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읽는 집

마음을 읽는 집

마음을 읽는 집

오래 두고 볼수록 깊은 우물처럼 그 멋과 맛을 길어 올리는 집.
크리에이터 정지욱 대표의 집 이야기.

 
서울숲 전망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거실. 창가에 있는 붉은색 설치작품 ‘소년’은 옥현숙 작가가 정지욱 대표를 형상화해 제작한 것이다. TV 위에 걸린 금색 작품은 강준영 작가. 소파는 이탈리아 명품 소파 브랜드 페리 Ferri 1956 제품으로 덴스크.
  20년간 인테리어 회사 그루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는 정지욱 대표의 활동은 셀 수 없이 많고 그 범위는 한없이 넓다. 청계천 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서울시립 미술관 전시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대전 복합터미널의 외부 광장 디자인, 금호 미술관의 바우하우스(유토피아전) 전시,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트 페어 ‘디자인 메이드’, 파리 메종&오브제의 한국관 전시 공간 기획, 한남 더 힐의 커뮤니티 센터 리노베이션 등 그의 손길이 닿은 곳은 무수히 많다. 공공 디자인부터 기업 프로젝트, 전시 기획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그는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자는 굳은 결심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우손갤러리의 김은아 관장이 일본에서 구입한 쿠사마 아요이 엽서를 액자에 담아 선물했다. 그 앞에 놓인 그릇은 조선 시대 도자기.
  “묘목처럼 심어야 하는 분도 있고 수형을 잡아 멋지게 심어야 하는 분도 있죠. 또 어떤 이에게는 그늘이 되게끔 심어야 해요. 사람과 공간의 특성에 맞춰 완성하자는 마음으로 회사 이름을 지었어요.” 정지욱 대표는 아픈 곳을 진단하는 의사처럼 클라이언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거친다고 강조했다.  
브로콜리를 커다란 나무처럼 묘사한 이 그림은 대학 졸업 작품전에서 구입한 것.
  사람의 마음을 읽고 올바른 진단을 내리는 이의 집은 어떤 모습일까. 서울숲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204㎡의 이 집에는 따스한 기운이 가득했다. 흔히 큰 평수대의 집에서 볼 법한 화려하고 커다란 가구 없이도 잔잔한 힘이 느껴졌다. 분명 갤러리를 방불케 하는 수십여 점의 작품이 걸려 있는 데도 말이다.     감성을 울리는 클래식 음악과 코끝을 스치는 기분 좋은 향에 빠져들던 차 정지욱 대표가 집 안 곳곳을 채우고 있는 작품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30대 초반부터 수집을 시작했어요. 가장 처음 구입한 게 권대섭 도예가의 달항아리예요. 이걸 받치고 있는 작은 책장도 권 선생님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 시대 사랑방 책장이에요.”  
30대 초반 처음으로 구입한 권대섭 도예가의 달항아리와 조선 시대 사랑방 책장.
  일찍이 백자와 고가구를 구입할 정도로 예술에 조예가 깊었던 이유는 그의 어린 시절이 한몫했다. 섬유 공장을 운영했던 아버지가 남미, 유럽, 일본, 미국 등지에서 수집한 천을 모아둔 보물 창고가 그에게는 놀이터였던 것. “당시 대여섯 살 정도였죠 아마. 크리스챤 디올 손수건, 디즈니 캐릭터가 새겨진 손수건 등 정말 다양했어요. 그것들을 모아 직접 패치워크처럼 이어 붙이며 놀았어요. 그 자투리 천들이 제게는 최고의 놀잇감이었던 거죠.”  
진지한 모습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의 모습을 담은 김홍식 작가의 작품. 무게감이 느껴지는 분위기에서 관람객의 의상 태그가 튀어나와 있는 모습이 왠지 우스꽝스러워 구입했다. 다양한 컬러로 패치워크한 이불은 강금성 작가의 여름 이불.
  성인이 되어서도 그의 인생에는 늘 예술이 함께했다. 그루 스튜디오의 첫 출발은 통의동의 예술복합문화공간인 ‘브레인 팩토리’의 2층이었고, 덕분에 그 당시 유망한 젊은 작가들과 자연스레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몇 해 전 유명을 달리한 옥인 콜렉티브의 진시우 작가의 작품에 담긴 일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입을 열었다. “아주 작은 사각형의 캔버스에 ‘이 작품을 10년 뒤에 가져오시면 이 금액의 20배가 되는 작품으로 돌려주겠습니다’라고 쓰여있었어요. 실제로 10년이 지난 뒤 찾아갔고, 복도에 걸린 이 작품이 바로 교환 받아온 거예요.”  
간결하고 얇은 라인이 돋보이는 한스 베그너의 다이닝 테이블과 체어.
  또 현관을 열자마자 보이는 김희원 작가의 사진 작품 역시 협업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 들이게 된 것. 그렇게 이 집에 걸린 모든 작품은 정지욱 대표와 작가가 함께 쌓아온 이야기와 추억이 깃들어 있었다. “작품을 고를 때 작가의 성향도, 인품도 중요하거든요. 작가의 인생을 내 공간에 들이는 일이잖아요. 나이가 젊든 경력이 많든 적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 사람의 모습과 인생관이 작품에 담겨 있는지 봐요.”  
숲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목욕을 즐길 수 있는 안방 욕실.
  놀랍게도 이 집은 갖고 있던 작품과 가구를 들인 것 외에는 3년 전 입주할 당시 그대로다. 신축 아파트여서 어디 한 곳도 손대지 않았다. 대신 확 트인 숲뷰와 높은 천고를 살리기 위해 아주 작은 소품 하나조차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저는 화려하기보다 깔끔하고 클래식한 걸 좋아해요. 가구의 높이가 낮아 시선에 거슬리지 않는 것을 선택해요. 조선 시대의 사랑방 가구를 제일 좋아하는데, 고가구의 형태를 보면 굉장히 모던해요. 과하지 않고 두께감도 얇아서 현대의 미니멀한 가구와도 잘 어우러지죠. 자세히 보면 작품의 액자 프레임도 전부 얇거든요.”     이 집의 또 다른 백미는 작은 테라스와 빛이 듬뿍 드는 식물 방이다. 몇 해 전 반려견을 잃은 슬픔을 대신하기 위해 식집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물을 주고 틈틈이 식물을 가꾸는 일이 그의 유일한 취미다. “누군가는 한강 뷰가 펼쳐지는 모습에 ‘와 멋지다!’라고 감탄하겠지만 저는 시선 높이에서 보이는 걸 좋아해서 저층을 선택했어요. 좋은 분들,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와인도 마시고 음악도 듣고…. 그 정도면 충분해요. 갇혀 있는 집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이 집을 떠나겠지만 사는 동안에는 같이 나누면서 지내길 바라요.”  
서양화가 임동식 작가의 작품.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림자처럼 표현된 사람이 풀숲에 앉아 자연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름다운 에메랄드빛을 내는 이헌정 도예가의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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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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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키치한 아이템

알록달록 키치한 아이템

알록달록 키치한 아이템
무지갯빛으로 물든 키치한 아이템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공간에 경쾌한 리듬을 더한다.  

JOYFUL AZIT

     

1 다채로운 컬러를 입은 디지털 프린트와 퍼 소재의 결합이 인상적인 파이프라인 월행잉은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 디자인으로 CC-타피스.

2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IXA 월 조명은 알렉산더 칼더의 조형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제품으로 아르떼미데.

3 이탈리아 남부의 빛나는 카프리 섬의 풍경을 담은 서적 <카프리 돌체 비타>는 애술린.

4 여러 개의 얼굴에 립스틱으로 낙서한 듯한 장난스러운 디자인의 화병 도라 마르 페데스탈은 조나단 애들러.

5 아이스크림 스크루바를 연상시키는 다리가 특징인 트위스터 사이드 테이블은 은은한 광택 마감으로 달콤함을 더했다. 폴스 포턴.

6 종이접기를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형태의 루반 체어는 피에르 프레이.

     

7 익살스러운 페인팅으로 벽면에 포인트를 주는 미러 우드 프레임 텅거는 셀레티 제품으로 라이프앤스타일에서 판매.

8 단순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클래식한 아름다움을 입은 체스터 문 소파는 파올라 나보네 디자인으로 박스터.

9 입체적인 질감이 독특한 와플 슬리퍼는 부드럽고 흡수력이 뛰어난 면 혼방 소재로 제작했다. 헤이 제품으로 루밍에서 판매.

10 대형 아크릴 조각품 그랜드 투어 갓 버스트는 신의 옆모습을 담은 디자인과 청량한 색감, 반짝이는 표면이 특징이다. 조나단 애들러.

11 기하학적 패턴이 눈길을 끄는 리니아 캐비닛은 알레산드로 멘디니 디자인으로 포로.

12 유연한 곡선이 돋보이는 금빛 컬러의 의자 레다는 살바도르 달리 디자인으로 BD 바르셀로나.

   

13 도톰한 도넛 모양으로 공간에 유쾌함을 더하는 보아 푸프는 사바인 마르셀리스 디자인으로 헴.

14 중세 시대 전사가 풍선을 부는 상상을 조명으로 구현한 버블검 조각상 램프는 셀레티.

15 다양한 컬러의 스트라이프 패턴이 인상적인 큐브 셰이프 푸프는 미쏘니 홈.

 

LIVELY TERRACE

     

1 새가 경례를 하고 있는 듯한 재치 있는 형태의 홉버드 스컵쳐 베일은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것으로 보사.

2 널찍한 등받이로 편안하게 몸을 받쳐주는 아웃도어 라운지 체어 임바 체이스 롱은 모로소.

3 재생 판지에 식물성 잉크를 입혀 제작한 친환경적인 꽃다발 서머 재즈는 양면 가운데 원하는 방향으로 장식할 수 있다. 스튜디오루프.

4 진한 보랏빛이 인상적인 반줄리 로우 테이블은 모로소.

5 자연의 싱그러운 초록 빛깔을 머금은 파라솔 모감보는 파올라 렌티.

6 여러 개의 라임을 포착한 듯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아웃도어 러그 시트러스는 간.

     

7 화려한 그래픽 패턴과 색감을 지닌 새 장식품 디럭스 니아스 버드는 얇은 압정이나 핀으로 벽에 고정해 장식할 수 있다. 스튜디오 루프.

8 푸른 바다를 연상시키는 아웃도어 라운지 체어 MR01은 구비와 패션 브랜드 노아의 협업으로 탄생한 스페셜 에디션으로 구비.

9 선인장을 떠올리게 하는 피쿠스는 높이 조절이 가능한 두 개의 모듈로 구성되며 잎과 과일 같은 다양한 장식을 추가할 수 있다. EMU.

10 푹신한 쿠션감과 기다란 형태로 온몸을 편안하게 지지해주는 아웃도어 선베드 웨이브는 파올라 렌티.

11 거꾸로 뒤집은 모자에 초록 사과를 얹은 듯한 초현실적인 디자인의 마그리타 푸프는 그 자체로 공간에 유쾌함을 불어넣는다. 구프람.

12 멀티컬러 스트라이프 장식이 특징인 스트라이프 우븐 과일 바스켓은 마르니.

 

PLAYFUL DINING

     

1 베르너 팬톤이 디자인한 웨이브 러그는 오렌지색 그러데이션과 물결무늬가 공간에 입체감을 더한다. 베르판.

2 귀여운 물고기 일러스트와 파도를 연상시키는 물결 모양의 가장자리가 인상적인 피시 컬렉션 디너 접시는 레 오토만.

3 부드러운 가죽 소재의 접시 레더 플래터는 가운데가 오목한 형태로 제작되어 액세서리 등의 소품을 보관하기 좋다. 자크뮈스.

4 원숭이가 초를 받치고 있는 형상의 캔들홀더 몽키는 꼬리가 안정감 있는 지지대 역할을 해 쓰러질 걱정이 없다. 파올라씨.

5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샹들리에 칸은 고급스러운 크롬 마감으로 테이블 위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카르텔.

6 장 프루베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으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EM 테이블 프루베 벨 버트는 비트라 제품으로 비블리오떼끄에서 판매.

     

7 화려한 광택이 눈길을 끄는 플럼 칵테일 셰이커는 홈 바의 분위기를 한층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톰 딕슨.

8 곡선의 아름다움을 담은 웨이브 테이블은 트렌디한 디자인은 물론 잡지나 각종 서적을 보관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커넥토리얼.

9 블록 장난감을 조립해 만든 듯 앙증맞은 디자인의 몰리노 그라인더는 상큼한 색상으로 테이블에 생기를 더한다. 헴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10 전원을 켜면 입술의 가장자리를 따라 밝은 네온사인이 들어오는 스튜디오잡 블로우 네온 램프는 셀레티 제품으로 라이프앤스타일에서 판매.

11 파스텔 톤의 색감과 종 모양 디자인으로 공간에 아늑함을 더하는 팬탑 펜던트 조명은 베르판 제품으로 에잇컬러스에서 판매.

12 오렌지와 커틀러리, 편지 일러스트가 새겨진 세라믹 플레이트는 그 자체로 오브제 역할을 한다. 포르나세티.

13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금속 소재의 몽코스 캔들홀더의 익살스러운 원숭이 얼굴이 재미있다. 파올라씨.

14 엄지를 치켜든 형상의 피스트 체어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가볍고 단단하며 엄지손가락이 등을 지지해줘 편안하다. 폴스 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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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assistant 강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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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의 핑크 하우스

바비의 핑크 하우스

바비의 핑크 하우스
바비가 초대하는 사랑스러운 집.  

  루이스폴센과 유리공예가 홈인 헤벤이 협업한 작품으로 은은한 물결무늬와 화려한 색의 대비가 특징이다. 전통적 헤리티지에 예술적인 창의성을 더해 가치를 높였다. 루이스폴센 제품. 가격 문의.  

  제품을 생산하고 남은 원사를 나선형 패턴으로 꼬아 만든 바구니 시카는 친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의 철학이 담겨 있다. 실내는 물론 실외 환경에도 강하고 다양한 색상 옵션을 제공한다. 파올라렌티 제품. 가격 문의.  

  프레임 속 프레임이란 재밌는 컨셉트로 공주 거울을 입체감 있게 표현한 프레임 X3 미러는 밋밋한 벽에 포인트를 주기 적합하다. 세이투셰 제품. 16만원.  

  강렬한 마젠타와 반짝이는 광택, 투명함이 눈길을 끄는 마젠타 캡슐 컬렉션은 발로톤, 파촐레토 등 상징적인 디자인을 재해석해 만들었다. 베니니 제품으로 리아컬렉션에서 판매. 48만원.  

  어릴 적 바다에서 가지고 놀던 튜브에서 영감받은 유쾌한 디자인의 요미 암체어는 반려동물 발톱에도 견딜 수 있는 견고한 소재가 돋보이며 강렬한 핑크색이 인상적이다. 매트리스 표면을 UV 처리해 아웃도어 가구로 사용해도 좋다. 모조 제품으로 세그먼트에서 판매. 98만원.  

  이음새 없이 매끈하고 유려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익스클루시브 팬톤 체어 듀오는 글로시한 핑크와 클래식한 레드 색상이 조화롭고, 한정 출시된 컬렉션으로 소장 가치가 높다. 비트라 제품으로 더콘란샵에서 판매. 3백15만원.  

  캄파나 형제가 디자인한 봄보카 소파는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움은 물론 뛰어난 착좌감까지 선보인다. 여덟 개의 플러시 쿠션이 조립된 구름 같은 디자인으로 공간에 포인트를 더한다. 루이 비통에서 판매. 9천3백60만원.  

  영화 <바비>의 개봉을 기념해 출시한 마티니 글라스는 분홍색 잔과 마젠타 잔으로 구성되며, 베이스에 금색 바비 로고가 새겨져 있다. 실제 영화 소품으로도 사용되었다. 드래곤 글래스웨어 제품. 가격 문의.
CREDIT
assistant editor 강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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