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부티크 호텔처럼 리노베이션한 시드니의 바캉스 하우스. 과감하고 도발적인 라운지 너머로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호텔 들어설 때의 설렘을 담고 싶었어요. 입구로 들어서면 전면을 가득 채우는 유리 블록 벽으로 햇빛이 들며 활기찬 분위기를 더하죠. 부드러운 크림색 계단을 지나 짙은 우드 톤의 거실, 블랙으로 무게감을 준 주방이 순차적으로 이어지며 깊은 동굴 같은 편안함이 느껴져요. 마지막으로 시드니 하버의 시원한 전망을 마주하게 되죠.” 시드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YSG 스튜디오의 디렉터 야스민 고니엠 Yasmine Ghoniem은 회색 주택을 호화로운 부티크 호텔처럼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해안선을 따라 오래된 주택들이 늘어선 그림 같은 곳으로, 모스만에 위치한 이 3층 주택은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자리한다. 처음 이 집을 마주했을 때는 멋진 전망이 펼쳐질 것 같았으나 벽으로 분할되어 답답하게 느껴졌다. 더욱이 가파른 경사로 아래에 자리해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구조가 고민이었다. 야스민은 항구에 위치한 바캉스 하우스를 위해 일반적인 주거 인테리어와는 다른 대담한 접근 방식을 취했다. “클라이언트와 첫 미팅할 때부터 부티크 호텔을 구상했어요. 고요하면서도 호화로운 안식처를 완성하고자 했죠. 그래서 과도한 장식과 소품은 덜어내고 질감과 컬러를 풍부하게 사용했어요.”
시드니 하버를 바라보는 전망은 살리면서 클라이언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전체적으로 레이아웃을 변경했다. 그리고 다양한 패턴의 석재와 대담한 목재 가구들로 예술적인 매력을 더했다. 메인 생활공간인 중간 층은 벽으로 나뉘지 않는 오픈 플랜으로 꾸몄다. 개방형 주방, 라운지 같은 거실과 식사 공간을 위해 완전히 뜯어내고 재구성했다. 시야를 방해하던 구조벽은 가느다란 철근 기둥으로 대체해 구조를 보강했다. 기둥 주위로는 나무 선반을 구성하거나 유리 블록을 감싸 시선을 분산시킨 것이 포인트다.
바닥의 모자이크 타일과 이어지는 블랙 톤 아일랜드 주방 가구는 이 집의 하이라이트. 프로젝트명 ‘블랙 다이아몬드 Black Diamond’는 이 공간에서 영감을 얻었다. 파티션 역할도 하면서 라운지의 개방된 시야를 확보하고자 했다. 발코니 역시 모자이크 타일 바닥으로 마감되어 실내에서 실외로 매끄럽게 전환된다. 공간마다 자연스레 이어지도록 원단과 마감재를 선택할 때 촉감에 가장 신경 썼다. 이러한 세심함은 위층 침실에서 더욱 돋보인다. 눈부신 항구를 바라보는 침실은 캐러멜과 토피 컬러로 구성해 한층 더 아늑한 안식처가 되어준다. 라피아 직조 벽지로 옷장을 덮고, 곡선형 의자에는 부클레 울, 라운지 소파에는 부드러운 알파카와 양털 직조를 사용해 손이 닿는 부분을 특별하게 마감했다. 또한 벨벳같이 은은한 광택이 특징인 마모리노로 계단과 벽면을 마감해 우아함을 더했다.
팬데믹이 도래하면서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데만 무려 3년이 걸렸다. 한때 잿빛으로 어두웠던 집이 이제 세심하게 다듬은 원석처럼 빛을 내기 시작했다. “이곳에 들어설 때는 속도를 늦추고, 경치를 감상하기 바랍니다. 호화로운 휴양지를 즐기는 것처럼 온전히 이 집에 푹 빠져드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