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Perfect Kitchen

For Perfect Kitchen

For Perfect Kitchen

 

이탈리아와 독일의 고급 주방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하는 베스띠아가 쇼룸을 새롭게 단장했다.

 

베스띠아 쇼룸 중 가장 넓은 공간을 할애해 다양한 제품군을 볼 수 있는 아렉스 존. 지난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서 공개한 신제품을 전시해 소비자에게 주방 가구의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쾌적한 주거 문화를 제공하기 위해 2007년 설립한 이래 꾸준히 달려온 베스띠아가 쇼룸을 리뉴얼했다. 베스띠아는 독자적인 기술특허와 성능인증 획득으로 더욱 완벽한 품질기준을 제시하며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는 국내 가구 브랜드로, 지속적인 신소재 개발과 수입가구 그리고 인테리어 마감재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베스띠아의 쇼룸에는 이탈리아의 아렉스, 독일의 프로놈, 브리기떼 등 총 세 가지 브랜드의 주방 셋업을 구성했으며, 넓은 공간을 아낌없이 할애해 방문객이 여유 있게 제품을 둘러볼 수 있게 배려했다. 또 브랜드에서 취급하는 재료, 색상 등의 패널을 곳곳에 배치해 가구를 살펴보면서 내 공간에 어울리는 주방 스타일을 그려볼 수 있게 돕는다.

 

쇼룸 곳곳에 샘플 패널이 비치되어 마음에 드는 컬렉션을 선택한 뒤 컬러나 소재를 매칭하며 주방 가구를 완성할 수 있다. 특히 인테리어나 가구 마감재로 사용 가능한 스페인 브랜드 알빅 Alvic의 전시 공간은 큰 사이즈의 패널을 전시해 색감과 재질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재료 고유의 질감을 수용하는, ARREX

 

 

유럽의 품질 기준 테스트인 ISO와 IEC를 통과하고, 친환경성을 인증 받은 믿음직한 브랜드다. 모듈식 가구를 기반으로 주방과 거실을 다양한 스타일로 제안하며 모던, 클래식, 컨트리 스타일 등을 출시했다. 아렉스는 스크래치나 화학물질에 강한 초박형 스톤과 레진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소재를 적극 활용한 것이 특장점으로, 오염에 노출되기 쉬운 주방을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게 돕는다. 특히 Programma AL32는 이러한 재료적 특성에 기반한 70가지 패널 마감과 다양한 색상의 조합이 가능해 이목을 끄는 컬렉션이다. 스톤, 청동, 석탄, 금속 등 재료 고유의 느낌을 구현해 소재의 자연스러움을 주방에 들이고 싶을 때 제격이다. 가구의 모든 면을 45도로 절단된 패널로 조립하고, 상단 프레임을 자체 히든 손잡이로 마감해 재료 본연의 멋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천연 목재의 따스함과 콘크리트, 석재의 거친 느낌이 어우러지는 Programma Loft, 산화하거나 크롬처럼 반짝이는 금속의 표면을 구현한 Programma Lab 등도 다양한 재질감을 집 안에서 즐기고 싶다면 추천하는 컬렉션이다.

 

우드와 컬러 패널의 조합으로 고급스럽게 연출한 Programma AL32 컬렉션. 아일랜드 상단에 선반과 후드를 겸하는 기능성 가구의 디자인이 돋보인다.

 

인체공학 그리드에 기반한, PRONORM

 

핸들리스 디자인을 기본적으로 적용해 군더더기 없는 모습으로 완성한 프로놈의 주방 가구. 넉넉한 수납공간이 숨어 있어 실용적인 구성을 자랑한다.

 

독일 북서부에 위치한 블로토 공장에 생산 공정 시스템 기반을 구축해 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유럽 품질 테스트와 친환경 제품 인증으로 유럽은 물론 세계적으로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는 브랜드다. 형태와 기능 그리고 인체공학을 고려해 설계된 컨셉트의 디자인이 주를 이루며, 사용자의 신장에 따라 128mm 간격으로 가구 높이를 다르게 한 모듈을 제품군에 공통으로 사용한다. 대표 컬렉션으로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핸들리스 주방인 Y-Line, 금속 소재의 C형 손잡이로 핸들리스 디자인, 도장 패널과 무늬목, 유리 등을 믹스&매치해 주방을 클래식하게 풀어낸 PRO-LINE이 있다. 또 최근 일루미네이트 이름 아래 뉴 하이엔드 키친 브랜드를 론칭한 점도 이목을 끈다. 일루미네이트는 무한한 영원을 빛으로 표현한 주방 가구 컬렉션으로 유리, 스톤, 우드 등의 재료와 빛이 만나 소재의 특성이 극대화되는 모습이 특징이다. 프로놈의 가구는 Blum, Hettich, Kesserboehmer 등 고급 하드웨어를 기본으로 사용해 견고함은 물론 사용자의 편리함까지 고려했다.

 

세밀한 비스포크 주방, BRIGITTE

 

시원하게 뻗은 대리석 패턴과 목재의 따스함이 어우러지는 주방. 선과 면을 강조하는 브리기떼의 디자인이 재료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컬러 외에도 유럽 색상 매칭 시스템인 RAL, 스칸디나비아 색채연구소에서 개발한 내추럴 컬러 시스템인 NCS의 4,500가지 색상 옵션을 갖춘 것이 두드러진 특징으로 컬러 선택은 물론 고광택, 무광, 벨벳처럼 부드러운 질감의 레이어링 등 세밀한 마감 방식까지 선택할 수 있다. 제품군은 모던, 디자인 등의 컨셉트로 구성되며, 취향과 공간의 분위기에 맞게 컬렉션을 선택한 뒤 모듈, 색상 등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면 어느새 나만의 주방이 완성된다. 이는 모든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다기능성을 갖춘 주방을 지향하는 브랜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지점으로 주방에 나만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을 소비자로 하여금 느끼게 해준다. 디자인 컬렉션의 경우 선과 면을 강조해 깨끗하고 절제된 분위기를, 모던 컬렉션은 가볍고 긍정적인 주방이 연상되는 분위기로 컬렉션 각각의 디자인과 컨셉트가 확연히 달라 고르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INTERVIEW 베스띠아 윤정호 대표

 

 

지난 6월, 쇼룸의 리뉴얼을 마쳤다고 들었다.

매년 4월이 되면 이탈리아에서 밀라노 가구 박람회가 열린다. 현재 가구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전시다. 베스띠아에서 독점 수입하는 주방 브랜드도 매년 참여한다. 밀라노를 방문해 브랜드의 신제품을 살피고, 한국 쇼룸에 신속하게 적용해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번 쇼룸 리뉴얼도 이러한 취지 아래 진행했다.

 

베스띠아에서 아렉스, 프로놈, 브리기떼 등 총 세 개의 주방 브랜드를 독점 수입하고 있다. 브랜드 선별 기준이 궁금하다.

첫 번째로 품질을 우선적으로 보았다. 주방이 집 안의 중심이 되면서 해외 주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기에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은 기본으로 갖춰야 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하드웨어까지 세심하게 고려해 잘 만들어진 브랜드여야 했다. 두 번째로 가격이다. 고객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주방 가구를 만나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베스띠아에서 취급하는 아렉스, 프로놈, 브리기떼는 품질과 가격 면에서 앞서 제시한 기준에 부합하기에 선택했다.

 

베스띠아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베스띠아는 수입 주방 쇼룸과 자체 제작 가구 공장을 함께 운영하기 때문에 AS 관련 고객 응대와 해결이 빠르다. 또, 디자인팀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공간에 어울리는 최적의 주방 구성을 제안하기 때문에 고객의 만족도가 높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계획이 있다면?

아직은 기업을 상대로 한 B2B 프로젝트를 주로 하고 있지만, 쇼룸에도 주택 건축이나 아파트 리모델링을 계획 중인 개인 소비자가 방문하곤 한다. 물론 현재는 예약을 받고 있어 누구에게나 개방된 쇼룸은 아니다. 하지만 개인 소비자가 베스띠아 가구에 관심을 가지고, 그 니즈가 쌓이면 서울에도 쇼룸을 오픈할 계획이다.

CREDIT

에디터

writer

김수지

photographer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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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ight under the Stars

푸른 자연 속 인테리어

푸른 자연 속 인테리어

 

하늘과 바다의 안식처. 침대에서 테라스까지 푸른 하늘의 신선함을 만끽하며 자연으로 돌아가다.

 

 

The Blue Skies

커다란 통유리 밖으로 코르시카 마을의 파노라마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리넨 침대보는 리베코 Libeco 제품으로 이노 모빌리에 Ino Mobilier에서 판매. 침대 옆 테이블 ‘르 로슈 Le Roch’와 세라믹 조명 ‘시칠리아 Sicilia’는 메종 사라 라부안 Maison Sarah Lavoine 제품. 테라스에 있는 암체어, 낮은 테이블, 휴식용 침대는 로베르티 라탕 Roberti Rattan 제품.

 

 

Put the Stripe

나무와 직물로 된 파라솔 ‘더 아말피 The Amalfi’는 비즈니스&플레저 Business&Pleasure에서 판매. 230×220cm, 199유로.

White Line

세라믹과 면으로 만든 테이블 조명 ‘시칠리아’는 메종 사라 라부안에서 판매. 30×50cm, 425유로.

 

 

Aluminium

세라믹, 티크 또는 알루미늄 상판을 얹은 알루미늄 테이블 ‘마루미 Marumi’는 토마스 소바주 Thomas Sauvage 디자인으로 에고 파리 Ego Paris에서 판매. 295×98×75cm, 4200유로.

Zebra Fun

세라믹 꽃병 ‘바리아 Varia’는 AYTM 제품으로 메이드 인 디자인 바이 프렝탕 Made in Design by Printemps에서 판매. 23×24cm, 159유로.

 

 

Cerulean Rest

에코 티크와 탈착 가능한 패브릭으로 만든 카나페 ‘JEKO 04’는 파올라 나보네 Paola Navone 디자인으로 제르바소니 Gervasoni에서 판매. 252×128×80cm, 8279유로.

Lagoon

벨리즈 Belize 패브릭을 입은 푸프 ‘큐브 Cube’는 미소니 홈 Missoni Home 제품. 40×40×40cm, 610유로.

Blue Soft

새틴 이불 커버 ‘밥티스트 Baptiste’는 올리비에 데포르주 Olivier Desforges에서 판매. 140×200cm, 165유로.

 

 

Bonbon

드랄롱 Dralon 패브릭으로 만든 아웃도어 쿠션 커버는 마그마 Magma 제품으로 메종 뒤 몽드 Maison du Monde에서 판매. 40×40cm, 2개 29.90유로.

Mechanic Play

티크, 폴리프로필렌과 나일론 끈, 페트 섬유로 만든 쿠션 암체어 ‘카를로타 Carlotta’는 아프라&토비아 스카르파 Afra&Tobia Scarpa 디자인으로 까시나 Cassina에서 판매. 87×86×69cm, 3006.90유로.

Sky of Storm

재활용 페트로 만든 태피스트리 ‘로프 슬레이트 블루 Rope Slate Blue’는 치나 Cinna에서 판매. 200×250cm, 565유로.

 

 

동물과 식물이 사는 자연 속 침실. 오두막의 목가적 풍류를 즐길 수 있다.

 

 

In the Woods

투렌 Touraine의 프라이빗 숲 가운데 자리한 루아르 밸리 로지 Loire Valley Lodges의 오두막 침실. 자연으로의 회귀와 기분 좋은 고독을 느낄 수 있는 장소다. 메종 뒤 몽드의 침대 위에 있는 쿠션은 하오미 Haomy, 트레이는 오프제 Opjet, 찻잔은 포마 Pomax 제품. 플로어 조명은 라이트&리빙 Light&Living 제품. 암체어는 에어본 Airborne, 외브르 드 질 발리니 OEuvre de Gilles Ballini 제품.

 

 

Straw Hat

스틸과 등나무로 만든 플로어 조명 ‘두 Dou’는 트린 안데르센 Trine Andersen 디자인으로 펌리빙 Ferm Living에서 판매. 71×131cm, 599유로.

Clay Bath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에스테르로 만든 태피스트리 ‘아브리코 Abricot’는 마갈리 둠스 Maghalie Dooms 디자인으로 치나에서 판매. 300×200cm, 755유로.

On the Tray

동과 등나무로 된 낮은 테이블 ‘카마르그 Camargue’는 팽통 Pinton 제품. 110×45cm, 가격 문의.

 

 

Volcanic

세라믹 머그 ‘토나도 Tornado’는 1970년대 컬렉션으로 HK리빙 HKliving에서 판매. 7.5×8cm, 6.75유로.

Animal Part

스틸과 소가죽으로 만든 암체어 ‘AA’는 에어본 Airborne에서 판매. 73×82×88cm, 1185유로.

Slalom

나무 트레이 ‘지그재그 Zigzag’는 세락스 Serax 제품. 54×30cm, 132유로.

 

 

Burnt Earth

리넨 이불 커버 ‘샌드힐스 Sandhills’는 르 몽드 소바주 Le Monde Sauvage 제품. 150×200cm, 292유로.

Beautiful Imperfection

페이퍼 마셰 Paper Mache로 만든 장식 볼은 하우스 닥터 House Doctor 제품으로 스몰라블 Smallable에서 판매. 22×12cm, 16유로.

 

 

Slender

떡갈나무나 미국 호두나무, 스틸 판으로 만든 타부레 ‘솔베이 Solvay’는 장 프루베 Jean Prouve가 디자인했다. 비트라 Vitra 제품으로 더콘란샵에서 판매. 40×45cm, 699유로.

Butternut

리넨 쿠션 ‘시크릿 스트라이프 Secret Stripe’는 엘리티스 Elitis 제품. 40×55cm, 55유로.

 

 

샐비어 식물과 따뜻한 모래에 둘러싸여 수평선을 바라보다.

 

 

Immediate Boarding

팔롬바지아 Palombaggia만 앞에 있는 집. 지중해를 굽어보는 파우더 톤의 침실에서 고요함을 누린다.

 

 

Clear Line

묵직한 너도밤나무와 비엔나 짚으로 만든 암체어 ‘119F’는 세바스티안 헤르크너 Sabastian Herkner 디자인으로 토넷 Thonet에서 판매. 68×62×77cm, 1185유로.

Braid Now

스틸과 등나무로 만든 펜던트 조명 ‘네이로비 Neirobi’는 방트 유니크 Vente-unique 제품. 30×120cm, 34.99유로.

Keep the Fire

사이잘 케이스와 충전 가능한 향초는 벨라이아 Belaia에서 판매. 각각 20유로, 39유로부터.

 

 

White Sheet

아주 얇은 폴리프로필렌 섬유로 만든 태피스트리 ‘구나 Guna’는 치아라 안드레아티 Chiara Andreatti 디자인으로 제르바소니에서 판매. 80/230×240/300cm, 742유로부터.

Sand Bench

너도밤나무와 파티클 보드, 폴리우레탄 폼, 패브릭으로 만든 벤치 ‘로야 Loya’는 케이브 홈 Kave Home 제품. 128×42×41cm, 246유로.

Pompon

면과 양모로 만든 담요 ‘지오바나 Giovanna’는 블루밍빌 Bloomingville에서 판매. 150×125cm, 84.90유로부터.

 

 

Black Dish

아카주나무 접시 ‘탐파 Tampa’는 에스니크라프트 Ethnicraft 제품. 15/22/30×4cm, 190유로.

Black Box

대리석, 나무, 메탈로 만든 사이드 테이블 ‘디아렉 Dialect’은 세락스에서 판매. 40×30×52cm, 539유로.

Floor Fabric

양모와 리넨, 면으로 만든 태피스트리 ‘리버서블 블랙 Reversible Black’은 샤를로트 랑슬로 Charlotte Lancelot 디자인으로 강 Gan에서 판매. 170×240cm, 1176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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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 SELECTION

마틸드 빌 Mathilde B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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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를 만들어내는 사람

르씨지엠의 디자인 철학

르씨지엠의 디자인 철학

 

공간 디자인계의 선비라 불리는 르씨지엠 구만재 소장. 그가 생각하는 좋은 집이란 눈이 아닌 발로 읽히는 공간이다.

 

15년이라는 세월이 켜켜이 쌓여 만든 르씨지엠의 사무실 모습.

 

입구 쪽에는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는 대형 테이블이 자리한다. 이곳은 회의실이자 응접실, 식당, 와인 바, 카페다.

 

“이 사무실은 15년이 됐어요. 제가 한국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무작정 파리로 유학을 갔었거든요. 공간 디자인을 공부하고 돌아와서 처음 설계한 곳이에요.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옛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는 곳이죠.” 호젓한 주택가에 자리한 르씨지엠의 사무실, 대로에 면한 계단을 따라 반 층 정도 내려가면 아홉 명의 팀원과 반려견 야고, 반려묘 야야가 함께하는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입구에 자리한 대형 테이블. 열 명은 거뜬히 앉을 수 있는 이 공간은 회의실 겸 응접실이자 식당, 와인 바, 카페다. 한 켠에 자리한 빈티지 스피커에서는 감미로운 클래식 선율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오고, 비가 오는 날이면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멍을 때리는 사유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사무실 어디에도 구만재 소장의 개인 자리가 없다는 것. 매일 조금씩 자리를 옮겨가며 이곳저곳에서 업무를 보기 때문에 자리 같은 건 필요가 없단다. “입는 것, 먹고 마시는 것, 듣는 것,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함께 지내는 사람들이 잘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본인과 닮아 있어야 진심인 거죠. 예를 들어 디자인하는 공간은 세련되고 휘황찬란한데 늘 추리닝을 입고 다닌다? 그런 것에 대한 거부 반응이 좀 있달까요.” 사무실 곳곳에는 그의 취향을 드러내는 수집품이 자리한다. 현장에서 주워온 대리석 바닥, 100여 년 전 누군가의 열정이 담긴 식물도감, 유리 공장에서 무심하게 툭툭 잘라 내버린 유리 조각들이 그것이다.

 

평소 문학 작품을 즐겨 읽는 구만재 소장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서재.

 

 

반려견 야고와 반려묘 야야. 야고의 이름은 그가 존경하는 작가 존 버거의 반려견 이름에서 따왔다.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르씨지엠은 건축과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스튜디오다. 이처럼 모호한 경계는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까지 가닿는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집이 갤러리 같은 집이에요. 너무 칼같이 재단된 집은 생각만 해도 피곤하지 않나요? 벽에 가족사진도 걸고, 알록달록 생활감도 좀 있고. 큰 범위 안에서 흐트러지지만 않는다면 그게 좋은 집이거든요. 물론 저희는 철저한 계산하에 공간을 만들지만 일일이 클라이언트에게 강요하지는 않으려고 해요. 메타포가 있는 공간이 좋아요. 매일 다르게 보이고, 개입할 여지가 있는 거죠. 명확하지 않고, 얼레벌레하면서 흐리멍텅한 디자인이랄까요(웃음).” 그는 시처럼 함축적인 텍스트를 즐겨 읽는데, ‘모던클래식 스타일’보다는 ‘슴슴한 맛’, ‘칼칼한 맛’이 나는 공간처럼 이미지는 떠오르되 규정되지 않은 열린 상태에 마음이 간다. 시각적인 것을 넘어 촉각, 향, 울림 등 공감각적인 심상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비슷한 이유. “헤르만 헤세의 시 가운데 ‘안개 속을 거닌다는 것은 참 기이한 일이다’라는 구절이 있어요. 제가 추구하는 디자인이 바로 안개를 만드는 일이에요. 모호한 경계 속에서 뭐 하나 거슬리는 것 없이 모든 사물이 조화롭게 구현되는 상태요. 단순하게 하되 우아함은 잃지 말자. 그래서 저희가 상업 공간을 잘 못해요(웃음). 거긴 정말 명확한 컨셉트로 승부해야 하니까요.”

 

평소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구만재 소장. 특히 파블로 카잘스의 첼로 연주를 좋아한다.

 

입는 것, 먹는 것, 듣는 것, 읽는 것, 만들어내는 것이 모두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중시하는 구만재 소장.

 

사무실 바로 위층은 그의 거주 공간. 그에겐 평범한 일상이 모두 영감이 된다. 아침 일찍 일어나 팀원들이 출근하기 전 천천히 커피를 내리고, 식물에 물을 주고, 야고와 야야의 밥을 챙기고, 음악을 틀고 사무실을 청소하는 그런 소소한 일상 말이다. 삶과 주변을 더 섬세하고 찬찬히 들여다보는 관심이 모여 결국 그를 이룬다. 2년째 취미로 하는 도자기도 그중 하나. “처음부터 끝까지 제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저희는 없거든요. 끊임없이 외부와의 불합리한 관계 속에서 조율해 나가야 하죠. 도자기는 그래도 제 마음대로 완성할 수 있더라고요. 도자기를 시작한 이유로 스트레스도 줄고 남들에게 확실히 관대해졌어요. 요즘에는 사계절이 바뀌는 게 너무 신기해요. 그래서 그렇게 나이든 사람들이 꽃 사진을 찍나 싶다니까요.”

 

르씨지엠 식구들이 직접 디자인해 사용 중인 스탠드 조명.

 

여행을 가면 오래된 서점에 꼭 들러 과거의 흔적이 담긴 고서를 구입한다. 식물에 대한 동서양의 접근 차이를 볼 수 있는 수집책.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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