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인테리어 디자이너 로라 곤잘레스의 노르망디 시골 별장.
파리에서 차로 한 시간 반 거리의 접근성 좋은 노르망디 맹느빌 Mainneville 마을 입구에는 넓은 정원으로 둘러싸인 19세기 석조 주택이 있다. 2019년 로라 곤잘레스 Laura Gonzalez가 첫 가구 컬렉션 디자인을 시작하면서 가구들을 놓을 쇼케이스이자 대가족이 어울릴 수 있는 시골 별장 용도로 구입한 이 집은 고전적인 외관과 상반된 대담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조부모님이 사시던 집과 매우 흡사한 외관을 가졌다는 이유로 첫눈에 반해 구입을 결정했다는 이유도 재미있다.
대리석 바닥과 마룻바닥, 문과 창문 그리고 벽난로 같은 중요한 과거의 흔적만 남기고 대규모 공사를 통해 폐허나 다름없었던 집 전체를 새롭게 고쳤는데 고전적 코드를 유지한 채 그녀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든 디자인 시그니처를 담은 느낌이다. “자신을 위해 디자인할 때 훨씬 더 많은 자유와 창의성이 발휘되기 때문에 이 집을 통해 나만의 스타일을 진정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어요. 첫 방문 때 바로 사랑에 빠져 구입을 결정했을 만큼 저에겐 무척 감성적인 공간이기도 해요. 이곳은 장인들과 함께 일하면서 제가 추구하는 스타일의 패브릭, 컬러 그리고 재료의 혼합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실험실 같은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작업에 프랑스 최고의 장인과 아티스트와 협업을 이어오는 곤잘레스는 별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두 개의 벽난로가 있는 거실 벽에 그림을 거는 대신 아티스트 로랑 뒤푸흐 Laurent Dufour의 동물 조각품으로 장식한 것과 아틀리에 고아드 Ateliers Gohard가 그린 인도 모티프의 프레스코 벽면의 다이닝룸, 모자이크 전문 공예가 피에르 메귀쉬 Pierre Mesguich가 제작한 고양이 상감 모자이크 욕실 바닥까지 수많은 전문가의 손길이 실내를 세심히 어루만졌다. 다양한 테크닉과 재료가 대담하게 혼합됐지만 일정 수준의 품질과 미학을 유지했기 때문일까, 다채로운 믹스&매치가 오히려 조화롭게 보인다. 가구 역시 자신의 컬렉션과 벼룩시장 또는 경매에서 구매한 앤티크를 섞어 배치했다.
“저에게 가구 디자인은 마치 재료, 질감, 패턴을 가지고 놀 수 있게 해주는 놀이 같아요. 직관적으로 작업하는 편인데 이 공간에서 놀라운 스테이징이 탄생하기도 하고 엄청난 정교함을 만들어내기도 해요. 이렇게 이 집이 가구 컬렉션 제작을 도와주고 돋보이게 해주는 장소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파리의 쇼룸처럼 관습적인 장소가 되는 것은 원하지 않아요. 쇼룸이 아닌 가족과 클라이언트 모두 편안하게 방문하고 그들을 진정 환영해주는 집으로 남길 바라요.” 별장은 남편 그리고 세 아이들과 함께 주말을 보내는 장소이면서 회사 직원들과 파티를 여는 공간이기도 하고 클라이언트를 초청해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하는 등 다채롭게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노르망디 별장에 대해 아름답고 따뜻하다고 반응한다.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디자이너의 집이 아니라 다채로운 절충주의의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다. 자신을 꼭 닮은 녹색과 노랑이 주도하는 포근하고 쾌활한 공간은 마치 로라 곤잘레스를 보는 듯하다.
WEB www.lauragonzalez.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