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어포더블 Affordable’한 디자인의 시대가 왔다. 좋은 디자인의 가구와 소품을 적절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디자인이 쏟아져 나오는 인테리어 분야의 흐름이 미술의 영역에도 적용되고 있다. ‘어포더블 아트페어’는 구매하기 편하고, 가격이 합리적인 미술 작품을 소개한다는 취지로 1999년 런던에서 시작된 이후 뉴욕, 밀라노, 싱가포르 등
14개 도시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아트페어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홍콩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 개최국이 됐다.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아트페어를 표방하는 만큼 전시장의 분위기도 캐주얼하다. 현장에서 DJ들이 틀어주는 흥겨운 라이브 음악도 그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한몫했다. 관람객들이 마치 백화점처럼 갤러리를 드나들며 아트를 쇼핑하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50만~1천만원대의 회화, 조각, 설치, 사진, 미디어 아트 등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을 한곳에서 보고 구매할 수 있었던 전시장은 젊은 관람객들로 넘쳐났다. 이번 전시는 이런 젊은 관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신진 작가 양성을 위한 특별 전시, 무료 아트 워크숍, 아트 토크, 어린이를 위한 아트 스튜디오 등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트와 좀 더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고 전시 기간 중 밤 10시까지 열린 아트 브레이킹 파티에서는 봄베이 사파이어 칵테일과 디제잉의 음악이 어우러져 현대미술에 대한 편견과 어색함을 깨고 칵테일 한잔과 함께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전시장에서는 어포더블 아트페어의 공식 파트너사로 선정된 <메종>과 시몬스, 쌤소나이트 부스가 눈길을 끌었다. ‘Art 100 Home’은 1백만원대 이하의 작품만을 모아 소개하는 어포더블 아트페어의 인기 부스. <메종>은 이곳에서 ‘그림과 식물이 있는 집’을 테마로 리빙룸, 다이닝룸, 서재로 나누어진 공간을 만들어 그림 작품과 식물의 매치를 보여주는 실용적인 공간 꾸밈을 선보여 많은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시몬스는 2층으로 지어진 집 안에 매트리스를 전시하고 시몬스의 예술적 감성과 디자인 철학을 담은 N32 컬렉션을 선보였다. 쌤소나이트는 서울과 홍콩,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8개국에서 진행된 신진 작가 공모전 ‘Be a Samsonite Designer’에 선정된 작품을 전시했다. ‘본인이 살고 있는 나라’를 주제로 쌤소나이트의 시그니처 캐리어 ‘코스모라이트’에 입힐 디자인을 출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 공모전에는 국내외 1천5백여 점의 작품이 응모됐고 1위는 우리 민화 ‘문자도’에서 영감을 받은 ‘KOREA’ 글자를 활용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린다 김이 선정됐다.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은 젊은 미술 애호가들에게는 편안한 미술품 수집의 공간이 되었고 기존의 전문 컬렉터들에게는 미술 시장을 전망하는 기회의 공간을 마련했으며 학생들에게는 영감을 줄 수 있는 폭넓은 세대를 아우르는 전시였다. 그간 문턱이 높아 입장조차 쉽지 않았던 갤러리들과 직접 만나 작품에 관한 정보도 나누고 구입에 대한 질문을 하는 등 생애 첫 아트 컬렉트를 시작할 수 있었던 축제 같았던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 내년에도 다시 만나길 기약한다.
<메종>이 꾸민 1백만원 이하의 작품을 전시한 공간 ‘Art Home 100’.
레진으로 만든 글라스로 2차원과 3차원의 혼용을 보여줬던 작품을 선보여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던 부스.
DDP 알림 1, 2관에서 열린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은 국내외 80여 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1 그림 작품은 물론 오브제 작품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2 외국 관람객들의 호응이 컸던 아트 페어 현장.
1 작품을 구입하면 현장에서 전문가들이 꼼꼼하게 포장해주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2 작품을 감상 중인 관객들. 3 쌤소나이트의 부스.
1 외국 관람객들의 호응이 컸던 아트 페어 현장. 2 주최 측에서 준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었던 에듀케이션 부스. 3 DDP 알림 1, 2관에서 열린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은 국내외 80여 개 갤러리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