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 the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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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린과 앙투안은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거리에 자리한 보석 같은 집을 발견했다. 부부는 스튜디오 에쥐의 실내건축가 듀오 엘렌 피노, 줄리앙 슈월츠만과 함께 오래된 아파트를 밝은 공간으로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주방을 마주한 다이닝룸. 스튜디오 에쥐는 직사각형 아일랜드에 둥근 바 테이블을 연결해 대비를 주었다. 크리스티나 셀레스티노 Crisitina Celestino가 포르나체 브리오니 Fornace Brioni를 위해 디자인한 테라코타 타일을 붙인 아일랜드가 눈길을 끈다. 왼쪽의 꽃병, 카라페와 유리잔은 마고 켈러 Margaux Keller 컬렉션. 오른쪽 꽃병은 마리메코 Marimekko. 펜던트 조명은 아틀리에 아레티 Atelier Areti. 타부레는 아르텍 Artek. 창가에는 대리석 계단으로 단차를 주고, 펌 리빙 Ferm Living의 쿠션을 놓아 책 읽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펜던트 조명이 서로 다르게 이어지며
다양한 각도의 시선을 만듭니다.”

빛이 쏟아지는 거실. 테이블은 어나더 컨트리 Another Country. 의자는 스타트만 Stattmann. 테이블 위의 옻칠한 과일 볼은 CFOC. 테라코타 꽃병은 파리의 메르시 Merci. 얇고 긴 튜브 형태의 펜던트 조명은 노르11 Norr11. 태피스트리 ‘스트라트 Strate’는 코린 엘렝 Corinne Hellein 디자인으로 로셰 보부아 Roche Bobois.

다이닝룸의 아일랜드는 주방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수납장에는 르수르스 Ressource의 ‘R282 라 네플 오랑주 로자스 R282 La Nefel Orange Rosace’ 컬러를 칠했다.

프랑스인 앙투안은 지금 살고 있는 리스본에서 파리를 끊임없이 오가는 생활에 지쳐 파리에 집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홉 살인 가르파르와 여섯 살인 솔라가 방학 때 와서 머물 곳이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돌아보다 스튜디오 에쥐 Studio Heju의 실내건축가 듀오 엘렌 피노와 줄리앙 슈월츠만의 작업을 발견했다. 샤를린, 앙투안 부부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오스망 시대의 집에 빛이 잘 드는 아파트를 찾고 있던 부부는 중심지이면서 활기찬 동네인 레퓌블리크 광장 Place de la République에서 귀한 ‘진주’를 발견했다. 건물 4층에 자리한 140㎡의 이 집은 비정형적인 삼각형 구조 덕분에 많은 창을 지니고 있었다. 마치 섬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무도 없고 마주보는 것도 없다. 파리에서 이런 집에 사는 건 거의 불가능한 꿈같은 일이다. 수세기 동안 원래 모습을 간직하고 있던 이 집은 어두웠다. 듀오 건축가 엘렌과 줄리앙은 집 전체를 흰색으로 칠해 화사한 분위기를 되찾아주었다. 그러고 나서 테라코타, 테 라조, 나무 등의 소재를 사용해 따뜻한 컬러감을 주었다. 선반, 침대 헤드 보드, 벽난로 등 세세한 부분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단색으로 칠했다. 그 들은 직선과 곡선(주방과 다이닝룸 사이의 아치처럼)을 섞고 여러 층을 만 들어 대비를 주기도 했다. 리스본에서의 일상과 파리에서의 휴가를 완벽 하게 이어주는 소박하면서 따뜻한 집이다!

골드 트라이앵글인 거실에 마주보게 놓은 소파. 커버를 벗길 수 있는 소파는 앤트레디션. 쿠션과 머그는 펌 리빙. 낮은 테이블 ‘폰 Pon’은 재스퍼 모리슨 Jasper Morrison 디자인으로 프레데리시아 Fredericia. 벽난로 위 오른쪽에 있는 흰색 꽃병은 부샤라 Bouchara, 검은색 꽃병은 프리츠 한센 Fritz Hansen. 왼쪽 꽃병과 테이블 위의 볼은 스튜디오 디고네 Studio Digonnet. 차 주전자는 마리메코. 종이 펜던트 조명은 뉴 웍스 New Works. 창문 양 옆의 벽등은 콩탱 Contain. 플로어 스탠드는 케이스굿즈 Casegoods. 태피스트리 ‘시실 Sicile’은 에디시옹 1.6.9 Edition 1.6.9.

어디에도 없는 책상. 앙투안이 파리에 있을 때 많은 시간을 보내는 책상은 좀 달라야 했다. 스튜디오 에쥐가 제작한 것으로, 메탈 다리는 이 방 옆에 있는 욕실 바닥의 모티브를 반영해 파도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황동 조명은 버트 프랭크 Bert Frank. 의자는 앤트레디션 &Tradition. 벽에는 아멜리 메종 다르 Amelie Maison d’Art의 아트 큐레이션으로 장식했다. 태피스트리는 엘리티스 Elitis.

따로 또 같이. 부부 욕실에는 물푸레나무로 맞춤 제작한 붙박이 가구를 놓아 침실 같기도 하고, 욕실 같기도 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스톤 세면볼은 실스톤 Silestone. 수전은 트렘 Treemme. 비누는 타미즈 Tameez. 욕실 타월은 아오미 Haomy. 펜던트 조명은 콩탱. 바닥 타일은 크리스티나 셀레스티노 디자인으로 포르나체 브리오니.

“페인트로 칠한
단색이 디테일을
강조합니다.”

기존에 벽난로가 있던 자리에는 책장을 만들었다. 이 부분에 칠한 페인트는 스튜디오 에쥐가 르수르스를 위해 디자인한 ‘벨루르 코틀레 Velours Cotele’. 갈색 유약을 칠한 꽃병과 사암으로 된 꽃병은 스튜디오 디고네. 새 오브제는 비트라 Vitra. 두 컬러의 꽃병은 부샤라. 석회암으로 만든 침대 헤드보드는 일 그라니토 Il Granito. 스포트라이트 조명은 콩탱. 침대 옆 테이블은 크리스티나 담 Kristina Dam. 담요는 메종 드 바캉스 Maison de Vacances. 자수를 놓은 쿠션과 태피스트리는 엘리티스. 패브릭 커튼은 아틀리에 쿠르베트 Atelier Courbet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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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과도한 리듬에서 벗어난 매혹적인 쉼표. 바바라와 필리포, 그리고 그의 딸에겐 이곳이 천국이다. 그들은 17세기에 지어진 아풀리아 양식의 궁전에 애정을 담아 복원했다. 요즘에는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이 웅장한 공간의 고요함과 심플한 삶의 즐거움을 누리는 중이다.

레체 Lecce 지역의 흰색 돌이 웰빙으로 이끈다. 앞에 보이는 낮은 테이블은 마라케시 시장에서 구입했다. 도자기 머리 조각 ‘노바디 Nobody’는 파비오 노벰브레 Fabio Novembre가 빌라리 Villari를 위해 완성한 작품. 그 위에 있는 펜던트 조명은 카이로의 칸 엘-칼릴리 Khan el-Khalili 시장에서 발견했다.

바바라와 필리포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에너지를 채우러 딸 마리-피아와 함께 푸이유 Pouilles에 온다. 펜던트 조명 ‘나르도 Nardo’는 빌라리. 원래 있던 바닥의 시멘트 타일은 필요에 따라 재배치했다.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중국 주홍색 가구가 이 방에 포인트를 준다. 도자기 불상, 파비오 노벰브레의 초, 펜던트 조명 ‘나르도’,
테이블 ‘레이지 수잔 Lazy Susan’, 조각품과 벽등 ‘아카풀코 Acapulco’는 모두 빌라리. 암체어는 에뮤 Emu.

돌로 된 기반이나 벽 장식 등 과거의 모든 흔적을 세심하게 복원했다. 흰색 카나페 ‘에덴 가든 Eden Garden’은 토마 푸슈 Thomas Fuchs 디자인. 조명 ‘코코 Cocco’, 조개 조각, 펜던트 조명은 모두 빌라리. 벼룩시장에서 구한 벤치는 겨자색 벨벳으로 다시 커버링했다. 벽장에는 바바라가 디자인한 문을 달았다.

필리포 지우스티니아니와 바바라 빌라리는 시속 100km의 삶을 살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역사적 건물 복원 에이전시와 가족 대대로 내려온 포슬린 회사 대표를 맡고 있다. 그들의 일상은 숨 쉴 틈을 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여유가 있을 때마다 베네치아의 미친 듯한 속도를 뒤로하고 여전히 원시적이고 본래 모습을 간직한 살렌토 Salento의 고요함으로 향한다. 그들이 소글리아노 카부르 Sogliano Cavour 궁을 방문한 건 우연이었다. 17세기에 지어진 이 바로크 궁의 모든 것이 그들을 사로잡았다. 7m의 천장 높이가 엄숙함을 주는, 천장이 둥근 방의 따뜻한 빛부터 호화로운 ‘코치오페스토 Cocciopesto (테라코타 기반의 석고 자재)’ 바닥까지. “필리포와 나는 웅장함으로 빛나는 역사적 장소에 관심이 많아요.” 역사적 건물 복원에 익숙한 필리포(비센차 Vicence에 있는 안드레아 팔라디오 Andrea Palladio의 라 로톤다 La Rotonda 빌라와 베니스의 큰 운하에 있는 팔라초 단돌로 Palazzo Dandolo 등을 작업했다)는 바바라의 건축 프로젝트를 따르며 이곳의 원래 모습을 해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는 벽을 훼손시키지 않으려고 19세기에 그랬던 것처럼 실크로 엮은 피복에 전기 시설을 설치하기까지 했다. 과거에 대한 이런 취향은 가구에도 고스란히 적용해 대부분의 가구는 바바라가 벼룩시장에서 구입했다. “우리는 이 팔라초를 아주버님 가족과 나누었어요.” 이 즐거운 가족은 성대한 테마 파티를 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알프 이녹스 Alpes Inox의 아일랜드는 안뜰을 마주보게 설치했다. 조명 ‘코코’, 펜던트 조명 ‘스페치아 Specchia’, 식기는 모두 빌라리. 연장할 수 있는 테이블 ‘코노르 Konnor’는 비조토 Bizzotto. 의자는 에뮤. 테라코타 화분은 튀니지에서 가져왔다.

알프 이녹스 Alpes Inox의 아일랜드는 안뜰을 마주보게 설치했다. 조명 ‘코코’, 펜던트 조명 ‘스페치아 Specchia’, 식기는 모두 빌라리. 연장할 수 있는 테이블 ‘코노르 Konnor’는 비조토 Bizzotto. 의자는 에뮤. 테라코타 화분은 튀니지에서 가져왔다.

펜던트 조명 ‘나르도’와 벽등 ‘아카풀코’는 빌라리. 의자는 옥션에서 구입.

촛대와 겨자색 벨벳으로 커버링한 안락의자, 침대 옆 테이블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침대는 빌라리 콘트락트 Villari Contract. 조명 ‘피통 Python’은 빌라리.

침대는 빌라리 콘트락트. 침대 옆 테이블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조명 ‘모나코 Monaco’, 펜던트 조명 ‘스페치아’, 쿠션은 빌라리.

덧창은 레체의 돌로 만들었다. 욕조는 필리포 지우스티니아니&파트너스 Filippo Giustiniani&Partners. 욕실 수건은 면으로 제작했다. 유리 꽃병과 벽등 ‘소피아 Sophia’는 빌라리.

마리-피아의 침실은 공사 당시 발견한 창고에 만들었다. 벨벳 침대 헤드보드 ‘토르토라 Tortora’, 침구는 빌라리 콘트락트. 침대 옆 테이블은 옥션에서 구입. 조명 ‘카프리 Capri’는 빌라리.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암체어는 루벨리 Rubelli의 벨벳으로 커버링했다. 사르디니아 태피스트리는 주문 제작.

차양으로 강렬한 햇빛을 막은 야외 거실. 카나페 ‘나르도’는 빌라리 콘트락트. 테이블과 의자는 벼룩시장에서 구입. 도자기는 빌라리. 테라코타 꽃병은 튀니지에서 가져왔다.

 

묵직한 나무와 패브릭으로 된 카나페 ‘롤 Loll’은 파올라 나보네 Paola Navone 디자인으로 제르바소니 Gervasoni. 가로 278×폭 105×높이 78cm. 5234유로부터.

재활용 PMMA로 된 펜던트 조명 ‘FL /Y’은 페루치오 라비아니 Ferruccio Laviani 디자인으로 카르텔 Kartell. 지름 52×높이 33cm. 303유로.

24캐럿 금을 입힌 황동과 무라노 유리, 자기로 된 테이블 조명 ‘롤리트 클로틸드 Lolite Clotilde’의 조명갓은 벨벳 소재로 빌라리 Villari. 지름 30×높이 48cm. 1769유로.

세라믹 화분 ‘조르프 Jorf’는 알리네아. 지름 32×높이 47cm. 79유로.

 

시멘트 테이블 ‘지우데카 Giudecca’는 시멘토 Cimento 제품으로 아르트메스트 Artemest에서 판매. 지름 160×높이 73cm. 8900유로.

벨벳과 면 쿠션 커버 ‘아리스토트 Aristote’는 엘리티스 Elitis. 40×55cm. 89유로.

정원용 스틸 의자 ‘라운드 Round’는 크리스토프 필레 Christophe Pillet 디자인으로 에뮤 Emu, 실베라에서 판매. 가로 63×폭 58×높이 79cm. 212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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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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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힐스에 위치한 자신의 집을 아티스틱한 쇼룸으로 오픈한 갤러리스트 데이비드 알하데프. 고전적인 건축 양식과 현대적 미감의 아트 퍼니처가 어우러진 완벽한 공간이다.

프리즈 LA 기간 동안 선보인 전시 전경.

컨템포러리 디자인 갤러리 더 퓨처 퍼펙트를 설립한 갤러리스트 데이비드 알하데프.

고전적 미감이 느껴지는 골드윈 하우스 외관.

안목 좋은 컬렉터의 집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란 흔치 않다. 글로벌 아티스트들을 이끄는 갤러리스트의 집이라면 더더욱 궁금해질 터. 컨템포러리 디자인 갤러리 ‘더 퓨처 퍼펙트 The Future Perfect’의 설립자 데이비드 알하데프 David Alhadeff는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고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집을 과감하게 플래그십 스토어로 오픈했다. 데이비드가 2003년 설립한 더 퓨처 퍼펙트는 뉴욕 브루클린의 젊은 디자이너 작품들을 소개하면서 시작했다.상업적인 판매를 넘어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독점 컬렉션으로 선보이는데, 아티스트 소개 카테고리를 ‘Made By’로 표기하는 점에서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피트 하인 이크 PietHein Eek, 린지 아델만 Lindsey Adelman,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Michael Anastassiades, JB 블렁크 JB Blunk 등 50개 이상의 스튜디오와 작가들이 소속되어 있으며, 한국 작가로는 김명진, 김민재, 양승진 등을 소개하고 있다. 갤러리의 시작이던 뉴욕에 이어 2013년 샌프란시스코에 전통적 갤러리 방식을 탈피한 아파트먼트 형식의 쇼룸을 열었고, 2022년 로스앤젤레스에 세 번째 쇼룸을 열었다. 단순히 살고 있던 집을 고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주거용 쇼룸과 거주할 수 있는 집, 이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구매한 곳이다. 데이비드와 그의 남편, 두 살배기 아들 레오가 함께 사는 집인데 프라이빗 침실을 제외하면 방문객에게 대부분의 공간을 오픈한다. 집을 컨셉트로 꾸민 갤러리도 특별하지만, 컬렉터의 집을 온전히 갤러리로 여는 것은 더욱 드물다. 개인적인 공간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문을 열어 구석구석 소개하는 데에는 큰 결심이 필요했지만, 그만큼 새로운 만남에 대한 즐거움도 컸다.

벽난로 맞은편 다이닝으로 들어가는 입구. 암체어와 사이드 테이블은 크리스 울스턴.

벽난로 타일의 푸른 빛에서 영감을 얻어 계단에는 파란 카펫을 깔고, 계단 중앙에는 칼 쟌의 블루 모빌을 제작해 설치했다.

클래식한 배첼더 타일을 복원한 벽난로. 그 앞으로 크리스 울스턴 Chris Wolston의 빅토리아 샹들리에와 커피 테이블, 에릭 로인스타드 Eric Roinestad의 도자기 작품을 배치했다.

육중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JB 블렁크의 스론 체어 Throne Chair와 사이프러스 Cypress 사이로 이안 콜링스 Ian Collings의 대리석 조각 작품이 보인다.

“약 9m 높이의 울타리를 지나 문을 통과하는 순간 온전히 ‘더 퓨처 퍼펙트’의 세계로 들어오게끔 만들고 싶었어요. 아트 퍼니처와 리빙이 결합된,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죠.” 할리우드 힐스에 자리한 이 역사적인 집은 약 720㎡ 규모로, 입구에서부터 압도적인 위엄이 느껴진다. 한때 전설적인 영화제작자 사무엘 골드윈 Samuel Goldwyn이 거주한 곳으로, 골드윈 하우스라 명명했다. 높은 울타리와 아름다운 정원을 지나면 신고전주의 양식의 클래식한 외관을 마주할 수 있다. 1916년 당시 캘리포니아의 역사적인 하우스들을 만든 건축가 아서 헤이네만 Arthur S. Heineman이 설계한 집이다. 데이비드는 바로 이 고전적인 아름다움에 주목했다. “이 집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매우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고전적인 건축 양식과 현대적인 예술 및 디자인 프로그램의 대조를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 기존의 아름다움을 복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갤러리의 예술가 작품을 맞춤형으로 설치했습니다.” 리노베이션은 공간에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복원에 초점을 맞췄다.

벽면에는 JB 블렁크의 Untitled Painting, 1972. 왼쪽은 이안 콜링스의 이너 스페이스 03, 오른쪽은 김민재의 지브롤터 콘솔 Gibraltar Console.

칼 쟌의 모빌 아래에는 데 라 에스파다 De La Espada의 하다 라운지 체어, 제인 얀 데엥 Jane Yang-D’haene의 유니크한 세라믹 아트들을 배치했다.

펜던트 조명은 김민재의 할루키게니아 Hallucigenia, 아래에는 이안 콜링스의 대리석 오브제 이너 스페이스 02.

많은 이들이 내부에 들어섰을 때 ‘거의 손댄 곳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성공적인 결과였지만, 실제로는 내부와 외부 모두 많은 작업을 진행했다. 종이로 뒤덮인 전선의 복구 작업부터 시작해야 할 만큼 오래된 공간이었지만, 도전적인 과제를 즐기는지라 그 과정도 재미있었다고 한다. 현관에 자리한 벽난로는 전체 리노베이션의 시작점이 되었다. 회색 페인트로 뒤덮인 바닥을 걷어내니 아름답고 희귀한 배첼더 Batchelder 타일이 숨어 있던 것. 20세기 초 미국 수공예 타일의 푸른빛은 데이비드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블루 톤으로 집의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 벽난로 맞은편에 위치한 계단에는 파란색 카펫을 깔았고, 계단 중앙에는 칼 쟌 Karl Zahn의 푸른 모빌 작품을 걸었다. 이국적인 열대 야자수 무늬의 벽지를 바른 다이닝룸은 데이비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이국적인 나무들과 수영장이 있는 골드윈 하우스의 정원. 유니크한 작품뿐만 아니라 클래식한 할리우드 집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갤러리를 찾는 스타일리스트와 디자이너들을 위한 게스트 침실.

정원의 백조들은 어텀 케이시 Autumn Casey의 작품.

높은 아치형 창문으로 햇빛이 드는 공간. JB 블렁크와 이사무 노구치, 이안 콜링스의 작품이 한데 어우러진다.

그가 원하던 갤러리의 방향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하이브리드 공간이기 때문. 콜렉시옹 파티퀼레르 Collection Particulière, 벤 바버 Ben Barber, 리나 시밀루 Leena Similu 등 맞춤 제작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회장이자, 가족 모임과 휴일에도 사용하는 공간이다. 일반적인 집이라면 거실로 사용되었을 공간은 메인 전시관으로서 매 시즌 선보이는 전시 테마에 맞춰 모든 구성요소가 바뀐다. 오직 고전적인 석회벽과 벽난로만이 자리를 지킬 뿐이다. 또한 침실에는 침대가 놓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도 재미있다. 앞으로도 전시 프로그램과 건축을 통합한 작업을 계획 중이다. 야외 정원과 주방, 현관 등 다양한 공간에 장소 특정적인 설치 작업을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구상하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가구를 꼽는 건 불가능해요.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만 공간이 변화하는 걸 즐겨요. 이번 전시가 마무리되고 나면 가구와 조명, 오브제들은 물론 벽지까지 모두 바꾸죠. 작품에 꼭 맞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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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프로스트 Sam Frost, 엘리자베스 카라바바스 Elizabeth Carabab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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