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청담동 주택가에 두오모앤코 최다미 상무와 그의 남편 김승태 씨가 하나, 둘 완성한 보물 같은 신혼집이 자리한다.
대를 이어 하이엔드 가구를 수입해온 이의 신혼집에는 어떤 가구가 놓여 있을까? 폴트로나 프라우, 놀, 불탑, 플로스, 아르떼미데 등을 수입하는 두오모 앤코 최다미 상무의 신혼집을 찾았다. 2021년 지인의 소개로 만나 그해에 결혼식을 올린 이들 부부는 두 사람의 직장이 위치한 삼성동과 논현동을 고려해 청담동에 첫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어떤 동네에서 시작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아내가 어릴 적부터 서래마을 빌라에서 살아서 고층 아파트나 대단지는 조금 힘들어하더라고요. 이쪽 동네는 바로 청담 공원이 붙어 있는 데다 주택가라 굉장히 조용했어요. 몰딩이나 벽도 깔끔했고요.” 벤처 회사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투자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김승태 씨는 이 집이 지닌 잠재력을 단번에 알아보았다.
직계 가족만 모여 올린 결혼식은 허례허식이 없었다. 대신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 어려운 현실적 상황에서 좋은 가구가 주는 힘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이기에, 가구에 아낌없는 투자했다. 하나, 둘 퍼즐 맞추듯 완성한 신혼집은 마치 작은 두오모 쇼룸을 방불케 한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폴트로나 프 라우의 드링크 캐비닛부터 전 세계에 재고가 딱 두 개 남아 있어 어렵게 구했다는 메종 마르지엘라의 테이블 조명까지. 하지만 부부의 집이 처음부터 완성형은 아니었다. 때마침 정점을 찍었던 코로나19로 인해 가구가 들어오는 데만 6개월 넘게 걸린 것. “2개월 동안 식탁이 없었어요(웃음). 예전부터 결혼하게 되면 놓고 싶은 가구들이 마음속에 있었어요. 제 자신도 잘 몰랐는데 고르고 나서 보니 거의 다 폴트로나 프라우와 플로스 제품이더라고요. 유행을 따랐다면 아무래도 미드센트리 디자인인 놀 제품을 많이 골랐겠죠. 저는 클래식하면서도 안락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 가구를 좋아해요. 저희가 취급하는 브랜드는 아니지만 B&B 이탈리아나 데파도바도 좋아하고요. 디자이너 피에로 리소니도 좋아해요. 그가 디자인한 이탈리아 호텔 카사 판티니는 꼭 한번 가보길 추천해요.”
최다미 상무는 한땀 한땀 옷을 기우듯 가구와 조명 선택부터 배치에 많은 신경을 썼다. 캐드로 집 전체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며 가장 조화로운 컬러와 소재를 고르고 또 골랐다. 카펫 알러지가 있는 남편을 위해 PVC 소재인 볼론 Bolon 을 카펫처럼 만들기도 하고, 홈 바에 어울리는 그림을 직접 그려 벽에 걸기도 했으며, 곳곳에 간접조명을 배치해 아늑한 느낌도 더했다. 시간차를 두고 들 어온 가구들로 퍼즐이 하나씩 맞춰져 갔다. 무엇보다 거실에 놓인 4m 50cm 길이의 겟 백 Get Back 소파는 규모가 넓지 않은 일반 가정집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방 하나를 홈 바로 꾸민 것도 업무상 외국 손님을 집으로 초대하는 일이 잦은 영향도 있었다.
마치 책처럼 열리는 폴트로나 프라우의 이시도로 Isidoro 드링크 캐비닛과 유려한 곡선 형태의 발터 놀 Walter Knoll의 바오 체어를 함께 배치해 우아한 분위기를 더욱 배가시켰다. “저는 두오모에서 VVIP들께 가구를 추천하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제가 직접 판매하는 가구들을 사용해보니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물론 고가지만 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명품 가방이나 수입 차에 비하면 또 장벽이 그렇게 높지 않거든요. 매일매일 내 살과 맞대고 오랜 시간 함께하는 제품이니까요.” 새로운 경험을 위해서라면 비용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두 사람이 앞으로 쌓아갈 이야기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