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디자이너 베로니카 팡파니의 패션 감성이 가득한 파리 아파트.
화려한 컬러와 풍부한 패턴이 만난 보헤미안&포크 하우스.
건축 디자이너인 집주인 손지훈 씨가 장장 6개월에 걸쳐 완성한 부부의 집은 다른 한옥과는 결을 달리한다. 작은 사랑방이 따로 있고, 그 옆으로 ㄱ자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처마 서까래 아래로는 사각형 박스가 끼여 있는 듯 공간이 앞으로 튀어나왔고, 내부 역시 박스 형태로 구획이 나뉘어 공간 안에 또 다른 공간이 있는 듯하다.
“기본 한옥의 뼈대는 남기고, 그 속에 우리의 현대적 삶을 끼워 넣자는 의도로 설계했어요. 서까래와 툇마루 사이에 모던한 공간을 디자인해 한옥같지 않은 공간을 재구성한 거죠. 이곳을 설계할 때 가장 영감을 받았던 부분은 기와, 처마, 그 아래 서까래와 평고대가 하나의 선처럼 느껴진 것이에요. 층층이 쌓여 있는 듯한 선이 이어지는 느낌을 극대화하고 싶었고요. 그래서 집을 칸으로 나누기보다 선을 중심으로 설계했어요. 외관을 보면 아랫 부분에는 그레이 톤, 윗부분은 화이트 톤으로 나눈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죠. 내부는 선이 최대한 돋보이도록 선 사이에 면을 끼어 넣는 개념의 박스 형태로 구성했어요.” 손지훈 씨의 설명처럼 ㄱ자 형태로 된 공간에는 벽으로 나뉘는 대신 포켓 도어를 설치해 침실을 구분하는가 하면, 큰 박스로 만든 화장실 구조가 신선하다.
집 안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다.
일곱 곳의 매장에서 찾은 데코 아이디어를 통해 인테리어 스타일링 팁을 얻어보길.
구석의 미학, 벽지와 몰딩
기원전 4000년경, 종이의 가장 오래된 형태인 이집트 파피루스 이래 월페이퍼는 벽면 마감재의 영역을 더욱 넓게 확장했다. 장인의 실험정신을 기반으로 컴퓨터 기술과 접목시켜 아트피스와 가구는 물론이고 도어 등에 활용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몰딩 역시 고대 로마시대 때부터 역사가 시작되어 현재까지도 실내 구석의 미학을 여실히 보여준다. 가구와 달리 벽지와 몰딩은 자르고, 다듬고, 누르며 수직과 수평을 주관적으로 선정할 수 있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며 일상에서 가장 큰 벽면을 할애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수입 벽지를 전개하는 다브는 매장 지하를 보다 다채로운 몰딩과 월 커버링으로 채워 멋스럽게 펼쳐냈다. 시각적인 비율 중심의 몰딩에 유연성을 추가하여 영역을 넘나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 벨기에 몰딩 브랜드 올락 데코 ORac Décor와 패브릭과 자연의 텍스처를 재현해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한 월 커버링으로 이색적인 공간을 완성했다.작품과 가구가 만났을 때
엄숙한 분위기의 갤러리에 진열된 고가의 작품을 바라보기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새하얀 벽면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스며든 작품은 가구와 만났을 때 서로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시너지 효과를 낸다. 장디자인아트에서 하이엔드 가구와 작품이 한데 어우러진 리빙 신을 연출했다. 프랑스의 거장 디자이너 피에르 폴랑이 1967년에 디자인한 라치비디나 LaCividina의 오사카 소파 뒤로 김시종 작가의 모던한 사진작품과 서용선 작가의 강렬한 색채와 질감이 묻어나는 작품을 배치함으로써 재미와 신선함을 강조했다. 또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차민영 작가의 미디어 작품은 집 안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 넣는다. 작품과 가구의 만남으로 일상에서 예술을 보다 자유롭게 즐기고 스타일링해볼 수 있는 좋은 예시다.유머러스한 다이닝
북유럽 가구를 전개하는 편집숍 에잇컬러스에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데코 아이디어를 찾았다. 따스한 감성의 원목 가구로 연출한 다이닝 공간에 포인트가 되는 작품을 매치한 것. 뉴트럴 톤의 편안한 무드가 인기라지만 가끔은 확실한 존재감으로 색다른 효과를 줄 수 있는 작품을 들이는 것도 좋다. 점토를 주 소재로 은유적 생물체를 만들어내는 정지숙 작가의 작품으로 동심을 불러일으켜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무심한 듯 테이블과 선반에 툭툭 앉아 있는 오브제들은 마치 대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친근하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위트 있는 공간을 연출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Warmth of Fabric
섬세하면서도 편안한 형태를 갖춘 제르바소니의 고스트 소파와 핸드메이드 패브릭 오브제를 만드는 이도경 작가의 작품이 만났다. 리넨, 펠트, 실크 등의 패브릭 소재로 고래와 백조, 고양이, 제비와 같은 오브제를 직접 제작하는 이도경 작가의 매혹적인 작품이 내추럴한 제르바소니의 감성과 조화를 이룬 것. 기지개를 켜는 듯한 고양이 오브제와 바닷속에서 뛰노는 푸른색 물고기를 연상시키는 작은 오브제는 금방이라도 나른한 휴식에 빠질 듯한 안락함을 선사한다. 이들의 만남은 화이트 큐브에서 멀찍이 바라보는 예술이 아닌 실제 일상이 이뤄지는 공간에서 조화를 이뤄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Colorful Art Carpet
과감한 색상을 시도해보고 싶지만 가구나 인테리어에 적용하기에는 마음처럼 쉽지 않다. 그럴 때는 소품이나 계절의 변화에 따라 교체할 수 있는 카펫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유앤어스의 아트 카펫은 일반 카펫과 비교했을 때 보다 가벼우며 직조 방식이 아닌 겉면에 프린트를 입혀 제작되어 관리와 세탁이 손쉽다.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와의 협업 제품인 만큼 회화작품이나 태피스트리처럼 벽에 걸어 연출할 수도 있어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벽에 걸어 연출하면 허전한 벽면도 채워주고 미술 작품을 건 듯한 효과를 낼 수 있으니 참고할 것.식탁을 수놓은 옛것의 미학
집에 지인을 초대하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때에도 어떻게 테이블을 세팅하느냐에 따라 식사 시간이 즐거울 수 있다.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프트숍 하우스윤이 블랙&그레이의 모던한 식탁에 전통 식기와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조화롭게 세팅해 1인 테이블을 연출했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지리산 지역의 전통 기법으로 제작된 김전욱 작가의 거믄 목기와 이와 대조되는 윤그릇의 실버 식기가 인상적이다. 여기에 양유완 작가의 와인잔과 허명욱 작가와 윤그릇이 협업한 옻칠을 입힌 녹그릇이 더해져 색상이 더욱 풍성해졌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블랙&실버 사이로 명도와 채도를 맞춘 컬러 옻칠 녹그릇을 더해 서로를 돋보이게 하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거실에서 찾은 고전적 아름다움
독일 하이엔드 주방 가구 라이히트를 비롯해 노빌리아, 코아, 이탈리아 주방 가구 발쿠치네 등을 소개하는 갤러리 D&D의 쇼룸에서 우리의 고전적 아름다움이 담긴 공간을 마주했다. 전통 장작가마에서 구워내 특유의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광주요의 분청화기 작품이 모던한 리빙룸과 조화를 이룬다. 장식을 최소화한 간결한 라인이 특징인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코아의 제품과 고전적인 매력과 함께 모던한 형태를 지닌 분청화기가 서로 대조되면서도 자연스레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는 공간에 식물을 배치해 생기를 불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