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아름다움

다시 태어난 아름다움

다시 태어난 아름다움

무심코 버려지는 공병을 아름답고 유용한 생활 소품으로 부활시킨 <메종>의 업사이클링 전시, <공병의 재탄생>전이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17일까지 삼청동 제일모직 하티스트 하우스에서 열렸다. 업사이클링의 의미를 공유하고 되새겨볼 수 있었던 2주간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본다.

↑ 박진일 작가가 리엔케이 셀 투 셀 에센스 공병으로 만든 샹들리에의 모습.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며 삼청동 제일모직 하티스트 하우스에서 열린 <메종>의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공병의 재탄생>전이 2주간의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3년간 업사이클링 작품을 통해 작가와 브랜드 그리고 독자에게 일상적인 디자인의 개념을 환기시키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인테리어&리빙 전문지로서의 소임을 다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공병의 재탄생>전. 올해 역시 10개의 브랜드와 10명의 작가들이 업사이클링의 의미를 확대, 재생산하기 위해 동참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Nfc를 도입한 전시 기획이었다. Nfc는 한마디로 오프라인의 경험을 온라인을 통해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작품 옆에 개별적으로 설치된 리더기에 전시장에서 받은 카드를 태그하면 작품의 정보와 이미지를 담은 포스팅이 저절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성되는 ‘리얼 라이크’ 프로그램을 적용시켰다. 이로써 보다 많은 사람이 단 한 번의 태그를 통해 전시를 함께 즐기고 자신의 의견을 드러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 하티스트 하우스에 마련된 전시장의 모습.

1 관람객들은 did 기계를 통해 게임도 즐겼다. 2 nfc의 카드 태그로 페이스북에 남은 작품 정보와 이미지.

1 <공병의 재탄생>전의 포스터를 부착한 전시장 입구. 2 엽서로 제작한 <공병의 재탄생> 포스터.

↑ 박보미 작가가 아베다의 공병으로 만든 식물이 담긴 조명.

1 ‘좋아요’가 가장 많이 태그되었던 팩트 논 팩트의 작품. 2 nfc 리더기에 카드를 찍는 모습. 3 did 기계를 전시장 입구에 마련해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었다.

전시는 삼청동에 위치한 제일모직 하티스트 하우스에서 열렸다. 하티스트는 판매 수익금 전액을 사회에 기부하는 사회공헌 매장으로 지속 가능한 소비를 고민하는 <메종>의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와 상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붉은색 벽돌로 지어진 5층 규모의 하티스트 하우스는 1940년대 창고로 사용됐던 건물 본래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 재건축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거친 매력을 가진 공간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거듭난 작품들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시원한 바람과 햇살이 속살거리며 봄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았던 4월 30일, 이미 <메종>의 지면과 마이크로사이트를 통해 예고되었던 작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하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작품은 설명이 적힌 보드와 함께 전시돼 관람객들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각각의 작품이 갖고 있는 탄생 스토리를 알 수 있었고 마음에 드는 작품에는 Nfc 카드를 태그하며 작품을 공유했다. 전시회를 찾은 이들은 단순히 전시를 보는 것 외에도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그중 첫 번째는 독자와 디자이너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었던 ‘디자이너 토크’. 참석자들은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에피소드를 디자이너의 육성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학구적인 열기가 가득했던 디자이너 토크 시간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마무리되었다. 이외에도 ‘어쨌든 니 얼굴’이라는 재미있는 부제가 따라다니는 ‘병맛 초상화’ 이벤트는 길고 긴 대기줄을 만들며 행인들의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완성된 의외의 초상화를 보고 박장대소를 터뜨리는 모습과 이를 지켜보는 이들까지 모두가 함박웃음을 짓곤 했다.
또한 Nfc 이벤트에 참여한 이들에게는 업사이클링 전시에 참여한 10개의 브랜드에서 준비한 1500개 선물 세트가 증정됐다. 또한 닥터브로너스, 달팡, 올빚, 연두, 리엔케이에서 준비한 샘플링 부스에서도 푸짐한 선물을 준비해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업사이클링이라는 주제를 즐거운 축제로 만든 <공병의 재탄생>전은 <메종>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이 환경보호에 즐거이 동참하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아름다운 전시로 기록될 것이다.

1 전시장을 찾은 김동해, 서정화, 김재경, 박보미, 박진일 작가의 모습. 2 하티스트 하우스의 야외 마당에서는 ‘병맛 초상화’ 이벤트가 열렸다. 3 디자인 토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2015 메종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마이크로사이트
insuog2023.com/UCP/2015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안종환, 이병주
TAGS
Agenda (6)

Agenda (6)

Agenda (6)
한 지붕 두 식구, 성냥 사세요!, 돌아온 무지 위크, 개념 미술의 거장을 만나다

한 지붕 두 식구
루밍의 예전 자리에 세그먼트와 키마가 들어섰다. 세그먼트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으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핀란드나 유럽의 신진 작가나 브랜드 제품을 소개하고 있으며 랑프 그라, 이스태블리시드앤선즈 등의 조명과 짐밥아트처럼 세련된 일러스트의 제품도 소개하고 있다. 기존에 루밍과 구조는 같지만 같은 자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차분하고 모던한 분위기다. “세그먼트에서만 볼 수 있는 디자이너나 브랜드 제품을 꾸준히 늘려가려고 합니다. 온라인몰에서만 세그먼트를 만날 수 있었던 분들도 이제 숍에 들러서 제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라며 세그먼트의 박상희 대표는 첫 오프라인숍 오픈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혼자 사용하기에 넓은 공간이었기에 단차가 있는 안쪽 공간은 키마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 키마는 매일 혹은 몇 주기로 꽃을 배달하는 블룸 서비스로 유명한 플라워숍. 그동안 사무실 겸 쇼룸 자리가 마땅치 않았던 차에 세그먼트와 한 공간을 쓰게 됐다. 키마의 향긋한 꽃으로 공간이 더욱 화사해 보인다.
문의 세그먼트 02-533-2012 · 키마 kimma.kr
에디터 신진수 l 포토그래퍼 차가연

성냥 사세요!
오늘날 성냥을 쓰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디자인 스튜디오 오이뮤 Oimu는 잊혀져가는 과거의 것을 재해석해 그 가치를 이어가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시작했다. 그들은 사라져가는 성냥 산업에 주목하고 국내 몇 남지 않은 성냥 회사 중 팔각형 성냥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유엔상사’와 협업해 젊은 감각을 더한 성냥을 선보였다. 금박 일러스트를 사각형 박스에 인쇄한 ‘사각 성냥’, 길이가 170mm라 바비큐나 캠프파이어에 유용한 ‘캠핑 성냥’, 해방 후 1950년대부터 2010년까지 생산되다가 단종된 팔각 성냥의 아이덴티티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팔각 성냥’ 3종류로 출시되었다.
문의 오이뮤 www.oimu-blog.com
에디터 최고은

돌아온 무지 위크
1년에 2번 진행하는 ‘무지 위크’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취급하는 전 품목을 1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올해 실시하는 무지 위크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할인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는 상품도 중복해 할인을 적용 받을 수 있다는 것. 단단하고 수명이 긴 떡갈나무 소재로 만든 간결한 디자인의 ‘떡갈나무 가구 시리즈’는 무지만이 지닌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추천한다. 또한 깔끔한 디자인으로 여성에게 인기가 좋은 ‘백자 주방 식기 시리즈’는 지난 3월 가격 재조정으로 인하된 가격에서 10% 할인까지 더 받을 수 있어 부담 없는 비용으로 식기를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 무지 위크는 6월 8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니 서둘러 방문해볼 것.
문의 무지 1577-2892
어시스턴트 에디터 김수지

개념 미술의 거장을 만나다
미국 출신의 개념 미술가 존 발데사리 John Baldessari의 전시가 6월 3일부터 7월 12일까지 PKM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제작된 그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55년부터 1963년까지 13년간 작업하고 소장한 모든 회화 작품을 1970년대 불태운 화장 프로젝트를 통해 진정한 개념 미술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설치와 조각,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실험적인 활동을 펼치며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문의 02-734-9467
에디터 박명주

CREDIT
Agenda (5)

Agenda (5)

Agenda (5)
검은 마력, 예술과 패션 사이, 희망을 말하는 하수아

검은 마력
체리쉬가 설립 11주년을 기념해 시그니처 컬렉션 ‘모더니크 딘 Modernique Dean’을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모더니크 딘은 장식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간결한 디자인과 공간에 품격을 더하는 모노톤의 색감이 특징. 고급 소가죽, 검정 페인트를 파우더 코팅한 스틸 프레임, 검은색 유리 등 한 가지 톤이지만 소재를 다양하게 사용하면서 세련미를 더했다. 또 모듈형 소파, 길이 조절이 가능한 화장대와 책상 등 공간에 맞게 연출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으며 거실 가구는 물론 침실, 주방, 서재 등 주거 공간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군으로 구성했다.
문의 체리쉬 02-307-4200
에디터 최고은

예술과 패션 사이
아크네 스튜디오가 미국의 저명한 조각가 피터 슐레징어의 업적을 기리는 아트북 를 출간했다. 그는 추상적인 패턴과 구조를 통해 거칠고 자연적인 조각 작품을 선보여온 아티스트. 아크네 스튜디오는 그동안 피터 슐레징어와의 컬래버레이션을 매거진 <아크네 페이퍼>를 통해 여러 차례 선보이며 특별한 관계를 쌓아왔다. 이번 아트북의 디렉팅은 아크네 스튜디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니 요한슨이, 촬영은 피터 슐레징어와 40여 년간 협업해온 포토그래퍼 에릭 보먼이 맡았으며 198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150점 이상의 작품이 담겨 있다. 한편 아크네 스튜디오는 피터 슐레징어의 드로잉을 바탕으로 조니 요한슨이 디자인한 파자마 캡슐 컬렉션을 함께 선보인다. 고품질 실크 소재, 우아한 색감이 특징으로 피터 슐레징어의 작품 세계를 피부로 경험하는 기회를 선사한다.
문의 02-3440-1022
에디터 최영은

DESIGNERㅣ희망을 말하는 하수아
복합 문화 공간 1984에서 진행한 전시에 대해 소개해달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메모리 레인과 협업한 캔들 워머를 선보이는 전시를 5월 말까지 1984에서 열게 되었다. 그림의 주제는 ‘희망의 눈물’로 그저 밝기만 한 희망이 아니라 역경에서 비롯되는 절실한 희망에 관한 이야기다. 누구나 이런 치열한 과정을 겪게 되는데 포기하지 말고 버텨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메모리 레인과의 협업은 어땠나? 메모리 레인의 캔들 워머에 나의 드로잉을 추가해 한정판으로 출시하게 되었다. 브랜드와의 협업은 굉장히 조심스러웠는데 메모리 레인에서 나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해 마음을 열게 되었다. 또 캔들 워머가 갖고 있는 빛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내 그림이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했고 두 가지가 만나는 것이 나에게는 매우 의미 있었다. 10꼬르소꼬모와도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년 시절에 그림에 빠져 살았는데 슬럼프를 겪고 대학에서는 패션을 전공하게 되었다. 그 후 제일모직에서 제의를 받고 함께 일하게 되었다. 그러다 10꼬르소꼬모의 아트 디렉터인 크리스 루스의 부름을 받아 밀라노 본사에서 진행하는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크리스가 당신을 발탁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나도 그가 나를 왜 밀라노로 불렀는지 모르겠다. (웃음) 다만 추측하기로는 함께 일하면서 열정의 크기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는데 크리스도 그런 면에서 우리가 잘 맞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우리 둘 다 이게 아니면 안 되는 사람들이다. 그는 언젠가 내게 “절실하지 않으면 참된 예술을 하지 못한다”는 말을 해주었는데 그를 만나고 나서부터 예술을 대하는 태도가 더 진지해졌다.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아주 오래전부터 내 브랜드를 갖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10꼬르소꼬모에서 일을 할 때 온갖 패션, 디자인 브랜드를 접하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고 더욱 자극을 받았다. 사실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는 성격인데 더 이상 미루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작년 8월, 내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수아 Sua’를 론칭했다. 수아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패션도 그림과 마찬가지로 나를 표현하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만의 예술적인 감성이 그대로 녹아든 개성 있는 작품을 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좋아하는 매니시한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날 것 같지 않고 현재 여성 라인인 수아 외에도 캐주얼한 스타일의 수아프리즘 Suaprism, 남성복 라인인 에이우스 Aus를 계획 중이다.
에디터 최고은 l 포토그래퍼 안종환

CR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