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하지 않게 직접 카드를 만들고 싶다면 높은 완성도가 보장되는 레터프레스 카드가 해답이다.
소규모 결혼식에 어울리는 청첩장, 독특한 명함, 특별한 이에게 전하는 감사 카드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레터프레스 Letterpress 기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볼록판 인쇄인 레터프레스는 원하는 글자나 그림을 조각한 후 돌출되는 부분에 종이에 올리고 압력을 줘서 무늬를 찍어내는 방법. 손으로 일일이 맞춰 찍어내는 아날로그 방식이라 단 한 장도 똑같이 인쇄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빠르고 정확도가 높은 디지털 인쇄의 발달로 외면 받았지만, 금속 활자를 하나하나 조합해가며 규정화된 글자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레터프레스의 가장 큰 매력은 얇은 종이에 은근한 입체감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잉크 없이 무늬만 내거나 그 위에 색을 올릴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다른 인쇄물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본래 레터프레스는 금속 활자를 가지고 종이, 가죽 등에 타이포그래피를 만드는 것이 정석이지만 소규모로 행해지는 만큼 최근에는 금속판이나 수지판으로 간편하게 도안을 만들어 활용한다. 또 다양한 레터프레스 키트가 출시되어 집에서 누구나 쉽게 레터프레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가격대는 10만~30만원대다. 초보자용 기계로는 커틀버그 Cuttlebug와 피스카스 Fiskars 제품을 추천한다. 크기가 아담하지만 명함이나 엽서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프레스 기계를 사용하려면 종이와 수지판을 움직이지 않게 잡아주는 플랫폼 키트가 필요하다. 그 밖에 잉크, 롤러 등의 재료는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레터프레스용 종이는 지업사에 가서 구매해야 하며, 구입한 종이는 재단집에서 원하는 사이즈로 잘라야 한다.
만든이 배범식
광고 디자인을 하다 우연히 알게 된 레터프레스에 매료되어 2004년 레터프레스 전문 업체 디자인 에녹을 설립했다. 청첩장, 명함부터 기업의 행사 초대장 등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으며 역삼동에 있는 공간노웨이브에서 레터프레스 강좌도 진행하고 있다. 디자인 에녹의 작품은 에서 볼 수 있으며 강좌는 에서 신청할 수 있다.
준비물
1 플랫폼 키트 2 인쇄용 잉크 3 롤러 4 나이프 5 프레스기 6 종이(두께 1mm) 7 수지판
만드는 법
1 원하는 도안을 동판집에 의뢰해 수지판(또는 금속판)으로 만든다.
2 플랫폼 안쪽에 종이를 놓을 위치를 잡고 폼 테이프로 자리를 표시한다.
3 수지판 뒷면에 임시 고정 스프레이를 뿌린 다음 플랫폼에 부착한다.
4 자리에 맞춰 종이를 올리고 프레스기에 넣어 먼저 무늬를 만든다.
5 원하는 색을 조색한 뒤 롤러에 고르게 묻힌다. 물감은 조금만 많아도 나중에 찍었을 때 다른 곳으로 퍼질 수 있으니 아주 뻑뻑할 정도로 소량만 사용한다.
6 수지판 위에 롤러로 잉크를 살살 바른다. 주변부에 잉크가 묻었다면 페인트나 오일 물감을 지울 때 사용하는 미네랄 스피릿으로 깨끗하게 지운다.
7 같은 자리에 종이를 올리고 프레스기에 넣어 다시 한 번 찍는다.
8 추가하고 싶은 다른 도안이 있으면 3~7번 과정을 반복한다.
9 재단선을 잘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