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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와 찰리는 디자인 스튜디오 위크로니아의 안내를 받으며 비타민이 풍부한 색상 팔레트로 새로운 오스만식 아파트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의도적으로 선택한 색상들이 에너지와 활기로 가득 찬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거실의 오스만식 코드가 위크로니아의 화려한 가구들에 의해 완전히 뒤흔들린다. ‘플로 Flower’ 쿠션, ‘피넛 Peanut’ 커피 테이블과 그 위의 ‘데이지 Daisy’ 트레이, 그리고 ‘서니 Sunny’ 안락의자들, ‘스트로먼 Starman’ 소파는 아르케티포 Arketipo에서, ‘브라질리아 Brasilia’ 사이드 테이블은 페르난도 Fernando와 움베르토 캄파나 Humberto Campana가 에드라 Edra를 위해 디자인한 것으로 실베라 Silvera. 오렌지색 화병은 다이노소어 디자인 Dinosaur Designs에서, 꽃다발은 메종 미라벨 Maison Mirabilé 파리에서 구입한 것. 스토브 위에는 플룩스 Fleux에서 구입한 촛대와 꽃병, 스튜디오 릭 텐 벨덴 Studio Rik ten Velden이 미러 Mirror를 위해 디자인한 거울이 놓여 있다. ‘셸 Shell’ 카펫은 레이어드 Layered에서, 오른쪽에는 위크로니아가 프렐레 Prelle를 위해 디자인한 ‘댄싱 셸프 Dancing Shelf’ 선반이 있다

유기적인 디자인의 입구. 위크로니아의 대리석 콘솔과 그 옆에 놓인 구형 문 받침대와 함께, 자코포 포기니 Jacopo Foggini의 ‘질다 B. Gilda B.’ 의자를 재현한다. 거울과 꽃병은 빈티지로 수집한 것. ‘컬러 스월 Color Swirl’ 카펫은 위크로니아가 CC-타피스 CC-tapis를 위해 디자인한 것, 벽은 패로&볼 Farrow&Ball의 ‘스카이라이트 205 Skylight 205’ 색상으로 칠해졌다.

비타민이 가득한 식사 공간. 위크로니아의 ‘피넛’ 벤치 위에는 플룩스에서 구입한 파란 꽃병과 빈티지 조명이 놓여 있다. 자코포 포기니의 ‘지나 Gina’ 의자는 에드라 Edra에서 실베라를 통해 구매한 것. ‘피넛’ 대리석 테이블은 위크로니아 작품으로 다이노소어 디자인 꽃병과 메종 미라벨의 꽃다발로 장식되어 있으며, 윌리 리조 Willy Rizzo의 빈티지 의자들이 데다 Dedar의 패브릭으로 둘러싸여 있다. 조명은 지노 비스토시 Gino Vistosi의 작품.

드디어 모드와 찰리는 30번째 생일을 맞아 원하는 오스만식 아파트를 파리16구에서 찾았다. “조용한 동네에, 부아 드 불로뉴와 가까우며, 작은 상점도 많다”고 자랑하며, 그들의 현대적이고 기능적인 레바루아-페레 아파트와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발견했다. “그곳은 투자 성향이 좀 더 강했고, 한눈에 반한 건 아니었어요.” 비록 새 집은 80㎡로 좁지만, 그 매력은 넘치고도 남는다. “아치형 창문이나 멋진 몰딩 같은 요소가 있는데, 우리는 그걸 그대로 살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위크로니아의 과감하고 약간 미친 색감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이 부부는 디자인 스튜디오의 창립자이자 창의적인 천재, 줄리앙 세반 Julien Sebban에게 전권을 맡겼다. “우리는 대리석을 아주 많이 사용했어요, 거실 테이블이나 입구 콘솔, 욕실의 마르케테리까지. 대리석이 좀 차가운 느낌이 나서 나무와 카펫, 곡선 형태를 추가하고, 물론 색깔도 폭풍처럼 쏟아부었습니다.” 특히 모드가 친구들과 소통하기 위해 열어두기 원한 주방은 청록색으로 변신했다. “주방이 거실과 연결되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을 원했어요.”

주방은 위크로니아가 맞춤 제작한 주름 장식이 있는 벽면이 특징이며, 이 벽은 패로&볼의 ‘Inchyra blue 289’ 색상으로 칠해졌다. 백스플래시와 선반은 터키석으로 제작된 PMC 마브레리 PMC Marbrerie의 작품이다. ‘피넛’ 대리석 테이블은 위크로니아의 디자인으로, 의자는 가운데 빈티지 윌리 리조 모델로 데다의 패브릭으로 덮여 있으며, 오른쪽에는 자코포 포기니의 ‘Gilda B.’, 왼쪽에는 ‘지나’가 각각 에드라를 통해 실베라에서 구입.

침대는 맞춤 제작된 구조 위에 설치되어 있으며, 데다의 ‘스플렌디도 Splendido’ 패브릭으로 덮여 있다. 쿠션은 엘리티스 Élitis, 담요는 메종 뒤 바캉스 Maison de Vacances. 빈티지 조명과 파란 테이블 램프는 플룩스. 커튼은 생피에르 Saint-Pierre 시장에서 구입한 빈티지 패브릭으로 제작되었으며, 배경의 안락의자는 에드라. 벽은 패로&볼의 ‘스트롱 화이트 2001 Strong White 2001’ 색상으로 칠해졌다.

수작업으로 만든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의자 ‘질다 B. Gilda B.’. 자코포 포지니 디자인으로 에드라. 가로 46×깊이 54×높이 85cm, 가격 문의.

백색 대리석 소재의 사이드 테이블 ‘도버 Dover’, 스톤 스태커스 Stone Stackers 제품으로 아르테메스테에서 판매.
가로 55×깊이 56×높이 69cm, 2440유로.

알라바스터와 황동 소재의 샹들리에 ‘테미스 Themis’. 바다리 Badari, 아르테메스트 Artemest에서 판매. 지름 100×높이 75cm, 1만2850유로.

거울 ‘페르소날레 힘 블루 Personale Him Blue’, 무광 및 반사 유리 소재, 62×70cm, 지오반니 보티첼리 Giovanni Botticelli, 아르테메스트에서 판매, 1025유로.

러그 ‘스월 어텀 Swirl Autumn’, 손으로 뜨개질한 울 소재, 지름 200cm, 위크로니아 디자인, CC-타피스, 2636유로.

로즈 쿼츠 블록에 조각한 화병 ‘PV05’, 바르베리니&구넬 Barberini&Gunnel, 아르테메스트에서 판매. 지름 58×높이 50cm, 한정판 서명 및 번호 부여, 가격 문의.

광택 처리된 트라버틴 소재의 테이블 ‘마레아 Marea’,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 디자인, 부드리 Budri, 가로 240×깊이 90×높이 72cm, 가격 문의.

쿠션 ‘르 부데르 Le Boudeur’, 벨벳 소재, 지름 50cm, 레스 코제즈, 9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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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와 라파엘이 여행을 멈추자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그들은 벵센느 숲의 집에서 자연을 느끼며 새로운 삶을 즐긴다. 건축가 베로니크 코트레는 이 집을 하나의 세계로 만들었다.

각각의 컬러 코드를 지닌 공간은 시선을 때로는 빛으로, 때로는 정원으로 이끈다.

시선을 끄는 거실. 거실이 정원 쪽으로 공간을 연장해 새롭게 만든 온실로 넓게 열려 있다. 카나페는 보날도 Bonaldo. 레오파드 쿠션은 메종 페샤비 Maison Pechavy, 체크무늬 쿠션은 엘리티스 Elitis. 암체어와 낮은 테이블은 포라다 Porada. 둥근 테이블은 데 카스텔리 De Castelli. 태피스트리는 CC-타피스 CC-tapis. 테이블 조명 ‘아톨로 Atollo’는 올루체 Oluce. 플로어 램프는 트리조21 Trizo21. 책장은 맞춤 제작.

층계참에 칠한 ‘베르 안티크 Vert Antique’가 어두워서 서재의 밝은 톤 ‘셀라동 Celadon’에 시선이 더 이끌린다. 두 공간에 칠한 페인트는 아르질 Argile. 벽을 파서 만든 선반에 놓은 테이블 조명은 부샤라 Bouchara. 앞에 보이는 조명 ‘펠로 Fellow’는 스페이스 코펜하겐 Space Copenhagen 디자인, 프레데리시아 Frediricia.

베로니크 코트레는 컬러를 대비시킨다. 벽 아래는 밝은 톤으로, 위는 어두운 톤으로. 그러면 아래 부분이 천창으로 올라가는 리본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벽지 ‘스트라이프스 Stripes’는 레벨 월스 Rebel Walls.

마침내 정착했다. 마고와 라파엘은 일 때문에 여행을 많이 다녔 다. 그들이 파리에 있을 때 머문 집(40㎡)은 이런 삶의 리듬에 맞춰져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은 벵센느 Vincennes 숲 가 까이 조용한 곳에 자리한 집에서 좋아하는 도자기와 음악에 몰두하고 있다. 그리고 가족의 미래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본다. “오래된 모자이크 타일, 낡은 몰딩과 바닥, 버려진 정원. 이 이층집에서 시간이 멈춘 것 같았어요.” 부부가리노베이션을부탁한실내건축가베로니크코트레가말했다. 리노베이션은 제로부터 시작해야 했다. 도면을 새로 손보고 확장한 공간을 온실로 바꿔 폭을 넓혔는데, 그 덕분에 이 공간에주방과 다이닝룸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기존의 외벽에 있던 넓은 창을 통해 다른 방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사용하지 않던 지하까지 연결했는데, 이 공간은 마고의 도자기 아틀리에와 라파엘의 작업 공간으로 사용할 것이다. “컬러를 사용하는 걸 정말 좋아해요. 컬러가 공간감을 강화하고 그림을 만들고 시선을 이끌도록 말이죠.” 벽이 어두운 색이어서 계단 벽 아래 부분에는 밝은 톤을 사용했는데, 이 부분이 리본처럼 시선을 천창으로 이끌어준다. 주방의 검은색이 시선을 아래 정원의 녹색으로 이끌 뿐만 아니라, 태양이 온실을 환하게물들일때고요한분위기를만들어준다. 이때 이 집은 그 자체로 자신만의 코드를 지닌 하나의 세계가 된다. 라파엘과 마고는 여러 개의 수납장을 갖춘 ‘부트룸 Bootroom’ 현관을 만들자는 베로니크의 생각을 좋아했는데, 이공간이실내와실외의전환을가능하게하기때문이다. 부부는 부트룸에서 일을 잊어버리고 집에서 남은 하루를 고요히 보낸다. 일종의 ‘감압실’인셈이다.

아래에 있는 정원이 ‘셀라동’(아르질) 톤을 입은 다이닝룸에 반사되는 것 같다. 테이블은 프렌즈&파운더스
Friends&Founders. 꽃병은 부샤라. 카라페는 모노프리 Monoprix. 유리잔은 셰오마 Chehoma. 의자는 보날도.
벤치는 구비 Gubi. 쿠션은 마두라 Madura. 테이블 조명 ‘아톨로’는 올루체. 벽등은 마르셋 Marset. 식기대는 맞춤 제작.

주방과 다이닝룸이 붙어 있다. 테이블은 보피 Boffi. 의자는 보날도. 벽등은 마르셋.

집 아래쪽에 있는 야외 다이닝룸. 테이블 ‘토르사 Torsa’와 의자 ‘라독 Radoc’은 마누티 Manutti. 랜턴은 CFOC.
카라페는 자라 홈 Zara Home.

‘부트룸’의 맞춤 제작한 벤치 아래에 신발 서랍을 만들어서 완벽히 숨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둥근 테이블 ‘니콜라 Nicola’는 데 카스텔리. 세라믹 피처는 AMPM. 벽등 ‘바딤 Vadim’은 사라 라부안 Sarah Lavoine. 벽에 칠한 페인트 ‘아르두아즈 베르트 Ardoise Verte’는 아르질.

뮤직룸에는 스타인웨이&선스 Steinway&Sons의 피아노가 중앙을 차지한다. 암체어 ‘임스 Eames’는 비트라. 벽난로 위의 조명 ‘셰이드 Shade’는 HK리빙 HKliving. 태피스트리는 CC-타피스. 펜던트 조명 ‘가이아 Gaia’는 오커 Ochre.

빛으로 이끄는 계단. 둥근 테이블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조명 ‘셰이드’는 HK리빙. 뒤에 보이는 유리볼로 구성된 펜던트 조명은 보치 Bocci. 앞에 보이는 검은색과 금색 펜던트 조명은 카텔라니&스미스 Catellani&Smith.

“맞춤 제작한 침대 헤드보드 디자인에 맞춰서 몰딩을 다시 만들었어요.” 담요는 브룅 드 비앙-티랑 Brun de Vina-Tiran. 침대 끝 벤치와 사이드 테이블은 포라다. 스위치는 멜작 Meljac. 조명 ‘펠로’는 스페이스 코펜하겐, 프레데리시아. 벽등은 아누르 Anour. 태피스트리는 CC-타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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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한 와비사비 철학

시대를 초월한 와비사비 철학

시대를 초월한 와비사비 철학

와비사비는 미완성의 아름다움을 뜻하는 일본어로, 프랑스 인테리어 디자이너 엠마뉴엘 시몽을 설명할 때 자주 쓰이는 단어다. 날것의 미학을 부드럽고 감각적으로 표현하며, 쌓아온 능력을 마음껏 발휘한 그녀의 새로운 파리지엔 아파트를 만나보자.

오픈 키친과 다이닝 공간. 테이블은 엠마뉴엘 시몽의 티가, 의자는 샬를로트 페리앙의 메리벨 Méribel.

거실에는 노마드 소파와 오르마 ORMA 커피테이블을 매치했고, 천장에는 자신이 디자인한 조명 노아 NOA를 달았다.

디자이너 엠마뉴엘 시몽.

2017년 ‘디자인 파라드 툴롱 Design Parade Toulon’ 공모전에서 수상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된 엠마뉴엘 시몽은 당시 자연에서 온 소재를 사용한 새로운 미학적 접근 방식으로 심사위원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 후로 다음해에 에비덩 드 보테 Evidens de Beauté 스파 매장, 리베르테 Liberté 제과점 등 상업 프로젝트를 연달아 진행하며 ‘와비사비’ 철학을 기반으로 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발전시켜오게 된다. 올해 공사를 마치고 이사한 파리2구의 아파트는 이런 철학의 집결지다. 그동안 쌓아온 모든 감각과 기술력이 반영되어 완벽하게 디자이너의 철학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분명한 오스마니안 건물인데 이를 상징하는 어떠한 몰딩도 그 흔한 벽난로도 찾을 수 없다는 게 신기하다. “원래 있었던 몰딩이 복원이 어려울 정도로 손상된 상태라 뜯어내고 새롭게 보수를 해야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이 시대에 지어진 건물 특유의 높은 천장고를 원했지만 장식적인 몰딩을 유지하기는 싫었거든요. 천장의 높이, 창문 사이즈, 채광은 제가 컨트롤할 수 없기에 이 세 가지 요소만 부합한다면 과거의 것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기보다 재창조하는 컨셉트로 공간을 다시 꾸미고 싶었어요.” 현관에 들어오자마자 긴 터널을 마주하는 구조는 매우 신선하다. 어두운 터널의 시작에는 (아마 이 집에서 가장 화려한 패턴을 가진) 현관 바닥이 방문객을 맞이하는데, 비슷한 톤과 컬러가 지배하는 이 집에 장인이 수작업으로 제작한 천연 스톤의 모자이크가 햇살처럼 반짝인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재미있게도 거실도 침실도 아닌 이 현관이에요. 모자이크 작업에 공을 많이 들였거든요.

이사무 노구치 조명과 바바 BABA 의자가 놓인 서재 및 휴식 공간.

현관에서 거실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터널을 지나야 한다. 기하학적 형태의 스탠딩 조명은 CONE X.

주방에 놓인 네 개의 스툴은 바바.

노마드 소파의 일부분과 오이오 OYO 벽 조명, 그림은 토마 글레브 Thomas Gleb 작품.

노란색 대리석을 손으로 잘라 표현한 패턴은 반대편 거실에 도착해서 느낄 수 있는 햇살을 기대하게 해요.” 엠마뉴엘의 말처럼 방으로 연결되는 문이 있는 터널을 지나면 환한 햇살이 가득한 넓은 거실과 오픈형 주방이 펼쳐진다. 아파트 전체 면적(120㎡)에 거실을 60㎡로 분배할 만큼 주방과 거실은 이 집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엠마뉴엘 시몽 가구 컬렉션으로 대부분 채워진 공간은 마주보도록 배치한 두 개의 대형 소파 ‘노마드 Nomad’를 중심으로 열 명 정도 둘러앉아 식사할 수 있는 다이닝 테이블 ‘티가 Tiga’, 세라믹으로 제작된 캐비닛 바 ‘라쿠- 야키 Raku-Yaki’가 존재감을 발휘한다. 차분하고 섬세한 컬러팔레트는 전체적으로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운데 깊이감 또한 느낄 수 있다. 이는 자연의 재료가 가진 독자적인 질감 덕분이다. “가구를 제작하거나 인테리어에 사용된 자재들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수작업으로 완성된 손맛이 느껴지는 마감이에요. 기계로 생산된 것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살아 있는 질감은 똑같은 매끈함이라고 하더라도 분명히 다르거든요.” 그런 이유로 몇 가지 안 되는 컬러가 집 안 전체를 덮고 있는 듯하지만 자세히 디테일을 살펴보면 하나하나 다른 크랙을 가진 타일, 조각을 하듯 마무리된 비정형의 테이블 모서리, 벽마다 사용된 다른 질감의 페인트 등 숨은그림찾기처럼 조금씩 다름을 발견하게 된다. 색감의 조화를 완벽히 이루기 위해 주방의 경우 모든 전자제품을 숨기는 것이 중요했다. 캐비닛을 제작해 그 안으로 배치하고 아일랜드 상판과 마주보는 싱크대의 벽은 둥근 원형의 장식장을 제작해 공간과 어울리는 세라믹 접시와 책, 조각 작품을 배치했다. 숨기는 것의 미학 또한 공간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이다.

거실의 조나단 JONATHAN 책장 옆 흰색 실린더 형태의 가구는 세라믹으로 제작된 홈 바 캐비닛인 라쿠-야키.

베드 헤드는 오르마, 목재 의자는 토이 브레인 Tony Brain 작품이다.

직접 고른 스톤으로 거친 미감을 살려 마감한 욕실에는 반원 형태의 라쿠-야키 벽 조명을 달았다.

주로 자연에서 영감을 받는 엠마뉴엘 시몽의 디자인은 곡선이 주를 이룬다. 도넛 모양의 하이 체어 바바 Baba, 젤리피시 Jellyfish 램프 등 위트가 느껴지는 디자인부터 오르마 Orma 테이블처럼 비정형의 자유로운 곡선 작업까지 다양하다. 침실에서 만날 수 있는 물결 형태의 침대 상판 또한 그녀의 트레이드마크로서 단순하고 유치할 수 있는 형태를 적절한 재료와 마감으로 우아하게 마무리하는 재주가 남다르다. 또 다른 특징을 뽑자면 촉감을 느끼기 위해 만지고 싶은 충동이 들게 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디자이너 자신도 사람들이 만지고 싶어 하는 모습을 목격하면 자연과 친밀해지는 시간처럼 느껴져 매우 행복하다고 말한다. 집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곳은 당연히 거실이다. 넓은 다이닝 테이블은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에 완벽하지만 가끔 직원 회의 테이블로 쓰인다. 휴식이 필요할 때면 캐비닛 바와 푹신한 소파가 좋은 친구가 된다. 럭셔리라는 이름 아래 탄생되는 비싸고 화려한 결과물과 반대로 경험을 부르는 디자인은 압도적인 관심보다 세련된 정교함으로 삶의 균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와비사비 철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프랑스인인 제가 표현하는 와비사비에는 당연히 두 문화가 공존한다고 생각해요. 소파의 경우 나무 프레임이 일본식으로 미니멀하게 표현되었다면, 소파에 사용된 패브릭은 프랑스 공방의 전통 기법으로 제작되니까요. 또한 제가 사용하는 둥근 형태의 디자인 또한 동양에서 찾아보기 어렵죠. 하지만 자연으로부터 얻는 편안함의 철학은 똑같이 전달되리라 믿어요. 자연이 가진 비정형의 아름다움은 인간이 컨트롤할 수 없으니까요. 완벽하지 않음이 주는 편안함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디자인에 적용하는 것.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와비사비 철학이에요.” WEB emmanuellesimon.com

CREDIT

에디터

Writer

양윤정

Photographer

다미앵 드 메데이로스 Damien De Medei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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