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 Contemporary

역사와 현대의 섬세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피렌체 저택 리모델링

역사와 현대의 섬세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피렌체 저택 리모델링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보존한 채 잠들어 있던 15세기의 궁전이 현대건축가의 손길로 새롭게 태어났다.
마치 르네상스 시대의 귀족이 된 듯한 기분마저 들게 하는 피렌체의 저택으로 초대한다.

 

프레스코풍 벽화와 붉은색의 토스카나 테라코타 바닥 그리고 곳곳에 자리하는 예술 작품이 다이닝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에로 사리넨의 식탁과 플랜트너 의자, 마르셀 반더스와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의 펜던트 조명이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도심 중앙을 가로지르는 아르노 강과 그 위에 놓인 아름다운 베키오 다리가 인상적인 낭만의 도시 이탈리아 피렌체에 고대의 역사가 되살아난 아파트가 등장했다. 아르노 강의 남부 지역인 올트라르노에 위치한 240㎡의 이 아파트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벽화 기법인 프레스코의 흔적으로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랜 시간 방치되어 존재감마저 희미해져가는 이 15세기 궁전에 새 삶을 부여한 이는 바로 피렌체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건축회사 피에라텔리 아키텍처 Pierattelli Architecture다.

 

원목과 브라운 계열의 대리석에 레드와 골드로 포인트를 준 주방과 다이닝.

 

이탈리아의 고대 건축 양식에서 볼 법한 나선형 계단이 인상적이다.

 

“올트라르노 지역의 좁은 거리에는 작은 상점과 바, 부티크, 비스트로, 레스토랑 등이 즐비해 있어요. 특히 해 질 녘 아르노 강을 비추는 황금빛 석양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도 손꼽히죠.” 피에라텔리 아키텍처는 위치의 특성과 건물이 품고 있는 정체성을 반영하는 동시에 기능과 디자인을 살린 현대적 감각을 결합하기 위해 과감하게 스타일 변경을 감행했다. 따뜻하고 대담한 색상을 중점으로 대리석과 가죽, 원목 등의 다양한 소재를 활용했으며 집주인의 생활 동선 과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가구도 제작했다.

 

장 마리 마소가 폴트로나 프라우를 위해 디자인한 아치볼드 안락의자와 베이지색의 반원형 모듈 소파, 직접 제작한 맞춤형 책장과 곡선형의 패널이 조화를 이룬 거실.

 

이 집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천장의 프레스코 벽화는 오랜 역사를 증명하듯 현대 가구와 멋스럽게 어우러졌으며, 곳곳에 놓인 예술 작품이 이 집의 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 집은 높은 천고로 채광을 확보한 넓은 거실과 다이닝을 겸하는 주방 그리고 두 가지 타입의 침실로 구성된다.

“거실의 가장 큰 특징은 거대한 곡선형의 패널이에요. 리모델링 과정에서 거실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새롭게 제작한 거예요. 갈빗대 모양의 오크나무에 황동 소재로 하단 부분을 마감해 견고하며 구조적인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어요. 그 맞은편으로는 부드러운 곡선이 강조된 폴트로나 프라우의 아치볼드 안락의자를 서로 마주보게 배치했어요. 곡선이라는 통일된 주제로 마치 공간 속에서 대화가 이뤄지는 듯한 효과를 낸 거죠.” 피에라텔리 아키텍처의 건축가가 거실의 숨은 디테일에 대해 설명했다.

 

장 마리 마소가 폴트로나 프라우를 위해 디자인한 아치볼드 안락의자와 베이지색의 반원형 모듈 소파, 직접 제작한 맞춤형 책장과 곡선형의 패널이 조화를 이룬 거실.

 

작은 홈 오피스로 꾸민 공간.

 

15세기 궁전의 건물 내벽을 그대로 살린 게스트 침실 입구. 프랑스 사진가 에르베 생 헬리에의 Hervé Saint Hélier의 사진 작품을 걸었다.

 

작지만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게스트 욕실.

 

사실 이 집의 백미는 주방이다. 데칼코마니처럼 똑같은 모습을 한 두 개의 거실 통로로 이어지는 주방은 고가의 가구 쇼룸을 방불케 하는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가 대거 집합되어 있다. 에로 사리넨이 디자인한 타원형의 대리석 식탁과 워렌 플랜트너의 다이닝 체어, 마르셀 반더스의 금색 펜던트 조명 그리고 공간 속 액세서리처럼 존재하는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의 조명이 고급스러운 무드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좁은 드레스룸은 대형 거울을 달아 넓어 보이는 효과를 냈다.

 

고급 자재로 마감한 욕실. 호텔 스위트룸의 욕실을 방불케 한다.

 

네이비 컬러로 포인트를 준 메인 침실. 특별 제작한 원목 헤드보드가 공간을 분리하는 기능을 한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뉜 침실은 기능적인 편리함을 한껏 강조했다. 하나는 집주인을 위한 프라이빗한 침실로, 다른 하나는 게스트 침실로 나뉘는데 두 곳 모두 피에라텔리 아키텍처가 직접 설계한 카날레토 호두 원목 소재의 헤드보드를 특징으로 한다. 이는 헤드보드 뒤편으로 옷장과 수납공간을 마련해 시각적 어지러움에서 벗어나 취침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구상한 아이디어다. 또 거실과 주방에 이어 침실까지 이어지는 붉은색의 토스카나 테라코타 바닥이 침실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현재로서는 흉내 낼 수도 없는 15세기 건축양식의 특징을 고스란히 살려 영민한 구조 변경을 이뤄낸 이 집은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아름다움을 여실히 보여준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루리 니콜라이 Luri Nicco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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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인 테라스를 위한 가구

야외 가구 컬렉션 ①

야외 가구 컬렉션 ①

 

자연을 가까이에 두려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아웃도어 가구 시장이 뜨겁다. 야외에서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극한의 날씨도 견뎌내는 내구성과 다양한 컬러 선택의 옵션은 아웃도어 안식처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자연을 무대로 펼친 원더랜드, 까시나

혁신적인 제품과 현대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은 까시나 Cassina는 리빙과 다이닝 가구를 아울렀던 독보적인 스타일을 아웃도어 가구까지 확장하는 시도를 이어왔다. 미래지향적인 까시나만의 컨셉트는 마침내 자연환경을 존중하고 주변 풍경과 함께 소통하는 아웃도어 가구를 완성시켰다.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가 디자인한 트램펄린 Trampoline 라인은 까시나가 선보인 첫 번째 아웃도어 컬렉션으로 컬러풀한 패턴의 쿠션과 유기적인 형태의 소파가 인상적이다. 다채로운 색상을 자랑하지만 주변의 푸른 초목 사이에서도 경관을 해치지 않고, 동화 속 장면 같은 아웃테리어를 연출해준다. 로돌포 도르도니가 디자인한 아웃도어 라인인 다인 아웃 Dine out과 세일 아웃 Sail out 컬렉션 역시 이국적인 패턴의 패브릭과 편안한 쿠션감이 특징으로 하늘을 지붕 삼아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평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해준다. 단조로운 아웃도어 가구 디자인에 싫증을 느꼈다면, 까시나가 훌륭한 대안이 되어줄 것이다.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가 디자인한 트램펄린 아웃도어 컬렉션. 까시나 제품.

 

컬러풀한 색감이 돋보이는 트램펄린 컬렉션의 선베드.

 

편안한 쿠션감을 자랑하는 다인 아웃 컬렉션의 소파.

 

지오 폰티가 디자인한 레게라 아웃도어 의자.

 

이국적인 패턴의 등받이가 공간에 포인트를 더하는 다인 아웃 컬렉션의 암체어.

 

표면에서 독특한 질감이 느껴지는 포터블 조명 피쿠팔라.

 

미니멀한 디자인의 보위 사이드 테이블.

 

 

미니멀한 요소의 휴식, 트리뷰

별다른 장식 요소 없는 몇몇의 아웃도어 가구를 두는 것만으로 고급스러운 요트나 정원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트리뷰를 추천한다. 쉼의 미학을 추구하는 하이엔드 아웃도어 가구 브랜드 트리뷰 Tribu는 바닷가, 테라스, 요트, 정원 등 장소에 상관없이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가구를 선보여왔다. 특히 탄탄한 내구성을 위해 강도 높은 테스트를 거치는 것으로 유명하며 어떤 자연환경에서도 본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과 소재에 힘쓰고 있다. 최근 론칭한 아마누 Amanu와 유키오 Ukiyo 컬렉션은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아마누 컬렉션은 듀오 디자이너인 야부 푸셀버그가 디자인한 것으로 고급 수종인 티크 소재의 자연스러움과 위빙 형식으로 제작한 텍스타일의 조화가 담백하다. 유키오 컬렉션은 디자이너 모니카 아르마니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문자와 붓글씨 등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다. 의자의 팔걸이, 테이블의 다리처럼 선의 형태와 기울기, 곡선 처리 방식에서 일본 문자 특유의 심미적인 부분을 느낄 수 있다.

 

나무 소재의 담백함과 직물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진 아마누 컬렉션.

일본의 문자와 문화에서 영감받은 유키오 컬렉션의 암체어.

 

섬세한 직물의 짜임이 특징인 아마누 컬렉션의 라운지 체어.

 

헤드 부분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유키오 컬렉션의 긴 안락의자.

 

 

영원한 클래식, 몰테니앤씨

이탈리아의 장인 정신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가 바로 몰테니앤씨 Molteni&C다. 뛰어난 기술력과 내구성으로 장 누벨, 노먼 포스터, 알도 로시 등 건축가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빈센트 반 듀이센과 협업한 팔린프라스카 Palinfrasca 컬렉션은 티크 원목의 유기적 곡선 프레임과 지중해 전통 천연 소재로 짠 등받이가 어우러져 우아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라인.
몰테니앤씨는 건축가 지오 폰티의 아카이브로부터 복각한 새로운 아웃도어 제품을 선보였는데, 1952년 유람선 안드레아 도리아를 위해 디자인한 안락의자 D.150.5와 1954년 카라카스의 한 수집가 별장을 위해 디자인한 D.154.2 안락의자가 대표적인 예다.

 

빈센트 반 듀이센이 새롭게 선보인 팔린프라스카 아웃도어 컬렉션.

 

건축가 지오 폰티가 1954년 디자인한 안락의자 D.154.2를 아웃도어 버전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지오 폰티의 아카이브에서 복기한 D.150.5는 1952년 유람선을 위해 디자인한 제품이다.

 

포스터+파트너스 Foster+Partners가 디자인한 아르크 Arc 테이블. 시멘트 마감으로 야외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다.

 

씨실과 날씰로 엮은 옆태가 매력적인 팔린프라스카 아웃도어 컬렉션 소파.

 

 

디자이너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식스인치

벨기에의 디자인 혁신을 담아 현대적인 아웃도어 가구 컬렉션을 선보이는 식스인치 Sixinch는 기존의 가구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재료로 새로운 형식의 가구를 제작해왔다. 나무, 유리, 메탈 등 기존 가구의 물성에서 탈피해 신선한 소재와 특수 기법을 적극 사용했고, 그 결과 가구의 내구성은 높이면서도 다채로운 가구 디자인이 탄생했다. 대표적인 컬렉션인 클리피 Cliffy는 파동에 따라 움직이는 듯한 독특한 형태로 공간에 포인트를 주기 적절하며, 폼에 스프레이를 직접 분사하는 방식의 코팅 기술로 만들어서 햇빛과 온도, 습기에 강하다. 모듈식 구성으로 사용 공간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조합할 수 있고, 가볍기 때문에 구조 변경에도 유리하다. 모든 생명체의 근원인 ‘물’의 형태에서 영감받은 리버 머스트 플로 River Must Flow 컬렉션 역시 모듈식 구성으로 유틸리티를 결합하여 강물 같은 하나의 큰 흐름을 연출할 수도 있다.

 

자외선과 우천에도 강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클리피 컬렉션.

바위를 닮은 오브제 체어 록 엘리먼트.

산맥을 연상시키는 유연한 형태의 클리피 라운드.

 

강물의 흐름에서 영감받은 리버 머스트 플로.

 

자외선과 우천에도 강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클리피 컬렉션.

강물의 흐름에서 영감받은 리버 머스트 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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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스턴트 에디터

강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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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지방의 오아시스

저택 속 공간 별로 둘러 보는 인테리어 디자인

저택 속 공간 별로 둘러 보는 인테리어 디자인

 

절충주의 양식을 좋아하는 두 명의 디자이너가 1960년대 바르셀로나 외곽 지역의 집을 새롭게 단장했다. 유행에서 벗어나 색다른 트렌드로 채워진 새로운 주거 공간을 소개한다.

 

 

이 집은 바르셀로나 중심가에서 기차를 타면 정확히 17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 집을 선택한 이유는 장점이 많아서다. 교통 체증이나 환경오염 같은 혼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있으면서 다양한 서비스가 잘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레니에르 게라 Renier Guerra와 로베르토 사라세노 Roberto Saraceno는 디자이너이자 부부로 2020년부터 바르셀로나 북부 티비야드 산의 중턱에 위치한 세라 델 콜레솔라 자연공원에 있는 ‘꿈의 집’에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이들 부부는 오랫동안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꿈꿨다. 베로나에서 태어나서 안무가로 활동했던 로베르토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는 이 빌라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어요.” 그 이유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우거진 숲이 들어서 있어 지중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숲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보기 드문 장소이기 때문이다. 건축 구조는 이곳이 1960년대로 돌아가야 볼 수 있을 법한 개성적인 집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이 집이 지어진 시기는 1960년대로, 이들 부부는 지난 시간을 회상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거대한 떡갈나무가 견고한 이 집을 보호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이런 풍경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이곳이 우리 집이야’라고 말할 때마다 감동하곤 해요.” 앞서 설명했듯이 이곳은 바로셀로나의 역사적 중심 거리와 가깝고 기차로도 연결되어 있다. 레니에르와 로베르토는 집을 보자마자 주저하지 않고 바로 매매 계약서에 서명했다. 부부는 이 집을 주거지로 선택했던 2년 전, 평화로운 인생 제2의 서막을 열었다. 그 당시 가족이었던 두 마리의 강아지 롤로와 폭도 함께 있었다. 이들은 집에 남아 있는 1960년대 분위기가 깃들어 있는 가구를 남겨놓고 모두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두 사람은 특히 실내장식에 집중했다.

 

숲속의 집

거실의 왼쪽 벽면은 현대미술의 전시 공간처럼 활용되고 있다. 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은 자연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으며, 마치 그림 작품과도 같은 효과를 낸다. 1층에는 바리에르의 요청으로 테르헤 엑스트롬 Terje Ekstrøm이 디자인한 분홍색 안락의자가 보인다. 이는 잘 알려진 상징적 모델이다.

 

“우리는 스스로 디자인과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1994년 빈티지 가게 두 곳을 열었어요. 한 가게는 패션을 다뤘고, 다른 가게는 가구 전문점이었어요. 우리는 늘 다양한 표현을 함께 다루는 것을 좋아합니다. 정해진 미학적 태도에 대한 콤플렉스도 없습니다.” 게라와 사라세노의 주거 공간에는 오래된 골동품이 함께하지만 질리지 않는 다양한 트렌드가 조합되어 있고, 더 나아가 틀에서 벗어난 자유롭고 창의적인 표현이 숨 쉬고 있다. “우리는 항상 지켜야 하는 규칙을 만들었어요. 이 규칙은 정확히 말해 빈티지라고 볼 수 없는 물건은 배치하지 않는 거죠.” 1960년대 집이 시공된 후 함께했던 가구와 사물은 매우 다양하지만 조화로운 일관성을 보여준다. 이는 부부가 늘 새롭게 실험하고 도전하는 초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의 2층에 있는 다채로운 색감과 개성 있는 조각상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물어봤다. “우리는 매년 로스앤젤레스와 파리, 런던의 전시장과 플리마켓을 돌아다녔어요. 그곳에서 이 작품들을 구매합니다.” 정 방형으로 110m의 너비를 지닌 이 집은 전통적으로 구획되어 있다. 1층에 는 응접실, 다이닝, 부엌이 있다. 2층에는 숙면을 위한 두 개의 침실과 작은 휴게실, 화장실 그리고 드레스룸이 배치되어 있다. 빨강, 분홍, 초록 그리고 노란색이 섞인 포스터는 집 안이 심심해 보이지 않도록 분위기를 활기 차게 만든다. “거실은 예외예요. 거실의 배경은 흰색, 검은색 그리고 회색이거든요. 우리 부부는 원색의 가구들로 포인트를 주는 미드센트리 모던 방식으로 집을 꾸미고 싶었어요. 하지만 모든 것은 원래의 모습과 가까워요.” 로베르토가 말한 원래의 모습이란 세이지 그린과 붉은 루비색의 주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집 안에 있는 물건들의 원래 기능을 돌려주고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1960년대 모습을 지키고자 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존재했어요. 바로 응접실에 있는 작은 창문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우리 부부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는 것에 익숙해요. 그래서 작은 유리창 대신 넓은 유리창으로 리모델링했고, 집 주변에 있는 자연과 주거 공간이 어우러지도록 만들었어요. 이러한 선택은 집과 주변의 자연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줍니다.”

 

빈티지의 승리

다이닝의 테이블과 의자는 놀의 튤립 체어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엘레나 스타닉 Elena Stanic이 디자인한 작품이다. 조지 넬슨의 램프와 조명은 보다포르스 Bodafors의 요청으로 디자이너 베르틸 고트프리드 하겐 Bertil Gottfrid Hagen이 1950년대 디자인한 북유럽 스타일의 빈티지 찬장과 연관된 스타일을 보여준다. 마르첼라 구티에레즈 Marcela Gutiérrez의 수채화가 벽에 걸려 있다.

 

 

시간이 멈춘 풍경

저택의 침실에는 미술가인 실비라 프라다의 작품이 걸려있다. 정원에서는 1960년대 기억을 자극하는 줄무늬가 있는 그네를 발견할 수 있다.

 

조화로운 스타일

1960년대 풍경을 그대로 옮긴 듯한 부엌과 고전 양식이 담긴 실내장식 사이로 지구 램프가 모습을 드러내는 손님 방. 존 해머보그는 1960년대 북유럽 디자인을 차용해 금속, 특히 동을 사용한 램프를 디자인했다. 1층에서는 어니스트 모켈이 디자인한 여러 개의 캥거루 의자가 보인다.

 

수준 높은 정원은 이 집을 훨씬 특별하게 만든다. 잘 손질된 정원에서 자라는 식물은 그 의미를 더한다. “위층의 벤치가 있는 작은 공원은 입구 역할을 합니다. 철과 목재로 제작한 벤치는 그 자체로 우리에게 쉴 공간을 제공 해주죠. 2층에는 야외 다이닝을 만들었어요. 옆에는 붙박이 벽난로가 있죠. 아래로 내려가면 자연 속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어요. 자연이 커피 테 이블과 그네가 있는 공간을 감싸줍니다. 다른 편에는 수영장도 있습니다. 카탈루냐 지방의 아름다운 여름은 몇 달 동안 지속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수영장에서 새로운 기분을 느끼죠. 제일 위층에는 겨울에 즐길 수 있는 온실 정원을 만들었어요. 우리가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식물들 때문입니다. 정원에 있는 토착 식물은 어디에서나 원하는 방식으로 자랄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이 집에서 살고 있는 이들은 집을 보호해주는 커다란 떡갈나무를 바라볼 수 있다. 주변에 있는 다른 나무들은 강인함과 현명함을 지닌 커다란 떡갈나무의 존재감을 알아챘을 것이다.

 

공간의 편안함

응접실 소파에 강아지가 앉아 있다. 검은색 가죽 소파는 라인 로제의 요청으로 디자이너 미셸 뒤카로이가 디자인한 1970년대 오리지널 토고 소파다. 벽에는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누드화가 걸려있다. 아래 사진은 거실의 베란다를 바라본 모습이다. 옆 페이지는 70년 된 마르모 테이블 그리고 에이비에스 흰색 의자가 놓인 숲속의 다이닝이다.

CREDIT

editor

마르치아 니콜리니 Marzia Nicolini

photographer

프란체스코 돌포 Francesco Dol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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