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과 현대적인 무드가 조화롭게 뒤엉켜 있는 밀라노의 아파트. 스페이스 에이지를 연상케 하는 우주적인 인테리어와 소재와 컬러가 주는 다채로운 리듬감에 금새 빠져든다.
영국 아티스트 스틱의 그래피티 작품과 에로 사리넨의 테이블, 피에르 폴랑의 튤립 체어가 조화를 이룬 다이닝.
대형 예술 작품과 기하학적인 패턴의 천연 대리석 타일로 감도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자료제공: Antrax IT Radiator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프린스 Prince의 대표 명곡 앨범인 <사인 오 더 타임스 Sign ‘O’ The Times>를 떠올리며 이 집을 리노베이션했어요. 고전과 현대의 리듬 앤 블루스를 특징으로 한 그의 노래는 다채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안기는 이 집에 아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죠.” 이 집의 설계를 담당한 이탈리아 건축가 카를로 도나티 Carlo Donati가 말했다. 밀라노의 브레라 지역에 위치한 이 아파트(350㎡)는 시간이 멈춘 듯한 레트로한 감성으로 궁금증을 자아낸다. 타임캡슐 같은 매력을 지닌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프랑스 모더니즘을 대변하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장 푸르베 Jean Prouvé의 디자인이 모티브가 되었다는 사실. 그의 상징적인 디자인 중 하나인 원형 창문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인테리어가 이 집의 인상을 결정지었다. 또 이탈리아 건축가 피에로 포르탈루피 Piero Portaluppi가 주로 사용한 풍부한 질감의 소재와 색상, 스페이스 에이지 시대에서 얻은 시각적 영감을 바탕으로 조합된 창조적인 팔레트도 관전 포인트.
벽면을 호두나무로 마감해 묵직한 매력을 안기는 서재. 이 집의 시그니처 문양으로 사다리를 제작한 점이 흥미롭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현관과 달리 안락한 분위기를 강조한 거실.
아파트 입구를 채우고 있는 고유한 색상과 독특한 질감의 마감재가 이 집이 지닌 철학을 예고한다. 기하학적인 패턴의 천연 대리석 타일, 호두나무로 포인트를 준 벽, 입체적인 효과를 내는 청록색 벽에 작은 원형 개구부를 낸 문 등 재미있는 요소가 가득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거실을 겸하는 다이닝 공간에는 에로 사리넨 Eero Saarinen의 상직적인 테이블과 피에르 폴랑 Pierre Paulin이 디자인한 버건디 색상의 튤립 체어가 자리해있으며, 그래피티 스타일의 영국 아티스트 스틱 Stik의 대형 작품 등 범상치 않은 예술 작품으로 시각적 놀라움을 안긴다.
장 푸르베 디자인 모티브의 독특한 문양은 현관에 이어 집 안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장 푸르베 디자인 모티브의 독특한 문양은 현관에 이어 집 안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곡선의 박스 형태 화장대와 거울로 마감한 벽면에 더해진 원형 디테일로 하여금 우주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장 푸르베 디자인 모티브의 독특한 문양은 현관에 이어 집 안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다이닝을 지나 메인 거실로 들어서면 또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곡선 형태의 소파는 이 집이 가진 두 가지 영혼인 여성성과 남성성을 나타낸다. 이는 두 개의 큰 욕실에서도 이어진다. 각각 그린과 핑크 마감재를 선택해 남자와 여자 화장실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한 것. 이탈리아 금속 시공업체인 안트락스 Antrax IT의 수전과 샤워헤드는 거실의 원형 창문에 사용한 소재와 동일한 컬러를 선택해 통일감을 줬다. 고전과 현대의 디자인 흐름을 산책하듯 바라보며 시각적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이 아파트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다양한 색채를 사용한 인물화 작품을 건 화장실.
올리브 색상과 대조되는 오렌지 컬러 소품을 배치한 침실.
우주 캡슐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에로 아르니오의 버블 체어와 허먼 밀러의 임스 라운지 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