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OF ART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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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앙의 아파트는 아주 작았고, 이웃의 아파트는 아주 컸다. 그들은 각자의 집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실내 데커레이션을 좋아하는 소앙은 남편과 함께 예술 작품으로 벽을 채워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아티스트의 아틀리에 같기도 하고 좋아하는 오브제를 축적한 집.

 

일본 종이로 구성된 잉고 마우러 Ingo Maurer의 웅장한 펜던트 조명 ‘제틀 Zettel’z’이 오스망 스타일과 대비를 이룬다. 벽난로 앞에 있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어 비거 북 A Bigger Book’은 타셴 Taschen. 벽난로 위에 있는 사진은 ‘더 워커 다이어리스 The Walker Diaries’. 암체어 ‘머시룸 Mushroom’은 피에르 폴랑 Pierre Paulin 디자인으로 벼룩시장에서 구입해 크바드랏 Kvadrat 원단으로 커버링했다. 워렌 플래트너 Warren Platner의 낮은 테이블은 놀 Knoll. 벽은 에머리&시 Emery&Cie의 ‘크래 Craie’ 컬러로 칠했다. 뒤에 보이는 암체어와 오토만은 워렌 플래트너 디자인으로 놀 제품으로 녹색 벨벳으로 커버링했다.

 

“이웃에 사는 친구와 아파트를 바꿨어요!” 파리 16구의 불로뉴 숲 근처에 살고 있는 소앙은 이 동네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남편이 자전거를 즐겨 타기 때문에 녹지가 필요했다. 그런데 가족이 살기에 이 집은 너무 좁았다. 소앙은 아래층에 있는 180m2의 집에서 사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5년전 그 집에 가봤을 때에는 너무 컸지만 이제는 10대 아이들이 방을 같이 쓸만큼 작아진 것이다. 그러니 집을 ‘바꿀’수 밖에 없었다!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는 소앙은 실내 데커레이션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사실 보자르에 들어가려고 공부했었어요.” 그는 당연히 새 집을 리노베이션할 생각이었다. “이 집에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을 필요가 있었어요. 오스망 스타일과 분리된 부엌, 반원형의 거실은 마음에 들었지만, 구조를 건드릴 수는 없었어요.” 예술 작품에 푹 빠져 있는 이들 부부를 감동시키는 작품이 집 안 곳곳에 비치되어 있다. 소앙이 다이닝룸에 황갈색을 칠하고 브론즈로 포인트를 준 이유는 작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하면 호기심 방같은 효과를 줄 수 있어요.” 부엌에는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노르망디 바닷가로 밀려오는 파도를 연상시키는 바다 회색을 칠했다. 그리고 방에는 어둡고 짙은 녹색을 칠해 상상의 숲을 담아냈다. “다행스럽게도 남편이 제 의견을 따라주었어요. 우리는 항상 같은 생각을 하거든요.” 부부의 의견이 맞아 떨어진 덕분에 공사 기간을 절약할 수 있었으며, 그들은 코로나19로 록다운되기 직전에 이 집에 입주할 수 있었다!

 

소앙은 아티스틱한 기질을 맘껏 발휘해 새집을 꾸몄다. 모자 컬렉션은 라 스리즈 쉬르르샤포 La Cerisesurle Chapeau.

 

이들 부부가 아티스트를 만나 우연히 발견한 작품에 둘러싸여 있다. 모듈 책장은 1950년대 빈티지로 심플라 럭스 Simpla Lux. MH 갈르리 MH Galerie에서 구입. 책장 위에 있는 브론즈 조각 ‘Et Toujours Recommencer(그리고 늘 다시 시작하다)’는 루이자 랑퐁 Louisa Rampon 작품. 스틸 조각 ‘Carre D’air’는 베로니크 워스 Veronique Wirth 작품. 가운데 있는 테라코타 누드상은 자크 이바라 Jacques Ibarra 작품. 사진은 조셉 마리아 팔루 오뇨아 Josep Maria Palou Onoa 작품. 펜던트 조명 ‘에임 Aim’은 로낭&에르완 부훌렉 Ronan&Erwan Bouroullec 디자인으로 플로스 Flos.

 

펜던트 조명 ‘제틀 Zettel’z’은 잉고 마우러 디자인. 카나페 ‘토고 Togo’는 미셸 뒤카로이 Michel Ducaroy 디자인으로 리네 로제 Ligne Roset. 쿠션과 태피스트리 ‘디스코 Disco’는 엘리티스 Elitis. 조명 ‘피피스트렐로 Pipistrello’는 가에 아울렌티 Gae Aulenti 디자인으로 마르티넬리 루체 Martinelli Luce. 워렌 플래트너의 낮은 테이블은 놀. 피에르 폴랑의 암체어는 벼룩시장에서 구입해 크바드랏 패브릭으로 다시 커버링했다. 수직으로 이어지는 책장 ‘프톨로메오 Ptolomeo’는 브루노 라이날디 Bruno Rainaldi 디자인으로 오피니언 치아티 Opinion Ciatti.

 

침대보와 쿠션은 르 몽드 소바주 Le Monde Sauvage. 수를 놓은 쿠션 ‘러브 Love’, 담요, 베개 커버는 메종 드 바캉스 Maison de Vacances. 침대 옆 테이블 ‘콤포니빌리 Componibili’는 카르텔 Kartell. 조명은 해비태트 Habitat. 침대 위 그림은 마뉘엘라 폴-카발리에 Manuela Paul-Cavallier 작품. 사진은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아눅 애메 Anouk Aimee와 장-루이 트랭티냥 Jean-Louis Trintignant을 담은 ‘Un Homme et Une Femme(남자 하나와 여자 하나)’는 작가 미상. 뤼시앙 클레르그 Lucien Clergue의 ‘Ne de la Vague(파도에서 태어난)’, 피에르 부셰 Pierre Boucher의 ‘Piscine Molitor(몰리터 수영장)’. 벽에 칠한 페인트는 에머리&시.

 

책장과 테이블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아르네 야콥센 Arne Jacobsen의 의자는 프리츠 한센 Fritz Hansen 제품으로 MH 갈르리에서 구입. 벽에 칠한 페인트는 에머리&시의 ‘브론즈 도레 Bronze Dore’.

 

테이블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세라믹은 자크 이바라 작품. 의자는 프리츠한센 제품으로 MH 갈르리에서 구입. 펜던트 조명 ‘Stchu- Moon’은 카텔라니&스미스 Catellani&Smith. 벽에 걸린 사진은 각각 이렌드 로장Irenede Rosen(오른쪽)과 장-필립 샤르보니에 Jean- Philippe Charbonnier 작품. 벽에 칠한 페인트는 에머리&시의 ‘Bronze Dore’.

 

워렌 플래트너의 암체어와 오토만은 놀 제품으로 크바드랏의 녹색 벨벳으로 커버링했다. 벽에 걸린 사진은 이렌 드 로장의 작품(위), 베로니크 워스의 조각 ‘Courant D’air(외풍)’(중간), 말릭 시디베 Malick Sidibe의 사진(아래). 앞에 보이는 세라믹 ‘토템 Totem’은 미카 Mika 작품으로 갈르리 티에리 베르트랑 Galerie Thierry Bertrand에서 구입.

 

부엌에는 테이블과 의자 대신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1950년대 정원 가구를 놓았다. 냄비는 르 크루제 Le Creuset. 선반 위에 있는 누드화는 엘렌 프로망 Helene Fromen 작품. 개수대 옆에는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캇 클럭스 Kat Klerks의 그림으로 아멜리 메종 다르 Amelie Maison D’art에서 구입. 말릭 시디베의 전시에서 부부의 사진. 오르벡 Orbec에 있는 갈르리 102 Galerie 102에서 구입한 사진. 펜던트 조명은 요하네스 함메르보르그 Johannes Hammerborg 디자인으로 MH 갈르리에서 구입.

 

광대 초상화는 로베르트 케람시 Robert Keramsi의 작품. 수납장 ‘콤포니빌리’는 카르텔. 의자 ‘LCW’는 찰스&레이 임스 Charles&Ray Eames 디자인으로 비트라 Vi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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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에 들마 Didier Del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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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문방구 ④

어른들의 문방구 ④

어른들의 문방구 ④

업무와 생활 공간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아무런 개성 없이 기능에만 충실했던 사무실에 테마가 있는 문구를 가미해 감각적인 홈 오피스로 변신해보는 건 어떨까.

 

 

ANIMAL

사용하면 할수록 애정이 가는 책상 속 반려동물 아이템.

 

1951년에 디자인된 나뭇결이 멋스러운 목각 원숭이 인형은 손과 발이 고리 모양으로 디자인돼 걸어서 사용하기 좋다. 카이 보예센 제품으로 루밍에서 판매.

 

월넛과 메이플 나무의 색상이 조화로운 판다 인형은 회전 가능한 손과 발에 필기구를 꽂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루밍에서 판매.

 

익살스러운 두 가지 표정을 담은 움직이는 렌티큘러 엽서는 텍스쳐샵에서 판매.

 

데이비드 슈리글리가 디자인한 백조 모양의 오브제는 손으로 찌그러뜨릴 수 있는 PU 소재를 사용해 책상에 두고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가지고 놀 수 있다. 루밍에서 판매.

 

셔터 스피드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지는 강아지가 프린트된 마스킹테이프는 텍스쳐샵에서 판매.

 

좋은 소식을 나르던 비둘기를 형상화한 카드는 두꺼운 판지로 제작해 구김이 적다. 루밍에서 판매.

 

미리암 미리가 디자인한 귀여운 고양이 모양의 비고 북엔드는 알레시에서 판매.

 

연필을 잡아먹는 듯한 비버 모양의 캐스톨 연필깎이는 묵직한 무게감으로 페이퍼 웨이트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알레시 제품으로 르위켄에서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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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OMTEMPLATIVE HOUSE

A COMTEMPLATIV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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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스타일로 연출한 펜트하우스를 찾았다. 이곳은 비움과 절제의 미학을 충실히 구현한 공간으로 거주자에게 진정한 쉼을 선사하고 있었다.

 

플로스의 타치아 램프는 현관의 세로 간살과 디자인 컨셉트를 같이하기 위해 구입했다. 임스 라운지는 유호현 씨가 경치를 감상할 때 앉는 의자다.

 

집은 일터와 달리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기에 단어에서부터 따스하고 편안 한 기운이 느껴진다. 하지만 오늘날의 집은 획일화된 구성으로 개인의 고유한 공간이라는 인식을 반감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성아이디에 디자인을 의뢰한 유호현 씨는 오롯이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집을 바랐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돌아와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기를 원했다. 디자인을 총괄한 한수진 과장은 공간을 점검한 뒤 최종적으로 젠 스타일을 제안했다. “한 번도 고치지 않아서 어둡고 올드한 마감으로 공간이 탁해 보였어요. 지나치게 구조화돼 있어 37층 펜트하우스의 장점이 드러나지 못했고요. 우선 높은 곳에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게 정돈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다 보니 자연스레 젠 스타일로 디자인 컨셉트를 설정했습니다.” 젠 스타일은 기본적으로 비움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절제된 선으로 공간을 다듬으면 자연스럽게 내부와 외부가 어우러지며 특유의 공간미를 품게 된다.

 

여행하며 모은 소품을 진열했다.

 

이곳은 주상복합 아파트로 과감한 구조 변경이 가능했다. 유학 중인 딸이 1년에 2주 남짓 집에 돌아오는 것을 제외하면 337m2의 비교적 넓은 공간을 유호현씨 혼자 사용한다는 점 또한 덜어내는 작업을 한결 수월하게 했다. 창고를 헐고 현관과 거실 사이의 가벽을 없애니 공간이 시원스럽게 열렸다. 베란다 역시 확장해 거실과 각 방에 우면산과 예술의 전당의 전경을 들였다. 방 하나를 없애 다이닝룸을 만들고, 거실 뒤에 있던 서재에 출입문을 하나 더 만들어 주방에서도 접근이 용이하게 평면을 구성했다. 공간을 덜어낸 곳이 있다면 일부러 더한 곳도 있다. 이 집의 컨셉트가 가장 도드라지는 곳이기도 한 현관이다. 손님을 다 실로 안내하기 전 외부 세계와 단절하기 위해 걷는 일본의 노지露地처럼 이 집의 현관은 기본 크기에서 좀 더 길게 확장해 전이 공간의 역할을 유도했다. 또 극단적으로 어두운 먹색이라 중문의 세로 간살 사이로 새어나오는 빛이 선명하게 보여 집에 당도했다는 안도감을 부여한다. “보통 젠 스타일의 공간은 화이트, 베이지, 브라운 톤을 많이 쓰지만 먹색이 가장 동양적이라고 생각해 적용해봤어요. 현관에 사용한 먹색을 중심으로 농도를 달리하며 집 안 곳곳을 차분하게 잡아줬어요. 같은 색이어도 타일, 금속, 유리, 거울 등 소재마다 느껴지는 무게감이 달라 지루하지 않은 느낌이 완성됐어요.”

 

요리를 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상부장을 간결하게 디자인했다. 싱크대는 올리브색을 가미한 회색으로 도장해 테라조 타일과 어우러지게 했다.

 

유호현 씨는 한수진 과장이 제시한 컨셉트를 전적으로 따랐지만, 적극적으로 요청한 것이 한 가지 있다. 유학 중인 딸이 방학 동안 집에 돌아왔을 때 꼭 안아주듯 포근하게 맞이하는 느낌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 딸 사랑이 남다른 그를 위해 한수진 과장은 딸의 방을 다른 곳과 달리 화이트, 베이지 등 따뜻한 색감을 주조색으로 설정했다. 옷장은 도장 대신 패브릭으로 살짝 도톰하게 만들어 재료 특유의 포근한 느낌을 불어넣고, 독특한 결이 느껴지는 타일과 나무를 매치해 화장실도 결을 같이했다. “방을 포근하게 감싸줄 수 있는 부클레 원단의 소파를 배치했어 요. 침구도 아기자기한 포인트 주름이 있는 것을 선택해 여성스러운 느낌을 부여했고요.” 가구, 소품, 패브릭 등 스타일링을 맡은 김성자 실장이 설명을 더했다. 덕분에 딸의 방은 대부분 사용하지 않음에도 전혀 낯설거나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이사를 하면서 주문한 임스 라운지 체어에 앉아 고즈넉이 우면산을 바라볼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유호현 씨는 바쁜 일정으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 어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비우고 덜어내며 완성한 도심 속 펜트하우스는 사용자와 함께 호흡하며 비로소 밀도 있는 공간으로 완성되고 있는 중이다.

 

유호현 씨가 주 업무를 보는 서재.

 

우주의 행성처럼 부유하는 이미지가 마음에 들어 선택한 아르테미데의 머큐리 팬던트와 몰테니앤씨의 개트윅 테이블, 바비칸 체어를 매치한 다이닝룸.

 

딸의 방. 구비의 파차 라운지 체어와 까레의 사이드테이블이 공간에 따스함을 불어넣는다.

 

흑단과 먹색 유리로 중후하게 완성한 드레스룸.

 

옆면을 유리로 마감해 답답함을 덜어낸 장식장. 한 쪽 벽면에 인도 여행 중 특별제작한 카펫을 작품처럼 전시했다.

 

패브릭으로 마감해 재질감이 느껴지는 딸의 파우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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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안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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