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NAME OF THE ROSE

기욤 푸셰와 프레데릭 비우스의 새로운 낭만적인 호텔 도맨 드 프리마르

기욤 푸셰와 프레데릭 비우스의 새로운 낭만적인 호텔 도맨 드 프리마르
외르 강가에 있는 기욤 푸셰와 프레데릭 비우스의 보석 같은 새로운 호텔 도맨 드 프리마르 Domaine de Primard는 낭만적인 발자크적인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곳이 분명하다.
로맨틱한 푸가. 외르 강가에 자리한 디렉투아 스타일의 저택은 백조와 들오리가 물을 튀기며 다니는 외호에 둘러싸여 있다.
 
기욤 푸셰와 그의 골든 리트리버 반려견 옥타브, 마르탱. 그는 동업자 프레데릭 비우스와 함께 많은 프로젝트 프로방스의 퐁트니유, 미노크의 토레 벨라와 산타 폰사에서 진행하고 있다. 펜던트 조명은 파올라 파로네토 Paola Paronetto. 거울은 18세기 오리지널 제품.
  백조 소리에 잠을 깨는 이곳은 파리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구앵빌과 아네 드 디암 드 푸아티에르 성 사이에 자리한 프리마르 Primard. 이 성의 돌은 18세기 디렉투아르 스타일의 이 대저택을 짓는 데 사용되었다. 40헥타르의 녹지와 연못, 농장과 부속 건물 그리고 들오리와 양들, 장미원…. 별 다섯 개짜리 보석이 모습을 드러낸다. 저택을 둘러싼 외호 아래에서 물결 치며 굽이도는 외르 강이 아름답다. 기욤 푸셰와 프레데릭 비우스를 사로잡은 것은 건물뿐만 아니라 놀라운 정원이었다. 도맨 드 퐁트니유 Domaines de Fontenille의 공동 대표인 그들은 호텔을 짓기 위해 영혼이 느껴지는 특별한 장소를 찾아 다녔다. 구조적인 울타리와 구불거리는 토피어리가 돋보이는 이곳은 이전 주인인 프랑스 배우 카트린 드뇌브가 루브르와 튈르리 사이에 있는 카루셀 정원을 디자인한 조경 디자이너 자크 위르츠와 함께 30여 년간 성심껏 가꿔온 곳이다. 카트린 드뇌브의 정원사로 일했던 제라르가 지금도 정성을 다해 가꾸는 정원은 기욤의 어린 시절을 담아 새롭게 단장했다.  
앤트워프 출신의 조경 디자이너 자크 위르츠가 디자인한 정원으로 저택의 중심축이다.
 
한적하면서도 서정적인 주택이 평온한 안식을 선사한다.
 
일렬로 이어지는 거실. 벨벳 소파와 푸프는 피에르 프레이 Pierre Frey. 사이드 테이블은 파이앙스리 드 샤롤 Faiencerie de Charolles. 대리석 테이블은 폴 포탕 Pols Potten. 태피스트리는 모흐반 밀라노 Mohebban Milano. 펜던트 조명 ‘드롭 Drop’은 플뢰 Fleux.
 
레스토랑과 마찬가지로 미쉐린 원스타 셰프 에릭 프레숑이 감독하는 비스트로 옥타브 Octave. 테이블과 의자는 벼룩시장에서 구입. 유리잔은 지앙 Gien.
  시골에서 자란 기욤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물갈퀴 달린 새를 좋아한다. “우리는 프로방스의 미노크에 올리브나무를 심었고 퐁트 니유에는 포도나무를 심었어요. 이 땅에 뿌리내린 우리의 프로젝트는 농업을 주제로 하는 여행과 땅의 가치를 중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지금 정원사로 일하는 제라르의 아내가 플로리스트인데 부케 만드는 수업을 열려고 합니다”라고 기욤이 말한다. 그와 프레데릭은 데커레 이터 베릴 르 라쇠르와 함께 일렬로 이어지는 거실, 안방, 넓은 부엌, 고색창연한 벽, 바닥재와 벽난로를 원래의 모습으로 보존하면서 블루톤 과 장미색, 컨템포러리한 사진으로 클래식한 스타일에 살짝 변화를 주었다. 식물학자 피에르조셉 르두테의 장미 판화부터 벽을 기어오르는 재미있는 달팽이와 버섯 오브제 그리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자연풍경이 어우러진다. “프리마르는 우리가 꿈꿨던 시골 집이에요. 정원을 안으로 들인 아름다운 집이죠.”  
꽃무늬 벽지와 벨벳 벤치, 쿠션은 피에르 프레이. 파이앙스리 드 샤롤의 테이블 위에 있는 촛대는 메종 사라 라부안 Maison Sarah Lavoine. 18세기 추시계는 기욤 푸셰의 본가에서 가져온 것. 나뭇가지 위에 앉은 새 조각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프리마르를 위해 맞춤 제작한 블루 톤의 벽이 있는 실내 정원.
 
클래식한 매력이 느껴진다. 아담 제페슨의 사진은 갤러리 방다나 피넬 Bendana Pinel. 카나페와 낮은 테이블, 패브릭으로 커버링한 암체어는 레스토라시옹 하드웨어 Restoration Hardware. 플로어 조명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가족 감성이 느껴지는 넓은 부엌에서는 벽난로와 라 코르뉘 La Cornue 오븐 사이에 에릭 프레숑 셰프가 마련한 테이블이 있다. 셰프는 영속농업 방식으로 농작물을 기르는 밭에서 식재료를 공급 받는다. 페인트는 리틀 그리니 Little Greene. 테이블과 의자, 조리대 위 펜던트 조명은 레스토라시옹 하드웨어. 접시는 지앙.
 
이 거실에 있는 샹들리에와 벽에 붙인 버섯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옛날 식물 표본은 약국에서 전시됐던 것이다. 벨벳 암체어는 피에르 프레이. 테이블은 파이앙스리 드 샤롤.
 
강가의 새로 돋아나는 잎 아래는 마치 섬 같다. 암체어는 텍토나 Tectona.
 
꽃 왕관. 천장의 멋진 꽃 설치물은 아틀리에 디타 Ateliers d’Ita 디자인의 제품이다.
 
250종 이상의 장미가 자라는 온실에서 즐기는 티타임.
 
이 저택의 자랑거리인 안마당으로 이어지는 돌다리를 건너 외호를 지난다.
 
세면 볼은 벌링턴 Burlington. 수전은 크리스티나&온디나 Cristina&Ondyna.
 
푸른 외르 강 같은 방. 주니어 스위트룸 메종 뒤 락 Maison du Lac은 40개의 객실과 스위트룸이 있는 이 저택의 부속 건물이다. 책상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조명 ‘팔 Pale’은 조르주 Georges. 담요는 카라반 Caravane. 타부레는 레스토라시옹 하드웨어.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디디에 들마 Didier Delmas
TAGS
필립 스탁과 아르카숑 베이의 72시간

아르카숑 베이에서 들려주는 디자이너 필립 스탁 이야기

아르카숑 베이에서 들려주는 디자이너 필립 스탁 이야기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필립 스탁에 대해 이곳 사람들이 들려준 많은 이야기.

  등대에서 항구, 해변에서 숲, 아르카숑 베이에서는 수없이 다양한 풍경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그가 배를 해변으로 끌어올릴 때 제가 도와줬어요. 그 후 그가 제 결혼의 증인이 돼주었고 저는 그의 결혼식 때 증인이 돼주었죠”라며 굴 양식업자 조엘 뒤퓌시가 이야기한다. 필립 스탁이 캅페레 Cap-Ferret에 있는 장 아누이 Jean Anouilh(프랑스의 극작가)의 집으로 이사 가기 전 자케 Jacquets에서 이웃으로 지냈던 그는 필립 스탁을 떠올리며 최고의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정말 천재예요. 보기 드물게 한결같고 상당히 관대하고 우아한 사람이죠.” 필라 Pyla에서 캄페레까지 이어지는 아르카숑 베이는 필립 스탁이 수년 전부터 가족과 함께 자주 오던 곳이다. 그는 바, 레스토랑, 아이스크림 가게, 스케이트보드장, 선박 제조장 등지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그에게 이미 특별한 배 여러 척을 인도한 선박 제조장 뒤부르디외 Dubourdieu와 라카즈 Lacaze에서는 멋진 정원 의자가 있는 검은색과 녹색의 배 한 척이 그에게 인도되기 전에 마지막 마감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 지역 장인들에게 작업을 맡기려는 그의 의지를 칭찬한다. 페레의 자전거 대여점 주인이나 필립 스탁이 필라에 디자인한 호텔과 레스토랑 라 코르니슈 la Co(o)rniche와 아잇차 Ha(a)itza의 주인인 테슈에이르 부부도 이 지역에 대한 그의 깊은 관심과 아르카숑 베이에 대한 애정을 칭찬하다. 필립 스탁이 알려준 장소는 정말 유명한 곳도 있지만 그보다 숨겨진 곳도 많기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필립 스탁이 최근 디자인한 라 코르니슈 레스토랑.

LA CO(O)RNICHE

“이곳은 최고로 멋지고 아름답고 시적이면서 초현실적이에요. 자연을 가장 강렬하게 느낄 수 있어요.” 필립 스탁은 확신한다. 그는 이곳에 18개의 객실과 레스토랑 그리고 바로 앞의 바다와 해변의 필라 Pilat 사구를 바라볼 수 있는 수영장을 디자인했다. 너무나 아름다운 석양을 즐기다 보면 칵테일을 안 마실 수 없다.

add 46, Avenur Louis-Gaume, 33115 La Teste-de-Buch
web www.lacoorniche-pyla.com

 

레스토랑 LE SKIFF CLUB

필립 스탁의 딸이자 화가인 아라 스탁이 천장을 장식한 아잇차 바에서 한잔한 다음 그랑 살롱 옆에 있는 베란다에 자리한 미쉐린 투스타 셰프 스테판 카라드의 레스토랑으로 가보자. 앙트레, 메인 디시, 디저트 그리고 데일리 마켓의 식재료를 이용해 정성스럽게 만든 요리를 즐기면서 테이블에 있는 화분의 허브를 직접 잘라 차를 즐길 수 있다.

add 1, Avenue Louis-Gaume, 33115 La Teste-de-Buch

 

아이스크림 가게 O’SORBET D’AMOUR

용과와 꿀, 잣, 무화과, 블러드 오렌지, 카눌레, 레몬 바질 등 꼭 맛봐야 하는 소르베와 다소 전통적인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곳이다. 1935년 문을 열었으며 대로, 해변, 도시 그리고 캅페레 시장의 가판대에서 관광객과 지역주민을 맞이한다.

web osorbetdamour.fr

 

SAIL FISH CAFÉ

필립 스탁은 이곳을 마을에서 꼭 가봐야 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등나무 의자와 흰색 화장석, 천장의 서핑보드 등이 해변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역시 캅페레에 있는 레스토랑 살리 피시의 동생 격인 이곳에서는 클래식한 바닷가 메뉴(참치 타다키, 굴 요리, 작은 새우튀김)뿐만 아니라 치즈버거와 디디에 Didier의 토마토 카르파치오(디디에는 채소 생산자의 이름으로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메뉴 이름에 넣었다)도 판매한다.

add 70, Boulevard de la plage, 33970 Lege-Cap-Ferret

 

PARKS OF THE IMPERATRICE

굴 양식업자 중에서 가장 유명한 조엘 뒤퓌시의 작업장이다. “제 결혼식의 증인으로 섰던 친구가 최고의 굴을 생산해요. 특히 저수조에서 성숙시킨 살이 통통하고 바삭한 n°3 펄 Pearl을요. 그는 창고와 오두막집에서 전 세계로 굴을 보내는 일을 하고 있어요.”

add 5, Impasse de la Conche, Les Jacquets, 33950 Lege-Cap-Ferret

 

모래 바닥의 좁은 골목이 이어지고, 접시꽃과 굴 양식장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마을 레르브 L’Herbe는 아르카숑 베이에서 꼭 가봐야 하는 곳이다.  

CAVIAR PERLITA

이 양식장에서 아키텐 지방의 검은 보석 캐비어 한 상자를 구입할 수 있는데, 시간이 넉넉하다면 1시간 30분 동안 양식장을 둘러보는 가이드 투어를 놓치지 말자. 철갑상어가 우글거리는 물탱크, 어떻게 철갑상어를 양식하는지 그들만의 특별한 기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양한 캐비어 요리를 볼 수 있다.

add Route de Mios-Balanos, 33470 Le Teich
web www.caviar-perlita.com

 

GYRO CAP

어디라도 달릴 수 있는 전기자전거인 최신 이륜차 비치 크루저를 가장 먼저 선보이는 곳이다. 해변에서의 경주부터 만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기 위한 탈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add 7, Boulevard de la Plage, 33950 Lege-Cap-Ferret
web Gyro-cap.com

유럽에서 가장 높은 필라 사구는 6000만m3의 모래로 구성되며 바람과 파도의 영향으로 1년에 1~5m씩 이동한다.

 

선박 제조장 LACAZE

스포츠용 혹은 전문 어선과 세일링 보트 그리고 돛이나 모터가 달린 길고 좁은 배 등 이곳에서는 다양한 배를 맞춤 제작할 수 있으며 수선도 가능하다. 얼마 전에는 필립 스탁의 아내 재스민을 위해 전통적인 범선을 근사하게 수선해주었다.

add 4 Rue Jules-Chambrelent, 33740 Arès

 

LE BISTROT DE PEYO

캄페레 시장 입구에 자리한 페요는 아페리티프를 마실 시간이 되면 항상 찾게 되는 만남의 장소다. “주인이 스페인 사람인데,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너무나 멋진 개성이 있는 곳이에요. 사람들과 함께 로제 와인을 즐기는 것은 크나큰 행복이죠. 그곳에서 나오는 것인 고통스러울 만큼요”라고 필립 스탁이 말한다.

add MarcheduCap-Ferret, 33970 Lege-Cap-Ferret

 

조류 공원 LE TEICH

공원에서 빌릴 수 있는 쌍안경을 갖고 연못과 에이르 Eyre 삼각주, 아르카숑 베이에 서식하는 새들을 좀 더 가까이서 관찰하며 한적하고 달콤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add RueduPort, 33470LeTeich
web reserve-ornithologique-du- teich.com

 

HOTEL HA(A)ÏTZA

루이 곰 LouisGaume이 1930년에 건축한 네오바스크 건물을 필립 스탁이 다시 디자인했다. 38개의 객실은 밝은 색 나무와 이녹스를 더해 흰색 톤으로 장식돼 있다. 객실 침대가 창을 바라보고 있어 소나무의 정취를 전하는 꿈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add 1, AvenueLouis-Gaume, 33115LaTeste-de-Buch
web haaitza.com

 

LE KYKOUYOU

레르브 마을의 굴 식당 중에서 가장 독특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굳이 굴을 먹지 않아도 식사를 할 수 있는데, 파테나 새우 요리를 시도해봐도 좋다. “이 식당을 좋아해요. 주인의 환대는 물론이고 모든 것이 마음에 들어요”라고 필립 스탁이 들뜬 목소리로 말한다.

add AvenuedeL’Herbe, 33950 Lege-Cap-Ferret

CREDIT
포토그래퍼 루이즈 데노 Louise Desnos
writer 아들린 쉬아르 Adeline Suard
TAGS
일상과 취향이 차곡차곡 쌓인 집

엄마의 취향과 일곱 가족의 일상을 담은 집

엄마의 취향과 일곱 가족의 일상을 담은 집
엄마의 취향이 집약된 모던 하우스에는 부부, 두 아이, 두 마리의 고양이 그리고 곧 만날 뱃속의 아기까지 모두 일곱 가족이 살고 있다.
플랫 포인트의 패브릭 소파, 허먼밀러의 임스 테이블, 이씨라메종의 비벤디 러그 등이 어우러진 가족 놀이터 거실.
 
조성희, 주지현 부부와 곧 오빠가 될 두 아이의 가족사진.
  ‘집은 삶을 사는 공간이다’라는 진부한 말에 어느 때보다 긍정하게 되는 요즘, 이대로 성실하게 지내고 있는 집을 찾았다. 처음 마주한 가족은 셋째를 소중히 품고 있는 엄마 조성희 씨와 달콤한 낮잠에서 막 깬 둘째 해인이었다. 해인이의 귀여운 걸음걸이를 따라가니 198㎡를 가 늠할 수 있는 넓은 거실과 만났다. 조그마한 몸집의 18개월 아기의 시선에는 운동장처럼 보일 만큼 널찍한 거실과 통창으로 탁 트인 뷰가 인상적이었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지만, 육아의 흔적은 희미했다. 성희 씨의 인테리어 취향이 집을 한결 정돈된 모습으로 다듬어준 이유다. “시선을 뺏을 만큼 튀거나 잠깐 스쳐 지나가는 유행 아이템은 좋아하지 않아요. 집은 편안해야 한다는 생각에 뉴트럴 톤의 컬러를 주로 선택하고 빈티지하거나 현대적인 가구를 좋아하는데 모던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에요”라고 말한 그녀는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쿠션, 그림으로 컬러 포인트를 준다고 덧붙였다. 공간마다 걸린 오리지널 포스터는 구입처, 구입 시기가 각기 다르지만 비슷한 분위기를 내는데 취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결혼 전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아내와 달리 남편은 집은 지저분하지만 않으면 된다는 주의다. “남편은 제 취향을 존중해주는 편이에요. 다만 기능 없이 단순히 보는 것에만 그치는 오브제는 좋아하지 않더라고요. 이 점은 제가 남편 취향을 따라갔네요. 언제부턴가 저도 추상적인 오브제는 찾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그녀가 웃었다.  
성희 씨가 직접 제작한 책장은 반려묘 우엉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
 
현관에서 바라본 모습. 왼쪽은 거실, 오른쪽은 주방으로 나뉜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오리지널 포스터, 한스 베그너의 펜던트 조명이 따뜻한 주방 풍경을 만들었다.
  이 집은 조성희, 주지현 부부의 세 번째 집이다. “전에 박물관 관장을 지내던 분이 살았는데, 집도 박물관처럼 살림이 가득했어요. 그 짐만 빠지면 우리다운 집을 꾸밀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택했죠. 천편일률적인 여느 아파트와 달리 곳곳에 주택의 모습을 띤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남편이 거실 벽을 페인트칠한 것 외에는 그대로 살고 있어요. 지금까지 리모델링을 하며 산 적은 없어요.” 성희 씨의 설명처럼 그들이 집을 찾는 기준은 단순하고 명확했다. 살림을 늘리지 않고 깔끔하게 살 자신이 있기 때문에 집의 컨디션이 괜찮은 곳, 공간이 나누어진 곳보다 넓게 트인 것에 만족했다고. 집 안으로 들어서면 만나는 복도를 따라 왼쪽으로 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두 개의 방으로 나누어지는 구조가 재밌다. 7살인 첫아이 아인의 방과 컴퓨터방이 나온다. 아이 방은 다른 공간에 비해 컬러를 많이 들였지만 채도가 낮은 컬러가 주를 이룬다. 아인이가 직접 고른 침대와 엄마의 감각이 함께 어우러진 포근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무채색으로 채운 컴퓨터방은 이베이 직구로 구한 구찌니 조명으로 포인트를 줘 개성을 살렸다. 온 가족이 누워도 넉넉한 패브릭 소파가 놓인 거실은 가족의 아지트다.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가족 놀이터와 같은 곳이다. “코로나19 이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부쩍 늘었어요. 정말 집이 일상 그 자체예요. 둘째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태어나서 할머니 집 외에는 바깥세상 구경을 잘 못했죠. 요즘처럼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고, 집 앞 놀이터에 나가는 것도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하다는 건 부모인 저희한테도 위안이 되더라고요. 넓은 집을 선택한 건 정말 잘한 일이에요.” 성희 씨가 말했다. 평범하고도 안전한 일상이 이 집에 고스란히 쌓이는 중이다.  
방문을 열면 또 다른 두 개의 방이 나오는 재밌는 구조.
 
주택을 떠올리게 하는 팔각형의 특별한 공간.
 
쏘유의 어린이 침대, 빌락의 자동차, 이씨라메종의 러그 두 개를 레이어링해 꾸민 아이 방.
  묵직한 색감의 아일랜드 주방 옆으로는 다이닝룸이 자리하고 있다. 6인용 테이블을 놓았는데, 최대 10명까지도 가능해 가까이 사는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 유용하다. 침실은 성희 씨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결혼 전부터 기르던 반려묘 우엉이와 토비도 이곳에서 가장 오래 머문다. 침실 한편에는 다른 아파트에서는 볼 수 없는 팔각형 모양의 여유 공간이 있는데, 창이 시원하게 나있어 근처 공원의 초록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남편과 와인 한잔하거나 혼자 책을 보는 공간으로 사용한다. 부부 모두 만족하며 사용하는 모션 베드, 직접 제작한 책장, 볼수록 멋있는 빈티지 테이블 등 마음을 다해 좋아하는 것으로 집 안을 채웠다. 공간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아이템이 있는데 바로 러그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 곳곳에서 러그를 수입해 판매하는 수입 러그 전문 회사 이씨라 메종을 이끌고 있다. “공간의 성격에 따라 러그를 다르게 선택해야 만족하며 사용할 수 있어요. 침실, 아이 방은 발이 닿는 느낌이 푹신한 러그를, 의자를 놓고 사용하는 컴퓨터방이나 다이닝 룸은 짜임이 있는 탄탄한 러그를 선택했죠.” 그녀는 러그가 공간을 분리하는 역할을 해 넓은 곳에서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해도 좋지만, 좁은 장소에서는 바닥과 비슷한 컬러를 선택해야 더 넓어 보인다는 팁도 잊지 않았다. 이제 이 가족은 네 번째 집으로 옮길 채비를 하고 있다. 첫째 아인이가 건강하게 뽕 나오라고 지어준 뽕이라는 태명의 셋째까지 일곱 가족으로 완전체가 되면 새 집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새로운 일상을 쌓아갈 것이다. 그곳에서 엄마의 취향은 또 어떤 멋진 그림을 그려낼지 궁금해진다.  
구찌니 조명과 이케아 책상, 와일드 스피어스 체어가 컬러 대비를 이룬다.
 
반려묘 토비와 우엉이가 지키는 부부의 침실.
 
침실에 자리한 욕실로 호텔 욕실을 닮았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박상국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