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플라워 토크 콘서트>를 함께할 4명의 플로리스트를 만났다. 꽃길만 걸으라는 이야기는 이들 플로리스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다른 직업 못지않게 힘들고 고되지만 즐겁고 보람 차게 일하고 있는 그들의 과거와 현재,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연환경을 위해 오아시스를 사용하지 않고 침봉꽂이로 연출한 어레인지먼트
2015년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케어에서 세계적인 톱 플로리스트 4인이 선보인 ‘웨딩 플라워 쇼케이스’는 행사 자체도 이슈였지만 이를 주최한 쎄종플레리 임지숙 대표를 널리 알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연에 가까운 어레인지먼트를 선호하는 그녀는 영국에서 플라워 공부를 했고 유명 플라워 브랜드인 폴라 프라이크 본사에서 근무, 서울 신라호텔을 거쳐 쎄종플레리를 오픈했다. 최근에는 웨딩 플라워 쇼케이스에 이어서 해외 플로리스트와의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데 클래스부터 현장 실습, 투어까지 진행해 기존 워크숍과 전혀 다른 프로그램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먼데이 플라워 쇼룸에서 포즈를 취한 임지숙 대표.
쎄종플레리라는 이름이 독특하다. 어떻게 짓게 됐나? 쎄종플레리 Saison fleurie는 꽃 피는 계절을 뜻하는 불어다. 보통 쉬운 영문으로 이름을 짓는데 그때만 해도 국내 시장 상황에 대한 이해와 사업적인 마인드가 부족했던 것 같다. 사계절 내내 자연과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었다.
해외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마지막 수료식 날 참가자들의 행복한 얼굴을 마주할 때 정말 보람을 느낀다. 워크숍은 진행이나 준비 자체도 힘들지만 참가자를 모집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 홍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워크숍은 참가자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은 입소문이 나서 워크숍 문의가 많아졌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 참가해준 분들에게 늘 감사하다.
쎄종플레리에서 진행하는 ‘먼데이 플라워’를 소개해달라. 월요일마다 꽃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현재 쎄종플레리는 임시적으로 먼데이 플라워와 같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장소를 구하고 있는데 앞으로 두 브랜드를 분리할 예정이다. 먼데이 플라워가 로드숍 개념이고 쎄종플레리는 클래스와 워크숍 위주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가장 존경하는 플로리스트가 있다면 누구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4분의 플로리스트를 각기 다른 이유로 존경한다. 예를 들어 쉐인 선생님은 인위적인 부분을 거의 배제하고 자연에 가까운 연출을 선보이고, 폴라 프라이크 선생님은 색채의 마술사로 불릴 만큼 컬러 감각이 대단하다. 에르꼴레 모로니 선생님은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 디자인이 있을 정도로 확고한 스타일이 있다. 꽃을 물 안에 잠기게 연출한 것도 선생님이 처음이다. 마지막으로 로비 허니 선생님은 클래식과 모던을 넘나든다. 완벽주의자 성향으로 협업하는 브랜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점이 놀랍다.
먼데이 플라워가 입점해 있는 달빛술담 신사점의 2층을 클래스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자질이 있나? 플로리스트는 어느 순간에 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직업이다. 미적 감각과 체력, 센스도 중요하지만 성실함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또 기업이나 브랜드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프레젠테이션 능력도 필수다.
꿈이 있다면? 아주 큰 마당이 있거나 자연에 둘러싸인 작은 학교를 만들고 싶다. 플라워 디자인과 가드닝을 비롯한 다양한 식물 관련 수업을 받을 수 있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학교. 그 안에 숙박 시설도 있어서 사람들이 쉬면서 자연도 느끼고 수업도 할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
어레인지먼트를 위해 소분해둔 꽃 재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