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마주 보고 웃는 모습이 반짝이는 유리의 면면을 닮았다. 유리공예가 양유완과 포토그래퍼 양성모 부부의 설레는 신혼집이다.
“거실에 놓인 칼한센앤선의 라운지 체어는 오래전 덴스크 김효진 대표님이 선물해주신 거예요. 이번 신혼집을 꾸미면서 작업실에서 의자를 가져왔고, 하나 더 구입해 남편이 자리를 만들어줬어요.” 칼한센앤선의 MG501 쿠바 체어는 덴스크에서 구입. 바로 옆 사이드 테이블은 모두 보에. 화병은 셀레티.
연애부터 결혼까지 딱 1년이 걸렸다. 결혼했다는 사실이 실감이 안 날 만큼 연애하는 기분이라는 유리공예가 양유완 작가와 포토그래퍼 양성모 부부. 남편이 살던 집을 부부의 보금자리로 바꾸면서 신혼집을 채워가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 “처음 남편 집에 왔을 때 색감 하나 없이 심플했어요. 소파도 TV도 없이 스피커와 식물만 있었죠. 소파도 생일 때 제가 선물한 거고, 벽면마다 걸린 그림도 크레파스로함께 그린 거예요. 생각해보면 연애할 때부터 조금씩 이 집을 채우고 있었던 것 같아요.”
다이닝 테이블은 철제 다리와 대리석까지 직접 디자인해 제작하고, 덴스크에서 구입한 CH24 위시본 체어를 함께 매치했다.
양유완 작가가 좋아하는 고래 오토 토이로 장식한 거실 벽면.
미니멀한 남편의 집에 아내의 취향과 색감을 더해 따뜻한 신혼집을 완성했다. 고된 작업으로 늦게 귀가하다 보니 집에서만큼은 온전히 쉴 수 있는 휴식처로 만들고 싶었던 부부. 스테이케이션을 위한 호텔 라운지를 상상하며 개방감 있는 배치와 우아한 샴페인 컬러로 채웠다. 오래된 아파트의 낮은 층고도 고민이었다.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높이가 낮은 가구들을 선택해 아늑한 라운지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
신혼집을 채워가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는 유리공예가 양유완과 포토그래퍼 양성모 부부. 라운지 소파 위에 걸린 장-미셸 오토니엘의 판화는 이번 신혼집을 꾸미면서 큰마음 먹고 구입한 것.
부부의 취향에 맞게 제작할 수 있는 가구와 조명은 직접 발품을 팔아 하나하나 완성해갔다. 그 과정이 함께 그림을 그리는 기분이었다고 양유완 작가가 전했다. “132㎡의 집이 40호 캔버스처럼 느껴졌어요. 하나하나 채우다 보면 언젠가 100호 캔버스도 함께 그릴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큰 구조 변경과 인테리어 대신 부부의 취향을 채워줄 수 있는 미래에 투자하기로 했다. 기존 사용하던 가구는 최대한 활용하되, 색감 있는 패브릭으로 포인트를 주거나 소가구를 추가해 공간에 변화를 줬다.
기존의 유리 선반을 빼고 대리석으로 바꿔 프렌치 감성을 더한 주방의 장식장. 연잎 그림은 결혼을 축하하며 양유완 작가의 어머니가 직접 그려 선물했다.
침실도 남편이 혼자 사용했던 것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아내가 좋아하는 민트와 블루 컬러로 침구를 바꾸고, 아내가 만든 조명을 더했다.
아이보리 패브릭의 거실 소파는 연애할 때 아내가 남편에게 선물한 것. 구매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가운데 오토만의 우드 상판을 대리석으로 바꿨다. 그 위로 네임 뮤조의 스피커를 두고, 신혼여행에서 구입한 강아지 오브제를 올렸다. 소파에서 마주 보는 주방 장식장은 오래된 유리 선반을 대리석으로 교체하고 하얀색으로 칠해 프렌치 감성을 더했다. 그 위로 아내의 유리공예품과 남편의 카메라 등 부부의 추억을 담은 오브제들로 장식한 것이다.
복도에도 양유완 작가의 작품을 걸어 신혼집을 화사하게 밝혔다.
다이닝테이블은 직접 제작했다. 바로 옆 거실 벽면의 샴페인 컬러의 거울과 어울리도록 버건디 철제 다리를 맞추고, 2m 길이의 대리석을 올려 집에서 모임을 자주 하는 부부에게 꼭 맞는 넉넉한 테이블을 완성했다.
스피커를
좋아하는 남편의 취향이 녹아 있는
신혼집.
미니멀한 남편의
서재에 향을 좋아하는 아내의
취향과 유리공예품이 더해졌다.
룸 디퓨저는 아쿠아 디 파르마.
사실 이 집의 매력은 어느 공간에서나 은은하게 들려오는 음악이다. 방마다 놓여 있는 각기 다른 스피커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음악이 흐르는 공간을 좋아하는 양유완 작가는 작업실에서도 항상 클래식을 틀어놓곤 한다. 그래서 스피커를 좋아하는 남편의 취향과도 꼭 맞았다. 가장 좋아하는 곳은 웨스턴일렉트로닉의 16A혼 스피커가 놓인 방으로, 술을 좋아하는 부부가 음악을 들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둘만의 라운지다.
미니멀한 남편의 서재에 향을 좋아하는 아내의 취향과 유리공예품이 더해졌다. 룸 디퓨저는 아쿠아 디 파르마.
“싱글일 때 혼 스피커를 집에 들였다 이사하면서 판매했어요. 그때 즐겼던 시간이 정말 좋았던 추억이라 이번에 신혼집을 꾸미면서 다시 들였어요. 제 작업실과 마주 보는 이 방은 원래 아내의 서재로 꾸밀 계획이었어요. 양보해준 덕분에 오직 스피커와 술을 즐길 수 있는 와인 셀러만 두어 홈 바로 만들었죠. 이제는 아내가 이 스피커를 더 즐기는 것 같아요.” 양성모 씨가 음악을 재생하며 말했다.
웨스턴일렉트로닉의 16A혼 스피커 앞에 이탈리아 여행에서 구입한 칼더 모빌을 달았다. 소리의 울림에 따라 모빌이 리듬을 탄다.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스피커 가운데 걸린 칼더의 모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를 보며 양유완 작가가 말을 더했다. “이 스피커는 울림이 느껴지는 게 정말 매력적이에요. 그래서 소리가 나오는 혼 앞에 모빌을 걸었어요. 울림에 따라 모빌이 춤을 추듯 움직이곤 하죠.” 가구와 음악을 좋아하는 남편, 조명과 향을 좋아하는 아내가 만나니 오감을 채우는 집이 되었다.
미니멀한 남편의 서재에 향을 좋아하는 아내의 취향과 유리공예품이 더해졌다. 룸 디퓨저는 아쿠아 디 파르마.
“어느 날 작업을 일찍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주방까지 깊숙이 햇빛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매일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곤 해요. 이제야 조금씩 이 집을 알아가는 것 같아요. 새로운 이웃과 동네에 대한 여정도 즐겁고요.” 어느 곳 하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던 신혼집. 공간에 퍼지는 은은한 향기와 소리도 섬세하게 부부의 취향이 녹아 있었다. 함께 살아가는 집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는 이들이 앞으로 채워 나갈 모습이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