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물건을 보면 그 사람의 취향과 생활 방식,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가 보이기 마련이다. 각기 다른 색깔과 깊이를 지닌 리빙 피플 8인의 취향을 들여다보았다.
비블리오떼끄 김영관 대표
까시나, 비트라, 아르텍, 가리모쿠 60 등 수입 가구 브랜드를 전개하는 편집숍 비블리오떼끄. 이 숍을 이끄는 김영관 대표의 취향도 그곳과 꼭 닮았다. 과하지 않으면서 편안함을 주는 디자인과 좋은 소재, 함께 잘 어우러지는 심플함 등을 엿볼 수 있다.
INSTAGRAM @bibliotheque_
1 까시나, 699 슈퍼레게라
지오 폰티가 1957년에 디자인한 제품. 1700g에 불과한 이 의자는 초경량이라는 뜻을 지닌 이름에서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안방 한쪽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옮겨 쓴다.
2 루이스 폴센, PH아티초크
조명 디자이너 폴 헤닝센의 조명에 대한 열정을 좋아한다. 그가 이루고자 한 조명에 대한 이상향을 담은 제품이라면 단연 PH아티초크. 60주년 한정판으로 브라스 제품을 받았는데 각인 번호가 내가 태어난 해와 같아 더욱 뜻깊었다.
3 비트라, 임스 도트 디자인 블랭킷
찰스 앤 레이 임스 부부의 시그니처 도트, 십자무늬가 돋보이는 울 블랭킷, 사용할수록 매력적인 겨울 필수품이다.
4 바이레도, 비블리오떼끄
비블리오떼끄와 같은 이름의 향초. 도서관의 먼지 쌓인 책에서 배어 나오는 묵직한 향을 담았다고 한다. 그 향을 상상하다 보니 내가 떠올리는 비블리오떼끄의 향과 무척이나 닮은 것 같다.
5 리사 라손, 포셀린 오브제
스웨덴 출신 도예가 리사 라손의 포세린 오브제를 좋아한다. 표정이 살아 있는 조각들에서 친근하고 따뜻함이 느껴진다. 출장길에 빈티지 숍에서 눈에 띄일 때마다 하나씩 사 모으게 됐다.
6 라귀올, 와인오프너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와인잔만큼 중요한 액세서리가 오프너이지 않을까? 몇 해 전 지인에게 선물받았는데 사용할수록 손에 감기는 느낌이 좋다.
7 1616아리타, S&B컬렉션
조선시대 도공 이삼평이 일본 규슈 아리타에 처음으로 도자기 기술을 전수하면서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다. 1616아리타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S&B컬렉션을 애정한다.
8 라이카, 카메라 M
휴대전화로는 표현하기 부족한 2% 감성까지 채워주는 카메라.
9 조지 젠슨, 베르나도트 컬렉션
1930년대 스웨덴 왕자 시그바르드 베르나도테의 은식기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화병. 심플하고 기품 있어 보이는 디자인으로 언제 보아도 프레시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studio HJRK 김혜진 대표
섬세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을 전개하는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studio HJRK. 하이엔드 인테리어는 물론 아트, 스타일링 등 다채로운 분야를 아우른다. 여행에서 마주친 다양한 심상을 담아낸 라이프스타일 오브제 브랜드인 콜렉시옹 보야쥬스 Collection Voyageuse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INSTAGRAM @studio_hjrk
1 유나 허, 스툴
세라미스트 유나 허의 스툴. 주로 자연에서 영감을 받는데, 한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인 정서가 섞여 있다.
2 발리니움, 타일
이탤리언 핸드 페인티드 타일 브랜드 발리니움을 좋아한다. 특히 풀체 바리아토는 자연스러운 붓 터치와 투명하게 비치는 수채화 같은 색감을 지녔다.
3 씨흐 트루동, 레지오 캔들
트루동 캔들을 즐겨 사용하는데, 그중에서도 레지오는 가장 좋아하는 향이다. 자몽향을 베이스로 하지만 서늘하면서도 쿨한 파리의 집이 떠오른다.
4 파보 티넬, 9209 테이블 램프
파보 티넬이 디자인한 조명. 금속이라는 차가운 소재에 타공 디테일이 포인트다.
5 클레어 타부레, 아트북
프랑스 태생 작가 클레어 타부레는 과감한 컬러의 조합과 붓 터치로 자연과 인물을 담아낸다. 아름다우면서도 어딘가 섬뜩한 부분이 매력적이다. 시간이 날 때 잠깐씩 넘겨보면서 영감을 충전한다.
6 퓌포카, 칸 컬렉션
파리에 거주하던 시절 레스토랑에서 첫눈에 반한 브랜드 퓌포카. 그중에서도 아르데코 스타일의 칸 컬렉션을 특히 애정한다.
7 카스토 플뢰리스트
파리 플로리스트인 카스토 플뢰리스트. 과장되게 풍성하거나 생각지 못한 신선한 조합의 작업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파리에 살 때 종종 들르곤 했다.
8 제레미 막스웰 윈트레버트, 펜던트 조명
유리 공예가 제레미 막스웰 윈트레버트가 직접 입으로 불어 완성한 조명. 벨라 피구라 크림 조명은 테크닉과 모던한 디자인이 우아한 조화를 이룬다. 주문 제작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디에디트에서 구매 가능하다.
9 studio HJRK, JIN 체어
번거롭게 천갈이하지 않아도 세탁이 되게끔 디자인한 슬립 커버 다이닝 체어. 자연스러우면서도 밝고 깨끗한 스트라이프 리넨 소재를 사용했다. 다양한 원단으로 커스텀 제작도 가능하다.
10 콜렉시옹 보야쥬스, 룸 슈즈
곧 선보일 신제품으로 엣지 마감 디테일이 돋보이는 벨벳 소재 룸 슬리퍼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캐주얼한 감성으로 신을 수 있는 베네치안 슈즈 스타일을 적용했다.
11 디에고 자코메티, 러그
주물 소재를 주로 다루던 디에고 자코메티의 작업물과 상반된 소프트한 러그. 조각 작품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 사람과 동물의 실루엣이 정말 귀엽다.
12 studio HJRK, 캐러멜 소파
캐러멜 소파는 studio HJRK에서 디자인한 소파다. 여러개의 모듈을 이어 붙이거나 따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
르모듈러 권희숙 대표
프랑스 모던 디자인 가구 갤러리 르모듈러. 권희숙 대표는 프랑스에서 인테리어와 가구 디자인을 전공한 뒤 프랑스 가구 디자인을 대표하는 세르주 무이와 디드로의 조명을 한국에 들여왔다. 현재 미드센추리 디자인 가구와 관련한 다채로운 전시를 기획하고 선보인다.
1 오메가 워크숍, 러그
영국 오메가 워크숍에서 선보이는 러그인데 회화적 요소가 인상적이다. 연륜이 오래된 간결한 가구들과 조화를 이루며, 특히 겨울에 사용하면 아름답고 따뜻한 공간을 완성한다.
2 TSE-TSE, 미르자 티팟
프랑스 디자인 컴퍼니 체체의 미르자 티팟.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손으로 만든 불규칙한 형태가 주는 매력이 있다.
3 디드로, 테이블램프 1013
1955년 데스크용으로 디자인했지만 어디에 두어도 좋을 법한 제품이다. 차분하면서도 우아하며 비례가 과하지 않으면서 공간의 중심을 잡아준다. 나만의 시간을 가질 때 이 불빛 아래에서 집중이 잘 된다.
4 세르주무이, 실링 램프 라지 스네일
세르주무이 조명이라면 무엇이든! 1955년에 디자인한 실링 램프 라지 스네일은 이름처럼 달팽이를 모티브로 만든 조명이다. 간결하면서도 임팩트한 곡선과 직선 형태가 공간에 아름다운 조형성과 그림자를 만든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발견하면 즐겁다.
5 샤를로트 페리앙, 칸사도 벤치
1950년대 디자인한 칸사도 벤치. 낮은 높이의 동양적인 비례감과 프랑스적 간결한 디자인으로 동서양의 감각이 한 제품에 담겼다. 나무와 메탈의 조합으로 재료의 물성 또한 좋다.
6 알레시, 리처드 사퍼 모카포트
알레시의 모카포트 중에서도 리처드 사퍼 라인은 기능성과 아름다움을 모두 갖춘 최고의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7 마티에우 마테고트, 빈티지 트레이
평소 디자이너의 연구와 여러 시도에서 나온 결과물을 존경한다. 프랑스 디자이너 마티에우 마테고트 빈티지 제품은 좋은 컨디션을 찾기 어려운 편이지만 어렵게 구한 트레이다.
8 김영사, <사물의 소멸> 한병철 저
현대 사회는 더 이상 사물을 필요로 하지 않고 단지 정보를 검색하기만 한다는 말이 너무 와닿았다.
9 지승민의 공기, 인센스홀더
디드로의 시그니처인 올리비에 무르그 꽃 모양을 반영해 기획 제작한 인센스 홀더. 지승민의 공기와 함께 만들었다.
10 소리 야나기, 엘리펀트 스툴
작고 멀티 기능을 지닌 미니멀한 가구와 오브제를 좋아한다. 엘리펀트 스툴은 앉을 수도, 책이나, 화병을 놓을 수도 있다.
11 파스칼 리옹, le vase R
프랑스 브랜드 파스칼 리옹의 꽃병. 유리와 메탈 원단의 조합으로 전통과 현대가 만난 창의적 디자인이 특히 마음에 든다. 메탈 소재임에도 부드러운 촉감을 느낄 수 있다.
소백 박민아 대표
미니멀리즘을 근간으로 한국인의 의식주를 미학적으로 표현하는 브랜드 소백 So_back 대표. 조병수 건축연구소, 뷰티 브랜드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진행한다. 박민아 대표는 한국 전통을 모던하게 표현하는 젊은 작가들을 대중에게 알리는 네오코리안의 디렉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INSTAGRAM @so_back.official
1 라나 로네이, 모듈러 로네이 플로어 램프
호주 태생의 조명 디자이너이자 예술가인 라나 로네이. 그는 시각 예술과 조각, 텍스타일 디자인 제작을 통해 습득한 장인적 기술을 조명에 융합해 표현한다. 개인적으로 이사무 노구치의 조명처럼 동양적 무드와 수공예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좋아한다.
2 안나 칼린, 밀크 데이 베드
수공예 느낌이 느껴지는 런던 출생의 디자이너 안나 칼린의 데이 베드. 그중에서도 이 제품은 일본 교토에 위치한 150년 전통의 직물 기업 호수와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작한 것이다.
3 허명욱, 옻칠 수저 시리즈
유기 수저의 차가움보다 옻칠 수저의 둔탁하고 따뜻한 느낌을 좋아한다.
4 이케아, 슈테판 마르크스 화병
2021년 이케아가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선보인 아트 이벤트 컬렉션. 베를린 아티스트 슈테판 마르크스와 협업한 한정판이다.
5 이우환, 다이얼로그
거실에 단 하나의 작품을 걸 수 있다면 1초의 고민도 없이 답할 수 있는 이우환 작가의 다이얼로그. 텅빈 캔버스에 담은 이우환 작가의 고요한 붓 터치 하나에서 무한한 평안을 느꼈다.
6 가리모쿠 뉴 스탠다드, 렌 체어
직선의 조합이지만 따뜻하고 편한 분위기의 렌 체어. 자연스러운 척추 교정을 할 수 있는 라운지 체어다.
7 소백, 달항아리 쿠션
달항아리가 주는 여백의 미에서 평온함을 느낀다. 그래서 한껏 안을 수 있고 기댈 수도 있는 푸근한 달항아리를 만들었다. 이 쿠션은 소파에 두면 흔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게 오브제로서 제 역할을 다한다.
8 뱅앤올룹슨, 베오사운드 레벨
뱅앤올룹슨의 포터블 스피커. 소리가 나오는 부분은 나무 소재 마감인데, 한옥 스테이에서 이 스피커를 세로로 걸어둔 것을 보았다. 그때 순간 박서보 작가의 작품이 떠올랐다.
9 프라마, 리벳 쉘프
깔끔한 알루미늄 소재가 돋보이는 프라마의 수납 선반. 벽에 걸어 책이나 그릇, 잔, 소품들을 올리면 바로 찾을 수 있어 좋다.
10 모오이, SLT 모듈 소파
모오이와 네덜란드 예술가 마르턴 바스가 협업한 소파. 규칙적이지 않은 형태가 자연의 산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숯처럼 투박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11 모헤임, 스윙 빈
심플하면서도 자연스러운 UI를 가진 쓰레기통이다. 스윙 빈 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윗부분이 회전하는데, 이런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제품이 정말 좋은 디자인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