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만큼 정밀하지는 않지만 규칙 속에 미묘한 변화가 있어 특유의 풍부함이 느껴지는 직조. 반복 작업에서 묘한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
손으로 직접 짠 러그, 바구니 등 생활 소품이 인기를 끌면서 직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커다란 베틀 대신 테이블 수직기, 미니 직조기 등이 보급되면서 집에서도 쉽게 직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직조는 세로 실인 ‘경사’와 가로 실인 ‘위사’가 규칙적으로 교차하며 직물을 만드는 방식으로 수직기를 사용해 제작한다. 수직기는 크게 종광 바늘과 종광, 바디, 바디집, 도투마리로 나눌 수 있다. 종광 바늘은 가운데에 작은 구멍이 있어 경사를 잡아주며, 종광 바늘을 유지하는 틀인 종광은 바늘에 끼워진 경사를 끌어올려 위사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준다. 종광은 개수에 따라 4종광부터 8·12·16종강까지 다양하며 종강이 많을수록 제작할 수 있는 무늬 역시 늘어난다. 빗 모양의 바디는 경사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며 원하는 밀도에 따라 교체할 수 있다. 또 바디집은 바디를 유지하는 틀로 위사를 치는 데 사용하고 이 과정을 ‘비팅 Beating’이라 한다. 마지막으로 도투마리는 앞쪽과 뒤쪽에 있는 기둥으로 앞 도투마리는 완성된 직물을 감아주며 뒤 도투마리는 경사를 감아둘 때 사용한다.
이번에 제작한 직조 벽 장식은 여름에 어울리는 에스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이즈가 아담해 콘센트나 두꺼비집 등을 가리기 좋고, 더 크게 만들면 창문이나 문 사이에 거는 발로 사용할 수 있다. 완성한 직물은 대부분 세탁을 하면 조금씩 수축하는데 직물이 전체적으로 정리되고 부드러워지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세탁기보다는 손빨래를 권하며 평평한 바닥에 널어 건조시키는 게 좋다.
준비물
1 실 2 4종광 수직기 3 정경대 4 나무 막대 5,6 북 7 훅 8 쪽가위 9 돗바늘
만드는 법
1 짜고자 하는 직물의 너비와 길이를 고려해 정경대에 실을 X자로 감는다. X자 교차점은 실이 한 바퀴 도는 자리에 생기도록 한다.
2 X자 사이로 사침대(2개의 가는 나무 막대로 실의 순서를 유지한다)를 넣어 수직기로 옮긴다. 정경대에서 실을 뺄 때는 한 손으로 실의 장력이 무너지지 않도록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실을 감아가며 뺀다.
3 뒤 도투마리에 실을 고정시키고 종광 바늘과 바디에 차례대로 경사가 될 실을 통과시킨다.
4 실을 전부 고정시키면 앞 도투마리와 뒤 도투마리를 오가며 실의 장력이 균일한지 점검한다.
5 위사가 될 실을 북에 감는다.
6 수직기 위쪽에 달린 종광을 순서대로 올리면서 비팅을 한다. 이때 종광은 순서대로 올리고 실과 실 사이에 길이 열릴 때마다 북을 통과시킨 뒤 바디로 실을 아래로 친다.
7 바늘에 실을 끼워 헴스티치 Hemstitch(날실을 몇 가닥씩 묶어 가장자리를 장식하는 방법) 기법으로 매듭을 짓는다.
8 막대가 들어갈 틈을 내기 위해 간격을 두고 다시 매듭을 짓는다.
9 실을 적당히 남기고 잘라서 술을 만들면 완성.
만든이 박미애
제품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박미애 작가는 텍스타일 제품 개발을 위해 직조를 배우다가 직조의 다양한 가능성에 매료되어 위빙 스튜디오 ‘핸드 우븐 텍스타일’을 열었다. 양천구 목동에 있는 작업실에서 한 달 정규 과정 클래스와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며 직접 제작한 직조 제품과 직조 기구를 판매한다. 자세한 소식은 blog.naver.com/miaedesign에서 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