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인테리어의 인기의 가장 큰 수혜는 페인트가 아닐까 싶다. 친환경 페인트 대신 일반 페인트를 사용했다가 극심한 냄새로 인해 후회하는 이들에게 해결책을 전한다. 요즘은 제품이 다 좋아서 일주일이면 냄새가 다 빠질거라는 풍문을 믿었다가 한 달 넘게 지속되는 유해한 냄새 때문에 곤욕을 치른 에디터가 직접 써 본 방법들이다.
STEP 1 환기를 위한 보네이도
페인트를 전문으로 칠하는 도장공은 집 안에 페인트를 칠할 때 창문을 열고 보일러를 세게 틀어 둔다. 그래야 빨리 마르고 냄새도 제법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초벌, 재벌 과정을 거쳐 페인트를 모두 칠했다면 ‘베이크 아웃 Bake out’을 한다. 베이크 아웃은 실내 온도를 높여 유해 오염 물질의 배출을 높인 후 환기를 시켜서 내보내는 방법으로, 페인트 냄새를 제거하는 가장 첫 번째 순서다. 집 안의 모든 벽과 천장에 페인트를 칠했더니 문을 열어도 환기가 잘 되지 않고 냄새가 여전해서 실내의 공기 순환을 도와주는 보네이도를 줄기차게 켜놨다. 그제야 좀 환기가 되는 듯 했지만 이 방법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STEP 2 냄새 잡는 양파
페인트 냄새를 제거하는 방법을 인터넷에서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이 등장한 아이템이 양파다. 지독하게 뿜어내는 냄새를 잡는 데 아주 탁월하다고 해서 마트에서 한 망을 사다가 크게 잘라서 방마다 두었다. 처음에는 양파의 매운 냄새와 페인트 냄새가 요상하게 뒤섞이더니 이내 양파 냄새가 방 안을 정복했다. 양파를 너무 많이 둔 건 아닐까 싶었지만 참고 2~3일을 견뎌봤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양파 냄새가 사그러들면서 코를 찌르던 페인트 냄새도 함께 줄었다. 그러고 얼마 뒤, 다음 전시를 준비 중이던 갤러리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새로 페인트를 칠한 벽마다 자른 양파를 뭉텅이로 쌓아 둔 모습을 보고 번뜩였다. 페인트 벽 앞에 양파는 다다익선이다.
STEP 3 양초 중에도 밀랍초
양파 폭격으로 페인트 냄새는 웬만큼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방 안에 가만히 앉아 있으니 스멀스멀 냄새가 다시 기어올라왔다. 특히나 잠들려고 할 때면 은근하게 퍼지는 독한 냄새 때문에 머리까지 지끈거렸다. 어떻게든 페인트 냄새를 가리지 않으면 안될 지경이어서 향초를 켰더니 한결 나아졌다. 플로럴 향보다 아로마나 코튼 향을 권하며, 꿀벌 집에서 추출한 비즈왁스로 만든 밀랍초를 특히 추천한다. 기관지에 좋은 프로폴리스 성분이 들어 있는 밀랍초는 잡내 제거와 공기 정화에 탁월해 요즘 같이 미세 먼지가 많을 때에도 좋다. 연소 시간이 길기 때문에 기도초로도 사용되는 제품이다.
STEP 4 숲 속으로 만들어주는 피톤치드
페인트 냄새를 제거해준다는 업체들은 대부분 피톤치드 원액을 이용하고 있어서 기회가 되면 한번 써보고 싶었다. 그러다 동네 약국에서 피톤치드 스프레이를 발견하고 즉시 구입. 2015년에 생산되었지만 제조일로부터 3년 간 사용할 수 있다기에 믿고 샀는데 아무리 뿌려대도 아무 냄새가 나지 않아 크게 실망을 했다. 폭풍 검색 끝에 신생 브랜드의 피톤치드 스프레이 제품을 찾아냈다. 궁금한 마음에 테스트 해봤더니 푸릇푸릇하고 싱그러운 냄새가 고루 분사되는 것이 너무나 속 시원했다.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데 탁월한 피톤치드는 은근히 남아 있는 페인트 냄새를 잡는 데에 정말 효과적이다. 탈취, 향균은 물론 진드기 제거, 공기 정화 기능까지 지닌 피톤치드 제품은 두고두고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STEP 5 공기 정화를 위한 숯
이미 장기전으로 돌입한 지독한 페인트 냄새와의 싸움에 대응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고른 아이템은 공기 정화를 대표하는 숯이다. 페인트 냄새가 다 가시지 않은 집에서 빨래를 말리다보면 습기로 인해 냄새가 더욱 진해지는데, 문제는 깨끗하게 세탁한 옷에도 유해 물질이 배는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 않다. 그래서 습기를 잡아주고 공기도 정화해주는 숯이 필요하다.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내보내고 악취를 제거하며 해독, 향균 작용 등등 숯이 좋다는 건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듯 하다. 일반 숯 말고도 야자 열매를 고온에서 압축시켜 만든 방분탄도 효과가 좋다. 방분탄 1kg이면 공기 청정기 한 대의 역할과 맞먹는데 제습 기능이 뛰어나 가정용 제습기 대신으로도 많이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