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사 포테이토 헤드는 리조트의 개념을 초월한 다차원적인 경험을 선사하며 투숙객과 지역 주민 모두를 위한 곳이다. 네덜란드의 건축회사 OMA의 파트너이자 건축가 데이비드 지아노텐에게 포테이토 헤드 스튜디오의 건축 스토리에 대해 물었다.
OMA의 건축가 데이비드 지아노텐과의 인터뷰
올해 5월, 발리 최초의 크리에이티브 빌리지인 데사 포테이토 헤드 Desa Potato Head가 포테이토 헤드 스튜디오를 추가 설립하며 10여 년간의 긴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데사 포테이토 헤드는 리조트의 개념을 초월한 다차원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음악, 예술, 디자인, 음식, 웰빙이 결합되어 있어 이곳을 방문한 이들에게 새로운 유형의 경험을 선사한다. 마을을 의미하는 데사 Desa는 기존 포테이토 헤드의 카타마마 스위트 Katamama Suites와 랜드마크인 비치 클럽을 포함한다. 포테이토 헤드의 창립자 로날드 아키가 10여년간 공들여 야심차게 준비한 마지막 프로젝트는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 Rem Koolhaas가 설립한 건축회사 OMA의 데이비드 지아노텐 David Gianotten이 총괄했다. OMA가 데사 포테이도 헤드를 위해 설계한 새로운 건물인 포테이토 헤드 스튜디오는 168개의 객실과 팜투테이블 컨셉트의 레스토랑과 바, 갤러리, 키즈 클럽, 루프톱, 원형극장, 해변 수영장과 녹음 스튜디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자랑한다. OMA는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모습으로 매번 신작을 선보일 때마다 세계가 주목하는 명실상부한 건축회사다. 프라다의 복합문화 공간인 폰타치오네 프라다(2018), 19세기에 지어진 건물에 현대적 디자인 요소를 결합한 갤러리 라파예트(2012), 네덜란드의 축구 클럽 페이노르트의 경기장 등 굵직한 업적을 쌓아왔으며 삼성미술관 리움의 삼성아동교육 문화센터(2004)와 최근 문을 연 갤러리아 광교(2020)를 설계하며 우리나라와도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이번 포테이토 헤드 스튜디오의 프로젝트를 총괄한 데이비드 지아노텐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포테이토 헤드 스튜디오를 설계하게 된 시작이 궁금하다.
2012년 로날드 아키가 이 프로젝트에 우리를 초대했다. 그는 투숙객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한 5성급 호텔을 짓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일반 리조트의 프라이빗함은 유지하되 모두가 함께즐길수있는공용시설을구축하는작업을 시작했다.
초기 컨셉트와 목표는 무엇이었나?
우리의 디자인 컨셉트는 프라이빗한 객실과 공용 공간을 모두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객실과 편의시설을 수용하기 위해 지상에 기둥을 세우는 방식인 필로티 구조로 설계하였으며, 이는 호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개방형 플랫폼이 되었다. 축제나 문화 행사, 일상적인 여가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위해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는 이곳은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다. 레스토랑과 수영장, 전시 공간, 대형 선셋 바를 비롯한 편의시설은 투숙객과 일반인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이는 공공 경로로 연결되어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투숙객이 지역 커뮤니티와 분리된 것이 아닌 지역사회의 일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전통적인 발리의 안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들었다.
발리 특유의 주택과 궁전, 사원 등의 건축물은 반폐쇄형 파빌리온과 야외 공간으로 구성된다. 이와 달리 발리 이외의 인도네시아 건축물은 일반적으로 홍수를 방지하고 통풍을 원활하게 하며 곤충과 동물을 피하기 위해 땅 위에 건축을 한다. 앞서 말했듯이 포테이토 헤드 스튜디오는 필로티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이러한 배치를 통해 자연스럽게 건물에 둘러싸인 2개의 안뜰(1층에 있는 개방형 플랫폼의 안뜰과 프라이빗한 2층 안뜰)이 탄생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집 중앙의 안뜰을 연상시킨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호텔을 설계하기 위해 가장 고려한 점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발리를 비롯한 열대지역에 있는 리조트는 지역사회에서 분리되어 투숙객만을 위한 즐거움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호텔이 외부와의 접근을 차단하기 때문에 해변이나 관광지에 쉽게 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새로운 리조트 개념에 도전하고 투숙객과 일반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했다. 활기차고 친근한 분위기를 유지함으로써 객실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 공공장소에서 이뤄지는 활동과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말이다. 사실 포테이토 헤드 스튜디오는 지역주민들의 입장을 ‘허용’할뿐만아니라그렇게하도록장려하고있다. 예를 들어, 개방형 플랫폼에서는 주민과 호텔 투숙객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 활동을 개최하며 모두가 이 마을의 일부라고 느낄 수 있도록 환영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실내 콘크리트 벽의 질감과 직사각 모양으로 구멍이 난 외관이 독특하다.
천공 벽돌이 특징인 객실 복도는 나무로 만든 발리의 전통 달력인 티카 Tika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런 표면은 건물에 빛이 걸려 시적인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에어컨 사용을 최소화하기도 한다. 콘크리트 벽의 독특한 질감은 현지 장인들이 직접 작업하거나 재생 목제 보드로 만든 콘크리트 거푸집 공사를 사용한 결과다.때문에건물표면에서촉감을느낄수있으며 우리가 얼마나 장인 정신과 환경에 대해 고민했는지 그 결과가 반영되어 있다. 이외에도 현지에서 공급할 수 있고, 재생 가능한 자원인 이죽 Ijuk(인도네시아 전통 가옥의 지붕에 주로 쓰이는 사탕 종려의 섬유질)과 티크, 폐콘크리트 덩어리로 만든 테라조, 재활용 플라스틱 병으로 짠 천장 패널 등 지역에서 조달하고 재활용한 재료를 사용했다.
호텔의 기능을 넘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처럼 다가온다. 앞으로 호텔이 어떻게 유지되고 관리되기를 바라는가?
발리의 본질은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상호작용에 있다고 믿고 있으며, 포테이토 헤드 스튜디오는 호텔 투숙객과 지역사회가 함께 활동하고 경험을 교환할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포테이토 헤드 스튜디오가 정식 오픈을 하기 전에 나 역시 이곳에 있었는데, 인도네시아와 해외 예술가들의 공연을 위해 모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했고 공간을 함께 공유하며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다. 나는 이 마을이 이런 나눔과 교류의 공간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며, 이것이 발리의 문화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