른 곡선을 사용해요. 르 코르뷔지에는 동굴과 같은 곡선, 리처드 마이어는 기계학에서 비롯된 곡선, 자하 하디드는 속도감 있게 일순간에 그은 듯한 곡선을 쓰죠. (메종 사우스케이프의) 곡면 유리를 디자인하면서 직선이 섞인 절도 있는 곡선을 사용하고자 했어요. 하지만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었고, 건축주의 의견을 받아들여 볼륨감 있는 유리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형태를 완성했죠.” 조병수 소장은 실내 인테리어는 원초적인 콘크리트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페인트나 필름 같은 재료는 지양하여 자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낼 수 있도록 의도했다고 전했다.
정원은 ‘조경의 대가’로 불리는 서안조경 정영선 대표의 솜씨다. 그녀는 전작이기도 한 남해 사우스케이프의 조경 이미지를 도산공원으로 가져오고자 했다. “남해의 사우스케이프를 조경할 때 제가 가장 중점적으로 두었던 것은 아름다운 바다를 가리지 않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바람에 흔들리는 낮은 그라스 위주로 조경을 설계하고 특별한 장소에만 나무를 심었거든요. 그것처럼 메종 사우스케이프도 물결무늬처럼 땅을 나누고, 입구에는 (남해 사우스케이프의 중심이 되는 나무인) 팽나무를 심고 나머지는 출렁이는 유리창을 가리지 않도록 그라스 위주로 남해의 축소판처럼 식재했어요. 남해에 한번 와보면 제 말이 무슨 말인지 아실 거예요.” 정영선 대표가 설명했다. 입구의 정원부터 지상, 지하까지 모두 초록이 있는데, 사용하는 모든 공간에 자연을 녹이고자 한 것이다. 남해 사우스케이프 리조트가 자연과 건축의 이상적인 조화로움을 보여주듯, 메종 사우스케이프 역시 자연을 연결시키고자 했다. 지하 2층 역시 빛이 들어오는 중정 구조의 정원을 두어 지하의 답답한 느낌을 없애고자 했다. 뿐만 아니라 공간에 녹아든 작가의 작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벽면에 무심하게 걸린 김희원 작가의 사진, 조형미를 갖춘 황형신 작가의 스툴, 세르주 무이의 조명과 곳곳에 배치된 칼한센앤선 의자 그리고 라기환 작가의 그릇까지, 메종 사우스케이프는 마치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하나의 갤러리 같다. 골프 웨어를 하나의 패션으로, 골프 리조트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매김했던 사우스케이프는 또 다른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을까. 판단은 직접 경험한 이들만이 할 수 있는 것. 궁금한 이들은 서둘러 도산공원으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