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의 고풍스러운 아파트가 평화로운 안식처로 변신했다.
한국 전통 미학과 현대적 럭셔리가 조화롭게 결합된 고요한 공간이다.
뉴욕 센트럴 파크가 내려다보이는 이 고요한 맨해튼 아파트가 다섯 식구를 위해 새롭게 리노베이션되었다. 1910년 지어진 아파트는 센트럴 파크 서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뉴욕시의 랜드마크 협동조합 건물에 포함되어 있다. 까다로운 관리 규정과 제약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내부 레이아웃을 전면적으로 재구성했다. 전통적인 공간 구성인 서비스 주방과 직원 숙소는 이제 가족 모임과 손님 접대, 많은 책과 예술 작품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변화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제시카 헬거슨 Jessica Helgerson(JHID)과 그녀의 오랜 협력자이자 친구인 건축가 셀린 세만 Selin Semaan, 조시 와이젤버그 Josh Weiselberg가 운영하는 TBD Architecture+Design Studio와 협력해 진행되었다. 면적이 약 306㎡인 아파트는 침실 세 개와 욕실 세 개 반을 갖추고 있으며, 대학생 자녀가 셋인 부부의 집이다. 이 부부는 비영리 단체와 법률 분야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어, 평화롭고 안락한 휴식 공간이 필요했다. 특히 아내는 자신의 한국 유산을 디자인에 반영하고자 했다. 그 결과, 한국과 아시아의 예술적 미학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장식 요소들이 가미된 차분하고 세련된 럭셔리 환경이 조성되었다.
JHID 프로젝트와 TBD와의 협업을 통해 이 아파트는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생활을 위해 처음부터 완전히 리모델링되었다. 현관 입구, 거실, 다이닝, 패밀리룸 공간은 모두 공원 전망을 최대화할 수 있게 배치하며, 우드 프레임으로 된 아치형 개구부를 통해 서로 연결된다. 집 전체를 관통하는 전통적인 디테일도 중요하다. “아파트에 처음 방문했을 때 국화꽃 모양으로 조각된 문 손잡이가 인상적이었어요. 이 요소가 집의 미학적 테마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데이비드 와이즈먼 David Wiseman의 국화 패턴이 새겨진 거울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맞은편에는 굿 콜로니 Good Colony의 데이베드를 놓고 프레데릭 린덴 Frederick Linden의 그림을 걸어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거실에는 센트럴 파크의 아름다운 전망이 펼쳐지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JHID가 맞춤 디자인한 국화꽃 모양의 석고 장식이다. 우아한 펜던트 조명 중심으로 디자인을 완성하고, 이는 스테판 파르멘티에 Stephane Parmentier 러그로 이어진다. 보랏빛이 부드럽게 물결치는 블라디미르 카간 Vladimir Kagan 소파는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집 안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거실 중앙 벽에는 하종현 작가의 푸른색 작품을 걸었고, 코너에는 마야 린의 유리 아트워크로 장식했다. 반짝이는 녹색 유리알들이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는데, 서울 한강의 물결에서 영감을 얻었다. 맞은편 코너에는 아내 가족이 대대로 소유해온 한국 고가구를 두었다. 무심한 앤티크의 멋과 모던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다이닝 공간에는 또 다른 국화 모양의 석고 천장과 섬세한 균형을 이루는 유리 샹들리에가 돋보인다. 김민정 작가의 한지 작품이 차분하고 자연스러운 색상 팔레트와 어우러져 분위기를 더한다. 작품 양 옆의 입구를 통해 들어가는 서재는 화이트 오크로 벽이 둘러싸여 따뜻하고 유기적인 느낌을 준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은행나무 잎 패턴의 맞춤형 캐비닛 바다. 부부가 좋아하는 나무이자 동양 미학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요소다. 짙은 월넛 소재의 벽면에서 황동으로 제작된 은행나무 잎이 은은한 빛을 발산하며 공간의 활기를 더한다. 주방은 아늑하고 초대하는 분위기로 꾸몄다. 드라마틱한 칼라카타 대리석이 뒷벽과 조리대에 사용되어 주방을 안정감 있게 하고, 화이트 오크 캐비닛의 선반 장식은 연꽃에서 영감을 받았다. 소파 위에는 서원주 작가가 손바느질로 완성한 보자기 작품을 걸었다. 이웃 간 프라이버시 보호를 해주면서 방에 평온한 빛을 비춘다. 침실은 공용 공간보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구성했다. 메인 침실은 아내가 좋아하는 보라색 톤 패브릭과 푸른 대리석으로 차분하게 꾸몄다. 한국 고가구와 서원주 작가의 또 다른 보자기 작품을 걸어 한국적 미학을 더했다. 아이들 침실은 자주색, 핑크색, 담갈색의 따뜻한 톤과 유기적인 꽃 모양을 활용했다. 특히 벽면의 꽃 장식은 전통 금박 장식을 황동으로 표현해 광택과 럭셔리한 감각을 더했다.
각 공간은 동양의 섬세함과 서양의 대담함이 조화를 이루며, 이 집을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독창적인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전통의 깊이와 현대의 세련됨이 함께 숨쉬는 이곳에서, 가족은 매일매일 새로운 영감을 얻으며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