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품 가구 브랜드 몰테니가 한국 론칭 10주년 생일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한국을 방문한 아시아 지역 세일즈 매니저를 만나 몰테니가 가진 역사와 리뉴얼한 매장의 오픈 스토리를 들어봤다.
1 루이스 폴센의 스노볼 조명 아래로 매끄러운 곡선의 도다 체어를 배치했다.
몰테니는 이탈리아 가구의 자존심으로 불릴 만큼 존재감이 큰 회사다. 이탈리아 가구계의 대부 격인 카시나, 카펠리니, 폴트로나 플라우를 생산하는 폴트로나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브랜드가 몰테니&C이기 때문이다. 8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몰테니는 1950년까지는 클래식 가구계의 큰손으로 불리며 고전적인 스타일을 만들어왔다. 1953년에는 클래식 가구에서 모던 가구로 방향키를 돌리는 큰 전환점을 맞아 현재 몰테니의 초석을 다지게 된다. 이런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도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3대째 이어져온 가족 사업의 힘이 컸다. 1970년에는 가구 브랜드 ‘몰테니’를 비롯해 사무 가구 브랜드 ‘유니포’, 주방 가구 브랜드 ‘다다 Dada’를 만들면서 보다 전문화된 브랜드를 구축하게 된다. 특히 몰테니는 모듈 가구 시스템을 강조한 제품을 생산하다 1980년대 침대, 소파, 장식장, 의자 같은 단품도 출시하면서 종합 리빙 가구 브랜드로 이미지를 굳혔다. 극도로 절제된 아름다움 속에 녹아든 인체공학적인 기술! 이것이 몰테니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다.
2 아시아 지역 세일즈 매니저 마씨밀리아노 메라티. 3 이번 논현동 매장 리뉴얼의 상징적인 데커레이션인 원목 파티션이 드리워진 공간.
4 지오 폰티 컬렉션 중 하나인 D.555 D1 원형 커피 테이블. 5 2016 월페이퍼 디자인 어워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지오 폰티 D154.2 암체어.
아시아 지역 세일즈 매니저 | Massimilliano Merati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테코 Techo 사를 거쳐 B&B이탈리아에서 수출 담당 매니저를 했다. 몰테니에서는 언제부터 일하게 됐나? 몰테니&C 그룹에서 근무한 지는 10년 됐다. 6년 전에 홍콩으로 이주해 몰테니의 아시아 지역 세일즈를 담당하며 마케팅 이사로 일하고 있다. 12년간 한국은 최소 60번 이상 방문했는데 가본 곳 중 서울이 가장 좋다. 점점 패셔너블해지는 서울의 변화가 흥미롭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중요한 철학은? 하이테크 기술력을 기반으로 우아하고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스타일, 최고의 소재 그리고 고객을 위한 라이프스타일까지 제공하는 게 목표다.
한국을 자주 방문한 만큼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제품은 무엇인가? 몰테니를 대표하는 시스템 가구다. 그리고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가장 판매 추이가 높았던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가 디자인한 다이아몬드 다이닝 테이블과 가죽으로 제작된 소파가 인기 있다.
논현동 매장의 리뉴얼 방향은 어떻게 정해졌나? 디자이너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가 실내 전시 기획을 맡았다. 전 세계 몰테니 매장을 똑같은 옷으로 갈아입힐 예정이다. 도쿄 쇼룸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 리뉴얼 작업을 했다. 세계의 어느 매장을 방문해도 같은 공간에서 쇼핑하는 듯한 경험을 주기 위해 리뉴얼을 시작했다.
장 누벨, 마리오 보타, 로돌프 도르도니,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 등의 디자이너들과 협업한 가구가 많다. 디자이너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이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불어넣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몰테니&C는 가족 사업으로 대를 이어가고 있다. 그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은 몰테니 가의 가족들로 구성된 위원회다. 그들은 디자이너와 리테일팀, 몰테니 소속 디자인팀과 의사를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디자이너를 선정할 때도 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디자이너에게 우리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제품이 탄생될 수 있도록 한다.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는 모로소와 함께 일하기도 하지만 몰테니를 위한 제품은 완전히 다른 가구 컬렉션을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 모던 디자인의 선구자 지오 폰티 컬렉션은 몰테니의 중요한 제품 라인 중 하나인데,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지오 폰티 가족은 몰테니 가와 50여 년 이상 관계를 지속해왔는데 이탈리아에서 몰테니 가의 명성과 신뢰도가 높다. 이런 이유로 몰테니에서 지오 폰티 컬렉션이 생산될 수 있었다.
몰테니&C 그룹의 자회사 중 오피스 가구 브랜드 유니포 Unifor가 국내에 활발하게 소개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유니포를 소개할 의향은 없나? 유니포가 한국에서 절대 소개되지 않을 거라 이야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피스 가구 시장은 일반 가구 시장과는 다른 시스템으로 전개된다. 오피스 가구는 B2B로 대기업과 유니포 본사가 직접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예컨대 도산 에르메스 매장에는 유니포 가구가 전시되어 있지만 서울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파리의 에르메스 본사에서 이탈리아 유니포 본사로 연락하여 이번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이다.
요즘 한국은 셀프 인테리어가 열풍이다. 전문가 시각으로 바라볼 때 한국 인테리어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하는가?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이유는 인테리어는 취향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의 가구 시장 또한 클래식 가구에서 모던 가구로 변화될 것이란 점이다. 특히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컨템포러리 모던 가구가 아닌 클래식 가구를 사용한다는 것은 상상되지 않는 모습이다. 주방 가구를 예로 들 수 있다. 클래식 주방 가구가 시장에 존재하는가? 벌써 모던 가구가 주방 가구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6 미니멀하지만 기능적인 스타일을 입은 침실 레이아웃. 7 몰테니의 시스템 옷장.
8 지오 폰티 D.153.1 의자와 D555.1 테이블로 꾸민 휴식 공간. 9 군더더기 없는 심플함이 돋보이는 풀람 침대.
10 논현동에 위치한 몰테니&C의 1층 매장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