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미학

변화의 미학

변화의 미학

할리우드 힐스에 위치한 자신의 집을 아티스틱한 쇼룸으로 오픈한 갤러리스트 데이비드 알하데프. 고전적인 건축 양식과 현대적 미감의 아트 퍼니처가 어우러진 완벽한 공간이다.

프리즈 LA 기간 동안 선보인 전시 전경.

컨템포러리 디자인 갤러리 더 퓨처 퍼펙트를 설립한 갤러리스트 데이비드 알하데프.

고전적 미감이 느껴지는 골드윈 하우스 외관.

안목 좋은 컬렉터의 집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란 흔치 않다. 글로벌 아티스트들을 이끄는 갤러리스트의 집이라면 더더욱 궁금해질 터. 컨템포러리 디자인 갤러리 ‘더 퓨처 퍼펙트 The Future Perfect’의 설립자 데이비드 알하데프 David Alhadeff는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고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집을 과감하게 플래그십 스토어로 오픈했다. 데이비드가 2003년 설립한 더 퓨처 퍼펙트는 뉴욕 브루클린의 젊은 디자이너 작품들을 소개하면서 시작했다.상업적인 판매를 넘어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독점 컬렉션으로 선보이는데, 아티스트 소개 카테고리를 ‘Made By’로 표기하는 점에서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피트 하인 이크 PietHein Eek, 린지 아델만 Lindsey Adelman,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Michael Anastassiades, JB 블렁크 JB Blunk 등 50개 이상의 스튜디오와 작가들이 소속되어 있으며, 한국 작가로는 김명진, 김민재, 양승진 등을 소개하고 있다. 갤러리의 시작이던 뉴욕에 이어 2013년 샌프란시스코에 전통적 갤러리 방식을 탈피한 아파트먼트 형식의 쇼룸을 열었고, 2022년 로스앤젤레스에 세 번째 쇼룸을 열었다. 단순히 살고 있던 집을 고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주거용 쇼룸과 거주할 수 있는 집, 이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구매한 곳이다. 데이비드와 그의 남편, 두 살배기 아들 레오가 함께 사는 집인데 프라이빗 침실을 제외하면 방문객에게 대부분의 공간을 오픈한다. 집을 컨셉트로 꾸민 갤러리도 특별하지만, 컬렉터의 집을 온전히 갤러리로 여는 것은 더욱 드물다. 개인적인 공간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문을 열어 구석구석 소개하는 데에는 큰 결심이 필요했지만, 그만큼 새로운 만남에 대한 즐거움도 컸다.

벽난로 맞은편 다이닝으로 들어가는 입구. 암체어와 사이드 테이블은 크리스 울스턴.

벽난로 타일의 푸른 빛에서 영감을 얻어 계단에는 파란 카펫을 깔고, 계단 중앙에는 칼 쟌의 블루 모빌을 제작해 설치했다.

클래식한 배첼더 타일을 복원한 벽난로. 그 앞으로 크리스 울스턴 Chris Wolston의 빅토리아 샹들리에와 커피 테이블, 에릭 로인스타드 Eric Roinestad의 도자기 작품을 배치했다.

육중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JB 블렁크의 스론 체어 Throne Chair와 사이프러스 Cypress 사이로 이안 콜링스 Ian Collings의 대리석 조각 작품이 보인다.

“약 9m 높이의 울타리를 지나 문을 통과하는 순간 온전히 ‘더 퓨처 퍼펙트’의 세계로 들어오게끔 만들고 싶었어요. 아트 퍼니처와 리빙이 결합된,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죠.” 할리우드 힐스에 자리한 이 역사적인 집은 약 720㎡ 규모로, 입구에서부터 압도적인 위엄이 느껴진다. 한때 전설적인 영화제작자 사무엘 골드윈 Samuel Goldwyn이 거주한 곳으로, 골드윈 하우스라 명명했다. 높은 울타리와 아름다운 정원을 지나면 신고전주의 양식의 클래식한 외관을 마주할 수 있다. 1916년 당시 캘리포니아의 역사적인 하우스들을 만든 건축가 아서 헤이네만 Arthur S. Heineman이 설계한 집이다. 데이비드는 바로 이 고전적인 아름다움에 주목했다. “이 집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매우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고전적인 건축 양식과 현대적인 예술 및 디자인 프로그램의 대조를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 기존의 아름다움을 복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갤러리의 예술가 작품을 맞춤형으로 설치했습니다.” 리노베이션은 공간에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복원에 초점을 맞췄다.

벽면에는 JB 블렁크의 Untitled Painting, 1972. 왼쪽은 이안 콜링스의 이너 스페이스 03, 오른쪽은 김민재의 지브롤터 콘솔 Gibraltar Console.

칼 쟌의 모빌 아래에는 데 라 에스파다 De La Espada의 하다 라운지 체어, 제인 얀 데엥 Jane Yang-D’haene의 유니크한 세라믹 아트들을 배치했다.

펜던트 조명은 김민재의 할루키게니아 Hallucigenia, 아래에는 이안 콜링스의 대리석 오브제 이너 스페이스 02.

많은 이들이 내부에 들어섰을 때 ‘거의 손댄 곳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성공적인 결과였지만, 실제로는 내부와 외부 모두 많은 작업을 진행했다. 종이로 뒤덮인 전선의 복구 작업부터 시작해야 할 만큼 오래된 공간이었지만, 도전적인 과제를 즐기는지라 그 과정도 재미있었다고 한다. 현관에 자리한 벽난로는 전체 리노베이션의 시작점이 되었다. 회색 페인트로 뒤덮인 바닥을 걷어내니 아름답고 희귀한 배첼더 Batchelder 타일이 숨어 있던 것. 20세기 초 미국 수공예 타일의 푸른빛은 데이비드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블루 톤으로 집의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 벽난로 맞은편에 위치한 계단에는 파란색 카펫을 깔았고, 계단 중앙에는 칼 쟌 Karl Zahn의 푸른 모빌 작품을 걸었다. 이국적인 열대 야자수 무늬의 벽지를 바른 다이닝룸은 데이비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이국적인 나무들과 수영장이 있는 골드윈 하우스의 정원. 유니크한 작품뿐만 아니라 클래식한 할리우드 집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갤러리를 찾는 스타일리스트와 디자이너들을 위한 게스트 침실.

정원의 백조들은 어텀 케이시 Autumn Casey의 작품.

높은 아치형 창문으로 햇빛이 드는 공간. JB 블렁크와 이사무 노구치, 이안 콜링스의 작품이 한데 어우러진다.

그가 원하던 갤러리의 방향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하이브리드 공간이기 때문. 콜렉시옹 파티퀼레르 Collection Particulière, 벤 바버 Ben Barber, 리나 시밀루 Leena Similu 등 맞춤 제작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회장이자, 가족 모임과 휴일에도 사용하는 공간이다. 일반적인 집이라면 거실로 사용되었을 공간은 메인 전시관으로서 매 시즌 선보이는 전시 테마에 맞춰 모든 구성요소가 바뀐다. 오직 고전적인 석회벽과 벽난로만이 자리를 지킬 뿐이다. 또한 침실에는 침대가 놓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도 재미있다. 앞으로도 전시 프로그램과 건축을 통합한 작업을 계획 중이다. 야외 정원과 주방, 현관 등 다양한 공간에 장소 특정적인 설치 작업을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구상하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가구를 꼽는 건 불가능해요.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만 공간이 변화하는 걸 즐겨요. 이번 전시가 마무리되고 나면 가구와 조명, 오브제들은 물론 벽지까지 모두 바꾸죠. 작품에 꼭 맞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샘 프로스트 Sam Frost, 엘리자베스 카라바바스 Elizabeth Carabab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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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XIBLE RENOVATIONS

FLEXIBLE RENOVATIONS

FLEXIBLE RENOVATIONS

찰스 임스는 설계 문제의 효율적인 해결책으로 제약 조건을 가능한 한 많이 찾아내는 것을 꼽았다. 이처럼 저마다 다른 환경과 공간, 취향, 구성원을 지녔지만 나에게 꼭 맞는 집을 실현시켜줄 인테리어 스튜디오 8곳의 포트폴리오를 소개한다.

다중감각
어나더디스튜디오

2007년 설립된 어나더디스튜디오는 서울을 기반으로 주거, 리테일, 건축, 브랜딩, 오브젝트 등 다채로운 분야를 다룬다. 공간을 매개로 일상에 감각적 경험을 부여하고 이로써 삶에 긍정적 에너지를 보편화하고자 한다. 대리석, 아크릴, 유리, 스틸 등의 차가운 소재와 따뜻한 분위기를 주는 우드&패브릭을 믹스매치하는 데 탁월한 감각을 자랑한다. 온도차를 넘나드는 변주를 통해 공간에 독특한 균형감을 부여하며 시각적으로 흥미로운 공간을 만든다.

자연의 재해석

모던한 구조와 화이트 톤 대리석 계단으로 새로움을 더한 현관.

높은 천고와 넓은 개방감이 특징인 거실. 낡은 것을 걷어내고 디자인 가구와 작품으로 채웠다.

제주 신화 빌라 717의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는 단순히 주거 공간의 재정비를 넘어, 제주의 천혜 자연을 그대로 담아내어 일상 속 새로운 이상을 더하고자 하는 목표로 진행됐다. 이곳은 도심과 제주를 수시로 오가며, 제주 환경 속에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휴양지를 꿈꾸는 4인 가족을 위한 집이다. 어나더디스튜디오는 기존의 디자인 접근 방식에서 한발 물러나 제주의 시선으로 공간을 재해석했다. ‘반복된 일상에 새로운 이상을 더하는 공간’을 디자인 컨셉트로 삼아 제주의 자연을 재료로 썼다. 동양적 아름다움과 낙원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이를 통해 도원으로의 제주를 선물하고자 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주요 핵심 디자인 원칙은 세 가지다. 첫째, 자연 그 자체로의 작품을 주거 공간으로 재해석하는 것. 제주의 독특한 색감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해석하여 새로운 감각을 부여했다. 둘째, 일반적인 주거 공간의 틀을 벗어나 차별화된 디테일을 사용하여 매일이 인상적인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의도했다. 휴양지 느낌을 집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특별한 디자인 요소들을 적용했다. 마지막으로는 전체를 바라보는 조화의 시선으로 접근하여 기존 공간에서 불만족스러웠던 부분들을 과감하게 개선했다. 미적, 기능적 아름다움을 조화롭게 구성하여, 시선이 닿는 모든 곳에 자연스러운 손길이 머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철과 돌, 나무를 적절히 다듬어 미니멀한 다이닝 가구를 만들었다.

반짝이는 대리석에 은은한 빛을 내는 조명을 심어 따스함을 불어넣었다.

선과 색의 미학

메탈릭한 소재와 대리석으로 마감해 시크한 인상을 남기는 다이닝.

주거 형태에 잘 쓰이지 않는 색의 카펫을 마감 소재로 사용해 시각적 재미를 줬다.

미니멀한 선과 클래식한 직선으로 완성한 거실.

오브제와 작품 수집을 즐기는 부모의 취향과 자녀 교육을 중점으로 완성한 이탈리 하우스. 이 프로젝트의 디자인 스토리는 선과 색으로 공간의 에너지를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본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선의 디테일을 극대화하여, 기존의 어둡고 낮은 1층 주거 공간을 밝고 에너지 넘치는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특히 리빙 공간에는 돔 형태의 선을 사용하여 미니멀한 선과 클래식한 직선이 만들어내는 우아한 매력을 강조했다. 미니멀한 리빙 공간을 지나 전실의 바닥과 벽 천장에는 딥한 네이비 컬러를 사용하여 공간의 장면 변화를 극대화했다. 주거 형태에서 잘 쓰이지 않는 색을 카펫의 마감 소재로 사용하여 각각의 조건에 맞는 에너지를 담아냈다. 미니멀한 리빙 공간은 담백하고 비어 있는 여백의 공간으로서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사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현관은 바르고 안정적이며 화사한 이미지를 위해 밝은 아이보리 톤의 타일 바닥을 사용했고, 복도 끝에는 컬러감이 있는 카펫 바닥을 배치하여 시선을 사로 잡았다.

탄력적 구조 변경
수퍼파이 디자인 스튜디오

수퍼파이 디자인 스튜디오는 재료의 물성을 최대한 살리고, 선과 면을 이용해 본질적인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공간의 첫 마중물인 ‘인테리어’와 함께 그 안을 채우는 ‘콘텐츠’까지 고민한다. 경쾌하고 은은한 분위기 속에 예사롭지 않은 공간을 만들어내는 디자이너로서 미니멀리즘과 모노크롬, 미완성의 공간을 만든 뒤 그 나머지는 사용자가 완성해가도록 유도한다. 건축과 공간기획, 설계, 시공, 브랜딩 등 건축과 인테리어를 아우르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모더니즘의 여백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공간에 예사롭지 않은 색을 소재로 사용했다.

거실 쪽으로 바라본 시선. 붉은색 장이 마치 프레임 같은 역할을 한다.

공백(空白)이 아닌 여백(餘白)이 깃든 공간을 꿈꾸며 진행한 프로젝트다. 이 집의 디자인 모티브는 모더니즘을 바탕으로 한 미니멀리즘이다. ZIP 3101은 시각적으로, 또 미학적으로 강렬한 정체성을 드러내는 집이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선과 면이 정해진 레벨을 통해 정리되며 천장과 벽, 그리고 바닥이 장엄하면서도 고요한 정서를 자아낸다. 복도를 걷다 보면 집 안에서 다소 비밀스러운 산책이 자연스레 성사된다. 거실과 서재를 비롯한 모든 구역은 햇살을 만나고 상황에 따라 모든 집기를 순식간에 레드 컬러를 입은 장을 통해 가릴 수 있다. 이로써 시각적으로 거슬리는 요소 없이 주방에서 차를 마시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 셈이다. 더불어 이 집의 산책자는 흐르듯 공간을 유영하며 포근함을 얻고 지쳐 있는 심신 또한 재충전하게 된다. 또한 구성원 각자의 독립성을 보존하면서도 서로 간의 관계를 더욱 내밀하고 부드럽게 연결 짓는 디자인을 엿볼 수 있다. 단순한 공간이지만 결코 예사롭지 않은 디자인을 하고자 ‘색’이라는 소재를 사용하게 되었고, 그러한 색은 모노크롬과 함께 모더니즘이라는 공통분모로 여겨진다. 단순한 소재들로 이루어진 공간이지만 그 과정만큼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가족 구성원이 각자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도록 공간을 영리하게 분리했다.

도어의 혁신

주거와 오피스를 겸하는 집인 만큼 오피스 데스크를 거실 한가운데 배치하는 과감한 시도가 엿보인다.

207㎡의 이 집은 ‘가족을 위한 힐링 하우스를 만들자’라는 마음으로 완성한 우리 가족의 안식처다. 처음에는 빈 땅에 건축할 계획도 있었지만, 도시 생활을 해야만 하는 아들과 아내의 요구에 따라 아파트를 디자인하게 되었다. 가족을 위한 집은 주거와 오피스의 역할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디자인과 미니멀리즘이 주된 포인트다.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한껏 담아보자는 마음과 동시에 완성도 있는 최고의 마감 디테일을 보여주고 싶었다. 무채색을 배경으로 일관되고 균형적이며 심플함을 추구하는 수퍼파이만의 디자인 강점을 여실히 담아낸 것이다. 180도로 회전하는 도어는 두 공간을 독립적으로 분리시키는 역할과 동시에 하나의 매스 Mass 역할을 하고 있다. 벽처럼 견고해 보이던 문이 열리는 순간 넓게 펼쳐지는 거실로 반전의 설렘을 안긴다. 또 아들 방과 취미 방 사이의 벽체를 없애고 유리벽을 만들어 로비 같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허물 수 있는 비내력 벽을 모두 허물어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문을 최대한 없애고 홈 오피스의 동선에 맞춘 색다른 문을 새로운 장치로 끌어들였다. 이로써 이 집에서 문은 중립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자칫 폐쇄적일 수 있는 공간을 간결하게 분리하고 개방감을 준다.

벽체를 없애고 유리벽을 만들어 시각적으로 답답함을 덜어냈다.

180도로 회전하는 거실 통로의 벽. 때에 따라 공간을 분리하거나 개방할 수 있다.

시야를 가로막는 요소 없이 시원한 개방감을 강조한 현관.

남다른 마감재 선택
오픈스튜디오

오픈스튜디오는 김진수 소장과 김수지 대표가 4년째 운영하고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일상의 소소한 것들로부터 작은 변화를 꾀하고, 꿈과 설렘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자 하는 목표로 often, of thingness 두 단어를 줄여 oftn이라 이름 지었다. 디자인과 정리는 닮은 점이 많다는 생각으로 정리에 대한 각자만의 법칙을 다양한 디자인 언어로 표현하고자 한다. 자재의 변주를 통해 색다른 신을 만들어내며 간결하고 미니멀한 배경에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마이크로 토핑 같은 독특한 마감재의 믹스를 즐긴다.

상업과 주거의 경계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숨길 것은 숨기고, 장점은 드러낼 수 있도록 구성한 오픈형 주방.

차분한 회색빛 욕실에 노란색으로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모레아스 하우스는 132m²의 1인 30대 여성을 위한 프로젝트였다. 클라이언트는 자신의 집을 상업 공간처럼 만들어달라는 명확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각 공간에는 그에 맞는 쓰임이 있는데, 이를 벗어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한참 동안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유는 클라이언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봤기 때문이다. ‘집 같지 않았으면 하는 것’과 ‘특이했으면 좋겠다’는 바람. 하지만 오픈스튜디오는 집은 집다워야 한다는 이유 있는 고집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그 중간 지점을 맞추기 위해 많은 조율의 과정을 거쳤다. 지인들을 집에 초대하는 경우가 잦은 클라이언트를 위해 침실과 드레스룸 같은 사적인 공간과 거실, 주방 등의 공적인 공간을 분류했다. 사적인 공간은 최대한 숨길 수 있는 구조를 고안했다. 생활적인 부분인 주방에 금속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숨긴 것도 동일한 이유에서였다. 부식 거울, 폴리싱된 스테인리스, 유리로 만들어진 드레스룸 가구, 앤티크 화장실 도기류 등 독특한 소재를 사용해 예상치 못한 매력을 더했다. 이는 ‘상업 공간 같은 집’이라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노출 콘크리트와 스테인리스 소재 등 주거에는 흔히 쓰이지 않는 요소들이 눈에 띈다.

질리지 않는 백색 공간

블랙&화이트 조합이 만들어낸 시크함이 묻어난 거실.

키 하우스 레노베이션 프로젝트는 오픈스튜디오가 40대 부부와 그들의 두 아들을 위해 설계한 165㎡ 주거 아파트다. 과거 클라이언트가 운영하고 있는 상공간을 디자인하며 쌓은 인연으로, 그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깊은 이해도가 있었기에 이번 아파트 프로젝트도 수월히 진행할 수 있었다. 클라이언트는 최상층의 높은 층고를 가진 이 아파트를 일반적인 집에서는 보기 힘든 구조로 바꿔달라고 요청해왔다. 오래 머무는 공간일수록 질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무채색 계열의 소재와 미니멀한 디자인을 진행했다. 가구와 조명, 오브제를 변경할 때마다 집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는 백색 배경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이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박공 구조의 층고와 아이 방에 있는 복층 구조다. 큰 장식 없이 구조를 심플하게 보여줌으로써 시각적 명확성을 가져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계단에 사용된 원목 마루와 동일한 색감의 대리석을 선택해 시각적 통일감을 살린 욕실.

계단 아래 자리한 작은 방이 마치 비밀스러운 아지트처럼 존재한다.

유리 난간으로 심플함을 강조한 복층.

공간 재활용
로이 디자인

선도성 디자인을 목표로 주거와 상업 공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11년차 디자인 스튜디오다. 버림과 비움이 없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공간의 재활용’을 모토로 작업한다. 경직된 레이아웃에서 벗어나 점, 선, 면, 형태, 색, 질감, 빛 등의 조형적 요소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버려진 공간을 다시 활용하고, 경계를 재정의한 창의적 인테리어를 선보인다.

유연성 있는 공간 분리

극단적 공간 분리 없이 거실과 다이닝을 조화롭게 구성했다.

투명 유리를 통해 보이는 주방가구와 테라스를 통해 집 안에 드리운 빛으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집. 이 집은 과감하게 두 방을 합쳐 뉴욕의 펜트하우스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기존 창호의 크기, 질감 등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블라인드, 기둥 등을 추가했다. 그 결과 멋스러움과 동시에 프라이빗함까지 갖추게 되었다. 극단적인 공간의 경계보다는 유연성 있는 공간으로 거실과 다이닝을 조화롭게 구성했다. 공간의 밀도와 물성의 조화로움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사용자가 대하는 각도, 시선에 따라 다른 형태를 보여주며 신비롭고 다채로운 공간으로 채워진다.

방 한가운데에 커다란 벽체를 설계해 공간을 분리했다. 이로써 침실과 서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부활을 위한 설계

뮤지엄에서나 볼 법한 돔 형식의 천장고가 눈길을 끄는 부부 침실.

거의 폐허 직전의 집이었다. 어둡고 탁한 컬러에 좁은 공간. 이 또한 매력적인 프로젝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바로 인공호흡에 돌입했다. 디자인은 사실 공간의 재구성에서 시작되고 이는 레이아웃의 창의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좋은 설계는 바로 좋은 디자인으로 이어진다. 거실, 주방, 다이닝에 다도 공간을 추가했다. 현관에는 금속 선반 구조물을, 거실에는 곡선으로 마감된 아트월, 주방에는 벽면 라이팅을 통해 병렬 형태의 나란한 레이아웃이 주는 시각적 재미를 강조했다.

정원의 커다란 소나무를 바라보는 자리에 마련한 작은 다도 공간.

역할의 재구성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둥근 창문을 살려 부부를 위한 와인 바로 만들었다.

이제는 낡아버린, 그리고 교체하기 까다로운 라운드 샤시는 도무지 바꿀 엄두가 나지 않지만 시공 가능한 업체를 찾게 되면서 두 부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강 뷰를 품은 아파트나 평수가 넓은 펜트하우스는 디자이너마다 갖고 있는 고급 레시피를 꺼내 들게 만드는 현장이다. 또 사용자는 기꺼이 그 레시피를 보고 느끼고 사용하며 공사한 순간을 기억하며 살게 되며, 사는 내내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느끼게 된다. 와인 바를 즐겨 찾는 부부를 위해 밖에 나가지 않아도 365일 은하수를 감상할 수 있는 고급 라운지 바를 선물했다. 한강 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라운드 형식의 창가를 대번 살려 곡선이 강조된 기다란 바 테이블을 만들었다. 욕실은 현대적인 스타일의 히노키 자쿠지를 제작해 거실에서부터 이어지는 한강 뷰를 오롯이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경계의 확장
420 디자인 스튜디오

주거와 상업 공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420 디자인 스튜디오. 부산을 베이스로 병원과 카페, 스테이 등 감각적인 상업 공간을 많이 선보이지만, 이들이 선보이는 주거 공간도 남다른 특별함이 숨어 있다. 빈 도화지에 모든 레이아웃을 새로이 그리는 상업 공간처럼, 주거 프로젝트도 기존 레이아웃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과 공간에 맞게 과감한 구조 변경을 제안한다.

여백으로 만든 스마일

화이트와 우드 도어로 깔끔하게 정리한 주방.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벽면. 네모난 창들이 마치 개구진 아이의 웃는 표정 같아 보인다.

옛 포항제철 근로자들을 위해 개발되었던 오래된 주택단지의 집을 리노베이션한 프로젝트다. 부부와 어린 남매로 구성된 4인 가족의 집인데, 유쾌하고 단란한 가족을 위해 밝고 화사하면서도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공간을 고려했다. 먼저 오래된 주택의 복잡한 레이아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수많은 창문과 복잡한 동선, 빽빽한 수납장 등 여백이 없는 집이었기에, 단순하게 정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거실 통창 위의 불필요하고 관리가 어려운 조각창들은 과감하게 없애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2층이 보이던 난간 벽면도 최소한의 개구부만 두어 여백의 벽면을 완성했다. 네모난 창과 다이닝 입구 벽면이 마치 환하게 웃는 얼굴처럼 보인다.

부부를 위한 쾌적한 동선

거실과 주방 사이에 간살 도어를 설치해 공간에 가변성을 주었다.

부부를 위해 두 개의 세면대 탭과 넓은 욕조 공간을 디자인했다.

활용이 애매하던 멀티룸을 확장해 만든 다이닝.

약 87㎡(26평)의 부부만을 위한 아파트다. 게스트룸이 잘 되어 있어 손님이 잘 오지 않는 특성상 프라이빗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구조를 변경했다. 공간 활용이 고민이던 방을 해결한 것이 포인트다. 기존 집은 26평형이지만 40평형같이 넓게 느껴졌고, 두 개의 욕실, 멀티룸 등 두 사람이 사용하기에 불필요한 공간이 많았다. 안방 욕실은 거실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변경하고, 기존 공용 욕실은 드레스룸으로 바꾸었다. 멀티룸은 방으로 구분하지 않고 거실 공간처럼 확장해 다이닝 존으로 구성했다. 다이닝 수납장부터 중문, 주방까지 우레탄 도장 마감으로 일체감 있게 정리했고, 주방 입구는 간살 슬라이딩 도어로 가변성을 주었다.

단순하게 덜어낸 집

주방에는 보조 주방과 연결된 문을 수납장과 동일하게 설계해 벽면처럼 보이게 했다.

넉넉한 수납장으로 넓게 구성한 현관.

간살 도어로 거실과 다이닝룸을 구별해 별도의 방처럼 활용할 수 있게 구성했다.

신축 아파트지만 활용하기 복잡한 디자인이 아쉬웠던 집. 전체적인 구조 설계부터 새롭게 진행했다. 거실 전면에는 신축 아파트라 보기 어려울 만큼 클래식한 아트월이 자리했고, 벽면에는 창이 많아 복잡하게 느껴졌다. 또한 사이즈가 작아 활용도가 적은 두 개의 방 등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심한 프로젝트다. 그래서 슬라이딩 도어와 폴딩인 도어로 공간을 숨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거실과 다이닝 사이에는 대형 간살 도어로 공간을 유연하게 구분했고, 주방에는 다용도실 문을 수납장과 이어지는 폴딩인 도어를 설치해 벽면처럼 보일 수 있도록 했다. 작은 방 두 개는 확장해 하나의 큰 드레스룸으로 구성했다.

문제를 해결한 스킵 플로어

해운대 바다가 보이는 거실. 계단 단차를 활용해 매립형 욕조를 설치했다.

바닥의 단차를 높인 대신 낮은 침대로 쾌적한 층고를 유지했다.

바닥과 벽면, 천장까지 하나의 톤으로 깔끔하게 정리한 공간. 간접조명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더했다.

깊은 복도를 지나면 광안대교 뷰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스테이.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 입구에서부터 공간감 있는 설계를 진행했다. 기존 노래방이던 공간을 모두 철거한 후 설비 공정부터 시작한 프로젝트. 보일러 난방, 욕조, 샤워실 배관까지 모두 신설했다. 타공이 어려워 배관 작업을 위해 바닥 단차를 높였고, 스킵 플로어를 활용해 디자인적으로 풀어냈다. 그 덕분에 다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으며, 벽체 구분 없이도 공간을 자연스럽게 구분한다.

컬러 스펙트럼
톤업 인테리어 스튜디오

이은주 대표는 균형 잡인 아름다움에 주목한다. 집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휴식을 넘어 삶의 다양한 활동을 위한 최적의 장소가 되게끔 고려하는 것. 기능적이면서도 시각적인 균형을 제안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와 트렌드에 얽매이지 않는 컬러 조합을 사용하며 매력적인 공간을 선보인다.

컬러 활용법

2층에서 내려다본 거실. 다양한 패브릭 가구와 컬러를 활용해 다채로운 뷰를 완성했다.

컬러풀한 몬타나 가구와 제작 침대 헤드로 색을 입힌 침실.

짙은 그레이 톤의 타일에 머스터드색 타일로 재미를 준 욕실.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의 집. 기존 살던 집에 전체 스타일링과 욕실 공사를 진행했다. 이전 리모델링 역시 함께 진행한 터라 클라이언트와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한 프로젝트였다. 화이트 톤이던 집에 다채로운 미감을 더하고자 했다. 색조에서 영감을 받아 균형적인 멀티 컬러 배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복층형 구조로 높은 층고를 가진 거실에는 패브릭을 비롯한 소재와 컬러를 다양하게 시도했다. 2층에서 내려다본 뷰가 정말 매력적이다. 이처럼 다양한 색상을 사용할 때는 명도와 채도의 톤을 맞추는 작업이 중요하다. 또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색상이 자연스레 어우러질 때 그만큼 큰 희열이 없다. 과감하게 여러 색상의 배색을 시도해보자.

컬렉터를 위한 갤러리 하우스

클라이언트의 아트 컬렉션이 돋보이도록 새하얀 벽면과 무게감 있는 어두운 강마루로 디자인했다.

짙은 남색으로 포인트를 준 현관.

캐비닛과 우드 톤을 맞춘 다이닝 식탁.

클라이언트가 10년간 거주하던 집을 앞으로의 10년을 위해 전체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43년 연식의 오래된 아파트지만, 레이아웃을 크게 변경하거나 확장하는 대신 기존 구조를 유지한 채 공간 활용 아이디어와 스타일링에 힘썼다. 특히 소장하고 있던 가구와 가전, 아트 컬렉션 등 그간 쌓아온 안목으로 이뤄진 기존 아이템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주방은 기능적인 면에 초점을 두고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다. 다이닝룸은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위해 간결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로 완성했다. 기존에 모은 아트 컬렉션이 돋보일 수 있도록 바닥은 어두운 강마루를, 새하얀 벽은 도매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우드와 컬러의 조화

원목마루와 톤을 맞춘 넓은 다이닝 테이블과 톰 딕슨 조명을 매치한 주방.

아이들이 뛰놀 수 있도록 넓게 레이아웃을 잡은 거실 전경.

삼남매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집을 상상하며 설계했다. 사용할수록 매력적인 원목마루를 깔았고, 이를 중심으로 우드 소재와 컬러감 있는 아이템을 적절히 조합해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젊은 클라이언트의 취향에 맞춰 우드 톤과 발랄한 컬러감으로 완성했다. 가족이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는 다이닝룸에는 커다란 텍타 테이블과 반짝이는 조명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침실과 욕실에도 각각의 컬러를 부여해 감각적인 공간을 구성했다.

디테일 승부사
스튜디오 후반전

스튜디오 후반전의 연출 조승후는 공간을 단순한 물리적 장소가 아닌, 이야기가 담긴 무대로 만드는 디테일 승부사다. 동국대에서 연극연출을 전공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실내건축 석사를 취득한 그의 독특한 이력은, 그를 공간에 담길 사람을 깊이 이해하고 철저히 분석하는 연출가로 만들어주었다. 주로 고급 주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소재와 디테일에 세심하게 신경 쓴다. 그의 작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삶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하늘을 닮은 집

여러 무늬목 공장을 방문하며 샘플링을 거쳐 완성한 주방 훈증무늬목 마감.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집을 컨셉트로, 주방 아일랜드는 하늘 무늬를 담은 소재를 사용했다.

241㎡ 면적의 고층 주거 공간으로, 70대 노부부가 19년 동안 거주해왔다. 고층 건물의 특성상 겨울철마다 심한 웃풍으로 매우 추운 환경이었다. 거실, 다이닝, 주방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공간 중앙에 벽처럼 가로막혀 있던 실외기실 때문이었다. 실외기실 벽체를 철거한 후, 기능적으로 이중 단열을 추가하고 터닝도어와 이중문을 설치하여 단열 성능을 보완했다. 디자인적으로는 유선형 곡선 벽면과 오픈 선반을 설치하여 하나의 오브제처럼 보이게 했다. 또한 이곳은 44층인데 외부 창을 통해 보이는 풍경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마치 하늘과 하나 된 듯한 공간감을 준다. 이러한 컨셉트를 바탕으로 LDK(거실, 다이닝, 주방) 공간의 전체적 곡선 디자인, 구름 같은 질감의 벽체, 하늘 무늬를 담은 주방 아일랜드 등이 조화를 이루며 하늘 닮은 공간을 연출했다.

중앙에 벽처럼 가로막혀 있던 실외기실 벽체를 철거한 뒤 유선 곡면과 오픈 선반을 설치해 오브제처럼 보이도록 했다.

깔끔한 복도와는 달리 포인트가 되는 소재를 사용한 욕실.

곡선이 품은 공간

복잡했던 안방과 서재, 드레스룸을 하나의 곡선으로 재정리한 모습. 거실에서 안방으로 이어지는 통로 역할을 한다.

195㎡ 면적의 주거 공간으로, 50대 부부와 외아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다. 기존 거실부에서 어지럽고 들쑥날쑥하게 보이던 안방과 서재, 드레스룸을 하나의 곡선으로 재정리하였다. 이 곡선 벽은 공간을 부드럽게 나누는 동시에 거실에서 드레스룸과 안방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통로 역할을 하여 아늑함을 강조한다. 긴 통로는 아늑한 보금자리로 들어가는 전이공간으로 연출했으며, 곡선 벽체에는 스페셜 페인트를 사용해 맨살로 닿아도 부드러울 만큼의 질감을 유도했다. 서향에서 들어오는 해 질 무렵의 따뜻한 빛은 라운드 벽체에 묻어 따뜻하게 이 가족을 안아준다.

아내의 취향에 맞춰 금빛 페인팅으로 마감하고, 스테인리스 행거를 제작해 우아함을 더했다.

반짝이는 사금

세심하게 고른 가구들을 배치한 거실과 다이닝룸 전경.

후드 부분을 곡선 벽면으로 디자인 처리해 매입한 뒤 스페셜 페인팅으로 마감한 주방. 싱크대와 상판, 아일랜드 상판은 유사한 질감과 색상의 세라믹으로 통일감을 주었다.

정원의 색을 이어 받아 녹색 그러데이션으로 제작한 거실 카펫.

330㎡ 면적의 주거 공간으로 기존 거실과 다이닝은 중간 가벽으로 분리되어 있어, 거실이 넓음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느낌을 주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벽을 철거하고 거실과 다이닝을 연결해 더 넓고 개방감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거실부의 벽체는 사금(Golddust)이 박혀 있는 듯한 스페셜 페인팅으로 마감해, 반짝이는 효과를 더했다. 스페셜 페인팅된 벽면 위로 떨어지는 간접조명이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또한, 거실 제작 카펫은 정원의 색을 이어받아 녹색 그러데이션으로 제작했다. 이 외에도 세심하게 선정한 가구들이 공간에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거실에는 녹색 아르치발 소파와 브라운 컬러의 카멜레온다 소파를 배치했으며 다이닝 공간에는 폴트로나 프라우의 몬테레아 의자와 보치의 84시리즈 식탁 조명을 달았다.

주방의 정석
레온블랑코 디자인랩

주방 설계 브랜드 엘비디엘 LBDL을 단독 론칭할 만큼 주방 설계와 스타일링에 자신감이 있는 인테리어 스튜디오 레온블랑코. 대형 타일과 대리석을 사용한 아일랜드, 확장형 테이블, 히든 도어로 숨겨진 보조 주방 등 동선 설계와 마감재까지 세심한 설계가 돋보인다.

전원주택 같은 아파트

답답했던 주방 벽을 철거하고 거실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아일랜드형 주방으로 설계했다.

하루의 기분을 관리하는 현관. 과감한 패턴을 적용해 활력 있는 공간을 구성했다.

45년지기 부부를 위한 집. 부부 침실을 분리하고, 각자의 넓은 드레스룸을 마련하는 등 따로 또 같이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효율적인 공간 배치부터 시작했다. 특히 원목 소재와 편백나무 향을 좋아하는 클라이언트를 위해 편백나무로 침대 헤드보드를 특별 제작했다. 또한 흙침대 보료를 매립해 전통적인 흙침대 느낌을 탈피해 호텔식으로 새로이 구성했다. 거실과 주방은 바로 맞닿아 있지만 벽으로 막혀 조리 공간이 좁고 답답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방 벽을 철거해 거실을 바라보는 아일랜드형 주방으로 설계했다. 그 덕분에 전원주택 같은 풍경과 아파트의 편리함을 모두 충족시킨다. 아일랜드를 연장하며 창 밖 풍경을 보면서 식사할 수 있는 2인용 테이블을 마련했고, 주방 앞으로는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익스텐션 8인용 테이블을 두었다.

차경을 위한 레이아웃 설계

거실과 주방, 다이닝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넓게 구성했다.

오션뷰와 함께 반신욕을 즐길 수 있도록 통창으로 설계한 욕실.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자리한 고급 신축 빌라 프로젝트. 넓은 통창 너머로 보이는 오션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공간 설계가 돋보인다. 거실과 주방을 구조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거실에서는 넓은 통창 너머로 파노라마 오션뷰로 펼쳐지며, 바로 옆으로는 아일랜드형 주방과 넓은 테이블을 두어 쾌적하면서도 유연한 주방 및 다이닝 공간을 즐길 수 있다. 욕실에서도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고급스러운 대리석을 사용한 세면대를 전실로 해 들어가며, 욕조와 습식 사우나를 두어 일출과 함께 반신욕을 할 수 있다.

고급스러운 초록색 대리석을 사용해 기다랗게 구성한 세면대.

동굴 같은 아늑함

그레이 톤으로 차분하게 구성한 인테리어. 선명한 파란색 소파로 공간에 포인트를 주었다.

오픈 주방의 깔끔함을 위해 벽면 수납장을 넉넉하게 구성했다.

30대 후반 부부와 두 딸로 이루어진 4인 가족을 위한 집이다. 남편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5000K 백색광 조명 아래에서 일하는 의사였다. 집에서만큼은 긴장된 일상을 완화시키고 차분하면서도 아늑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 전체 조도는 3000K 웜톤 조명을 사용했으며, 다운된 그레이 톤과 자연스러운 질감이 살아 있는 소재를 사용했다. 주방과 거실은 넓은 사이즈였지만 벽으로 막혀 단절된 듯했다. 주방과 거실 사이의 벽을 허물고, 개방형으로 설계해 공간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그레이 톤의 천장과 바닥 마감에 맞춰 질감이 살아 있는 대리석으로 아일랜드형 주방을 제작했다. 또한 오픈된 주방인 만큼 소가전과 집기류들은 벽 수납장에 모두 숨겨 깔끔하게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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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UNDER P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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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코 브랜드 오노레 데코라시옹을 운영하는 디자이너 잉그리드 지리본과 남편 필립의 바캉스 하우스. 백 년이 된 소나무에 기대 지은 이 집은 커다란 나무의 보호를 받고 있다. 가공하지 않은 건축재 본연의 모습을 일부러 드러내어 로빈슨 크루소 감성으로 완성한 집이다.

잉그리드와 필립은 프로방스 지역의 카스텔레 Castellet 마을 언덕에 자리한 작은 집에 마음을 빼앗겼다. 1960년대에 지은 이 집은 돌담 위에서 백 년 된 소나무의 보호를 받고 있다. 암체어와 벤치는 오노레 데코라시옹 Honore Decoration. 테이블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카디에르 Cadiere 지역의 돌로 만든 수영장. 지붕이 있는 야외 거실과 돌로 만든 높은 테이블은 모두 필립이 제작했다. 타부레, 조명, 낮은 테이블은 오노레 데코라시옹.

오노레 데코라시옹을 운영하는 잉그리드 지리본은 이 집을 여름만큼이나 겨울에도 잘 이용한다. 펜던트 조명과 타부레는 오노레 데코라시옹. 책상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요리를 좋아하고 친구들과 아일랜드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나누는 잉그리드에겐 주방이 아주 중요한 공간이다. 바 타부레는 마라케시 바구니 시장에서 구입. 전등갓은 주문 제작. 오븐은 팔콘 Falcon. 그릇은 엠마우스 Emmaus. 유리 벽등은 팽폴 Paimpol 벼룩시장에서 구입.

잉그리드 지리본은 인터넷에서 찾은 집을 실제로 가보기 전부터 그곳으로 가는 구불구불한 길과 거친 돌담에 매료되었다. 알프스와 지중해가 교차하는 지점, 그리고 그녀가 꿈꾸던 야생 황무지에 자리해 고립되지만 길 잃을 염려가 없는 집이다. 땅을 물들이는 빛, 바다와 방돌 Bandol 만이 보이는 환상적인 전망 역시 황홀하다. 마르세유의 유명한 데코 숍 오노레 대표인 잉그리드는 곧바로 이 집을 바캉스 하우스로 계약했다. “60년대에 지은 이 소박한 집을 보고 나무로 둘러싸인 미래의 오두막집을 떠올렸어요. 특히 집에 그늘을 드리우는 소나무가 위엄있죠.” 실내는 비교적 좁았지만(70㎡) 베란다를 활용해 공간을 확장할 수 있었다. 그는 바다가 보이는 넓은 거실을 계획하며 도면을 그렸다. “시골 감성을 불어넣어 여름만큼이나 겨울에도 잘 활용하고 싶었어요.” 그는 멋 부리지 않고 살기 편하도록 심플함을 택했다. 벽돌처럼 가공하지 않은 건축 자재를 사용한 것이다. 벽은 회칠한 것 같은 효과를 주기 위해 도료처럼 만든 접착제로 마감했고, 루체르산 돌을 ‘퍼즐처럼’ 배열해 바닥에서 벽까지 붙였다. 그리고 나무와 모래 톤으로 이 집 전체의 진정성을 강화했다. 자연을 새긴 실내 장식은 외부 목재 선택으로 이어졌다. “이 집이 소나무 껍질에 녹아들어야 했어요.” 잉그리드와 필립, 그리고 장성한 두 아이 헥토르와 마가레트에게 이 집은 휴식 장소이면서 꿈을 기념하는 장소다. “이 집을 떠나는 일이 늘 정말 어려워요!”

벽난로가 있는 거실. 장인들이 만든 벽난로는 카다케스 Cadaques 지방에서 볼 수 있는 철로 된 벽난로에서 영감을 받았다. 벤치는 모로코에서 주문 제작. 쿠션은 모로코에서 찾은 패브릭으로 제작. 낮은 테이블과 벽등은 오노레 데코라시옹. 그릇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바닥은 루체른산 돌로 마감했다.

전망 좋은 다이닝룸. 갈대 블라인드 덕분에 이 지역 분위기를 어디서든 느낄 수 있다. 알루미늄 창틀은 테크날 Technal. 다리 기둥에
밧줄을 감은 테이블은 오노레 데코라시옹. 세라믹 꽃병 ‘매디슨 Madison’은 슈퍼비 Superbe. 벼룩시장에서 구한 플로어 램프 다리에 오노레 데코라시옹의 전등갓을 올렸다. 1950년대 의자는 슬랑시 Selency에서 구입.

레트로 스타일의 욕실. 마르세유의 메종 앙프뢰르 Maison Empereur 빈티지 세면볼을 설치했다. 세면대의 세라믹 타일은 빈티지 카를라주 Vintage Carrelage. 수전은 뤼비네테리아 숍 Rubinetteria Shop. 거울 ‘가디언 Gardian’은 오노레 데코라시옹. 펜던트 조명과 꽃병은 마라케시 벼룩시장에서 구입.

“옛날 닭장을 친구들을 위한 방으로 바꾸었어요.” 벽을 거친 벽돌로 마감한 것은 심플함을 원한 잉그리드의 뜻이다. 줄무늬 침구는 봉수아 Bonsoirs. 흰색 담요는 메종 드 바캉스 Maison de Vacances. 침대 옆 테이블은 테라코타 벽돌로 만들었다. 타부레는 오노레 데코라시옹.

플로어 램프는 마라케시의 짚을 파는 시장에서 구입. 파이앙스 도자 전등갓은 카타위키 Catawiki. 실링팬은 파로 바르셀로나 Faro Barcelona.

잉그리드와 필립은 나무 아래에서 인생을 즐기기 위해 부부 침실의 문 앞에 야외 거실을 만들었다. 태피스트리는 엔젤 트레이딩 컴퍼니 Angel Trading Company. 흰색 암체어와 벤치 ‘카를로 Carlo’는 모두 오노레 데코라시옹. 낮은 테이블은 아르나보 Arnavaux의 벼룩시장에서 구입.

자연 소재와 도자기를 결합한 조명 ‘피즈 Piz’는 오노레 데코라시옹. 25×60cm, 350유로.

아웃도어 패브릭 쿠션 ‘바야데르 Bayadere’는 메종 드 바캉스. 40×60cm, 161유로.

 

리사이클 메탈로 된 벽등 ‘바비 Barby’는 나드자 갈리 주가로 Nadja Galli Zugaro 디자인이며 바이오소파 Biosofa 제품으로 아르트메스트 Artemest에서 판매. 32×18cm, 990유로.

점토와 종이로 만든 오브제 ‘피드 코테치아 시에나 Fide Corteccia Sienna’는 파올라 파로네토 Paola Paronetto 디자인으로 아르트메스트에서 판매. 28×48cm, 790유로.

꽃병 ‘마드리아 Maderia’는 세마 디자인 Sema Design. 17×15×14.5cm, 29.70유로.

자연산 등나무와 면 쿠션으로 된 바 타부레는 데코클리코 Decoclico. 63×63×104cm, 219유로.

석고와 호두나무로 된 원형 테이블 ‘드레스 업 플라트르 Dress Up Platre’는 엠마누엘 르베 스텐 Emmanuel Levet Stenne 제품으로 인비저블 컬렉션 Invisible Collection에서 판매. 130×74cm, 가격 문의.

아카시아 나무와 리넨, 가죽으로 된 의자는 라 메종 드 코메르스 La Maison de Commerce. 110×53×75cm, 172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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