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해석한 태국 스타일은 어떤 모습일까? 1910년대 태국의 옛 모습을 재현한 레스토랑 밤부로 들어가보자.
500㎡가 넘는 여유로운 공간의 밤부 내부
포켓볼을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
파리는 메트로폴리스다. 프랑스 경제와 문화의 중심이며 국제적으로 허브가 되는 도시가 분명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뉴욕에 많은 것을 양보해야 했지만, 17세기부터는 유럽의 중심에서 한번도 벗어난 적이 없었다. 우리보다 다섯 배 넓은 국토에 차갑고 온화한 바다와 평야 그리고 산간 지방까지 다양한 지역이 속한 곳인 만큼 식재료가 풍부하다. 이를 바탕으로 하는 프랑스 요리는 지금도 많은 미식가가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하지만 파리가 진정 멋진 이유는 프랑스 것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발전해가는 모습이다. 파리의 20개 지역 중 4구에서는 유대인 요리를, 5구는 학생들을 위한 세계 각국의 요리를, 7ㆍ8ㆍ16구에서는 고급스러운 프랑스 요리를 즐길 수 있으며, 13구에서는 아시아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번에 소개할 ‘밤부 Bambou’는 태국 요리를 선보이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19세기 초반 태국에 유럽인을 위한 레스토랑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배경이 다른 나라이기는 하지만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 <연인> 속의 인물이 된 듯한 느낌이라고 한다면 과하지 않은 비유일 것 같다. 500㎡가 넘는 공간에 들어서면 은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살롱, 서로의 대화가 넘나드는 주 식사 공간, 사교와 사업 이야기가 오가는 흡연실과 당구대 그리고 테라스까지 완벽하게 1910년대 모습을 재현하고 있어 눈과 입이 모두 즐겁다. 셰프 안톤닌 보네는 미쉘린 별 3개의 전설적인 프랑스 셰프 미셸 브라에게서 요리를 배우고 오랜 시간 태국에서 경험을 쌓았다. 또한 부인이 한국인이라 프랑스 전통 요리와 아시아 요리에 대한 이해가 넓은 셰프로 평가 받고 있다. 파리에서 과연 프랑스는 아시아 음식과 문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거나 19세 초반의 중절모와 포마드, 시거를 물고 다니는 푸른 눈의 남자들을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영업 시간은 월~토요일 낮 12시~오후 3시, 오후 5시~새벽 2시이며 일요일은 휴무다.
add 23 Rue des Jeûneurs, 75002 Paris tel +33-(1)-01-40-28-98-30
web www.bambouparis.fr
프렌치 스타일과 아시아풍을 믹스&매치해 인테리어한 공간.
프랑스인들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태국 요리