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사의 작업실 오랑주리 가든’의 주례민 대표는 정원 디자인에 특화된 사람이다. 그래서 스스로를 정원사라고 부른다. 일상으로 정원을 들이는 가장 쉬운 방법을 전파하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정원사라는 직업을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가든과 원예를 전공했지만 사회에서의 첫발은 건축 설계 일을 했다. 그러다 보니 내 손으로 직접 설계하고 시공한 정원이 갖고 싶었고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고픈 욕심에서 시작했다.
작업실이 있는 이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잘 머물지 않는 곳이다. 숍이란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두렵지는 않았나? 왜 이곳이어야 했나? 6년 전에는 판교 신도시 계획으로 건물이 하나 둘씩 올라가고 있었다. 낮은 주거 단지들이 조성되고 있고 고층 아파트가 적절히 섞여 있는 모습이 좋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한적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정원 문화를 그나마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업실 이름에 담긴 의미는? 미래의 꿈이 담긴 이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오랑주리는 온실을 뜻하는데, 식물들도 새싹을 틔우고 나무들이 향기로운 꽃을 피우기도 하고 가드너들도 수시로 일할 수 있는 곳으로 늘 현재 진행형인 작업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원사의 작업실이라는 부제는 만화가였던 형부의 작업실 ‘만화가의 작업실’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꽃을 파는 숍과 혼동하지 않도록 붙인 것이다.
당신의 색깔이 담긴 정원의 이미지를 함축적으로 설명한다면? 정형화되어 있거나 꾸미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운 야생 들판같이 러프한 느낌이다.
우리가 알 수 있는 외부 정원 포트폴리오가 있나? 이니스프리 본사 옥상 정원과 사무실, 이니스프리 매장을 3년 전부터 관리하고 있다.
실내 가드닝에는 명확한 트렌드가 있는 것 같다. 야외 정원을 조성하는 데도 이런 유행이 있나? 요즘 실내 가드닝의 트렌드는 화분을 중심으로 특히 이파리가 넓은 야자수로 연출한 동남아 정글 느낌이다. 한편 야외 정원은 야생 정원처럼 들판에 있는 자연적인 느낌을 부여하고 싶어한다. 열매도 예쁘고 단풍도 예쁜 수국, 병아리꽃처럼 키가 작은 나무, 그라스 종류의 억새처럼 전체적으로 형태와 질감을 주는 야생 나무가 유행이다.
많은 사람이 취미로 식물을 키우고 있다.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문을 열 때부터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6년 전에는 의외로 이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조금 놀라기도 했다. 지금은 집을 지어 정원을 직접 조성하고 싶어하거나 홈 가드닝을 배우고 싶어하는 그야말로 취미 생활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에서 정원 문화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거라고 생각하나? 요즘 화분으로 공간을 꾸미는 것이 유행이다. 정원 문화가 정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정원은 여러 가지가 복합된 문화다. 우리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직업군이 생겨날 거라고 예상한다. 이제 국내도 과거에 비해 유럽 못지않게 식물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졌다. 한마디로 판이 넓어진 것이다. 수많은 식물 중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홈 가드닝을 시작하려는 이들과 직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취미인 경우에는 많은 것을 경험해볼 것을 권한다. 식물을 죽였다고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다양한 경험이 쌓이다 보면 노하우는 생기게 마련이다. 직업으로 삼고 싶은 이들은 기본적으로 식물을 좋아해야 한다.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력 있는 재료를 다루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기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므로 인내심도 필요하다.
주례민 대표가 추천하는 식물 세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