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 물드는 바다의 입체적인 얼굴을 감상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일. 많은 이들이 꿈꾸는 휴가 속 한 장면일 것이다. 미술여행작가 최상운이 세계 곳곳에서 아름다운 바다를 찍었고, 그것을 모아 <그날, 바다>라는 책을 펴냈다. 일정에 쫓겨 휴가를 가지 못한 이들, 혹은 이미 끝나버린 휴가에 마음 한 켠이 허전한 이들을 위해 아름다운 몇몇 장면을 꼽아 소개한다.
“저녁에 보는 성은 기다란 뱀 대가리처럼 보였다. 수면 위에 뱀이 헤엄치는 것 같은 바위도 발견했다.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그 밤바다였다.”
그리스 크레타
영국 브라이턴
슬로베니아 피란
“화가 반 고흐가 그림을 그렸던 곳이다. 현재 해변은 고흐 그림의 풍경과는 많이 다르다. 고흐가 그림을 그릴 당시의 어촌이 지금은 헤이그 인근의 인기 휴양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스헤베닝언
“기울어진 급수대, 아무도 타지 않는 미끄럼틀, 봄 바다의 주인들, 불안한 걸음의 노인, 개를 데리고 온 젊은 여자들이 잊지 않고 방문한다.”
프랑스 트루빌
“배를 타고 돌아온 선착장 근처에는 일광욕을 하는 사람, 그리고 그앞에서 수영하는 사람을 봤다. 나중에 시를 읽다가 이곳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곳엔 모든 것이 질서와 아름다움, 사치와 고요, 그리고 쾌락뿐.’ 보들레르 <여행으로의 초대>의 한 대목이다.”
몬테네그로 부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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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바다> 미술여행작가 최상운이 국내 뿐 아니라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모로코, 스페인, 프랑스, 슬로베니아 등 20년 이상 촬영한 세계 곳곳의 바다를 담은 책이다. 최상운은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늦은 나이, 사진의 매력에 빠져 사진학교에 들어갔고, 이후 프랑스에서 조형예술과 미학을 공부했다. <그날, 바다>는 바다를 통해 고흐, 쇠라, 모네, 호퍼, <그리스인 조르바> 등의 여러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여행의 순간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