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욱 작가의 ‘Untitled_2016’ 시리즈. 금속 위에 옻칠을 하고 금박을 입혀 깊이 있는 시간의 색을 보여준다.
한국 공예와 생활 가구 제작에 주고 쓰이는 옻칠을 회화 작품으로 끌여들여 ‘시간의 중첩’을 기록하는 작가 허명욱. 30℃ 이상의 온도와 70%의 습도를 유지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옻칠 작업을 하는 허명욱 작가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생칠’에서부터 수십 번의 ‘흑칠’을 꼬박 서너 달 동안 쉼 없이 해낸다. 서양미술이 작가의 에너지를 외연적으로 표출한다면, 허명욱 작가는 자기 정화를 위한 수행의 태도라 할 만큼 수십 개의 다른 색깔을 같은 자리에 켜켜이 올림으로써 색의 근원을 찾아간다. ‘인간이 설정한 인위적 시간성’과 작품 제작 단계에 개입하는 ‘자연의 시간성’ 그리고 이들이 함께하는 총체적 시간이 작업의 기본 재료라고 말하는 허명욱 작가는 10월 27일부터 12월 4일까지 갤러리 아라리오 서울에서 열리는 <칠漆하다>전을 통해 다시 한번 옻칠의 매력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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