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나누는 일상의 즐거움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곳. 배우 윤계상이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썸띵제로를 오픈했다. 윤계상은 이곳을 통해 대중과 새롭게 소통하는 법을 익히고 있다.
↑ 윤계상이 신사동에 새롭게 선보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썸띵제로의 전경. 컨셉트를 잡고 물건을 하나하나 고르기까지 고민한 흔적이 공간 곳곳에서 느껴진다.
한 때는 1등만 보이고, 잘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은 시절이 있었다. 주어진 것에 감사하기보다 특별한 행운이 매일같이 찾아들길 바랐던 나날. 열정이 지나쳐 욕심이 되고 욕심에 못 이겨 벼랑 끝에 섰을 때 윤계상은 비로소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음을 내려놓으니 늘 그 자리에 있던 팬들과 언제나 자신을 믿고 응원해주는 가족과 지인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소소한 하루하루가 소중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욕심을 버리는 순간 저에게 자유가 찾아왔어요. 마음이 편안해지니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새로운 것들에 대해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윤계상은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플라모델을 만드는 등 집에서 취미 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에 익숙했다. 그러다가 요리를 배우게 되었고 때로는 손님들을 초대해 손수 만든 음식을 나눠 먹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최근에는 종교를 갖고 반려견을 입양했으며 인스타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는 등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 역시 새로워졌다. “소통의 즐거움을 알게 되니 용기가 생겨났어요. 지인들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싶어졌죠. 그 마음을 담아 준비한 곳이 바로 썸띵제로입니다.”
지난 5월 29일 신사동에 오픈하고 <메종>에 처음 선보인 썸띵제로는 식기를 비롯한 리빙 소품, 예술 작품, 주방 가구 등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에 가깝다. 처음에는 지인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아지트로 조성했던 곳인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이 커져 편집숍으로 발전했다고. 그는 썸띵제로의 컨셉트를 잡는 것에서부터 시장조사, 제품 선택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썸띵제로는 집처럼 편안한 것이 컨셉트예요. 사람들이 친구 집에 놀러 오듯 이곳을 편안하게 방문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인테리어도 너무 모던하고 세련된 분위기보다 집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도록 신경을 썼어요.”
1,2 썸띵제로를 만들 때 주방 공간부터 구상했을 정도로 요리를 즐기는 윤계상.
↑ 윤계상의 애교쟁이 반려견 감사. 감사와의 일상은 새로운 소통의 통로이자 활력소가 된다.
↑ 검은색으로 시크하게 꾸민 썸띵제로의 주방. 싱크대는 메이킹 퍼니처 제품으로 주문 제작이 가능하며 다이닝 테이블은 까사알렉시스 제품. 벽에는 베란다 아이킴 작가의 ‘파리 러브’ 작품이 보인다.
유명 리빙 셀렉트숍과 수입 업체, 갤러리, 리빙 페어 등을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시장조사를 진행한 윤계상은 썸띵제로를 통해 아름다운 디자인과 기능성을 겸비하여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리빙 제품을 선보이고자 한다. 또한 숍의 한쪽은 블랙&화이트 톤의 싱크대와 아일랜드 식탁, 커다란 테이블로 이루어져 직접 요리를 하는 것은 물론 테이블에서 음식을 나눠 먹는 등 갖가지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요리는 직접 하는 것도 즐겁지만 사람들과 함께 나눠 먹을 때 기쁨이 두 배로 커지는 것 같아요. 썸띵제로를 구상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렸던 공간이 바로 주방이었습니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쿠킹 클래스를 개최하고 또 때때로 공간을 대여해주는 등 건강한 소통을 이루어 나갈 계획입니다.”
1 박주희 작가의 일러스트가 들어간 접시. 모자를 쓰고 있는 감사가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 도자 작가 윤남은 감사의 발자국을 주제로 재미있는 접시를 완성했다.
↑ 작가들과의 협업은 썸띵제로의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다. 종종 이곳에 모여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한다. 왼쪽부터 윤남 작가, 박주희 작가, 베란다 아이킴 작가.
1 썸띵제로의 기획 단계부터 함께한 윤계상의 오랜 지인 이정우 씨와 함께. 2 윤계상이 직접 만든 연어 샐러드.
1 베란다 아이킴 작가의 ‘Slave to the rhytnm’. 2 만나는 사람마다 꼬리를 치며 반겨주는 감사. 썸띵제로에서는 감사를 모델로 한 다양한 소품을 판매한다.
오는 6월 25일, 변호사 역할로 열연한 영화 <소수의견> 개봉을 시작으로 7월에 방영될 JTBC 드라마 <라스트>, 하반기에 개봉할 영화 <극적인 하룻밤> 등을 준비하면서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윤계상은 틈이 날 때마다 썸띵제로를 찾는다. 때로는 이곳에서 오래된 팬을 만나기도 하고 지인들과 조촐한 파티를 열거나 협업을 위한 밤샘 회의를 하기도 한다. 언젠가 젊은 작가의 전시를 개최하고 유기견을 위한 작은 이벤트도 마련하고 싶다니 썸띵제로는 일상 속에서 소통의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곳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