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Influences

한가로운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인테리어

한가로운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인테리어

 

겨울 정원, 테라스, 풍성한 식물과 다양한 영감의 요소. 스테파니와 마르탱의 파리 집은 일상에서 벗어난 한가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마치 1년 내내 휴가인 듯한 두 사람의 집을 공개한다.

 

모든 계절을 즐길 수 있는 공간. 지붕과 통창, 두 개의 슬라이딩 도어가 있어 1년 내내 테라스를 사용할 수 있다. 나무 판자로 시공한 벽에는 작은 벽감을 만들었다. 그 안에 초를 넣어 빛이 부드럽게 퍼지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페인트 ‘피존 Pigeon’은 패로&볼 Farrow&Ball. 에로 사리넨 Eero Saarinen이 디자인한 테이블 ‘튤립 Tulipe’은 놀 Knoll. 볼은 CFOC. 등나무 펜던트 조명과 암체어는 HK리빙 HKliving. 쿠션은 메종 뒤 몽드 Maison du Monde. 100년 넘은 고사리류 식물은 포트리 당뒤즈 Poterie d’Anduze의 화분에 심었다. 

 

스테파니와 마르탱은 바캉스 분위기의 집을 원했다.

 

벽에 붙은 작은 포스터를 본 스테파니가 원래는 가죽 공방이었던 이곳을 발견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퐁슬레 마을의 고요하고 비밀스러운 골목에 자리한 집. 새롭게 리노베이션한 200㎡의 집은 날씨 좋은 외국으로 우리를 데려다놓는다. 파리 17구에서는 느끼기 힘든 분위기랄까. 베르베르족의 태피스트리가 깔린 거실의 묵직한 나무 벤치는 모로코로, 불에 태운 카메룬산 나무와 프라케 Frake 소재로 만든 부엌 가구는 아프리카로, 다이닝룸의 모던한 분위기는 미국으로 그리고 TV 룸의 젠 스타일은 일본으로 데려다준다. 이처럼 이국적인 다양성은 모든 시선을 집중시키는 중앙의 겨울 정원과 테라스의 풍성한 식물 덕분에 더욱 부각된다. “행복의 집이에요.” 스테파니가 즐겁게 말한다. 그는 건축가 친구 로랑 겔리가 완성한 결과물에 아주 만족한다. 건축가는 2년 동안 벽을 허물어 공간 사이에 유동적인 흐름을 이끌어냈고, 겨울 정원의 2층 바닥에 유리를 설치해 층을 밝히는 빛우물을 만들었다. 거실은 스테파니와 마르탱의 가장 큰 즐거움을 위해 에스닉한 느낌으로 꾸며 흥겨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친구들을 갑자기 초대해서 점심이나 저녁을 같이 먹어요. 여섯 명으로 시작했지만 40명이나 있다는 걸 알게 되죠!” 부부가 파리의 소음에서 멀리 벗어난 덕에 누릴 수 있는
보헤미안 하우스다.

 

“난간이 없는 계단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아요.”

 

부엌을 마주한 거실에는 에스닉한 악센트를 주었다. 묵직한 나무 벤치는 맞춤 제작. 그 위에 매트와 베르베르족의 태피스트리를 얹었다. 쿠션과 바닥의 태피스트리는 엘리티스 Elitis. 워렌 플래너 Warren Platner의 낮은 테이블은 놀 Knoll. 래커를 칠한 볼은 CFOC. 벽에 칠한 페인트는 패로&볼의 ‘컬크 그린 Calke Green’. 나무 펜던트 조명은 포레스티에 Forestier.

 

부엌의 아일랜드와 그릇장은 프라케 나무로 맞춤 제작했다. 조리대는 화강암으로 만들었다. 메탈 바 타부레는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것. 쿠션은 베르베르족의 태피스트리로 제작. 접시와 샐러드 그릇, 유리잔, 피처, 차 주전자는 CFOC. 세라믹 펜던트 조명은 더콘란샵 The Conran Shop.

 

시크하면서 안락한 분위기. 벽을 마감한 테라코타(패로&볼의 ‘픽처 갤러리 레드 Picture Gallery Red’)가 다이닝룸에 개성을 부여한다. 큰 타원형 유리 테이블과 나무 벤치는 맞춤 제작. 래커를 칠한 트레이는 CFOC. 빈티지 마호가니 의자와 비토리오 다시 Vittorio Dassi의 나무 책장은 생투앙 벼룩시장에서 구입. 책장에는 꽃병과 잔(CFOC)을 놓았다. 베이클라이트 소재의 펜던트 조명은 마르셋 Marset.

 

 

“원래 아틀리에의
현관이었는데 로랑이
통창으로 만들었죠.
빛의 샘이에요!”

 

일본 분위기를 자아내는 TV룸에는 파우더 톤을 사용했다. 모래 분사한 유리로 만든 통창을 격자창처럼 연출했다. 카나페는 크리스토프 델쿠르트 Christophe Delcourt. 쿠션과 태피스트리는 엘리티스. 대리석과 황동으로 된 낮은 테이블은 기에르므 토레 Guiherme Torres 디자인으로 메이드 인 디자인 바이 프렝탕 Made in Design by Printemps. 기다란 꽃병과 주름진 조명, 볼, 잔, 꽃병은 모두 CFOC. 맞춤 제작한 선반 위에 있는 검은색 나무 말 ‘대드 Dad‘는 에디시옹 조르주 마르탱 Editions Georges Martin. 구리 도금한 황동 벽 조명은 톰 딕슨 Tom Dixon. 페인트는 패로&볼의 ‘캘리포니아 헤이즈 California Hazy’.

 

 

“침대에서 식물이
우거진 테라스를
감상할 수 있어요!”

 

안락한 밤의 시간. 패로&볼의 ‘피존’ 톤으로 칠한 침실은 마음을 편안하게 가라앉힌다. 면 담요와 리넨 침대보, 쿠션은 리소이 Lissoy. 구리 도금한 황동 벽 조명 한 쌍은 톰 딕슨.

 

침실과 간이 벽으로 구분한 욕실은 이탈리아 대리석(마라치 Marazzi)으로 마감했다. 욕조 ‘웨이브 Wave’, 세면 볼과 수전은 번스타인 Bernstein. 목욕 타월은 데캉 Descamps. 황동 벽 조명은 톰 딕슨.

 

 

“여름이 되면 갈대로 만든 슬라이딩 천장이
기분 좋은 신선함을 가져다줘요.”

 

2층에 만든 겨울 정원. 고사리류 식물 사이에서 휴식하기에 좋다. 바닥의 삼중 유리가 빛우물을 만든다. 천장에 매단 암체어는 AMPM. 쿠션은 메종 뒤 몽드.

CREDIT

editor

실비 테보 Sylvie Thébaud

photographer

벵상 티베르 Vincent Thi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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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Fantasy

복층 아파트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복층 아파트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프랑스 브랜드 메종 다다를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 토마스 다리엘이 최근 완성한 주거 프로젝트 소식을 알려왔다. 장난스럽고도 기발한 형태와 대조적인 색 조합이 펼치는 파리의 복층 아파트를 소개한다.

 

개방감을 강조한 6m 높이의 천고와 웅장한 계단이 인상적인 거실. 메종 다다의 메이저 톰 Major Tom 소파와 미라 Mira 시리즈 사이드 테이블, 자르댕 드 로카이유 Jardin de Rocaille 러그를 깔았다.

 

조형미가 돋보이는 가구와 오브제를 선보이는 프랑스 브랜드 메종 다다 Maison DaDa. 이 브랜드의 시작은 프랑스 디자이너 토마스 다리엘 Thomas Dariel이 2006년, 중국 상하이에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를 설립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들며 자신이 추구하는 디자인적 이상향을 널리 펼쳐왔고 10년 뒤인 2016년, 본격적으로 가구 디자이너를 대거 영입하면서 메종 다다를 론칭했다. 기하학적 형태와 자유분방한 컬러를 입은 멤피스 스타일을 기본으로 현재 유럽과 중국 가구 시장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로 우뚝 섰다. 그런 토마스 다리엘이 최근 파리의 한 복층 아파트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완성했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영민한 구조 변경과 함께 메종 다다가 추구하는 컬러의 향연으로 6m 높이의 복층 아파트에 두 번째 삶을 부여한 것. 기존의 획일화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대적인 철거를 시작했고 사무실과 개방형 주방, 욕실, 침실 그리고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공간을 비롯한 초기 건물을 완전히 깨트려 새로운 장면을 연출했다. 여기에 거실을 확장하고 계단을 옆으로 옮겨 창을 통해 햇빛이 자연스레 실내로 스며들 수 있게 재구성했다.

 

그린, 블루, 오렌지 컬러의 기하학적 패턴이 돋보이는 침실. 침대를 중심으로 데칼코마니처럼 배치한 메종 다다의 스탠바이 미 베드 사이드 테이블과 블루 달리 디비나 테이블 램프가 인상적이다.

 

틀에 박힌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분방하게 펼쳐낸 아이 방 겸 서재.

 

틀에 박힌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분방하게 펼쳐낸 아이 방 겸 서재.

 

메종 다다의 오브젝트 오브 디스커션 펜던트 조명과 모로소의 트로피컬리아 체어가 시선을 끈다.

 

거실을 구성하는 주된 컬러는 브릭 레드와 다크 그린, 네이비다. 그리고 포근한 그레이 컬러가 채도 높은 컬러들을 한층 부드럽게 중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생동감과 우아한 분위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오픈형으로 구성된 주방은 볼드한 피코크 블루 색상을 선택해 시각적인 분리를 부여하고 맞춤형 아일랜드 식탁에는 질감이 살아 있는 통나무와 금속 소재를 혼용해 독특한 신선함을 줬다. 안방에서는 조금 더 과감한 시도가 이어진다. 청록에 가까운 이집트 그린, 블루, 오렌지의 기하학적 컬러 블록이 허전한 벽면을 채우며 침구 역시 이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엄선했다. 그 옆으로는 메종 다다의 스탠바이 미 베드 사이드 테이블과 블루 달리 디비나 테이블 램프가 시각적 재미를 안겨준다. 다락방에 위치한 아이의 공부방 겸 서재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거실의 전경과 아름다운 파리 시내 건축물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도록 큰 창을 냈으며 기존 서재의 인상을 과감히 깰 수 있는 인테리어를 구상했다. 세계지도를 품은 벽지를 바르고 조형미가 돋보이는 샹들리에와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가 모로소를 위해 디자인한 트로피컬리아 라운지 체어를 배치해 유머러스하고 생동감 넘치는 레저 컨셉트의 방으로 꾸민 것. 이로써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 집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에 자리한 동양적인 소품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다리엘이 다년간 상하이에서 지낸 경험과 중국 문화에 대한 영감을 바탕으로 청나라 시대의 골동품부터 청자와 백자 등의 소품으로 집 안 곳곳을 장식했기 때문.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중반까지 유럽 귀족 사이에 일어난 중국풍 취미를 일컫는 시누아즈리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시각적 풍부함과 흥미로운 요소를 가득 품고 있는 이 파리의 복층 하우스는 우리의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준다.

 

통나무와 금속, 시원한 블루 컬러의 조화가 인상적인 오픈형 주방.

 

코끼리 다리를 연상시키는 굵직한 형태의 수모 Sumo 암체어.

 

메종 다다의 우스만 Ousmane N°2 사이드 테이블과 기하학적 형태가 돋보이는 촛대는 파리 멤피스.

 

인&양 Yin&Yang 캐비닛과 테이블 조명 리틀 엘라이아 Little Eliah.

 

파스텔 톤이 주를 이루는 여성스러운 분위기의 욕실. 화장대는 메종 다다의 로즈 셀라비 Rose Sélavy 제품.

 

파스텔 톤이 주를 이루는 여성스러운 분위기의 욕실. 화장대는 메종 다다의 로즈 셀라비 Rose Sélavy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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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석의 색깔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의 다채롭고 풍성한 공간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의 다채롭고 풍성한 공간

 

클래식 모던 스타일로 독보적인 색깔을 지녔던 디자인 스튜디오 호스팅하우스가 재정비의 시간을 갖는다. 진솔하고 담담하게 털어놓은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장호석 대표가 좋아하는 것을 모아놓은 사무실 겸 쇼룸. 디테일이 많은 탓에 컬러는 되도록 자제하고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는 편이다.

 

바야흐로 2018년, 인테리어 분야에 혜성처럼 등장한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가 있었다. 공간 스타일링을 담당하는 장호석과 글로벌 패션 브랜드 마케터 출신인 김석진이 함께하는 호스팅하우스 Hosting House가 바로 그것. 당시 두 사람이 합심해 성수동에 문을 연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숍 호스팅’과 ‘카페 호스팅’은 마치 뉴욕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있을 법한 이국적이고 감각적인 모습의 인테리어로 큰 화제를 일으켰다. 갓 1년 차에 접어든 신생 디자인 스튜디오의 뛰어난 감각을 일찍이 알아본 여러 매체는 너나 할 것 없이 인터뷰를 요청해왔고, 새로운 피를 원하던 삼성전자, 대림 E&C, 파넬, 르 라보, 조 말론 등 여러 기업에서 러브콜이 쇄도했다. 브랜드 론칭 1주년이 되던 2019년,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선보였던 타운하우스 형태의 부스는 그야말로 문전성시. 프리츠한센, USM 등 쟁쟁한 글로벌 브랜드들과 함께 눈에 띄는 공간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5일 내내 긴 대기줄이 장사진을 이뤘다. 이후 호스팅하우스는 인테리어, 컨설팅, 디자인을 도맡으며 쉴 새 없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냈다. 작년에는 급격히 늘어난 직원들을 물리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새로운 사무실로 이사도 마쳤다. 예식장으로 사용했던 텅 빈 공간에는 벽과 방이 만들어졌고, 호스팅하우스만의 색깔을 하나씩 입혀 나갔다. 그 어떤 근심 걱정 없이 창창하고 밝은 미래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 생각했다면 이 인터뷰는 너무 뻔하고 지루했을지 모른다. 숨가쁘게 달려왔던 5년의 시간, 호스팅하우스는 잠시 숨을 고르는 재정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호스팅하우스의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는 장호석 대표.

 

“솔직히 말하면 이 인터뷰를 할지 말지 고민했어요. 내부적으로 큰 변화가 있을 예정이거든요. 이 과정 또한 저희의 모습이라고 생각했고 또 그걸 이렇게 기록하고 <메종> 독자들에게 새로운 계획에 대해 들려주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함께 동업했던 김석진 대표와는 각자의 길을 응원하며 좋은 친구 사이로 남기로 했어요. 4월에 큰 프로젝트가 하나 있어서 그걸 마무리한 뒤에 잠시 숨을 고르기로 했죠. 새롭게 단장한 뒤 올해 하반기에 돌아올 예정이에요.”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게 된 이유

 

클래식부터 모던, 오리엔탈 등 다양한 스타일의 소품으로 가득하지만 복잡하지 않고 조화롭다. 이것이 바로 호스팅하우스의 색깔이 아닐까.

 

오픈과 동시에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인테리어 전공자가 아니었던 장호석은 클라이언트를 논리적으로 설득할 단단한 총알이 없다는 사실에 언제나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다. 오로지 그가 수없이 보고 듣고 맡아보며 키운 오감과 직감에 의존하며, 쏟아지는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달렸다. “이윤은 생각 안하고 정말 하고 싶은 걸 다 했던 것 같아요. 우스갯소리로 가성비 좋은 디자인 스튜디오라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과부하가 걸린 거죠.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잘 모를 때는 막 질러대다가 회사가 커지고 인테리어 시장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니까 스스로 타협을 하고 있더라고요. 클라이언트에게 맞추고, 직원들에게 맞추다 보니 발전보다는 정체에 가까운 상황이 온 거죠. 주변에서는 잘하고 있는데 왜 그런 생각을 하냐고 해요. 근데 저는 남들이 뭐라 하든 안주하고 싶지가 않았어요. 디자이너로서 독약이잖아요.” 어느덧 꽤나 두꺼운 포트폴리오가 생겼지만 그는 언제나 성수동의 호스팅하우스 편집숍과 카페를 최고의 작업으로 꼽는다. 적당히 벌고,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살고 있는 2023년의 장호석은 열정과 패기, 확신으로 똘똘 뭉쳤던 그 당시의 자신이 그리워졌다.

 

클라이언트 미팅룸이자 회의실로 사용하는 곳. 앞쪽에는 대형 벽걸이 TV를 달아 PT도 가능한 공간이다.

 

그가 좋아하는 것의 대다수는 공장에서 찍어낸 브랜드 물건보다 빈티지나 앤티크한 소품이 주를 이룬다.

 

 

Hosting House Season 2

 

고급스럽다는 말에 비싼 물건은 하나도 없다고 웃으며 답하는 장호석 대표의 방. 책상 앞에 놓인 빨간색 의자는 빈티지 마켓에서
20만원에 구매한 것.

 

5년 전, 뉴욕에서 보낸 10여 년의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에게 붙여진 타이틀은 데커레이터 혹은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였다. 바로 그가 가장 잘하는 일이자 좋아하는 일. 그는 다시 그 직업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인테리어를 바라보는 대중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어요. 아무리 작은 원룸이라도 스스로의 취향에 맞게 직접 꾸며보고 가구를 바꿔보는 일을 당연시하게 된 거죠. 이제서야 한국에서도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도가 생기기 시작했달까요. 소수만이 누렸던 문화가 점차 대중화될 것이라 생각해요.” 공간의 구조를 바꾸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달리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는 커튼, 러그, 벽지 등 가구와 소품을 이용해 계절과 상황에 맞게 공간을 새롭게 연출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일을 담당하는데,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자리 잡은 직업 중 하나. 마치 패션처럼 그해의 리빙 트렌드와 컬러를 분석하고 스타일링함으로써 공간의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작업이 주를 이룬다. 장호석이 꾸려나갈 호스팅하우스의 방향성도 이와 결을 함께한다. 클래식 모던을 추구하는 그의 취향을 담은 가구부터 시작해 패브릭과 월커버링, 조명까지 차근차근 만들어 나가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인테리어 스튜디오이자 브랜드가 되는 것. “저는 대단한 개발을 하거나 완전한 새로움을 창조하지 않아요. 어딘가 있을 법한 것을 한데 모아 조화롭게 펼쳐 보이는 감각을 저의 정체성이자 색깔이라고 생각하죠. 새롭게 보여줄 시즌 투는 더욱 화려하고, 과감하고 다양해질 거예요.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참 많거든요.” 초심으로 돌아갈 생각에 한편으로는 설렌다는 그, 한층 단단해져 돌아올 장호석의 호스팅하우스를 기대해본다.

 

미팅룸에서 바라본 사무실 모습.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가구와 소품은 물론 음악과 향까지 섬세하게 신경 쓴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예린(로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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