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계단을 오르고 정원을 지나 문을 열면 아틀리에 같은 ‘차향의 방’에 들어서게 된다.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티마스터가 직접 블렌딩한 시그니처 티를 구입할 수 있고 그 날 구운 신선한 차도 만날 수 있다. 많은 양의 잎차를 구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 잎차를 소분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수시로 구입하다 보면 자신한테 맞는 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해 개인 용기를 지참하거나 이곳에서 판매하는 차용기를 구매하면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패키지로 구성된 티제품을 둘러보다 보면 금세 시간이 훌쩍 간다.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난간으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찻마루’라는 예쁜 이름의 티 라운지에 다다른다. 주문한 티는 오설록 전용 다구에 준비되는데, 차 본연의 맛과 색, 향미를 이끌어내는 제주 화산 암반수로 우려내 풍성한 차맛을 느낄 수 있다. 출출하다면 차와 함께 곁들일 티 푸드 메뉴를 주문해보자. 특히 북촌의 시그니처 메뉴인 ‘북촌의 기와’는 기와 모양을 본뜬 쫀득한 녹차 깨찰 와플로 녹차 아이스크림, 코리안 베리절임과 어우러진 이색적인 한국식 와플이다. 만일 오후 2시 이후 방문했다면 그리고 일반적인 티메뉴보다 색다른 티칵테일을 즐기고 싶다면 한층 더 계단을 오르면 된다. 원래 양옥에서 그대로 사용했던 나무 문을 그대로 보존한 ‘바 설록’은 가로 형태의 긴 창문을 통해 촘촘하게 이어진 북촌 한옥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실력있는 국내 바텐더와 함께 개발한 논알코올 티 칵테일을 맛볼 수 있으며, 오픈은 오후 2시부터이지만 금세 만석이 될 만큼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공간이다.
화려한 자개장에 진열된 술잔은 편안한 라운지 같은 찻마루와 달리 밤에 더 잘 어울리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바 설록 맞은편인 ‘가회다실’ 은 아마도 이곳을 찾는 이들이 가장 한국적이라고 느낄 만한 공간이다. 한지로 마감한 미닫이 창문과 팔각형 나무 테이블이 옹기종기 놓여 있는 가회 다실은 오설록의 차와 다구를 활용해 차우림 클래스를 즐길 수 있다. 클래스를 운영하지 않을 때는 티라운지 방문객이 자유롭게 앉을 수 있는데, 차에 어울리는 고즈넉한 분위기 덕분에 많은 이들이 애용하는 인기 자리다. 오설록은 잊혀가는 한국의 차 문화를 보존하고자 오랜 시간 연구하고 고민해온 브랜드다. 굳이 한옥이 아니어도, 엄격한 다도 방식을 따르지 않더라도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에서는 충분히 한국적인 차 문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차 맛을 음미하는 것 외에도 건축, 조경 그리고 함께 나누는 담소까지…. 즐거운 찻자리를 만들 수 있는 요소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