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ber Refuge

아틀라스 산맥 아래 신선한 바람과 데커레이션이 자리한 베르베르족 오두막

아틀라스 산맥 아래 신선한 바람과 데커레이션이 자리한 베르베르족 오두막
전 세계를 다니는 스타일리스트 마리-엘렌 르 그랑은 아틀라스 산맥 아래의 타루당 옆에 자리한 베르베르족의 오두막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모로코의 전통에 보헤미안 스타일의 데커레이션과 이 지역의 특색을 더해 가족이 머물기 좋은 휴식처를 만들었다.

 

지중해의 정수 재스민, 협죽도, 선인장, 워싱토니아 종려나무, 개머루…. 마리-엘렌은 정원에 이 지역의 여러 식물과 나무를 심었다. 재활용 팔레트로 만든 선베드와 종려나무 파라솔, 낮은 테이블로 사용하는 통 등 이 지역의 재료를 활용했다.

  마리-엘렌 르 그랑은 여행에 대한 사랑을 물려받았다. 카리브 해의 딸이자 큰 범선을 탄 선원의 손녀인 그는 스타일리스트로 선교 수녀회에서 자랐고 여기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사랑을 물려 받았다. 그래서 특파원으로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는 그가 전혀 놀랍지 않다. 그전에 그는 마르세유에서 데코숍 란 블뢰 L’Ane Bleu를 운영했는데 딸 비르지니 뒤몽에게 이 숍을 맡기고 세네갈의 한 마을로 가서 15년 동안 머물렀다. 가족이 있는 프랑스로 돌아왔지만 아프리카를 그리워했고, 인터넷에서 찾은 모로코 오두막에 마음을 빼앗겼다. 많은 아르간나무 한가운데에 자리한 이 베르베르족의 흙집은 그의 ‘네이마티 Neijmati(아랍어로 ‘나의 별’을 뜻함)’가 되었다. 그는 이곳에서 세 마리의 강아지와 열 마리의 고양이에 둘러싸여 두 딸과 손주들을 맞이한다. 이 지역의 전통을 존중하는 마리-엘렌은 아르간나무로 된 천장의 들보와 문, 창 등을 세심하게 보존했고, 벽에는 모로코의 방수 마감 방식인 타델라크트 Tadelakt로 모래색 회칠을 했다. 오두막을 넓히기 위해 제작한 벽돌은 이 지역의 재료(수영장을 파서 얻은 흙과 석회, 짚을 섞은 것)로 만들었다. 완벽주의자인 그는 모로코 장인들에게 직접 디자인한 가구를 이 지역의 재료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사계절 내내 온종일 햇빛을 즐기기에 좋은 테라스와 사방으로 열린 거실이 자리한 이 오아시스에서는 낯설고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영원한 여행을 떠난 것 같아요.”  

실내와 실외 다이닝룸은 바로 옆의 안뜰과 커튼으로만 구분된다. 커튼의 프린지 장식은 종려나무 끈으로 만들었고 두꺼운 천 커튼은 시장에서 찾은 카페 가방을 활용했다. 벽에는 베르베르족의 언어를 활용한 테라코타 사인을 붙였다. 마리-엘렌이 디자인한 삼나무 테이블은 ‘샹탈 토마스의 레이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타부레는 이 지역의 레몬나무로 만들었다. 펜던트 조명은 시장에서 구입. 앞에 보이는 태피스트리는 타루당의 벼룩시장에서 구입. 뒤로 보이는 또 다른 태피스트리는 종려나무로 만든 것.

 

아틀라스 산맥이 보이는 뷰 여름 거실처럼 꾸민 이 테라스에는 페스의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앤티크 나무 암체어가 있는데, 이 집 데커레이션의 출발점이 되어준다. 주문 제작한 카나페에는 매트를 깔았다. 카나페 패브릭은 타루당 시장에서 구입. 아프리카 패브릭인 왁스로 만든 쿠션은 세네갈에서 가져왔다. 주문 제작한 낮은 테이블은 베르베르족의 문으로 만들었다. 태피스트리는 패브릭을 엮어 제작했다. 거울은 마리-엘렌 디자인. 커튼은 카페 가방으로 제작. 타부레는 부샤루이트 Boucharouite 태피스트리로 제작. 천장 조명은 마리-엘렌이 바구니로 제작했다.

“서향인 다이닝룸은 여름에도 시원해요.”

 

 

“베르베르족의 언어인 타마지트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어요.”

 

하늘로 열린 공간 벤치는 깨진 타일로 장식했다. 쿠션은 세네갈 패브릭 왁스로 제작. 함석 타부레는 세네갈에서 가져왔다. 낮은 테이블은 메탈 통으로 만들었다. 바닥에는 양모 태피스트리를 깔았다. 왼쪽 페이지 “여기에서 모로코 거실에 대한 저만의 해석을 볼 수 있어요.” 종려나무 벤치에는 베르베르족의 머플러로 만든 쿠션과 이 지역의 양모 담요를 놓았다. 벽에 붙인 테라코타 타마지트 Tamazight는 여성성에 대한 오마주. 벽 조명으로 도기 가마에서 제작한 기와를 사용했고 펜던트 조명으로는 닭장을, 낮은 테이블로는 메탈 통을 사용했다.

 
부엌에 있는 벽장과 가구, 협죽도 거울이 대나무 천장과 조화를 이룬다. 유칼립투스 채광 창, 아르간나무 난간, 종려나무 커튼 등 여러 수종이 서로 어우러진다. 시멘트 타일은 이 지역에서 제작. 베르베르족 단지는 앤티크. 오른쪽 페이지 파티오로 열린 다이닝룸은 이 지역의 특색을 담고 있다. 벽에는 타델라크트 방식으로 회칠을 했고 펜던트 조명은 벌통으로, 테이블과 의자는 레몬나무와 종려나무로 만들었다. 정원에는 화이트 부겐빌리아가 자란다. 태피스트리는 튀니지 제품. 마리-엘렌을 표현한 부르키나파소 아티스트의 조각이 서 있다.
 

 

“이곳을 왜곡한다는 건 말도 안 돼요. 저는 이 지역의 재료만 사용했어요.”

 

“단 위에 매트를 올린 침대는 이비자 가구를 떠올리며 만들었어요.”

 
목욕탕은 마리-엘렌이 제작했다. 바닥에 바로 놓은 구리 대야 아래에는 물을 데우기 위한 나무 화덕이 있다. 시멘트 타일은 타루당에서 구입. 대나무 가구는 마리-엘렌이 디자인했다. 왼쪽 페이지 마리-엘렌의 침대가 아르간나무의 가지로 보호받는 것처럼 보인다. 단 위에 매트를 올려 침대로 사용한다. 침대보와 이불, 베개 커버는 마리-엘렌이 비시 Vichy 면과 왁스로 제작. 벽에는 붉은색으로 그린 베르베르족 여인의 초상화를 걸었다. 벽 조명은 이곳에서 제작. 침대 뒤에는 마라케시의 쿠투비아 Koutoubia 탑 복제품 두 개가 있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프랑시 크리스토가탱 Frenchie Cristogatin
One Day of Idleness

야외 휴식에 여유를 더할 아이템

야외 휴식에 여유를 더할 아이템
 

Rocky Cocoon

바다와 태양 사이의 야외 휴식지에서 평화롭게 빈둥거리기. 아름다운 소재를 둘러싼 오가닉한 부드러움이 시간과 경계를 지워버린다.
아웃도어 가구 브랜드 에티모 Ethimo를 운영하는 프란체스카와 지안 파올로 미글리아치오의 사르데냐 별장. 그들은 바위 한가운데에 일광욕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패브릭 쿠션은 루벨리 Rubelli를 위한 도미니크 키퍼 Dominique Kieffer 제품. 긴 의자 ‘엘르 Elle’는 에티모. 담요는 알렉상드르 튀르포 Alexandre Turpault.
 
Changing Horizon
야외용 패브릭 태피스트리 ‘셰이드 Shade’는 바굼 카나 오즈구르 Begum Cana Ozgur 디자인으로 나니마르키나 Namimarquina. 170×240cm, 1536유로.
 
Ola Cuba!
종이섬유로 만든 모자 ‘컬러 하바나 Color Havane’는 에레스 Eres. 175유로.
   
Grand Blue
야외용 패브릭 휴식 침대 ‘리버티 키클라데스 Liberty Cyclades’는 베랑제르 르로이 Berengere Leroy. 210×100×43cm, 1890유로.
   
Dolce Vita
오코텍스 인증을 받은 패브릭 파라솔 ‘메노르카 비치 엄브렐라스 Menorca Beach Umbrellas’는 스틸 프레임에 다리와 우산살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었으며, N° 74. 지름 1.6m부터 (접은 상태 23×5×121cm) 97유로부터.
   
Indigo
야외용 패브릭 쿠션 ‘로즈 Rhodes’는 프레데릭 파브롱 Frederique Faveron 디자인으로 포드바슈 Podevache. 45×45cm, 64.90유로.
   
Simple and Chic
라피아 바구니 ‘에스카파드 누아르 Escapade Noir’는 에레스. 350유로.
    Just You and Me
리넨 암체어 ‘듀오 시트 Duo Seat’는 뮐러 반 세베렌 Muller Van Severen 디자인으로 발레리 오브젝트 Valerie_Objects. 180×60×61cm, 3620유로.
   
Sea Side
유기농 면으로 된 줄무늬 푸타는 모노프리 Monoprix. 180×200cm, 25.99유로.
   
Siesta Express
아카시아 나무와 폴리에스테르로 만든 칠리언 체어 ‘우디네 Udine’는 알리네아 Alinea. 2개 세트 98유로.
 
Luxurious Tea Party
손으로 엮은 버드나무와 매끈한 송아지 가죽 소재의 유리잔과 병 바구니 ‘파크 Park’는 크리스털 와인잔 ‘앵테르발 Intervalle’ 2개 포함. 에르메스 스튜디오 Hermes Studio 디자인으로 에르메스. 62×105×88cm, 7220유로.
     

Cuisine for Escape

녹음이 우거진 정원이나 도심 테라스에 자리한 야외 부엌은 낮과 밤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고아Goa 주의 모래밭 위 종려나무 사이에 숨어 있는 패션 디자이너 로랑스 돌리제 Laurence Dolige의 야외 부엌은 이 지역의 검은 돌로 지어졌다. 검은색 래커를 칠한 등나무 펜던트 조명이 저녁이면 부드러운 빛을 흩뿌린다.
 
Openwork
등나무 펜던트 조명 ‘위커 볼 Wicker Ball’은 HK리빙 HKliving. 지름 60(또는 80)cm, 375유로부터.
   
Change the Line
파이앙스 접시 ‘에트나 Etna’는 파이앙스리 조르주 Faiencerie Georges와 함께 제작했으며, 파브리스 주앙 Fabrice Juan. 지름 14cm 38유로, 24cm 70유로, 27cm 85유로.
   
Trio of Choc
메탈 손잡이가 달린 스테인리스 스틸 강판은 블랙 쉽 Black Sheep 컬렉션으로 마이크로플레인 Microplane. 개당 49.95유로.
     
Bowl Cut
무화과나무 볼 ‘지드 Jeed’는 블루밍빌 Bloomingville. 30.5×11.5cm, 68유로.
   
Slow Filtration
유리, 메탈, 트라이탄으로 된 커피메이커 ‘아마노 Amano’는 멜리타 Melitta. 15×16×30cm, 99.98유로.
   
Slender
레진 플로어 조명은 부샤라 Bouchara. 45×110cm, 239.99유로.
   
Industrial Esprit
스틸과 알루미늄으로 된 야외 부엌 가구 ‘에치드 Etche’는 알리아네. 140×60×120cm, 529유로.
   
Honeycomb
패브릭 야외 태피스트리 ‘레트 Rete’는 노디 Nodi 컬렉션으로 파올라 나보네 Paola Navone가 디자인했다. 에티모. 가격 문의.
   
Generous Portion
세라믹 접시 ‘시칠리아 Sicilia’는 메종 사라 라부안 Maison Sarah Lavoine. 43×32cm, 130유로.
   
Green Citron
바르보틴 접시는 바르보틴 Barbotine. 28×3cm, 15.83유로.
       

In Complete Privacy

순백의 광물이 보호하는 시크하고 에스닉한 스타일의 다이닝룸에서 우리의 만남을 기뻐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곤 한다.
포멘테라 섬에 있는 영국 보석 디자이너 제이드 재거 Jade Jagger는 테라스를 다이닝룸으로 개조했다. 대추야자나무 아래의 낮은 벽이 바람을 막아준다.
   
Natural Frame
버드나무 테이블은 매트코지다르 Cosydar 제품으로 스몰라블 Smallable에서 판매. 36×22cm, 5유로.
   
Blue Planet
세라믹 접시는 하나 카림 Hana Karim. 지름 26cm, 51유로.
   
Silk Hat
스틸 촛대는 마담 스톨츠 Madam Stoltz. 높이 12.5/16/19cm 3개 세트 53유로.
   
Ciment Pot
시멘트 화분 ‘벌비 Bulbi’는 스튜디오페페 Studiopepe 디자인으로 에티모. 65×50cm, 가격 문의.
   
Durable
스테인리스 스틸 커틀러리 ‘런던 London’은 카사 Casa. 24개 세트 42.95유로.
   
Thin Legs
등나무 암체어 ‘조 Joe’는 스틸 다리가 특징이다. 벵상 셰퍼드 Vincent Sheppard. 62×57×82cm, 398유로.
   
Folk Esprit
야외용 패브릭 쿠션 ‘리버티 키클라데스 Liberty Cyclades’는 가장자리에 샤이엔 장식이 되어 있다. 베랑제르 르로이. 50×50cm, 115유로.
   
Spray the Ink!
프레젠테이션 사암 접시는 자르 세라미스트 Jars Ceramistes. 지름 26cm, 29.40유로.
   
Purified
높은 떡갈나무 테이블 ‘라자르 Lazar’는 라 르두트 앵테리외르 La Redoute Interieurs. 210×90×75cm, 969유로.
   
Thirsty Earth
물뿌리개 ‘테라코타 Terracotta’는 셰인 슈넥 Shane Schneck 디자인으로 헤이 Hay. 35×17.5×28cm, 29유로.
     

Hut under the Sky

초가집을 바라보며 물에 발을 담그고 한없이 게으름을 피우는 시간.
이비자 섬에 있는 시골집의 개인 수영장은 자연과 함께하며, 생기 없는 여름철에 푸른빛을 더한다.
   
White Beach
알류미늄과 등나무로 된 야외 테이블 ‘론다 Rhonda’는 Made.com. 90×37cm, 약 350유로.
   
Fresh Wave
면 비치 타월 ‘알리제 Alize’는 이브 들롬 Yves Delorme. 102×170cm, 110유로.
   
Best Matter
묵직한 아카시아나무와 엮은 레진으로 된 야외 암체어 ‘나이로비 Nairobi’는 메종 뒤 몽드 Maison du Monde. 60×81×72.5cm, 279유로.
   
Golden Yellow
손으로엮은짚으로된비치바구니 ‘르 파니에 솔레이유 Le Panier Soleil’는 손잡이를 송아지 가죽으로 만들었다. 자크뮈스 Jacquemus. 48×17×25cm, 390유로.
   
Lodge Esprit
티크와 밧줄로 된 선베드 ‘신서시스 Synthesis’는 우노피우 Unopiu. 102×170cm, 1944유로.
   
Immobile Journey
티크로된휴식용침대 ‘엘리 Elit’는 마르셀로 질리아니 Marcello Zilizni 디자인으로 에티모. 102×170cm, 864유로.
   
Line of Siren
메디테라네 Mediterranee 컬러의 수영복 ‘피그망 Pigment’은 100% 포 두스 Peau Douce로 만들었으며, 에레스. 380유로.
   
Protective Fringe
합판, 면, 알루미늄 손잡이와 경첩으로 된 파라솔 ‘프리미엄 Premium’은 비즈니스&플레저 Business&Pleasure 제품으로 더 쿨 리퍼블릭 The Cool Republic에서 판매. 180×230cm, 299유로.
   
Hat Off
라피아 카플린은 바네사 브루노 Vanessa Bruno. 165유로.
   
Sun Bath
유기농 면 자카드로 만든 비치 타월 ‘엘리듬LRythme’은 라코스테 Lacoste. 180×230cm, 59유로.
CREDIT
SHOPPING SELECTION 마틸드 빌 Mathilde B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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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y Home

여행지 숙소를 닮은 미니멀라이프 인테리어

여행지 숙소를 닮은 미니멀라이프 인테리어
 
어느 휴가지의 스테이에 온 듯한 세 식구의 집은 미니멀하지만 곳곳에 숨어 있는 아이디어 덕분에 비어 있지만 채워져 있다.
 
필요한 만큼의 살림살이와 수납공간을 갖춘 집.
  비움의 미학을 추구하는 집은 많지만 진정으로 ‘쉼’을 추구하는 집을 만나긴 쉽지 않다. 독립해서 프리랜스 카피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송정원 씨의 집을 한 단어로 표현 한다면 ‘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어디에서도 자주 보지 못한 집주인만의 개성이 느껴지는 집이자 마치 여행지의 어느 숙소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여행지에서 숙소에 도착하면 짐을 내려놓고 하나씩 찬찬히 둘러보기 마련이지 않은가. 이 집은 그럴 만한 요소가 꽤 많다.
 

고민이 담겨 있는 소재

 
TV 대신 책장과 의자만 두고 으레 소파가 놓이는 벽면에는 제작한 테이블을 두어 작업대처럼 사용하고 있는 거실. 옆에 보이는 장은 에어컨을 가릴 용도로 제작한 캐비닛이다.
  집 안에 들어서면 왠지 일반적인 집과는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마이크로토핑으로 시공한 바닥 때문일 것이다. 마이크로 토핑은 아주 고운 입자의 시멘트 가루와 특수 소재를 결합한 소재다. 친환경적인 데다 시공법에 따라 회벽 같은 독특한 무늬를 볼 수 있어 최근에 찾는 이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집 안 전체의 바닥을 회색 톤의 마이크로 토핑으로 마감했더니 집보다는 디자인 숙소나 스튜디오처럼 느껴진다. 송정원씨는 “집에 맘보와 보람이라는 두 마리 고양이가 있어요. 털이 많이 빠지는데, 바닥에 털이 잘 보이지 않아서 좋기도 하고, 털이 쉽게 붙지 않아 청소기로 미는 것도 간편해요”라며 바닥재에 정말 만족한다고 말한다.  
TV 대신 책장과 의자만 두고 으레 소파가 놓이는 벽면에는 제작한 테이블을 두어 작업대처럼 사용하고 있는 거실. 옆에 보이는 장은 에어컨을 가릴 용도로 제작한 캐비닛이다.
  맨발에 닿는 촉감은 타일보다 부드럽고, 덜 차가웠다. 또 보통 집 공사를 앞두고 있으면 의욕이 넘쳐 공간마다 소재를 달리해달라는 요청이 많기 마련이다. 디자이너로서는 통일한 소재가 미적으로 훨씬 더 아름답지만 고객에게 선뜻 하나의 소재로 통일하자는 말을 하지 못하는것이 현실적인 고민일 것이다. 마미지 실장은 “집 전체가 하나의 컨셉트로 보일 수 있게 모두 오크 무늬목의 가구로 맞췄어요. 공간마다 다른 소재나 스타일을 넣기보다 통일성이 느껴질 수 있도록요. 이런 제안을 흔쾌히 수락해줘서 디자인이 쉽게 잘 풀렸어요”라고 말한다. 덕분에 어느 곳도 따로 겉도는 공간 없이 하나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현관에는 거실이 바로 보이지 않도록 하면서 빛은 은은 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파이버글라스 소재로 작은 창을 냈다. 햇빛의 방향에 따라 한지나 닥종이처럼 독특한 무늬를 볼 수 있어 독특하다.    

편안하되, 단조롭지 않은 공간

 
주방 가구는 하나의 소재로 통일했다. 대신 밋밋함을 줄이기 위해 끝부분을 곡선 형태로 만들고 식탁으로 사용하는 테이블에도 스테인리스 소재를 더해 포인트를 줬다. 최근 유행하는 컬러감 있는 냉장고 대신 블랙 컬러의 냉장고를 두어 공간에 무게감을 더했다.
  집안에 가구나 물건이 많지 않지만 공간이 마냥 단조롭지는 않다. 그 이유는 곳곳에 색다른 장치를 해두었기 때문인데, 거실에는 소파와 TV 대신 집에서 일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책장만 두었지만 창가쪽은 툇마루처럼 단을 높였다. 부술 수 없는 내력 벽 뒤로는 선반을 짜서 최근 관심사 중 하나인 가드닝을 위한 식물을 놓았고, 반대편에는 여름에만 사용하는 에어컨을 가릴 수 있는 큰 장을짰다. 식물을 올려둘 경우를 대비해 나무벤치의 일부는 스테인리스로 마감한 점도 아이디어다. 툇마루에 걸터앉듯 앉아 집을 보고 있으면 바람이 지나다니는 길만 느껴질 만큼 시원한 여백의 미를 맛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집은 여름과 꼭 어울린다.
 
주방 가구는 하나의 소재로 통일했다. 대신 밋밋함을 줄이기 위해 끝부분을 곡선 형태로 만들고 식탁으로 사용하는 테이블에도 스테인리스 소재를 더해 포인트를 줬다. 최근 유행하는 컬러감 있는 냉장고 대신 블랙 컬러의 냉장고를 두어 공간에 무게감을 더했다.
  거실 창가에 단차를 준 것처럼 침실에도 침대 대신 토퍼만 깔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단을 높였고, 주방 가구는 끝부분을 곡선 형태로 만들어 부드러운 요소를 더 했다. 또 원래 다용도실이었던 문을 벽으로 만들면서 다구를 수납할 수 있는 귀여운 선반도 만들었다. 언뜻 보면 휑하다고 느낄 수 있는 집은 구석구석 이렇게나 이야기가 많다.  
바닥에 신발을 둘 수 있게 제작한 신발장. 안쪽 옷방의 옷장도 제작한 것.
 
유리섬유로 마감한 현관의 벽. 중문을 설치하기에는 현관이 좁아서 작은 창을 내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심플한 취향

    직업이 카피라이터인 송정원 씨 부부는 집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미니멀리스트다. 최근 맥시멀리즘이 유행이지만 이들 가족은 꿋꿋하게 미니멀리스트 의 길을 걷고 있다. “보통은 집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하는 요청 중 빠지지 않는 것이 수납 공간이에요. 물건을 수납할 공간을 많이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많죠. 그런데 송정원 님은 일단 보기 좋게 디자인을 하면 그에 맞게 짐을 더 줄이겠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라며 마미지 실장이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세 식구가 함께 사용하는 옷장도 단출했고, 딱히 수납공간을 따로 만들지 않았음에도 장식을 위한 물건 외에는 전부 보이지 않게 수납이 가능했다. 맥시멀리스트의 집처럼 물건을 들여다보는 재미는 덜할지 몰라도 비움의 매력이 있다. 이 집은 물건이 아닌 공간으로 취향을 말하고 있다.  
다용도실이었던 벽을 막으면서 다구를 보관할 수 있는 슬라이딩 형태의 선반을 제작했다.
 
단을 높여 독특한 좌식 형태의 침대를 만든 침실. 소반 위에 올라가 있는 반려묘 맘보.
   
벽에 조명만 설치해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는 침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예린(로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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