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리스한 해스텐스의 두 상징, 블루체크 & 2000T

타임리스한 해스텐스의 두 상징, 블루체크 & 2000T

타임리스한 해스텐스의 두 상징, 블루체크 & 2000T
최상의 수면과 좋은 꿈, 침대의 품격을 선보이는 해스텐스의 아이코닉한 블루 체크와 해스텐스 침대의 본질이라 불리는 2000T 모델이 탄생 45주년을 맞이했다.  

  해스텐스 침대가 놓인 침실 풍경은 하나의 상징이다. 장인 정신과 진보적 기술, 최상의 품격, 수면에 관한 철학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스웨덴에 뿌리를 둔 해스텐스는 모든 이들이 바라는 숙면에 대한 해법과 좋은 잠의 가치를 알리는 명품 브랜드로 1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노하우를 쌓아왔다. 해스텐스는 자연에서 온 소재를 사용해 침대를 만든다. 천연 스프링이라 불리는 말총으로 탄력과 통기성을 더하고, 최고급 퀄리티의 순면과 양모를 사용해 매트리스의 유연성과 온습도 조절, 공기 순환과 난연성까지 생각한다. 인류가 8000년 전부터 재배한 목화로 만든 순면섬유로 기분 좋은 촉감을 선사하며 이외에도 북스웨덴에서 느리게 자란 소나무와 스웨디시 스틸로 만든 스프링을 조화롭게 믹스해 하나의 침대를 완성한다. 이 모든 과정에는 고도로 숙련된 해스텐스의 장인들이 참여하고 그들의 기술력이 발휘된다.     해스텐스의 침대는 누워보았을 때 비로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유연한 지지력으로 근육을 충분히 쉴 수 있게 하고, 척추를 곧게 유지한다는 긴 설명보다 몸으로 전해지는 감각이 훨씬 강력하다. 각각의 재료가 스스로 숨 쉬고 수분을 흡수해 시원하고 쾌적한 몸의 균형을 찾도록 온도를 조절하며, 깊은 숙면으로 회복과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하는 최상의 수면 조건을 제공하는 해스텐스. 인생의 1/3을 차지하는 좋은 잠을 위해 기꺼이 선택해야 할 브랜드다.  

최상의 수면과 좋은 꿈의 은유, 블루 체크

 

  해스텐스는 꿈에 주목한다. 최고의 침대에서 깊고 편안한 잠을 자는 동안 꾸는 좋은 꿈, 최상의 수면과 완벽한 컨디션으로 이루는 인생의 꿈을 포함한다. 유럽에서는 해스텐스의 침대를 꿈의 침대 The Bed of Dream라 부르고, 스웨덴에 자리한 해스텐스 공장의 정식 명칭은 꿈의 공장 Dream Factory이다. 블루 체크는 이러한 해스텐스의 지향점과 ‘Good Sleep&Sweet Dream’을 떠올리게 하는 은유다.     해스텐스 4대 오너 잭 리데 Jack Ryde가 고안한 블루 체크 패턴은 1978년 스톡홀름 가구박람회에서 첫선을 보이며 화제가 되었다. 브라운과 오렌지 침대가 주를 이루었던 당시 이 디자인은 큰 이슈였다. 이후에도 해스텐스는 블루 체크에 대한 믿음을 유지했고 45년이 지난 오늘 ‘블루 체크는 곧 해스텐스’라는 공식이 완성되었다. 타임리스한 디자인이 된 블루 체크는 수작업과 장인 정신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블루 체크의 각 꼭짓점은 사이드 스티칭의 기준점이 되고 직접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제작하는 과정을 표현한다.  

해스텐스의 역사와 본질, 2000T

 

  블루 체크와 함께 첫선을 보인 모델 2000T는 브랜드의 DNA를 담고 있는 글로벌 스테디셀러다. 37개의 레이어로 구성한 200kg이 넘는 이 침대는 소프트, 미디엄, 펌, 엑스트라 펌까지 4단계의 강도 조절이 가능하다. 이 모델은 신체에 대한 통찰력은 물론 재료에 관한 연구와 지식, 5세대에 걸친 장인 정신이 집약된 명작으로 꼽힌다. 모델명으로 사용한 ‘2000’은 21세기에 널리 전해진다는 목표를 담았으며 ‘T’는 말총의 스웨덴어 ‘Tagel’의 첫 글자를 땄다. 2000T는 여러 층으로 말총 레이어를 배치하고 그 사이에 면섬유와 양모를 예술적으로 조합한다. 긴 시간 해스텐스 장인의 숙련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수작업이 필요한 과정이다. 여기에 옆 사람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고 몸의 작은 변화에도 편안하게 지지하는 2000T만의 독보적인 스프링 시스템과 뛰어난 통기성, 유연한 안락함을 더해 매일 밤 최적의 수면을 선사한다. 각 침대에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네임플레이트를 부착할 수 있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나만의 침대로 제작된다.     2000T가 큰 성공을 거둔 후 해스텐스의 프리미엄 모델들은 대부분 2000T 구성을 기반으로 발전되었다. 90도의 모서리 에지와 가장 엄선된 소재만을 사용한 초고가 라인 비비더스, 페리스 라파울리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럭셔리 베드 드리머, 스웨덴 디자이너 듀오 베르나도트&쉴베리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마르와리, 아팔루사 등이 그 예다.  

해스텐스 2000T 체험기
좋은 꿈이 시작되는 블루 체크 위에 눕다

  나는 침대에 한번 누우면 깨어날 때까지 뒤척이지 않고 잘 자는 스타일이었다. 과거형이 되어버린 건 코로나19를 겪고 난 후부터다. 몸은 이전보다 자주 긴장했고 마음의 평정이 깨지는 순간이 많아졌다. 숙면을 위한 최선의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침구부터 조명까지 바꾸었고, 며칠 잠을 잘 잔다 싶었지만 다시 자다 깨기를 반복했다. 침실의 환경도 중요하지만 결국 좋은 잠의 핵심은 침대가 좌우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엔데믹 시대를 살아가며 절실하게 체감하는 것은 스스로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잠이 보약’이라는 옛말이 옳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유튜브를 보며 건강한 잠에 대해 공부하고 있을 때 스웨덴 침대 브랜드 해스텐스의 2000T를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해스텐스의 슬립 스파 Sleep Spa를 찾아간 이유다.  

 

오직 나만을 위한 폭신한 침대, 해스텐스 2000T

침대를 고른다는 건 개인의 체형과 잠잘 때의 습관, 취향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난이도 높은 미션이다. 슬립 스파에서 침대를 체험하기 전에 선호하는 침대 타입을 물어왔다. 평소 단단한 매트리스를 좋아한다고 대답했는데 ‘침대는 딱딱해야 허리 건강에 좋다는 편견이 있는데 폭신한 것을 고르라’는 의외의 제안이 돌아온다. 생각해보면 해외 특급 호텔에 놓인 푹신한 침대에서 잠을 푹 자본 경험이 많다. 그래도 한 번 사면 10년은 쓰게 될 매트리스를 폭신한 것으로 고르는 건 왜 망설여질까? 아마도 폭신한 침대가 허리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관념과 폭신한 매트리스의 꺼짐 현상에 대한 우려일 것이다. 그래서 해스텐스가 제안하는 폭신함을 실제로 경험해보기로 했다. 슬립 스파에서는 소프트, 미디엄, 펌, 엑스트라 펌 등 2000T 모델의 모든 4가지 강도를 체험할 수 있었다. 나는 모든 타입을 번갈아가면서 차례로 누워봤다. 중간 정도의 탄성을 지닌 2000T에 눕는 순간 온몸이 매트리스와 하나가 된 것처럼 부드럽게 밀착되는 느낌을 받았다. 목과 허리를 비롯해 전신을 균형감 있게 지지해 마치 무중력 상태처럼 편안한데 이것이 바로 해스텐스가 제안하는 폭신함이다. 몸의 어느 부분도 들뜨지 않고 돌아누워도 어깨가 편안해서 잠시만 누워 있어도 몸을 이완하고 휴식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피부에 닿는 감촉 좋은 순면을 시작으로 37개 층의 천연 소재와 스프링이 정교하게 배치되었다는 2000T는 옆 사람과 함께 누워도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방해 없는 깊은 잠을 가능하게 하고 좋은 꿈을 꾸게 해줄 모델인 것이다.  

명품 수면을 경험하는 해스텐스 슬립 스파

해스텐스 침대는 실제로 누워보았을 때 진정한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을 통해 서울, 대구, 부산의 해스텐스 플래그십 매장에서 슬립 스파 체험이 가능하다고 하니 프라이빗한 침대&수면 체험 프로그램을 꼭 이용해볼 것. 해스텐스가 추구하는 좋은 잠과 좋은 꿈, 완벽한 하루를 시작하는 방법을 슬립 스파에서 찾았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과 함께할 포근한 친구를 발견한 기분이다.
-<메종> 박명주 편집장

WEB haste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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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writer 류진영
COOPERATION Häst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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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무드 인테리어

아시안 무드 인테리어

아시안 무드 인테리어
모나코 베이의 황홀한 경치는 실내 건축가 크리스토프 페리숑에게 부드러운 질감이란 데커레이션 영감을 안겨주었다.  
비밀스런 둥근 패턴의 천장은 ADS에서 제작했다. 낮은 테이블은 루이즈 릴리엔크란츠 Louise Liljencrantz가 디자인했다. 플로어 조명은 피에르 오귀스탱 로즈 Pierre Augustin Roxe 디자인으로 RBC의 디 인비저블 컬렉션 The Invisible Collection 제품. 회색 꽃병은 아녜스 상달 Agnes Sandahl. 유리잔은 마고 켈러 컬렉션스 Margaux Keller Collections. 카나페는 세딜리아 Sedilia가 디자인했다. 태피스트리 ‘파 Pas’는 크리스토프 페리숑 디자인으로 타이 핑 제작. 텔레비전을 감춰주는 벽 작업은 크리스토프 페이숑 디자인으로 티노 사나와 스파치오 세니코 제작. 펜던트 조명은 갈르리 드 빌레알 Galerie de Villereal. 조명 ‘오블롱 루프 Oblong Loop’는 카산드라 대처 Kassandra Thatcher 디자인으로 스파르탄 숍 Spartan Shop에서 판매. 흰색 꽃병은 말고르자타 바니 Malgorzata Bany 디자인으로 더 뉴 크래프츠먼 The New Craftsmen에서 판매. 패턴이 있는 쿠션은 메종 드 바캉스 Maison de Vacances.
  모나코 베이와 해변을 마주한 집에 들어서는 순간 주변의 온도가 바뀌는 기분이다. 실내 건축가 크리스토프 페리숑이 말한 그대로 ‘숨이 멎을 듯한 전망’은 전통적인 일본 정원을 연상시켰다. 모래색을 닮은 풍광은 집의 데커레이션 공사 내내 그리스 신화의 아리아드네의 실처럼 그를 이끌었다.  
뉴질랜드 양모 태피스트리 ‘빅토리아 Victoria’는 크리스토프 페리숑 디자인으로 타이 핑 Tai Ping제작. 암체어 ‘그랭자 Grinza’는 캄파나 Campana 형제 디자인으로 RBC의 에드라 Edra에서 판매. 흰 가구는 크리스토프 페리숑 디자인으로 티노 사나 Tino Sana와 스파치오 세니코 Spazio Scenico제작. 블라인드는 실바 파리 Silva Paris. 큰 꽃병은 아그녜스 상달. 작은 꽃병은 말고르자타 바니.
  바다로의 여행을 즐기는 집주인 알렉상드르와 소피 그리고 두 아이가 함께 사는 집이라서 크리스토프는 ‘전망이 집의 하이라이트가 될 수 있는 새하얀 공간과 모든 요소가 자연스러워 보이는 분위기’를 상상했다. 더불어 이 집에 휴양지 감성을 불어넣고 싶었다. 편안하고 세련되면서도 단조롭거나 모노톤은 아닌 분위기, 마치 일본 정원을 연상시키는 그래픽 천장(크리스토프 디자인으로 스태프 Staff와 샌드 블래스트로 제작)과 일본산 종이로 제작한 펜던트 조명으로 집 안에서도 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침대 옆 테이블 ‘이디스 Idys’, 떡갈나무와 가죽으로 만든 조명 ‘테아 Thea’는 RBC의 치 윙 로 Chi Wing Lo. 면 베개 커버 ‘풀문 Fullmoon’과 자수를 놓은 리넨 쿠션 ‘조세핀 Josephine’은 엘리티스 Elitis
  일본산 종이로 팝 스타일의 거대한 오리가미처럼 연출한 침실 천장도 마찬가지다. 벽 전체에 컨템포러리 아시안 무드를 담아 마감한 나무, 뿌리 형상의 태피스트리 그리고 크리스토프가 디자인한 바위 모양의 가구가 더해지며 거실과 침실에 유기적이고 오리가미적인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그 인상이 프렌치 리비에라와 동아시아를 연결한 바다 위의 다리처럼 느껴졌다.  
조명이 들어오는 천장 아래서 누리는 고요함. 백라이트를 설치한 일본 종이 천장은 크리스토프 페리숑 디자인으로 마리안 겔리 Marianne Guely 제작. 떡갈나무 벽 마감은 티노 사나 제작. 태피스트리 ‘라신 Racine’은 크리스토프 페리숑 디자인으로 타이 핑 제작. 가구 ‘오나르 Onar’는 RBC의 친 윙 로. 자수를 놓은 리넨 쿠션 ‘조세핀’은 엘리티스. 플로어 조명 ‘키쿠 노 하나 Kiku no Hana’는 타임&스타일 Time&Style.
 

“나무의 실루엣을 차용한 벽 마감은 공간에 생기를 더합니다.”

 
나무와 레진으로 만든 순백의 바위 모양 가구는 크리스토프 페리숑 디자인으로 티노 사나와 스파치오 세니코 제작. 그 위의 조명 ‘토르소 Torso’는 카산드라 대처 디자인으로 RBC의 스파르탄 숍에서 판매. 세라믹 꽃병은 아녜스 상달. 유리 꽃병 ‘마달레나 Madalena’는 마고 켈러 컬렉션스. 호두나무, 가죽, 황동으로 제작한 암체어 ‘헌츠맨 Huntsman’은 보르게 모겐센 Borge Mogensen 디자인으로 칼한센앤선 Carl Hansen&Son 제품. 사이드 테이블 ‘필로티 4 레그스 Pilotis 4 Legs’는 말고르자타 바니 디자인으로 더 뉴 크래프츠먼으로 모두 RBC에서 판매.
 

“바위를 닮은 가구와 아시안 무드가 여행의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비둘기 회색 톤인 욕실. 벽감은 바오라이트 Baolite 대리석으로 제작. 작은 잔은 말고르자타 바니 제품으로 더 뉴 크래프츠먼에서 판매. 꽃병은 아녜스 상달.
 

“편안한 분위기를 위해서는 시선이 부딪히는 것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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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로랑스 두지에 Laurence Dougier
writer 이자벨 수앵 Isabelle Soing
photographer 베네딕트 드뤼몽 Benedicte Drum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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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을 자극하는 예술적인 인테리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예술적인 인테리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예술적인 인테리어
30여 년에 걸친 가족의 추억이 곳곳에 서려 있는 오래된 집을 새롭게 단장한 비마이게스트 김아린 대표. 그의 집은 진귀한 예술품과 이국의 낯선 물건들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카비네 드 큐리오지테’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주방 쪽에서 바라본 다이닝룸의 모습. 정면에 배치한 이배 작가의 작품 뒤로 거실이 자리하며, 아일랜드 상판으로 사용한 아보카투스 대리석 패턴이 마치 유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10여 채의 단독주택이 늘어서 있다. 30여 년 전 당시 활발하게 활동하던 열 명의 건축가가 모여 같은 평형대의 각기 다른 모습의 주택을 기획해 조성한 골목이다. 시간이 흘러 아담했던 정원의 나무들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준공 당시의 모습과는 다른 파사드를 지닌 집도 있지만 동네에서 느껴지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만큼은 예전과 그대로다. 굵직한 브랜드들을 브랜딩하며 올해로 19주년을 맞이한 비마이게스트의 김아린 대표는 이 동네에 산 적은 없었지만 누구보다 이곳을 잘 아는 이였다.  
가로막고 있던 벽을 터 넓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주방 겸 다이닝룸. 뒤쪽에 놓인 검은색 사각 벤치는 덴스크 전시 때 구매한 유남권 작가의 작품이다.
 
주방에서 바라본 마당 테라스의 모습. 와인을 올린 테이블은 한옥의 처마와 서까래의 구조를 재해석한 이정훈 작가의 작품.
  “이 집은 건축가 유춘수 선생님이 지었어요. 저희 시부모님께서 매매하시고 지금까지 30여 년을 사셨죠. 남편도 20대부터 결혼 전까지 이곳에서 함께 생활했고요. 실은 이 집 마당에서 저희가 약혼식을 올렸어요. 생각해보니 아들 돌잔치도 여기서 했네요.”  
비마이게스트의 김아린 대표. 왼쪽 벽에 설치한 바코드 작품은 어머니 양주혜 작가가 김아린 대표의 결혼기념일을 새겨 선물한 것이다.
  약 670㎡에 달하는 넓은 대지에 지은 2층짜리 주택은 중정과 뒷마당, 지하 공간, 1층과 2층 사이 중간층인 메자닌까지 시부모님이 살기에는 다소 큰 평수와 마당을 품고 있어 관리가 쉽지 않았다. 그동안 김아린 대표는 이곳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정자동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아들의 스쿨버스 등 교육과 편의 시설이 밀집된 중심가의 인프라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추억이 담긴 귀중한 보물을 엄선해 넣은 몰테니앤씨의 피로스카포 장.
  “시부모님이 주말에는 보통 강원도에 내려가 계시기도 하고 여행을 많이 다니시는데, 언제까지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겠냐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저희도 아들이 영국으로 유학을 가기도 했고, 나무가 좀 울창한 집으로 이사하려고 알아보던 중이었어요. 당시 남편의 소원이 아침에 새소리가 들리는 집에서 눈을 뜨는 거였거든요(웃음). 서로의 니즈가 잘 맞아서 집을 바꾸면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나온 거죠.” 평소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 시간 보내기를 좋아하는 김아린 대표에게도 이는 거절하기 힘든 달콤한 제안이었다.     집을 서로 바꾸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두 집 모두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대수선하는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 먼저 시부모님의 짐과 가구를 김아린 대표의 집으로 옮기고 공사를 진행한 뒤, 또다시 모든 짐을 이곳으로 옮겨 나머지 한 집의 공사를 마무리했다. 함께 살아야만 했던 그 기간 동안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더욱 깊어졌다.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 아들의 방. 누구보다 새집을 좋아하고 즐긴다.
  “시부모님이 오래 사시면서 느낀 이 집의 장단점을 상세하게 정리한 ‘Happy Home List’를 주셨어요. 예를 들면 이곳은 습기가 많아서 꼭 창문을 내야 한다든지, 이곳은 여름에 너무 덥기 때문에 꼭 빛을 막아야 한다든지, 겨울에는 이곳을, 비가 많이 오면 이쪽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집을 가장 잘 아는 정원사 리스트 등 세세한 팁으로 가득했어요. 보통 새집으로 이사하면 그런 것은 살아가면서 배워야 하는 것들이잖아요. 감사하게도 그런 귀중한 정보를 너무 쉽게 얻은 거죠.” 공사는 계획부터 마무리까지 약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각 층의 구조는 물론 바닥과 벽, 창호까지 전부 바꾸는 대공사였기 때문이다.  
복도에 놓인 황형신 작가의 철제 의자 위에 이원우 작가의 작품을 배치했다. 뒤쪽 벽에 걸린 입체 회화는 미니멀리즘 예술가 로버트 모어랜드의 작품.
  공사는 주거 인테리어뿐 아니라 동화책 작가로도 활동하는 송혜승 실장에게 의뢰했다. 그와는 오랜 친분이 있는 사이로, 이전 집부터 친구들의 집까지 부탁할 만큼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다. 패션과 음식, 와인을 사랑하는 김 대표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덕분에 공간 구획이 한층 수월하게 진행됐다. 가장 큰 변화의 공간은 1층. 먼저 벽으로 가로막혀 있던 주방과 다이닝룸을 하나로 만들어 탁 트인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아들 침대 머리맡에 걸린 자코메티의 드로잉 작품.
  “가장 먼저 이 대리석을 골랐어요. 토탈 마블에 갔다가 아보카투스라는 이름의 진한 초록색 돌에 반해버린 거예요. 주방 벽과 아일랜드 상판으로 사용했는데, 집 구조가 독특하기도 하고 주방 쪽에 애매한 둔각의 벽이 있어서 시공하는 데 많은 애를 먹었어요.”    
현관 벽에 건 금속 오브제는 김윤환 작가의 작품.
  다이닝 공간과 거실을 구획하는 벽에는 약 2.6m에 달하는 이배 작가의 작품을 걸기 위해 천장을 깎아내는 작업이 필요했다. 테라스를 향해 끝까지 열리도록 설계한 9m의 거실 창은 다가올 가을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 1층과 2층 사이에 난 메자닌은 아들을 위한 방으로 꾸미고, 기다란 복도와 미니 주방이 자리했던 2층은 큼직하게 터 안방으로 만들었다. 그는 특히 외적인 부분보다는 기능적인 부분에 더 많이 신경을 썼는데, 단열이 뛰어난 창호를 선택하는 것은 물론, 뜨겁게 달궈지는 돔 형태의 천장마다 실링팬을 달아 공기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었다. 방치됐던 구름다리도 새롭게 손봐 안방과 아들 방 사이를 쉽게 오갈 수 있도록 했다(반려견 리오가 누구보다 이 다리를 즐겨 건넌다).  
왼쪽에 놓인 승마 안장 가구는 직접 드로잉한 뒤 에리어플러스 유일선 대표에게 의뢰해 맞춤 제작한 것이다.
  “이사하고 나서 무엇보다 작품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이전 집에서는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그냥 하나둘 모아만 뒀었거든요. 저희 어머니인 양주혜 작가와 이배 작가 작품도 곳곳에 걸었고, 안방에는 김희원 작가의 초기작을, 아들 방에는 자코메티의 드로잉을 걸어줬어요.”  
김아린 대표는 출근 전 매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승마장을 찾을 만큼 승마 애호가다. 다양한 승마 용품을 모아놓은 모습.
  전반적인 공간의 무드를 잡기 위해서 그가 가진 가구와 작품들을 먼저 파악하는 시간을 가져야만 했다. 프랑스 문학자이자 번역가인 아버지, 1세대 설치 미술가인 어머니, 한국 현대 여성 시인 1세대에 속하는 외할머니까지. 프랑스 남부 엑상프로방스 지역에서 나고 자란 김아린 대표의 취향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체화된 것이 대부분이다.  
2층에 자리한 안방의 모습. 오른쪽 문을 열고 나가면 2층 테라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빈티지한 것을 좋아하긴 하는데, 너무 거친 것은 어렵더라고요. 톤으로 보자면 프렌치까지는 못 가고 벨지안 빈티지 정도랄까요? 빈센트 반 듀이센이나 악셀 베르보르트가 추구하는 스타일처럼 약간은 러프하면서도 톤 다운된 무드가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어요. 리넨을 툭 던져만 놓아도 멋스러운 그런 무드요.”  
돔 천장에 달린 실링팬이 공기의 순환을 돕는다. 침대 머리맡에 건 네 점의 그림은 레이첼 화이트리드의 작품.
  이사 후 가장 먼저 구매를 결정한 몰테니앤씨의 피로스카포 Piroscafo 장은 루카메다와 알도 로시가 1991년 배의 모양을 본떠 살로네 델 모빌레에서 발표한 디자인이다. 장 안에는 아버지가 번역한 알베르 카뮈의 전집부터 장안요의 찻사발과 주병, 외할머니의 시집, 가족여행을 엮은 사진집 등 귀중한 물건을 하나둘 채워 넣었다. 장식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구는 이전에 쓰던 것을 그대로 옮겨와 배치했다. 가구 외에도 집 안 곳곳 김현성, 임정주, 황형신, 김윤환, 이원우 등 갤러리를 방불케 할 만큼 다양한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놓여 있는데, 특히 김현성 작가는 이사 기념으로 현관 등을 만들어 선물할 만큼 막역한 사이다.  
건축적 구조미가 돋보이는 장 프루베의 푸테이 데 살롱 암체어. 뒤에 걸린 사진은 김희원 작가의 초기작이다.
  “비마이게스트에서 주로 작업하는 상업 공간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이나 비전이 명확하게 정돈되어있어요. 공간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는 툴로 기능한다면 집은 꼭 그럴 수가 없잖아요.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해야 살기 편한지,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해야 했어요. 이번 집 프로젝트 덕분에 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이사한 뒤 김아린 대표의 삶에는 한층 여유가 생겼다. 아침에 눈을 뜨면 커피를 내려 테라스에 앉아 푸르른 자연을 감상하는 시간이 더해진 것. 마당에서 맨발로 축구하며 새로운 집을 누구보다 ‘잘’ 즐기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먼 미래에 이 집을 물려줄 상상도 조심스레 해본다.  
안방 욕실은 김아린 대표가 특히 애정하는 공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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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photographer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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