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오디오를 재현한 ‘오마’

아날로그 오디오를 재현한 ‘오마’

아날로그 오디오를 재현한 ‘오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오드 ODE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미국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오마. 론칭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오마의 CEO 조나단 바이스를 만나 아날로그 사운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들었다.


1 전시장에서 들려줄 LP판을 직접 고르는 오마의 CEO 조나단 바이스. 

 

과거의 오디오 시스템에 대한 동경에서 출발한 미국 오디오 브랜드 ‘오마 OMA’는 오스왈드 밀 오디오 Oswalds Mill Audio의 약자다. 브랜드 이름에 등장하는 오스왈드 밀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동쪽에 자리한 낡은 건물로 북미에 남은 유일한 집 형태의 제분소였다. 조나단 바이스 Jonathan Weiss는 아날로그 오디오에 대한 오랜 열망을 이곳에서 펼쳐내기로 결심하고 2006년에 브랜드 오마를 설립했다. 그리고 과거의 오디오 시스템을 모두 수집하고 수제작과 첨단 공법을 통해 최고의 아날로그 오디오를 재현해냈다. 오마의 모든 스피커는 혼 Horn 형태로 음파의 분산도를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유선형이 아닌 직선형의 원뿔 모양을 고집했으며 오스왈드 제분소 주변에서 자라는 나무를 정기적으로 수확, 2년간 건조시킨 후 목공 장인이 수작업으로 완성한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변화하는 요즘, 최고의 사운드를 위해 아날로그 오디오의 명맥을 지켜 나가는 오마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2 2016 서울디자인리빙페어에 마련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오드의 부스. 3 ‘모나크 Monarch’의 날개를 뗀 모습. 4 나비 모양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인 모나크. 

 

 


5 체리목, 월넛 등 원목을 사용해 섬세한 소리 울림을 재현한 ‘AC1’. 6 강철로 제작한 오마의 독특한 스피커 ‘아이러닉 Ironic’. 7 오마의 제품으로 채워진 오드의 부스. 


미국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오마’ 설립자 조나단 바이스

오디오를 만들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다고 들었다. 어렸을 때 캘리포니아 남쪽에 있는 큰 영화관에서 일했는데 그곳에 설치된 오디오 시스템을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그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영화 OST를 들으면서 감동을 받았고 그 감흥을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있다. 내가 느꼈던 이런 전율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고 내가 만든 제품을 통해 소리를 듣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었다.

 

오디오에 대한 열망을 브랜드에 어떻게 담아냈나? 과거 오디오는 진공관 앰프로 소리를 재생했고, 스피커는 굉장히 크고 혼 형태로 된 것이 많았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회로판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음원이 생겨나고 스피커 크기는 작아졌지만 결과적으로는 음악의 영혼이 사라진 것 같았다. 그래서 가능한 한 과거에 개발된 시스템을 재현하려고 했다.  

 

오마 제품이 남다른 울림을 낼 수 있는 비결은 나무에 있는 것 같다. 마감재를 고를 때 어떤 점을 고려하나? 악기를 만드는 재료와 동일한 나무를 사용하는데 합성 소재가 들어가지 않은 원목을 적용한 유일한 오디오 브랜드가 아닐까 싶다. 이는 거실에 커다란 오디오 시스템을 놓았을 때 느껴지는 시각적인 아름다움까지 고려한 것이기도 하다. 

 

나비 모양 스피커 등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이 많은데 그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기능적인 면을 고려해서 스피커 형태를 고안한 것이다. 1920~30년대에 개발된 스피커 중 저역대를 담당하는 것에는 옆에 쭉쭉 뻗는 모양의 ‘배플 Baffle’이라는 소리 울림판이 달려 있었는데, 그 당시 스피커 모양에서 힌트를 얻었다.

 

아시아의 첫 진출지로 한국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북미와 유럽에 진출했고 그 다음 오드를 통해 한국에 론칭하게 되었다. 왜 한국이냐고 묻는다면, 연애와 비슷하달까. 서로 공감이 가고 비슷한 부분이 많아야 하는데 오드와 그런 게 잘 맞았다.

 

오마의 다양한 제품 가운데 가장 추천하는 오디오 시스템이 있다면? 엔트리 모델인 ‘미니 Mini’. 오디오 입문자나 애호가에게 모두 자신 있게 추천하는 제품이다. 그보다 가격이 10배 높은 ‘임페리아’가 있지만 그렇다고 성능이 10배나 차이 나는 건 아니다. 큰 제품일수록 낮은 저역대까지 재생하고 음량을 더 키웠을 때 효율적으로 출력을 내보낼 뿐이라 스피커를 세워놓고 같은 음량을 재생했을 때 미니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오마 오디오로 들은 음악 중 가장 좋았던 것을 하나만 꼽아달라. 1970년대 출시된 엘비스 프레슬리의 레코드판이다. 엘비스가 바로 앞에서 노래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져서 감격스러웠다.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음악을 감상하고 있다는 것을 잊을 때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자연스럽게 음악과 하나 될 수 있도록 음악과 사람 사이에 장애물을 없애는 오디오 시스템이 결국 마음을 움직이게 되는 것 같고 우리는 그러한 최고의 사운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다. 

 

 


8 전 세계 최고의 오디오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하는 오드는 5월 초, 신사동에 쇼룸을 오픈할 예정이다. 9 오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해 설명하는 조나단 바이스. 

 

 


10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해 제작한 오마의 진공관 앰프. 11 크기는 작지만 강력한 사운드를 발산하는 ‘미니’. 12 오마에서 가장 고급 라인인 ‘임페리아 Impe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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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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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주 개인전, <침묵>

강진주 개인전, <침묵>

강진주 개인전, <침묵>

스페이스 나인에서 열리며 6월 5일까지다.


커머셜 포토과 아트를 전방위로 넘나드는 포토그래퍼 강진주의 개인전 <침묵>이 개최된다. 그녀는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15년 동안 침묵이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작업하며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디지털이 대세인 요즘이지만, 작가는 카메라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라 할 수 있는 핀홀 카메라를 사용해 작품을 완성했으며, 전시에서는 핀홀을 통해 우연히 관조되는 강진주 작가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정보의 홍수와 하이테크놀러지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잊고 살았던 과거의 소중한 것을 떠올리게 만드는 전시다. 5월 20일부터 6월 5일까지. 스페이스 나인. 

tel 02-6398-7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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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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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인 아르네 야콥센이 설계한 세인트 캐서린 대학을 찾았다. 그곳에 놓인 옥스퍼드 체어의 새로운 탄생을 위한 자리이기도 했다.


1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옥스퍼드 체어가 놓인 다이닝 홀. 옥스퍼드 체어는 교수들을 위한 의자였다.

 

덴마크의 디자이너, 전 세계 디자이너들에게 무한한 존경을 받으며 영감을 선사하는 아르네 야콥센. 감각 있다고 소문난 이들의 집에 꼭 있다는 시리즈 세븐 체어와 백조를 닮은 스완 체어, 거대한 달걀 같은 에그 체어 등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계에 미친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그가 디자인한 가구가 주로 소개되어서인지 아르네 야콥센이 건축가였다는 사실이 생소하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야르네 야콥센은 1950~60년대 가구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건축가로도 왕성하게 활동했는데 그의 건축 업적 중 널리 회자되는 것 중 하나가 옥스퍼드 대학교 내에 있는 세인트 캐서린 대학 St. Catherine’s College이다.

 

런던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옥스퍼드 지역은 세계적인 명문 대학교인 옥스퍼드 대학교가 위치한 동네다. 다양한 분야에 특화되어 있는 대학교들이 밀집해 있어서인지 학구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중에서도 옥스퍼드 지역 동쪽 끝에 위치한 세인트 캐서린 대학은 주변 대학교와 조금 다른 외관을 지니고 있다. 학교의 권위를 상징하듯 우뚝 솟아 있지도 않고 다른 대학교 건물처럼 평범한 적색 벽돌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대학이라고 소개하지 않는다면 어느 모던한 건물쯤으로 생각할 법한 현대적인 스타일을 보여준다. 세인트 캐서린 대학의 학장인 로버트 애인스워스는 당시에 아르네 야콥센은 덴마크 스타일의 건축양식과 옥스퍼드 대학교 쪽에서 원하는 현실적인 요구 사항을 적절하게 반영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전했다. 대학교의 기본적인 기능과 실용성을 갖추면서도 건축적으로 아름다운 대학교를 만들고 싶었던 아르네 야콥센은 콘크리트와 벽돌, 철을 사용해 북유럽 스타일의 심플하고 세련된 건축물을 완성했다. 건축 설계만이 아니라 조경, 대학교 내에서 사용할 의자, 조명, 커트러리 등도 함께 디자인했고 특히 옥스퍼드 대학교의 교수들을 위해 디자인한 의자인 ‘옥스퍼드 체어 Oxford Chair’는 이후 교수 의자의 대명사가 되었다. 

 

 

 


2 영국 옥스퍼드 지역에 위치한 세인트 캐서린 컬리지. 3 노란빛이 감도는 벽돌을 주로 사용한 세인트 캐서린 컬리지.

 

세인트 캐서린 대학 교수와 학생들이 이용하는 다이닝 홀에는 부드러운 오크 소재의 시리즈 세븐 체어가 줄을 맞춰 선 병정들처럼 대규모로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테이블 위의 조명과 자연스럽게 빛이 바랜 수십 개의 나무 소재 시리즈 세븐 체어가 놓인 다이닝 홀은 고풍스러웠다. 가장 앞쪽으로 교수들과 학장이 식사하는 자리를 따로 마련했고 이곳에 놓인 등받이가 긴 하이백 스타일의 옥스퍼드 체어는 학교가 세워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같은 디자인이지만 등받이 높이가 낮은 로우백 옥스퍼드 체어는 교수들의 회의실에서도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옥스퍼드 대학교 교수들에겐 전통이 깃든 그들만의 특별한 의자다. 이곳 교수들을 위해 만든 옥스퍼드 체어는 수종 중 하나인 오크를 하나의 판으로 잘라 만든 섬세한 의자다. 등받이가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앉았을 때 적당한 텐션을 느끼며 편안하게 기댈 수 있다. 단상에 올라 다이닝 홀을 바라보니 마치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호그와트 학교처럼 가슴을 벅차게 만드는 아름다운 공간의 마법을 느낄 수 있었다.

 

 

 


4 다이닝 홀에 놓인 시리즈 세븐 체어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5,6 교수들을 위한 옥스퍼드 체어의 두 가지 버전.

 

 

 


7 아르네 야콥센은 건축뿐만 아니라 조경에도 심혈을 기울여 세세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8 가죽 소재의 스완 체어가 놓인 도서관. 학생들은 학교가 지어질 당시에 놓였던 스완 체어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아르네 야콥센은 세인트 캐서린 대학을 지을 때 그가 좋아하는 베이지색이 감도는 벽돌과 콘크리트, 철재를 주로 사용했다. 2층 높이의 낮은 대학교 건물에서 그의 소소한 고민이 깃든 디테일도 살펴볼 수 있는데 창문 밖에는 철제 스크린을 설치해 해의 각도에 따라 햇빛이 실내로 편안하게 걸러지도록 했다. 또 학생들이 교정에서 걸어 다니는 동선을 고려해 조경을 부드러운 곡선 형태로 디자인했다. 옥스퍼드 지역 자체가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이긴 하지만 세인트 캐서린 대학의 교정을 거닐고 있으면 마치 명상을 위해 최적화된 공간처럼 고요하고 내면에 집중할 수 있다. 요즘에도 사용되는 현대적인 건축 자재로 지은 학교지만 위압감이나 차가움보다는 성당과 교회에서 느낄 수 있는 정적이고 차분한 심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아르네 야콥센은 자신이 디자인한 팔걸이가 달린 버전의 시리즈 세븐 체어와 우아한 백조를 닮은 스완 체어를 도서관과 강의실에 배치했다. 일부 의자는 낡아서 가장자리 부분이 해지기도 했고 스크래치와 움푹 파인 자국도 있었지만 오리지널 의자만이 가질 수 있는 영광스러운 상처처럼 보였다. 프리츠 한센의 대표 크리스티안 안드레센은 시리즈 세븐만큼 편안하고 다양하게 활용 할 수 있는 의자는 드물다며 세븐 체어를 학교 의자로 선택한 이유는 편안함과 융통성 때문이라고 전했다.

 

 

 


9,10 팔걸이가 달린 시리즈 세븐 체어의 학생 의자 버전. 블랙 컬러의 가죽 소재로 계단식 강의실에 배치했다. 의자가 놓인 것만으로도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는 공간.

 

 

 

 

11 아르네 야콥센은 덴마크적인 건축양식을 배제하지 않고 심플하며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올해는 아르네 야콥센이 세인트 캐서린 대학을 지은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그가 디자인한 대부분의 가구를 소개하고 있는 덴마크 브랜드 프리츠 한센 Fritz Hansen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새로운 버전의 옥스퍼드 의자를 출시했다. 학교뿐만이 아니라 회사,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의자로 슬림한 팔걸이와 바퀴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옥스퍼드 텍스타일로 불리는 패브릭 마감재로 등받이와 시트 부분을 선택할 수 있다. 등받이 또한 하이백과 로우백 두 가지로 출시돼 편안한 의자가 필요한 어떤 공간에서도 두루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옥스퍼드 체어가 나무 등받이와 시트로 다소 딱딱한 느낌이었다면 새로운 버전은 보다 부드럽고 일상생활에서도 자유롭게 응용이 가능하다. 크리스티안 안드레센은 세인트 캐서린 대학의 투어를 통해 단순히 새로운 버전의 옥스퍼드 체어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아르네 야콥센이 지은 대학을 둘러보며 옥스퍼드 의자의 의미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오늘도 세인트 캐서린 대학 학생들은 아르네 야콥센이 설계한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그가 디자인한 의자에 앉아 수업을 듣는다. 50년 동안 이어져온 그의 위대한 유산은 학교가 존재하는 한 널리 퍼져나갈 것이다. 하나의 의자에 담긴 많은 의미는 한 명의 디자이너가 미치는 영향력과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로운 사회적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12 옥스퍼드 대학교에 놓일 시리즈 세븐 체어를 만드는 모습. 13 블라인드 역할을 하는 철체 스크린. 해의 각도를 고려해 만든 것으로 눈이 부시지 않게 햇빛을 걸러준다.

 

 

 


14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이나 사무실에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사용할 수 있는 뉴 옥스퍼드 체어.

 

 

 


15 세인트 캐서린 대학에는 콘크리트 소재가 많지만 차갑다는 느낌보다는 고요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16 뉴 옥스퍼드 체어는 옥스퍼드 패브릭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컬러로 만나볼 수 있어 아이 방이나 서재, 거실에서 포인트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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