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과 세련미 그리고 여성을 위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런던 오피스 인테리어
과거 획일화되고 경직된 사무 환경과 달리 최근에는 사무 공간이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일터가 아닌 일과 휴식이 공존하고, 일하는 방식에 따라 효율적이고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무 환경이 시도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진화한 해외 오피스 인테리어 사례를 모았다.
회의실 겸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한 라운지. 필요에 따라 파티션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 사소한 아이디어지만 데커레이션의 기능도 겸해 유용하고 감각적이다.
베이비 핑크 타일과 블랙의 과감한 대비가 돋보이는 주방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점심 식사를 즐기고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LONDON 미디어 회사
높은 파티션, 질서 정렬하게 줄 맞춰 나란히 놓여 있는 책상, 통일된 무채색의 컬러.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사무실의 모습이다. 최근에는 천편일률적인 사무실의 모습에서 탈피해 사무 환경의 변화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 스튜디오와 15세기 회화에서 영감을 얻은 에어비앤비 사무실처럼 트렌디한 기업이 밀집해 있는 런던 클럭웰에 있는 한 미디어회사는 새로운 직장 환경을 설계하기 위해 집에서처럼 편안함이 어우러지는 오피스를 완성하며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는 새로운 창의 인재 문화를 활성하고 장려하는 사무실의 시도이자 사례이기도 하다. 18세기 산업용 창고였던 건물 3개 층을 개조해 미드센트리 시대의 집처럼 컬러풀하고 활기찬 사무실로 탈바꿈했다. 이 회사는 ‘강한 여성의 미학’을 표현할 수 있는 대담하고도 독특한 디자인을 원했고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데이트립은 이를 위해 1950년대 당시 여성들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부엌의 광고와 캘리포니아의 클럽하우스 같은 레퍼런스를 활용했다.
1920년대 클래식한 빈티지 패브릭과 앤트래디션의 플라워 팟 조명, 은은한 커튼이 옛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했을 법한 장소처럼 노스탤지어적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업무의 효율과 능률을 위해 수납 공간과 선반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따스한 컬러 매치와 함께 직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디테일이 돋보인다.
레퍼런스에서 찾은 강렬한 색채 대비와 자재를 활용하는 대신 합판과 금속 아연 같은 산업용 자재와 럭셔리한 마감재인 벨벳과 플러시 천의 카펫 등을 적용해 과거와 달리 현대사회에서 일하는 여성을 위한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한 것이다. 노란색과 베이지색의 줄무늬 패브릭 소파와 그 옆 중앙 테이블에는 레드벨벳 의자로 둘러싸여 있으며, 천장에는 철사 스트립 조명이 달려 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이 혼재하면서 만들어내는 아이러니한 조화가 생동감을 부여한다. 이 오피스를 디자인하는데 있어 핵심 요소는 또 다른 곳에 있다. 바로 편안함과 유용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무 공간과 회의실에 직원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글을 쓰고 지울 수 있는 글라스 패널과 핀으로 고정할 수 있는 벽 패널 등 아이디어적인 장치가 곳곳에 숨어있다. 또한 한 층에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라운지와 미팅룸, 여럿이 앉아 회의를 할 수 있는 휴게실 형태로 완성했다. 나머지 2개 층에는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무 공간이 완비되어 있다. 또 아일랜드 테이블이 놓인 주방에서는 점심을 먹거나 잠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강렬한 원색 가구와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어 1940~60년대 집처럼 아늑하면서도 활기차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현대적인 디자인과 디테일이 공존한다. 커튼 사이로 은은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받으며 푹신한 소파에 앉아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사무실이라면 업무 능률이 쑥쑥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사무 가구는 데이트립 디자인 스튜디오와 직원들이 직접 테스트해서 편안하고 기능적인 제품을 선택했다.
컬러가 다른 그리드 문 뿐만 아니라 가구와 조명 등 스타일을 달리해 사무공간을 구분했다.
편안하게 릴랙스할 수 있는 라운지 스타일의 방은 누구의 방해도 없이 프라이빗하게 일할 수 있다.
호수에서 영감받은 물결치는 패브릭이 인상적인 해외 오피스 인테리어
과거 획일화되고 경직된 사무 환경과 달리 최근에는 사무 공간이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일터가 아닌 일과 휴식이 공존하고, 일하는 방식에 따라 효율적이고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무 환경이 시도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진화한 해외 오피스 인테리어 사례를 모았다.
물결이 넘실대듯 바다의 색을 닮은 패브릭이 사무실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진다. 패브릭 동굴을 연상시키는 시어스마 인테리어의 사무실 모습. 겹겹이 쌓인 패브릭이 시각적, 음향적으로 분리감을 주며, 아름답고 실용적이다.
AMSTERDAM 패브릭 전문 스튜디오
에메랄드빛의 시폰 커튼이 사무실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아름답게 떨어진다. 물결치는 패브릭이 파도의 물결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패브릭 전문 스튜디오 시어스마 인테리어 Siersema Interieur의 사무실이다.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비욘드 스페이스 Beyond Space가 인테리어를 담당했는데, 패브릭 회사라는 정체성을 인테리어에도 적극 반영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패브릭을 활용한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사무실을 가득 메운 반투명 바닷빛 커튼은 1km가 넘는 길이로 세밀한 레이저 커팅 기술이 적용되었다. 커튼으로 만든 동굴 같은 곳은 직원들을 위한 사무 공간과 소비자 미팅으로 사용되는 쇼룸까지 아우른다. “이번 프로젝트는 암스테르담 근처에 있는 에이 호수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호수의 움직임을 모방해 물결 형태의 커튼을 제작했죠. 옅은 청록색 천이 천장에서 수직으로 매달려 높은 천고의 웅장함을 더욱 배가시켰어요.” 비욘드 스페이스의 디자이너가 말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 채광을 가리지 않도록 가장자리를 따라 커튼을 매다는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자연스럽고 중성적인 이미지를 주기 위해 물과 같은 색상을 선택했으며,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도록 신경 썼다.
층으로 둘러싸인 독특한 이곳은 시각적, 음향적 이점도 있다. 같은 공간이지만 주름을 통해 시각적으로 분리된 느낌을 주며 전체 공간과 외부 환경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는 것. 자연스럽게 물결처럼 떨어지는 드레이프는 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레이저 커팅으로 제작했으며, 적절하게 접히도록 미세하게 무게를 달리했다. 아이디어는 확실하고 명확했지만 이를 실행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특히 드레이프 간에 정확한 간격을 확보하는 것이 정말 까다로웠는데, 50개가 넘는 3D 렌더링을 만들어보며 이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커튼이 지면에 닿지 않는 것도 중요했다. 커튼이 바닥에 닿으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 비욘드 스페이스의 의도는 업무 환경과 쉼을 위한 장소가 적절히 나눠지고 유동적이면서도 친밀하게 연결되어 아늑하면서도 가벼운 분위기를 주는 것이었다. 이들은 닫힌 공간과 열린 공간 간에 비율을 맞추기 위해 수없이 많은 시도를 감행했으며, 이를 통해 회의실을 비롯해 여러 겹의 패브릭으로 구성된 6개의 공간을 완성했다. 사무실 중앙에는 주방을 배치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아이랜드와 높은 스툴, 펜던트 조명, 화분 등의 장식을 더해 보다 아늑하게 연출했다. “저녁이 되면 사무실 풍경이 바뀌어요. 주방이 사무실에서 가장 아늑한 곳으로 변하죠.” 이보다 서정적이고 매력적인 사무실이 또 있을까?
와인 바 같은 색다른 사무 공간을 제공한 스톡홀름의 삼센 Samsen
과거 획일화되고 경직된 사무 환경과 달리 최근에는 사무 공간이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일터가 아닌 일과 휴식이 공존하고, 일하는 방식에 따라 효율적이고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무 환경이 시도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진화한 해외 오피스 인테리어 사례를 모았다.
와인 바를 컨셉트로 디자인 스튜디오 노트디자인이 완성한 삼센의 오피스. 두툼한 석회암 석판으로 만든 맞춤형 바와 캐비닛, 와인 냉장고를 비치해 실제 와인 바를 구현했다. ©Joakim Johansson
STOCKHOLM 디지털 기술 컨설팅 회사
와인 바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곳은 스톡홀름 중심부에 자리한 디지털 기술 컨설팅 회사 삼센 Samsen이다. 삼센은 스톡홀름 기반의 디자인 스튜디오 노트디자인 Notedesign에게 독창적인 컨셉트의 사무실 인테리어를 의뢰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출퇴근의 유연성과 직원들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새로운 사무실에 대한 비전을 계획했다. 따라서 직원들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출근해 사용할 수 있는 공유 공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와인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삼센의 창립자는 ‘와인 바’ 컨셉트라는 독특한 선택을 내렸다. “그들은 전형적인 사무실의 모습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어요. 대신 와인 바에서 일하고 싶다고 강조했죠.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에게 색다른 것을 제공하고 매일 출근하는 것 외에 진정한 가치를 더하는 것이었어요”라며 노트디자인의 인테리어 건축가 수자나 와흘린 Susanna Wåhlin이 말했다. 또한 삼센은 매일 24시간을 동등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비교적 좁은 공간임에도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곳의 주방 가구는 코펜하겐 기반의 브랜드 리폼이 디자인했다. ©Joakim Johansson
벽과 커튼, 벽 선반은 포근한 황갈색 팔레트로 통일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러개의 의자를 배치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간식과 음료를 즐기면서 일할 수 있다. ©Joakim Johansson
다양한 유형의 업무와 고객 응대, 업계 동료와 지인을 접대할 수 있는 공간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필요에 따라 변화하는 유연한 좌석이 필요했다. 첫 번째 룸에는 식사나 미팅을 할 수 있는 커다란 공용 테이블을 배치했으며, 다른 곳에는 스툴이 줄지어 있는 바와 3개의 카페 테이블 그리고 큰 창 아래에는 ᄀ자 벤치를 두었다. 인테리어는 일본의 바와 레스토랑에서 영감을 얻어 어두운 목재를 기반으로 완성했다. 따스하고 차가운 색상과 재료가 균형을 이루고 목재와 콘크리트, 강철 등 단단하고 현대적인 소재를 결합해 디테일을 더했다. 벽에 설치한 나무 캐비닛은 일본식 인테리어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두 개의 룸을 나누는 커튼 또한 시선을 끈다. 주방 가구는 포근한 황갈색 팔레트와 대조되는 코펜하겐 기반의 리폼 Reform이 디자인한 브러시 메탈 유닛으로 구성했으며, 두툼한 석회암 석판으로 만든 맞춤형 바 그리고 캐비닛과 키 큰 와인 냉장고와 어우러져 실제 와인바의 모습을 구현해냈다. 다소 뚜렷한 컨셉트 때문에 ‘반사무실’적인 느낌이 강할 수 있지만, 사무실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실용적인 기능이 곳곳에 존재한다. 모든 좌석에는 전원 콘센트를 배치하고 커튼 뒤로는 화이트 보드를 숨겨두었으며 2개의 대형 스크린은 프레젠테이션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센은 코로나19가 오랜 직장의 트렌드를 바꿨다며 재택근무가 직장인들의 기대치를 변화시켰다고 말한다. 직원들은 일터로 나와 일하고 회의를 열기도 하며 때로는 술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정확히 삼센과 노트디자인이 의도한 대로 말이다.
식사와 미팅을 위한 큰 공용 테이블이 있는 미팅룸. ©Joakim Johansson
따뜻한 황갈색 베이스에 차가운 색상의 커튼이 조화롭다. ©Joakim Johans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