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핀란드 건축가 유하 레이비스카 Juha Leiviska가 1969년에 디자인한 펜던트 조명 JL341. 2 유리 갓을 씌운 펜던트 조명 TW003은 핀란드 디자이너 타피오 비르칼라 Tapio Wirkkala가 1960년에 디자인한 것. 3 알바 알토의 대표작 암체어 41 파이미오 Paimio.
오래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원근법과 투시법으로 15세기 르네상스 예술을 완성시키며 증명해냈듯 예술과 기술이 융합되었을 때 혁신이 피어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아트 Art와 테크놀로지 Technology를 줄여 ‘아르텍 Artek’이라고 이름한 핀란드 가구 브랜드 역시 변화하는 시대에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새로운 혁신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품었다. 아르텍은 핀란드의 모더니즘 디자인을 선구한 건축가 알바 알토 Alvar Aalto가 주축이 되어 그를 평생 조력한 부인 아이노 알토 Aino Aalto, 예술에 조예가 깊은 사업가 마이레 쿨리크흐센 Maire Gullichsen과 닐스 구스타프 하흘 Nils-Gustav Hahl이 합심해 탄생된 회사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인 1935년, 고전과 현대의 경계에 있었던 바로 그 시기였다. 알바 알토는 자신이 설계한 건물에 사용할 가구까지 함께 디자인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그가 계획한 대로 가구를 제작하기 위해 네 사람이 도원결의한 것이다. 건축과의 조화에 뿌리를 두었기 때문일까. 아르텍의 가구는 주택, 뮤지엄, 학교, 호텔, 사무실 등 다양한 공간에 이질감 없이 잘 녹아들도록 디자인되었다. 또 주로 핀란드산 자작나무로 제작되었는데, 한데 모아놓으면 실내에 핀란드의 숲을 축소시킨 듯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감성과 기능을 추구하는 아르텍의 정체성은 대표작인 ‘스툴 60’에서 잘 드러난다. 알바 알토가 개발한 신기술 ‘벤트 L-레그 Bent L-leg’가 적용된 스툴 60은 90도로 구부러진 매끈한 다리가 간결한 미를 자아낸다. 또 일자형 다리보다 하중을 견고하게 받쳐주며 여러 개를 쌓아 올려 보관할 수 있어 실용성까지 겸비한 것. 이후 Y자 모양의 ‘Y-레그’, 부채꼴 모양의 ‘X-레그’ 등으로 발전시킨 아르텍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예술과 디자인, 건축이 교차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핀란드의 모던디자인 역사에 크게 기여했다. 알바 알토 외에도 핀란드의 유명 디자이너 일마리 파티오바라 Ilmari Tapiovaara, 에로 아르니오 Eero Aarnio 등의 가구와 조명, 소품을 출시하며 핀란드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를 굳건히 다졌으며 시게루 반 Shigeru Ban, 콘스탄틴 그리치치 Konstantin Grcic, 헬라 용에리위스 Hella Jongerius 등 세계적인 건축가와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알바 알토가 확립한 핀란드 모던디자인을 계승, 끊임없이 진화해 나가고 있다.
2015년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서 선보인 아르텍의 제품들.
티 트롤리 901
DESIGNERS
핀란드를 디자인 강국으로 만든 장본인은 누굴까?
알바 알토 Alvar Aalto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치면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 대왕 격으로 칭송 받는 인물이라고 할까. 지금은 유로를 사용하지만 핀란드 고유 화폐였던 마르카의 지폐에는 그의 얼굴이 새겨져 있었으니 말이다. 핀란드의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유기적인 곡면 형태를 선호했던 그는 당시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자작나무 합판을 구부리는 기술을 1929년에 개발하며 자신이 원했던 디자인을 구현해냈다.
마드모아젤 라운지 의자
일마리 타피오바라 Ilmari Tapiovaara
등받이가 여러 개의 나무막대로 이루어진 핀 Pin 의자.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널리 사용된 이 전통적인 의자를 쉽고 편안하게 쓸 수 있도록 다시 디자인해 널리 대중화시킨 장본인이다. 특히 나무 소재에 깊은 애착을 가졌으며 알바 알토의 뒤를 잇는 핀란드의 가구 디자이너가 되었다.
CLASSIC vs NEW
아르텍의 DNA를 이어받아 새로 태어난 아이템. 어디가 서로 닮았을까?
왼쪽부터)
1933 L-레그가 처음으로 적용된 알바 알토의 ‘스툴 60’.
2014 다양한 색 조합으로 재탄생한 헬라 용에리위스의 ‘스툴 E60’.
왼쪽부터)
1933 팔걸이와 다리가 일체형인 알바 알토의 ‘암체어 401’.
2014 화사한 색 매치가 돋보이는 ‘암체어 401’은 헬라 용에리위스가 디자인한 스페셜 에디션.
왼쪽부터)
1937 모서리가 둥근 삼각형 구조가 인상적인 알바 알토의 ‘월 Wall 선반’.
2015 월 시스템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로낭&에르완 부룰렉 형제의 ‘카리 Kaari 시리즈’.
왼쪽부터)
1933 알바 알토가 디자인한 패브릭 시에나 Siena를 적용한 ‘데이베드 710’.
2002, 2010, 2013 직선 패턴이 모던한 인상을 주는 패브릭 시에나를 활용한 에이비씨 컬렉션 중 ‘시에나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