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ful Pastel

봄의 기운이 가득한 파스텔 인테리어 아이템

봄의 기운이 가득한 파스텔 인테리어 아이템
산뜻한 파스텔 색감으로 만연한 봄의 기운을 불어넣을 아이템을 모았다.

미니멀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매그 테이블은 매끄러운 표면에 모서리를 둥글게 마감한 것이 특징이다. 특수 세라믹으로 제작되어 내구성이 뛰어나고 얼룩에도 강하다. PB 제품으로 더콘란샵에서 판매. 1백20만원.

마르티노 감페르가 디자인한 아놀드 서커스 스툴은 빛의 스펙트럼을 연상시키는 색상과 끝이 뾰족한 8각 기둥 형태가 인상적이다. 가벼운 소재로 스툴뿐만 아니라 뒤집어서 공간 박스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챕터원에서 판매. 22만원.

등받이부터 팔걸이, 좌석이 하나의 셸로 디자인된 스운 라운지 의자는 디자이너 듀오 스페이스 코펜하겐이 디자인했다. 유기적인 구조로 몸을 지탱하고 등을 받쳐줘 편안한 착석감을 선사한다. 프레데리시아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6백62만원.

캐나다 디자이너 제니아 테일러만의 따스한 감성을 담은 뱀부 사이드 접시는 유기농 대나무와 천연 옥수수 전분을 원료로 제작되었다. 친환경 소재로 안전성을 인정받았으며, 가볍고 쉽게 깨지지 않는다. 더콘란샵에서 판매. 1만8천원.    

디자이너 애나 크라스 Ana KraÊ가 디자인한 본본 셰이드 아이스크림 조명은 독창적인 직조 기술을 사용해 손으로 짠 질감이 독특하다. 펜던트와 테이블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1백90만원.  

사탕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색상으로 조합이 가능한 알루 의자는 디자이너 듀오 뮬러 반 세베렌이 디자인했다. 천연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실외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발레리 오브젝트 제품으로 짐블랑에서 판매. 90만원

마이애미 해변을 따라 있는 호텔의 스카이라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사우스 비치 크리스털 화병은 조형적인 직사각 블록과 파스텔 색상의 조화가 아름답다. 리플렉션 코펜하겐 제품으로 매치스패션에서 판매. 78만원대.

명도가 다른 한 가지 색의 직사각형이 여러 장 겹쳐진 캔버스 지오 러그는 독특한 질감이 특징이다. 순모 소재의 그러데이션 색감이 어느 곳에 두어도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간 제품으로 유앤어스에서 판매. 3백67만원.

원하는 형태로 조합할 수 있는 모듈 시스템 가구는 몬타나 제품으로 에스하우츠에서 판매. 3백43만2백원.

장 프루베가 디자인한 뷰로 민트 조명은 강철 판을 구부려 반사광을 사용한다. 간접적으로 테이블을 비추는 조명으로 부드러운
빛을 연출할 수 있다. 비트라 제품으로 짐블랑에서 판매. 5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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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istant editor 강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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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hings in the Living Room

우리 집 거실을 책임질 인테리어 아이템 리스트

우리 집 거실을 책임질 인테리어 아이템 리스트
잘 정돈된 정원을 아주 가까이 두고 좋아하는 나무를 모아 가꾼다.

Wooded Oasis

실내 건축가 마리-로르 엘름캄프가 전면을 개조한 집. 넓은 거실에는 주문 제작한 크고 편안한 두 개의 카나페(아트모스페르&브와 Atmosphere&Bois)가 있다. 마주한 두 개의 카나페에는 리넨과 벨벳 쿠션(카라반 바스티유 Caravane Bastille)을 놓았다. 암체어 ‘오아즈 Oase’는 빔 리트벨트 Wim Rietveld 디자인으로 슬랑시 Selency에서 구입. 엣시 Etsy에서 찾은 태피스트리 위에는 빌뇌브-레-아비뇽의 벼룩시장에서 찾은 낮은 앤티크 테이블을 놓았다. 토기 화분은 라 메종 페르누아즈 La Maison Pernoise. 빈티지 플로어 스탠드 ‘아르코 Arco’는 아킬레 Achille와 피에르 지아코모 카스틸리오니 Pier Giacomo Castiglioni 디자인으로 릴-쉬르-라-소르그의 벼룩시장에서 구입. 침구와 담요는 조나단 애들러. 거울은 의자 다리를 재활용해 만든 것이다.

흰색 라인

호두나무와 가죽 커버링으로 된 카나페 ‘아토 Ato’는 요르게 아르투로 이바라 Jorge Arturo Ibarra 디자인으로 루테카 Luteca. 244×91×63cm, 15595유로부터.

높은 트레이

사이드 테이블 ‘리오 이파네마 Rio Ipanema’의 다리는 묵직한 떡갈나무로 만들었고 브뤼노 무아나르 Bruno Moinard가 디자인했으며 로쉐 보보아 Roche Bobois. 85×41cm, 1620유로

가문비나무

파이핑을 두른 벨벳 쿠션 ‘카스텔레 Castele’. 35 x 50 cm. 2개 세트에 39유로.

부드러운 프로방스

초 ‘피귀에 Figuier’는 딥티크 Diptyque. 9×10cm, 300g 78유로.    

Lounge Time

건축가 올리비에 게이는 쿠르슈벨의 마르캉두 마을에 있는 시시미우트 별장 거실에 다양한 스타일을 믹스&매치했다. 카나페 ‘벤드- 소파 Bend-Sofa’는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 Patricia Urquiola 디자인으로 B&B 이탈리아. 앞에 있는 여러 색의 카나페는 크리스텔 르 데앙 Christelle Le Dean 디자인으로 메종 엠 Maison M. 머그 ‘우드 Wood’는 헤이 Hay. 트레이는 레 죄르 메종 Les Heures Maison. 벽지 ‘와일드 아티초크 Wild Artichokes’는 파스칼 리스부르그 Pascale Risbourg. 벽난로 위 오브제는 귀슬랭 베르톨롱 Ghyslain Bertholon의 작품. 펜던트 조명 ‘발롱 Ballons’은 마테오 고네 Matteo Gonet 디자인으로 트리오드 디자인 Triode Design. 재활용 나무로 만든 바닥재는 베르사유 Versailles.  
재미있는 벽난로가 있는 별장에서는 흘러가는 시간을 잊게 된다.

부드러운 바둑판

스틸과 폴리우레탄으로 된 카나페 ‘카말레오나다 Camaleonade’는 마리오 벨리니 Mario Bellini 디자인으로 B&B 이탈리아. 각각 96×96×67cm, 모두 8529유로.

공기 거품

유리 꽃병 ‘벌크 Bulk’는 스테펜센&뷔르츠 Steffensen&Wurtz 디자인으로 볼리아 Bolia. 17×37cm, 87유로.

사슴아, 거기 있니?

자작나무 합판으로 된 사슴 머리 오브제 ‘디어 Deer’는 빅-게임 Big-Game 디자인으로 무스타슈 Moustache. 52×25.5×70cm, 140유로

석고 화이트

폴리레진과 석고가루로 된 테이블 조명 ‘제소 Gesso’는 HKliving. 28.5×51cm, 219유로.  
 

Sit On The Meadow

건축가 안토니오 자니노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캅 시내에 이 집을 지었다. 오픈된 거실은 집을 둘러싼 자연으로 모두 통한다. 녹색 벨벳 카나페와 플로어 조명은 애시비스 갤러리스 Ashbey’s Galleries의 옥션에서 구입. 다단식 테이블은 오라이브 O.Live. 낮은 테이블은 케로드 앤틱스 Kerrod Antiques. 벤치 위 쿠션은 핸드메이드. 바닥에 깐 거대한 태피스트리 (곤센하우저스 파인 러그스 Gonsenhausers Fine Rugs)가 공간에 색을 더한다.  
식물에 대한 찬가를 부르듯 자연이 온전히 들어온다. 돌로 만든 벤치와 작은 빈티지 카나페가 몰리에르에게 소중한 ‘대화의 편의’를 제공한다.

담록색

컨버터블 카나페 ‘아리야 Arya’는 폴리에스테르로 커버링했고, 다리는 묵직한 떡갈나무로 만들었다. 밀리부 Miliboo.188×77×85cm, 399.99유로.

꿀과 구리

나무와 벨벳으로 된 암체어 ‘아바나 Havana’는 콩포라마 Conforama. 81×64×78cm, 255유로.

부채 날개를 펴다

면 쿠션 ‘파옹 Paon’은 메종 사라 라부안 Maison Sarah Lavoine. 42×42cm, 110유로.

날씬한 조명

검은색 메탈과 주트 전등갓으로 된 플로어 조명 ‘분가 Bunga’는 메종 뒤 몽드 Maison du Monde. 46×149cm, 169.90유로.    

In My Winter Garden

파리 서쪽에 있는 데커레이터 마고 라티미에(스튜디오 마고 Studio Margaux)의 집에는 여러 스타일과 컬러가 독특하게 혼재해 있다. 큰 테라스로 연결되는 거실에는 파노라마 벽지 ‘부아이아주 보타니크 Voyage Botanique’(아낭보 Ananbo)로 인해 자연이 실내로 들어왔다. 카나페와 사이드 테이블은 힙쉬 Hubsch. 내추럴 나무 또는 검은색 나무로 된 테이블과 종이 조명은 AMPM. 쿠션은 AMPM과 하모니 텍스타일 Harmony Textile. 암체어 ‘크루아제트 Croisette’는 오노레 Honore.  
벨벳으로 꾸민 거실이 우리의 지평선을 확장하면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즐겁게 만든다.

이제, 봄!
아주 매트한 파노라마 벽지 ‘레 자르댕 드 산타크루즈 쿨뢰르 Les Jardins de Santa-Cruz Couleur’는 아낭보. 100~1400×140~300cm, 995유로부터.

Sofa So Good

메탈 베이스에 떡갈나무 다리의 카나페 ‘뤼셀 Russell’은 패브릭이나 가죽으로 커버링했고, 로돌포 도르도니 Rodolfo Dordoni 디자인으로 미노티 Minotti, 실베라 Silvera에서 판매. 222×121×71cm, 6180유로부터.

이렇게 아름다운 나뭇결!

딤브 Dimb 나무로 만든 타부레 ‘데빌스 아이 Devil’s Eye’는 폴 포탕 Pols Potten. 25×45cm, 475유로.

이클립스

양모 태피스트리 ‘크리스털 뉴트럴 Crystal Neutral’은 샤를로트 랑슬로 Charlotte Lancelot 디자인으로 간 Gan. 190×260cm, 210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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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 SELECTION 마틸드 빌 Mathilde B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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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 도윤희의 공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단색화 작가 도윤희의 작업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단색화 작가 도윤희의 작업실

갤러리 현대에서 7년 만에 열린 개인전 <베를린 Berlin>을 통해 신작을 선보인 도윤희 작가의 공간을 소개한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깊어지는 중견 작가의 열정의 원천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어 반갑다.

 
최근 2층 작업실에 음향 시설을 설치했는데, 작업을 하면서 음악을 듣지는 않는다. 작업을 마치고 작품을 보면서 혹은 명상이 잘 안되는 날에는 음악을 듣곤 한다.
  미술가의 공간은 그의 작품과 닮은 점이 있을까? 평창동 언덕에 자리잡은 미술가 도윤희의 공간에서라면 이러한 의문을 어느정도 풀 수 있을 것같다. 도윤희 작가의 건물 1층은 거주공간, 2층과 지하는 작업실이다. 2003년 건축가 민경식에게 직접 건축 디자인을 의뢰했으며, 3개층은 철저히 미술 작업을 위해 만들어졌다. 지하에는 대형 작업 기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주로 2층에서 회화 작업을 한다. 햇살이 적당히 들어오게 설계한 2층 작업실 위에는 명상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는데, 아침마다 도윤희 작가는 이곳에서 명상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가끔 은 1층 거실에서 명상을 하기도 한다. “어릴적에는 컬러 작업을 즐겨했어요. 그러다 숨겨있는 것에 관심을 갖게되면서 오랫동안 마치 도자기의 표면같은 무채색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다시 컬러가 표출되기 시작했어요. 지난 2015년 전시 <나이트 블로섬 Night Blossom>은 뱃속의 색깔을 끄집어내는 작업이 었다면, 이번 전시는 한층 발전된 컬러를 보여주고 있어요.” 컬러 작업을 하다 보니 하루 일과마저 변화되었다. 예전에는 밤늦게까지 연필 작업을 하곤했는데, 컬러작업은 햇빛이 있어야 제대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매일 아침6시면 일어나 명상과 스트레칭을 하고  2층 작업실로 올라간다. 치즈와 과일, 커피와 빵을 간단히 가지고 가는데, 해가 질 때까지 작업실에서 두문불출한다. 과식을 하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가볍게 먹는 것이 습관이다.  
도윤희 작가의 작업실에는 몇년 전 발표했던 작품들이 놓여 있다.
 
Untitled 무제, 2021, Oil on Canvas 캔버스에 유채, 72.7×60.6cm.
 
2층 아틀리에는 햇살이 적당하게 들어와 컬러 작업을 하기 좋다.
  전시 제목 <베를린>은 2013년 부터 공장 건물의 스튜디오를 빌려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작업했던 작가의 경험에서 유래되었다. 서울에만 머물러 있으면 작가로서 정체될 수 있기에 선택한 베를린에서 그녀는 스스로를 격리시키고 새로운 영감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래서 갤러리 현대의 신작전시는 베를린에서 그린 작품,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만든 작품, 서울에서 만든 그림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베를린 공간은 고독을 위한 곳이기 때문에 편안할 필요가 없지요. 언제든지 짐을 싸서 떠날 수 있도록 그야말로 딱 필요한 물건만 두었어요.” 하지만 이곳 평창동은 다르다.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사용하던 가구,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그릇이 가득하고 따뜻한 추억이 담겨있다. “시간이 쌓여 빛바랜 철, 딱딱한 콘크리트, 투명한 유리와 같이 상반된 물성이 부딪히는 것을 좋아합니다. 클래식 음악과 일렉트로닉 음악의 조화처럼요. 사실 내 작품도 그런 내용이지요. 겉으로 보면 아름다운데, 자꾸 들여다보면 그 안에 무거운 것이 있어요. 모차르트 음악도 처음 들으면 아름답지만 그 안에 처절함이 숨어 있잖아요.” 도윤희 작가는 대부분의 현대미술이 인간 삶의 고통을 보여주기 때문에, 자신이 또 한번 적나라하게 이를 표현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부인 할 수 없는 삶의 아픔을 아래 깔고 시적인 부분을 끌어내서 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것, 그렇게 사실보다 더 풍요롭게 느껴지는 것이 추상이다.  
Untitled 무제, 2021, Oil on Canvas 캔버스에 유채, 53.2×45.7cm.
 
매일 밤 책을 읽어야 잠들 수 있는 작가의 낭만적인 서재.
 
거실에 서서 있는 도윤희 작가.
  그녀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서 도상봉 화백의 이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도상봉 화백은 미술 애호가에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구상 화가로 알려져 있지만, 도윤희 작가에게는 그리운 할아버지로 아직까지도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녀는 항상 안 아주시던 할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어서 도상봉 화백의 그림을 차마 거실에 걸어두지 못하고 있다. 어린 그녀에게 할아버지의 작고는 우주가 뒤집어지는 아픔이었다. 곳곳에 놓여 있는 낡은 책상과 의자, 도자들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모님이 쓰시는 것들인데, 이렇게 현대적인 공간에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그녀의 안목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 시절부터 사용 했던 것들이라 자연스럽게 물려받았는데, 보기에도 근사할 뿐 아니라 항상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함께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도상봉 화백과 도윤희 작가는 구상과 추상이라는 장르의 차이 때문에 시각적으로는 완전히 달라 보이지만 일종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할아버지와 내 작품의 비슷한 점이 ‘근거없는 우수’인 것 같아요. 현대 추상이라는 장르는 행동이나 부분을 작품화하는 경향이 있는 페인팅의 한 부분이지요. 나는 작가로서 디테일을 보여주고 이를 강조하지만, 멀리 보면 하나의 교향악이 됩니다. 작품마다 완결성을 만들고 싶은데, 작가가 되 기까지의 숙련을 위한 연결 지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나의 정신 세계는 고등학교 때 돌아가신 조부모님 밑에서 이루어졌으니 할아버지와 공통점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1층 엘리베이터 옆에  멋스럽게  놓여 있는 도자기들.
 
Untitled 무제, 2021, Oil on Canvas 캔버스에 유채, 300×200cm.
 
1층 엘리베이터 위에는 할아버지 도상봉 화백으로부터 물려받은 조선시대의 현판을 걸었다. ‘노을 하(霞)’와 ‘뫼 산(山)’이 쓰여 있는데, 두 글자를 합치면 112 MAISON MARIE CLAIRE ‘신선’이라는 의미다. 침실의 나무 문은 도 작가가 직접 만든 것.
  그녀 안에서 느껴지는 조부의 감성은 품격과 위엄으로 자리하고 있다. 철저하고 아늑하지만 아름다운 존엄성 말이다. 세월이 지날수록 할아버지의 그때 그 시절 나이와 자신을 비교해보면서 미술가로서의 천복이자 천형을 되새겨본다. 평창동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거주 공간은 서재, 거실,부엌, 침실로 나뉜다. 매일 밤 책을 읽어야 잠들 수 있는 그녀에게 서재는 특히 중요한 장소다. 과거의 작품은 문학에서 큰 영감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회화에 집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문학에서 한 걸음 멀리 떨어져 있다. 작품 운송을 위해 층마다 엘리베이터가 있다. 거실 엘리베이터 옆에는 할아버지께서 쓰시던 조선 시대 목가구가 있는데, 궁에서 사용했던 것이다. 도자기들은 진열대에 놓지 않고 바닥에  내려 두었는데 그 자체로 멋스러움이 묻어난다. 도상봉 화백은 도자기를 많이 그리기도 했지만 도자기를 잘 아는 분이기도 했다. 일본으로 넘어가는 도자기를 막으려고 인사동에 도자기 가게를 열기도 했을 만큼 도자기를 사랑했다. “내 이미지는 결국 내 안에 있습니다. 무거움과 가치는 필연적으로 연결 되어 있지요. 그래서 나는 늘 약간 멜랑콜리한 것 같아요. 내 멜랑콜리아 Melancolia의 해결은 그림이지요. 밝을 수도 어두울 수도 있지만, 자기 고백적인 작품을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추상은 환상이 아니다. 작가의 인식에서 출발하고 실체를 알아가는 것이 작품이며, 작업을 하며 세상과 화해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것이 바로 그림의 힘이며, 회화의 정수는 작품을 보고 그 안에 들어가 여행하고 정신적으로 확장된 경험을 하는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을 잠시 떠나 그녀는 여름에 다시 베를린으로 가려고 한다. 예술의 도시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인터넷도 없는 작업실에 숨어버리려는 것이다. 그녀에게 작업이란 무겁고 힘든 것이다. 어렵지 않게 완성한 작품에서는 죄책감을 느끼기에 오늘도 캔버스와 끝이 보이지 않는 전투를 하고 있다.  
거실에서 바라다보이는 화장실. 곳곳이 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거실 테이블과 의자는 벼룩시장에서 구입했다.
 
서재와 침실의 책상은 아버지의 것이었고, 그 옆에는 할아버지께서 쓰시던 낮은 장과 도자기가 놓여 있다. 이 장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의 전시에 빌려주었다가 얼마 전에 돌려받았다니 흥미롭다.
 
서재와 침실의 책상은 아버지의 것이었고, 그 옆에는 할아버지께서 쓰시던 낮은 장과 도자기가 놓여 있다. 이 장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의 전시에 빌려주었다가 얼마 전에 돌려받았다니 흥미롭다.
 
도자기를 즐겨 그렸던 할아버지 도상봉 화백이 아끼던 도자기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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