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들여다보면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삶과 취향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남다른 취향을 지닌 6명의 인테리어 전문가에게 집과 일상에 관한 20가지 질문을 던졌다. 오랜 시간 동안 좋아하는 물건과 저마다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완성된 보석 같은 집의 장면들.
살림의 정석
라이크라이크홈 손명희 대표
자기 소개와 하는 일 라이크라이크홈 인테리어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공간 연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집의 첫인상 단지를 이루는 아파트 형태이지만 아파트답지 않고 주택 같아서 독특하고도 아늑한 느낌을 받았다. 단조롭고 심심하기보다는 재미있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언제부터 살고 있는지 집에 이사 온 지 두 달이 되었다.
이 동네와 집을 선택한 이유 바로 옆 성북동에 터를 잡은 지 8년, ‘언젠가 옆 동네로 꼭 넘어와서 살으리라’ 다짐했다. 조용하며 산책하기에 부담 없는 동선, 자연과 좀 더 가까이 있는 느낌이랄까. 계약 만기 1년을 남기고 부동산을 찬찬히 알아보자 다짐하던 순간 불현듯 나타난 집이었다. 우선 주택 같은 단지 구성과 복층으로 이루어진 집 레이아웃, 일광욕을 하거나 바비큐를 할 수 있는 테라스가 있는 점, 무엇보다 성곽 뷰를 보며 식사할 수 있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인테리어 컨셉트 특별한 컨셉트는 없다. 원래 건축물 지을 때 구성된 내장재는 크게 뜯어내지 않고 기존 가구와 살림이 잘 어우러지게 한 점이 컨셉트랄까.
이 집에서 가장 애정하는 공간 거실과 공존하고 있는 주방. 이 집을 처음 본 순간 무엇보다 원하는 주방 동선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 싶어 덜컥 계약한 이유도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가구 혹은 소품 이사 오면서 생각보다 많은 가구와 조명을 처분했는데, 팔지 않고 가져온 가구와 소품들은 나이 들어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도 갖고 있을 것 같다. 르 꼬르뷔지에와 샬롯 페리앙에 관한 가구들이다. LC 소파는 베이스와 가죽의 컬러 조합이 일반적이지 않은 조금 독특한 컬러 믹싱이 되었다. 구입하려고 하면 쉽게 눈에 띄지 않아 기다리면서 하나씩 나타날 때마다 컬렉팅하는 샬롯 페리앙의 시리즈. 그리고 나머지 소품으로는 아스티에 빌라트의 도자기들이다.
가장 좋아하는 컬러 좋아하는 컬러는 때에 따라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30대 때는 쨍한 코발트블루가 좋더니 요즘에는 핑크 혹은 민트색이 끌린다. 이런 컬러들이 우드 컬러가 많은 가구와 소품 속에서 좀 더 생기를 불러일으키거나, 공간의 온도를 사랑스럽게 변하게 하는 마법을 가진 것 같다.
애정하는 작가나 디자이너 샬롯 페리앙. 투박하면서도 싫증이 쉽사리 나지 않는 묵직함과 단단함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리빙 브랜드 아스티에드 빌라트.
집이 가장 예뻐 보이는 시간대 적절한 빛이 공간에 비춰 들 때 의도치 않은 공기와 우연적으로 발생하는 빛의 기울기 등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남향임에도 불구하고 해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가 좋다.
집에서의 일상, 하루 루틴 2층에는 현관과 거실, 주방이 있고, 한 층 내려 온 1층에는 침실과 서재, 드레스룸, 아이방이 있다. 위층에서는 하루의 본격적인 일을 시작하고, 아래층에서는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온전히 쉬는 곳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블라인드를 걷어 창을 열고 환기를 시키기 위해 위층으로 올라간다. 커피머신에서 커피 한 잔을 내린 뒤 새벽에 도착해 있을 신문을 가져온다.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 거실과 주방. 요리하면서 미디어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다든지, 요리하는 동안 아이가 숙제를 한다든지, 혼자 있는 시간에는 식탁에 앉아 업무를 보기도 한다.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 조금 이른 시간에 퇴근해서 식사를 준비할 때, 집안 이곳 저곳을 꾸미고 위치를 바꿔갈 때.
집에서 요즘 즐겨 듣는 음악 2000년 초반의 팝이나 클래식. 가장 자주 해먹는 요리 다양하게 요리하는 편이지만 그중 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요리는 간장계란밥.
최근에 새로 들인 아이템 서브제로 냉동고와 밀레 식기세척기. 기존에 서브제로 냉장고를 사용해와 이번에 이사 오면서 새로 구입해 함께 맞췄다. 갖고 싶은 위시리스트 다리미계의 명품, 로라스타 다리미.
요즘 관심 있게 바라보는 것 정원과 테라스에서 일어나는 라이프와 그에 맞는 가구, 소품들.
나에게 집이란 나를 대신해서 보여주는 모습이자 공간. 말로 설명할 필요없이, 긴 대화 할 필요 없이 나라는 사람을 온전히 드러내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