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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문화가 뒤섞인 이비자 하우스

다채로운 문화가 뒤섞인 이비자 하우스

 

이비자의 산트 로렌스 데 발라피아에 자리한 핀카델리카. 럭셔리한 투박함과 일렉트로 문화 등 다채로운 관심사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섬 생활.

 

지역의 자연산 붉은 돌로 만든 타원형 수장. 벤치는 탈렌티 Talenti. 파라솔 ‘파고다 Pagoda’는 투치 Tuuci.

 

“손님들은 자연으로 떠나는 모험을 원해요. 인피니티풀이나 과장된 미니멀리즘 말고요.” 핀카델리카 Fincadelica 빌라를 책임지는 ‘오케스트라 셰프’이자 이비자의 부동산 임대업자 세레나 쿡이 설명했다. 올리브나무, 무화과나무, 캐롭나무를 심은 300년 된 농가를 간직한 보물 같은 이곳에서는 기꺼이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오래된 감시용 돌 탑을 향해 걷거나, 아몬드나무를 심은 테라스에서 쉬거나 또는 칼라 자라카만에서 다이빙하기도 한다. 과시적인 럭셔리와는 거리가 먼 핀카델리카는 돌출된 두꺼운 돌벽과 거친 들보, 아홉 개의 객실을 감싸는 모래와 시크한 보헤미안 스타일이 유기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곳의 영혼과 아름다움을 고려해 장식을 과도하게 하지 않았어요.”

 

싱그러운 금빛 거실. 황색 텍스타일이 전통적인 소나무 들보, 거친 섬유와 잘 어우러진다. 알플렉스 Arflex의 카나페에 있는 쿠션과 담요는 산타 게르트루디스 Santa Gertrudis의 에스 쿠콘스 라 티엔다 Es Cucons La Tienda. 낮은 테이블은 로쉐 보보아 Roche Bobois, 인도에서 짠 태피스트리는 테드 라노 Ted Milano. 나무 암체어는 세르지오 로드리게스 Sergio Rodrigues 제품으로 크사르 리빙 Ksar Living에서 구입.

 

이비자에 있는 스튜디오 C의 실내 건축가 카르멘 스트랏츠마가 설명했다. 그는 13년 전부터 이 섬에 살면서 세 명의 공동 소유자와 이웃을 위해 집을 리노베 이션하고 있다. 그는 뻔한 스타일을 피하기 위해 절충주의 스타일을 지향한다. 스칸디나비아와 이탈리아 디자인을 섞고, 마르셀 브루이어가 1925년에 만든 바우하우스 책상 조명처럼 아이코닉한 조명과 산트 조르디 Sant Jordi 시장의 공예품, 실크 태피스트리, 도자기, 이비자 아티스트들의 컨템포러리 작품을 매치했다. 방음 처리된 동굴 같은 이미지에 맞게 시크하면서도 쿨한 조합이다. 이비자의 축제 정신을 느끼기에 완벽한 장소. 그리고 요가 수업이나 천막 아래에서 훈증 요법을 통해 자신에게 몰입하거나 재충전하기에도 아주 좋다.

 

 

“이비자 하면 떠오르는 클리셰와 거리가 먼 이 집은 특유의 감각적인 분위기를 드러냅니다.”

 

 

 회칠한 두꺼운 흰색 벽 사이에서 게으름 부리기 좋은 테라스. 조각은 모로코 시장에서 구입. 맞춤 제작한 카나페는 선브렐라 Sunbrella의 ‘조리 Zori’, 패브릭으로 커버링했다. 다단식 테이블에는 모로코의 젤리주 타일을 시공했다. 쿠션은 크사르 Ksar.

 

“편안함과 단순함, 집의 모든 것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고려했어요.”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베네딕트 드뤼몽 Benedicte Drummond

stylist

코린 쿠퍼베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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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자 밖으로 나온 그림

그림 같은 신혼부부의 집

그림 같은 신혼부부의 집

 

집 전체를 커다란 캔버스 삼아 그림 그리듯 하나하나 채색했다. 회화 작가 멜로디 박과 남편 장현 씨가 설렘을 담뿍 품고 꾸민 신혼집.

 

멜로디 박의 그림 ‘Ping-pong-Ping-pong’과 쨍한 블루 컬러의 스펙트럼 암체어, 크바드랏의 코듀로이 원단을 입힌 겨자색 소파가 조화를 이룬 거실.

 

화가에게 정해진 규격의 캔버스에서 벗어나 커다란 공간을 채우는 과정은 얼마나 설레었을까. 벽에 걸린 작품 속 풍부한 색채가 현실로 나와 집 안 곳곳을 물들이고 있는 이곳은 회화 작가 멜로디 박과 남편 장현 씨의 집이다. 새 아파트에 입주한 덕분에 공사 없이 그대로 살까 고민했지만 작품을 돋보이게 할 갤러리 같은 흰 벽이 필요했고 인테리어 시공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남편이 전 공을 살려 전반적인 집의 골격을 재구성했다. 122㎡의 아파트를 채우는 과정은 색에 대한 일가견이 있는 아내의 몫이었다. “주로 평면 페인팅 작업을 해요. 원하는 색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데, 제게 있어 색은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색 자체가 작업의 시작점이며 조형을 이루는 구조예요. 물감을 비롯해 가루, 페이스트, 고체 등의 물질을 입혀 서로 다른 질감으로 색을 표현하는 것을 즐겨요. 집 역시 마찬가지고요. 색과 함께 다양한 소재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기를 바랐어요.” 멜로디 박이 설명했다.

 

복도에 건 ‘I still Wait for You’는 의자를 좋아하는 남편한테 결혼을 약속하며 선물한 작품이다.

 

마치 그림을 그리듯 집 꾸미기에 다가간 것. 우선 집의 배경이 되는 페인트색을 세심히 고르고 색과 형태, 소재를 생각하며 가구와 소품을 구입했다. 피트 헤인 에이크가 디자인한 모스 그린과 블루 컬러 암체어를 중심으로 한스 베그너의 빈티지 원목 수납장과 코듀로이 원단을 입힌 겨자색 소파를 배치했다. 그레이 톤의 러그는 통통 튀는 색을 중화시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바닥은 다양한 색을 수용할 수 있는 따스한 원목으로, 디귿자 형태의 주방은 메탈 상판으로 마감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다이닝 식탁으로 선택한 빈티지 놀 Knoll 테이블 역시 메탈 다리와 원목 상판의 조합이 멋스러워 큰마음 먹고 구입한 것이다. 사실 이 집의 숨은 비밀은 미묘한 차이를 띠고 있는 화이트 벽이다. 블랙 라즈 베리 컬러로 칠한 서재를 제외하고, 모든 벽을 화이트로 마감한 모습. 하지만 결코 모두 같지 않다며 멜로디 박이 방을 둘러보며 설명했다.

 

창밖으로 펼쳐진 자연을 담은 작품 ‘Window_1’. 세 개의 연작 시리즈 중 하나로, 모두 이어 붙이면 커다란 창이 완성된다.

 

어두운 블랙 라즈베리 컬러를 칠한 서재.

 

“공사를 준비하 면서 종류별 화이트 컬러칩을 매일 들고 다녔어요. 자연광에 비춰보기도 하고 그늘에서는 어떻게 보이는지, 또 밤에는 어떤지 비교해보면서 고심 끝에 고른 거예요. 거실의 화이트는 조금 따뜻한 분위기를 주길 원했고, 스테인리스 조명을 단 침실 한쪽 벽은 완전한 백색이었으면 했어요. 또 하늘색의 대형 작품을 건 벽면은 회색빛이 감도는 화이트여야 했고요.” 컬러에 관해서만큼은 자신이 세운 명확한 기준과 확신에 찬 단호함마저 엿보였다. 이러한 남다른 색 구별 방법은 작가로서 색을 바라보는 작업 방식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저는 작업실 문을 활짝 열어두고 무조건 낮에만 작업해요. 야간 작업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빛이 가장 좋은 시간대에 맞춰 작업하고 자연광 아래에서 색의 미묘한 차이를 발견하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밝은 색상일수록 빛이나 외부 환경으로 인해 끊임없이 바뀌기 때문에 전체적인 집의 분위기를 고려하고 그에 맞는 화이트를 선택하려고 노력했어요.” 멜로디 박이 덧붙였다. 이들 부부의 집을 찾은 지인들은 종종 그녀의 그림 안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늘 캔버스에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왔다면, 이들의 신혼집은 부부가 함께 완성한 첫 번째 합작이 아닐까.

 

메탈 상판과 연보라색으로 마감한 주방.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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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빌라의 매력

개성 강한 신혼 부부의 집

개성 강한 신혼 부부의 집

 

남들과 다른 개성 강한 색을 내고 싶었던 안효상, 이선하 부부의 바람을 담은 성북동 빌라를 찾았다.

 

오래된 크림색 중문과 거실을 채운 빈티지 가구가 조화를 이룬다. 까사알렉시스에서 구입한 클라우드 소파는 이 집으로 이사하면서 유일하게 새로 들인 가구다. 인형이라 착각할 만큼 앙증맞은 부부의 반려견 보리밥.

 

 

주방과 거실이 일자로 쭉 뻗어 있는 독특한 복도식 구조에 이끌려 이 집을 선택했다.

 

오래된 저택과 한옥이 혼재된 성북동을 찾을 때면 언제나 기대를 품게 된다. 운 좋게 장맛비를 빗겨간 그날 역시 개성 강한 집을 마주했다. 경사진 골목길의 틈새에 굳건히 뿌리 내린 이 오래된 빌라는 이제 갓 신혼 6개월 차에 접어 든 안효상, 이선하 씨의 첫 번째 보금자리다. 통상 신혼부부는 깔끔한 새 아파트를 선호하기 마련이지만 이들 부부는 다른 길을 택했다. 지인의 소개로 만나 2년 반 정도의 연애 끝에 올 초 거창한 결혼식도, 그 흔한 웨딩 사진 하나 남기지 않고 혼인신고만 한 채 이 집으로 살림을 합쳤다. “워낙 기념일도 잘 안 챙기는 편이에요. 둘 다 그런 거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는 것 같아요. 허례 허식을 뒤로하고 집만 8개월 정도를 보러 다녔어요. 정형화된 아파트는 애초에 배제하고 빌라를 주로 찾아 다녔어요. 저희 부부가 부암동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해서 처음에는 그 주변을 알아봤는데, 그 동네는 너무 낡거나 둘이 살기에는 규모가 큰 집만 있더라고요. 그렇게 흘러 흘러 성북동까지 오게 되었어요.” 부부가 입을 열었다.

 

MMK의 메탈 타입으로 특색 있는 주방을 완성했다.

 

각자 의류 브랜드와 빈티지 렌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어 비교적 출퇴근이 자유로운 이들 부부에게 위치는 크게 고려해야 할 대상이 아니었다. 꿈에 그리던 동네와는 살짝 빗겨 있어 아쉬움도 있었지만, 10년의 세월을 머금은 독특한 구조의 이 빌라를 보는 순간 단번에 마음을 빼앗겼다. “계약하고 8일 만 에 들어왔어요. 열흘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아주 낡은 원목 나무 바닥을 교체하고 주방을 뜯어 필요한 곳만 보수했어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크림 톤 중문마저 멋스럽게 느껴지는 이 집은 양 옆으로 길게 뻗어 있는 복도식 구조가 특징이다. 현관문을 기점으로 왼쪽으로는 화장실과 안방이 자리하며 그 앞으로 주방, 거실, 옷 방 그리고 큰 방 순으로 길게 뻗어 있다.

 

해외 출장이 잦은 이선하 씨가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아이템을 깔끔하게 수납했다.

 

단조로운 침실에 르 코르뷔지에 디자인의 조명이 감각을 더한다.

 

현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빈티지 가구와 디자인 조명이 한데 어우러진 거실과 매력적인 스테인리스 주방이 한눈에 담겼다. 남편이 오래전부터 수집해온 빈티지 가구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특별히 신혼집을 위해 구입한 가구는 거실 소파와 가전 정도다. 아내 역시 그간 사 모은 가구와 소품이 넘쳐났기에 서로의 취향이 묻어나면서도 함께 두었을 때 어우러질 수 있는 중간점을 찾아 각자의 아이템을 들다. “오히려 혼자 살 때는 창고에 묵혀두거나 제자리를 찾지 못했던 것들이 이 집에 와서 빛을 보게 되었어요.” 아내가 설명했다. 별도의 구조 변경 없이 필요한 곳만 손보고 들어온 이 집에서 가장 오랜 시간 공들인 공간은 바로 주방이다. “어느 집에서나 볼 법한 흔한 스타일을 정말 싫어해요.

 

부부의 취향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소품.

 

부잣집이 아닌 이상 이런 스틸 주방을 시도하는 게 힘든데, MMK의 메탈 타입 주방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생각대로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사실 이들 부부의 집은 아직은 미완성 상태이다. 조명을 채 달지 못한 곳도 있고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다. 살면서 조금씩 고쳐 나갈 계획. “다음에 살 집은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생활 패턴을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살림을 합친 거 잖아요.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상태에서 집을 꾸미다 보니 아쉬운 점이 생기더라고요. 사실 10분 거리에 벌써 찜해둔 집이 있어요. 언젠가는 그 집으로 이사 가는 것을 목표로 살고 있어요. 정원이 딸린 집인데, 1년 정도는 공사해서 제대로 고치고 들어갈 계획이에요”라며 부부가 입을 모아 들뜬 목소 리로 이야기했다. 그럴듯한 거창한 계획을 세운다 한들 첫 번째 집은 뜻하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기 마련인 법.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며 하나씩 맞춰 나갈 이들 부부의 앞날을 응원하고 싶다.

 

세컨드 거실로 사용하고 있는 가장 큰 방. 부부는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가죽 소파는 볼리아. 펜던트 조명은 에토레 소트사스 디자인으로 아르떼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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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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