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들여다보면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삶과 취향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남다른 취향을 지닌 6명의 인테리어 전문가에게 집과 일상에 관한 20가지 질문을 던졌다. 오랜 시간 동안 좋아하는 물건과 저마다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완성된 보석 같은 집의 장면들.
여백의 정서
덴스크 김효진 대표
자기 소개와 하는 일 북유럽 디자인 가구를 선보이는 덴스크를 운영한다. 2008년 오픈한 덴스크는 빈티지 가구에서 시작했고, 최근에는 한국 공예 작가의 작품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 집의 첫인상 거실 정면에서 보이는 이슬람 사원 뷰가 좋았다. 어릴 때 중동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인지 유년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언제부터 살고 있는지 이사한 지 1년 반 정도 지났다.
이 동네와 집을 선택한 이유 원래 이태원을 좋아했다.(웃음) 앞선 질문의 답 처럼, 유년 시절을 중동에서 보내서인지 자유롭고 다양한 문화가 뒤섞인 이 동네 분위기가 좋다. 인테리어 컨셉트 미니멀. 오래된 집이지만,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위해 단순하고 심플하게 손봤다.
이 집에서 가장 애정하는 공간 거실. 우선 뷰가 가장 마음에 든다. 가구는 많이 놓지 않았다. 공간 그 자체를 즐기고 싶었다.
가장 좋아하는 가구 혹은 소품 계속 바뀐다.(웃음) 현재 거실에 두 개의 소파가 있는데, 하나는 묵직한 덩어리 같은 느낌의 흰 소파를 두었고, 맞은편에는 덴마크 프레데리시아에서 생산되는 보르게 모겐센의 소파를 배치했다. 덴마크 가구의 정석 같은 느낌이다. 예전에는 얇은 느낌의 소파를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덩어리진 푹신푹신한 소파가 좋다. 우선 가구를 많이 놓지 않고 미니멀하게 살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가장 좋아하는 컬러 화이트와 베이지 등 뉴트럴한 컬러를 좋아한다. 가구와 인테리어에 컬러를 많이 쓰게 되면 금방 질리게 되더라. 컬러를 쓰고 싶다면 작품이나 카펫에 적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애정하는 작가나 디자이너 덴마크 디자이너는 한스 웨그너. 집에 놓인 가구와 작품을 소개하면, 거실에는 모노크롬 단색화를 걸었다. 거실 정면에는 이배 선생님과 윤형근 선생님, 맞은편에는 이건용 선생님의 90년대 합판 시리즈. 조그만 그림들은 김하서 작가의 드로잉이다. 아직 집에는 없지만, 최근 전시한 강우림 작가도 좋아한다. 레진으로 만든 벤치는 박원민 작가의 것. 조선시대 목가구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리빙 브랜드 피피 모블러 PP Møbler. 100년 전 방법 그대로 사용해 덴마크 가구를 만드는 오래된 회사다.
집이 가장 예뻐 보이는 시간대 노을이 질 때. 앞을 가리는 것 하나 없는 정남향의 거실에서 스카이라인이 쭉 펼쳐진다.
집에서의 일상, 하루 루틴 일찍 일어나는 편. 출근 전에는 부지런히 아침을 준비한다. 강아지 토리의 밥도 챙기고 함께 산책 가거나 운동을 한다. 출근을 안 하는 날은 대부분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 거실과 주방. 집에서 거의 음식을 해먹는다.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 거실 소파에 늘어져 있는 시간.
집에서 요즘 즐겨 듣는 음악 때마다 다르다. 클래식 들을 때도 있고, 가요
들을 때도 있다.
가장 자주 해먹는 요리 한식. 요즘에는 건강식 위주. 살짝 쪄낸 채소를 많이 먹는다.
최근에 새로 들인 아이템 거실에 놓은 UND 소파. 이전에 사용한 페리 소파는 사이즈가 큰 모델이라 아담하면서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는 소파를 찾았다. 원래 좋아하던 소파 모델인데, 원하는 패브릭으로 제작해주었다. 원단은 직접 골라서 전달했다.
갖고 싶은 위시리스트 조지 콘도의 작품.
요즘 관심 있게 바라보는 것 가볍게 살기. 일상의 진정한 행복과 만족감, 진정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물건을 많이 안 산다.(웃음) 패션도 좋아하고 가구도 좋아하는데 요즘에는 자제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나에게 집이란 나를 대변하는 곳이자 지친 일상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 지극히 사적인 내 모든 것을 담아주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