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소재를 다루는 공예작가 4인이 모인 프로젝트 그룹 공장동 807을 만났다.
왼쪽부터 김경원, 최기, 최지영, 김혜림 작가.
‘공장동 807 작전’-공예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이름이 독특하다.
금속을 다루는 김경원, 도자를 전공한 김혜림, 목공예를 하는 최기, 섬유 작업을 하는 최지영이 모인 프로젝트 그룹이다. 4명이 모두 중앙대학교 공예학과 출신으로 ‘공장동’은 우리가 처음 공예를 배우고 익혔던 공예관의 옛 이름이고 지금은 ‘807’이라고 부른다. 그 두 개를 합쳐 공장동 807 작전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이름 뒤에 붙인 말은 어떤 의미인가?
우리가 추진하는 프로젝트 초반 회의 때 5년 계획을 한꺼번에 세웠다. 한 사람씩 기획을 맡아서 전시를 하고 마지막에는 다 같이 기획하자고 결정했다.
1 최기의 나무 트레이. 2 김경원의 접시. 3 김혜림의 화병과 접시.
지난 6월, KCDF에서 열린 첫 번째 전시에 대해 설명해달라.
<똑 똑 똑 807>은 우리가 공장동에 처음 들어갈 때 설렘을 느꼈던 그때, 초심으로 돌아가 공예의 본질을 고민하고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게 공예가 맞는지 다시금 되돌아보는 것이 목표였다. 이번 전시에서 식기의 역사인 ‘토기’에 주목했고 각자 다양하게 해석한 결과물을 선보였다.
공예가로서 어떤 고민이 있었기에 초심을 찾게 되었나?
예술과 디자인의 접점에 있는 영역이다 보니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4명 모두 그간 해온 작업이 자신을 표현하는 데 집중되어 있었고 어느 순간 돌아보니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공예인가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서 공예를 처음 접했을 때처럼 마주해야 했고 그동안 했던 작업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혼자였다면 두려움이 많았을 텐데 함께할 수 있어서 힘이 되었다.
고민에 대한 해결을 찾았는지 궁금하다.
쓰임새를 강조하다 보니 도구로써 무언가를 갖춰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기능성을 택하면 심미성이 사라지고 심미적인 걸 강조하면 기능이 제한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다 형태적인 재미도 공예가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기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무게감에서 약간은 벗어나기로 했다. 더 많은 사람이 공예를 즐기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해나갈 계획이다.
다음 전시가 궁금해지는데 조금만 귀띔해준다면.
내년 전시의 기획은 김혜림 작가가 맡았다. 컨베이어 벨트를 활용한 전시인데, 벨트에 제품을 올리고 4명의 작가가 릴레이로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퍼포먼스 같은 전시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